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아름다웠던 내고향 시골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추억삼아 아버님을 생각하며 몇자적어 봅니다.
올해가 밀레니엄 새천년 지금부터 약30년전 중학교 1학년시절 여름방학 무척이나 무더운 삼복더위에 있었던 일이다.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아버님께서는 건너밭 쟁기질(밭갈이)을 가셨다.
새참때가 되자 어머님께서 주전자에 막걸리 1되와 간단한 안주거리를 주면서 아버님께 갔다드리고 오라고 하셨다.
빠른 걸음으로 밭을 향했다. "아버님 술참드세요"하고 외쳤다.검게탄 얼굴에 땀방울로 뒤범벅이 되신 아버님께 한사발의 막걸리를 단숨에 마시고 하시는 말씀이 "아들이 딸아 주는 막걸 리가 달구나 달아"하셨다.
한잔더 딸아 드리고 나서 담배를 한 대피우면서 쉬시는 동안 은근히 쟁기질을 한번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소는 쟁기를 달고 가만히 서서 숨을 몰아시면서 쉬고 있었다.
그때 나는 신발을 벗고,왼손으로 쟁기를 오른손은 소깨피를 잡고서 큰소리로 "이랴!이랴!"하고 외쳤다.
아뿔싸 소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랑직진으로 가는 것이 아니고 좌로 45도를 향하여 손살같이 질주하는 것이 아닌가!
우째이런일이!!!!!!! 너무나 당황하여 앞은 캄캄하고 온몸은 식은땀이 확,발은 땅에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따라 가는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중학교 1학년 시절 <언뜻 떠어르는 한마디가> 이라 한마디 큰소리로 "스톱""스톱"하고 외쳐 봤지만 소용없는일,다시한번 더 큰소리로 "스톱""스톱" 외쳤다.그러던중, 쉬고 계시던 아버님이 "애야,와"하라고 외치셨다.나는 목이터져라 "와,와,와"하고 외쳤더니 그때서야 언제 그랬냐 싶게 소가 제자리에 멈추는게 아닌가.
생각해보니,한우(소)가 어떻게 어려운 잉글리쉬~를 알아들을수가 있었겠어요.
우리말로는 소에게 "와"가 잉글리쉬로는 "스톱"이 같은 뜻이 되겠지만,그때 아버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아무나 쟁기질은 하는 것이 아니여"하시면서 빙그레 웃으셨다.
꾸지럼보다는 인자하신 그때 그말씀과 그모습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평생 잊을수가 없다.
지금 아버님께서는 팔순을 바라보고 계시는데,부디 노후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시길 빌면서 이글을 마칩니다.감사합니다.
#와와:전라남도 진도에서 소에게 멈추라는 말.
BLUE MORNING-스카이
"와" 와 "스톱"차이
이연배
200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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