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 결혼11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서울의 한 남자입니다.
변춘애님.
누구나 결혼이라는 생활을 하면서 과연 내가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의 믿음과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보기에 전 지금 내 아내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자 합니다.
10년전 우리의 만남은 어찌보면 한쪽이 많은 손해를 보는 듯한 만남이었습니다.
물론 내 아내가 말입니다.
내 아내는 결혼 전 제가 생각 한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자랐고 부모님께서 다 살아 계시고 형제가 많고 거기에다 꽃꽃이를 할 줄 아는 여자이면 된다.(제 자신에게는 엄청난 욕심이었죠)
그런데 제 아내는 그것을 다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 아버지께서 이북이 고향이시라 무척 외로운 집안이고 어머니께서 일찍 돌아 가셨기에 더 더욱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결혼을 한 후 제 아내의 선택은 진짜 탁월 한 선택 이었다는 것을 더 더욱 확인 했고 아무 가진 것이 없는 제 자신이 원망스럽기만 했습니다.
홀시아버지, 결혼을 하지않은 저의 형님,그리고 박봉에 집안 모든 것을 다 처리해야 하는 우리 살림처지.
결혼 때 해준 귀금속을 하나 하나 팔면서 집안일을 해결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가장 아끼는 팔찌를 팔아서 뵙지도 못한 시어머니 기제사를 치른 것을 알고 내 자신이 너무 이 여자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아 어찌 할 바 모르겠더군요.
어찌보면 유통성이 없는 내 자신이 이처럼 바보인지 더 더욱 절실히 알게 된 것인지 ……
그래도 내가 시집 온 집안의 조상을 모시는 것인데 그런 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며 오히려 내 자신에게 용기를 심어 준 제 아내.
이런 제 아내를 지금까지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저 아주 나쁜 남편이지요.
직장에서의 생활이 일에 비해 경제적으로 너무 힘이든 여유 없는 생활이 도저히 아니 될 것 같아
진짜 맨 손으로 새롭게 제 일을 시작하였는데 시작과 동시에 부도/IMF/부도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제 생활은 더욱 빛을 잃어 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우린 성실히 열심히 살아왔고 지금도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지금까진 먹고 살고 두 아이 바르게 키우고 옳게 살아 가면 모든 것이 다 잘되는 것으로 알고
성실히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왜 이런 생각들이 아니라고 자꾸 드는지…내가 너무 힘이 들어서 인가요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을 지금까지는 부정을 하였지만 지금은 그 현실이 너무 맞는 것 같아
집도 없고 무일푼인 제 자신은 10년 전 제 아내를 선택하면서 약속 한 일들이 너무 멀리 달아나는 것 같아 뛰어가 잡고 싶습니다.
7남매의 중 가장 귀하고 부모님께 많은 도움을 주며 착하게만 살아 온 제 아내를 그 누구보다 귀하고 이쁘게 해 주고 싶은데 아직도 현실의 벽은 높아 만 가는 것이 ……
하지만 저희는 더 더욱 열심히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 갈 것입니다.
못난 남편를 그래도 믿고 따라주는 제 아내를 행복하게 해 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선옥이
힘이 들어도 우리 딸 현정이 아들 정현이 지금까지 바르게 키운 것 정말 고맙고
어려운 생활속에서 나에게 용기 잃지 않도록 힘이 되어 주고 알뜰히 살아 온 당신 정말 고맙다.
지금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그래도 우리 열심히 살아온 지금보다는 앞으로 우리는 행복 할 거라 난
믿는다. 17일 당신 생일 이렇게 글로 축하하고 10년전 내 마음속으로 당신에게 약속 한 것
지금은 하나도 이루어 주지 못했지만 나 더 열심히 뛰어 빨리 이루어 줄게.
여 ~ 보 사 랑 해
- 당신의 영원 한 보디가드가…
아내 애창곡
비누인형-카니발
10년 전 선택--나의 약속
백수길
2000.10.16
조회 80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