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추석 일주일전 뒤늦은 벌초를 하기 위해서 아버지와 12시쯤 산을 올랐습니다. 해묵은 나무가지들과 잡초들이 일년사이에 많이 자랐더군요. 1시간끝에 할아버지할머니 산소에 도착해서 저는 할머니, 아버지는 할아버지 벌초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풀을 베고있는데 잔디가 손바닥 만하게 두군데 죽어있더군요. 저는개미집인지 알고 왜 남의 묘에다 집을 지어 하고 뭉게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게 화근이었습니다. 갑자기 반대편 잔디 죽은곳에서 땅벌 수백마리가 위잉잉~ 하고 저에게 폭격기처럼 벌침을 쏘아부더군요. 저는 걸음아 나살려라 산아래로 뛰었습니다. 계곡이 보여서 급한마음에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참후 벌이 안보여서 나올려고 하는데 왼쪽팔에 힘을 줄수 없었습니다. 팔이 부러지고 말았던 것이죠. 저는 올라가서 아버지에게 말하고 뒤지게 혼났어요. 성묘도 전부 못하고 잘못 깍은 머리처럼 땜통을 남기고 내려왔지요. 병원에서 X-Ray을 찍으니 뼈가 똑 뿌러졌더군요. 몸은 전부 벌에 쏘여서 우글쭈글 오렌지 껍질처럼 되었고, 집에가서는 엄마한테 뒤지게 혼났습니다. 그날은 아프고, 따갑고, 비참한을 한번에 경험한 하루였습니다.
김원준-모두 잠든 후에
[강추] 비참한 9월...이야기
김지현
200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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