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느꼈습니다
박은희
2000.10.17
조회 92
직장생활하느라고 늘 듣지는 못하지만 쉬는 날이면
즐겨 듣는 애청자입니다.
저는 25살의 미혼 여성입니다.
작년에 저에게 너무나도 큰 사랑을 주셨던 어머님
(예비 시어머니)께 오늘은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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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이었습니다.
허벅지에 동그랗게 혹 같은 것이 만져졌습니다.
차라리 겉으로 난 혹이면 좋으련만 속으로 깊숙이
난 혹이었습니다. 얼마나 두렵던지요..
두달여를 고민고민하다가 남자친구에게 털어
놓았습니다.
남자친군 너무나 놀라며 걱정하면서도 저를 안심시킬
려고 노력하더군요.. 남자친구의 격려로 맘에 결정을
하고 두려움을 가득 품은체 정밀 검사를 받았습니다.
무서운 의료기기에 혼자 누워 있는데 왜 그리도 눈물이 나던지요.. 얼마 못 살것 같은 느낌에..
참 많이 두려웠습니다. 그렇게 염려 속에 검사를 마친뒤 검사 결과 악성 종양은 아니고 단순한 혹 같다며 제거하자고 하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일주일간 입원하며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거한 혹이 의심이 간다며 다시 더 정밀 검사를 했는데 악성 종양(임파종)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했습니다. 혹이 만져진 후로 무서운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서 이미 임파종이 어떤 암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전이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다른 암 보다도 더 무서운 암이라는 것을..
하늘이 노랬습니다. 행복했던 순간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며 더 없이 슬펐습니다.
내색도 못하며 불안해 하며 슬퍼하시는 엄마 모습에
더 많이 괴로웠습니다.
저에게 내려진 임파종 진단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울 암 전문 병원에 가서 다시 진단 받기로
했습니다.
입원해서 다시 정밀 검사를 받기 까지 몸과 맘이 참으로 많이 아팠습니다. 처음에 그 병원에 적응하기가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암으로 인해 뼈 밖에 남지 않은 마른 모습, 머리카락 하나 남지 않은 머리, 고통스러워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도 그렇게 될까봐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그때 저에게 힘이 되어 주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물론 저의 부모님과 언니,동생도 그랬지만 몹쓸 병에 걸렸다는 저를 변함없는 사랑으로 받아 주시고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남자친구의 가족들...
나이 50이 다 되어 얻은 늦동이가 병든 여자와 사귄다는 사실에도 반대 한번 안하시고 오히려 ''꼭 나을 병이니 걱정 말아라'' 하시며 저를 위해 이른 새벽마다 교회에 나가셔서 간절히 기도하셨다 합니다.
너무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런 저런 조건 따지며 며느리 보셔도 될텐데
저를 아끼시기에 더 큰 사랑으로 안아 주시던 어머님!
그런 어머님과 가족들의 기도 덕분에 정밀 검사 결과
임파종이 아니라는 진단을 다시 받았습니다. 걱정 말고 행복하게 잘 살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새생명을 다시 얻은 듯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벌써 일년이 지났습니다.
고통의 나날을 보냈던 그때 이후로 저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내년쯤에는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결혼도 할 예정입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셨던 어머님과
가족들 모두와 함께 행복하게 살 예정입니다.
예비 시어머니! 아니 어머님께 정말로 감사하다고
전해 주세요..
" 어머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LOVE SIGNAL-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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