이런남편
김금영
2000.10.11
조회 55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우리남편을 공개하고자 이렇게 글을 습니다
야식을 꼭 먹어야 하는 사람
남들은 아내를 들들 볶아 야식을 먹는다는데 제 남편은 쓰쓰로 너무도
잘 해서 먹는 답니다
주로 라면을 끓여 먹죠.
신혼땐 저녁마다 오징어 볶음이며 볶음밥 그리고 라면을 끓여 자고 있는
저를 깨워 같이먹곤 했답니다
그땐 정말 행복 했죠
그덕에 6kg이나 늘어 버린 공포의 삼겹살
최 유라씨 부럽죠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쓰쓰로 잘 해먹는 남편 너무도 부럽지 않으세요
저요
지금은 그런 남편이 너무도 밉습니다
왜냐구요
그럼 지금부터 제 이야기를 잘 들어보세요
오늘 아침 전 늦잠을 잤습니다 잘만 했죠
어제밤 밥통을 열어보니 아침식사는 충분하겠더라구요
그래서 냄비에 김치를 예쁘게 썰어 참치찌게 준비를 다 해놓고
아침에 참치 통조림만 넣어 끓이면 아침준비 땡
전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주로 저녁에 준비를 해 놓고 잠이다
아침에 눈을 떠 주방으로 갔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통조림은 빈깡통으로 씽크대 위에서 춤추고 밥통속에 밥은 어디로 갔는지
물론 남편 배속에 하나 가득 있겠죠
이럴 때 얼마나 화가 나는지 아세요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아이들 주려고 과자사다 놓고 아침에 일어나면 거실에 봉투만 하나가득
빈 봉투보며 까까주라고 조르는 세 살된 불쌍한 우리아들
명절이나 제사 끝에 남겨진 부침
어느날 반찬이 없을 때 꺼내어 먹으려면 흔적없이 사라진 반찬들
아이들 좋아하는 오징어채 .
몇번이고 당부당부 하지만 흔적도 없고
바쁜 아침 생각해 햄이나 볶아줘야지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실망
우리집은 이래서 시장을 미리 볼수가 없답니다
그런데 우리아들이 아빠를 꼭 닮았어요
아들 때문에 이제는 모든걸 검은 봉투에 담아 숨겨 놓는답니다
최 유라씨 저 어떻게 살아야 해요
먹어도 먹어도 이렇게 먹을 수가 있어요
남자가 어떻게 그렇게 잘도 찾아 먹냐구요
정말 스트레스랍니다 시골에 살기 때문에 혹시 손님이라도 오면 시장에
바로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과일을 가끔 퇴근길에 사들고 가는데 하루 넘기기가 무서워요
우리아들요 이제30개월도 안된 것이 앉은 자리에서 포도 세송이랍니다
그런 애기아빠는 몇송이 일까요
계란. 웃기는 것이죠
한판 사다 놓으면 그날 기본 10개는 삶아 아침이면 쓰레기 투성입니다
이러니 살수가 있냐구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제 남편 체구가 일본의 스모정도 될 것 같죠
먹는거와는 달리 170cm의 키에 70kg 잘생긴얼굴 이랍니다
제발 부탁이니 아침준비 해 놓은 것은 손대지 않았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냉장고만 뒤지는게 아니예요
옷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난장판입니다
남들은 여자가 골라줘야 입는다는데 우리집은......
이제 그만 하겠습니다 제 남편귀가 근지러울 것 같아서요
안녕히 계세요

Stay 채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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