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해 보았네
지난 5일 오직 아내일 도우려는 마음 하나로 김장을 담그고 나니 온몸 어디 않아픈데가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몸 보다 더 어려웠던 것은 절차와 준비물이 많아 고충이 컷다.
며느리도 있고 딸도 있으나 44년전에 아내의 손에 물 한방울 안 무치게 해 준다는
달콤한 약속을 지키지 못함이 여지껏 부담이 되어 한번이라도 그 약속을 지켜주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팔소매를 훌떡 걷고 김장을 내 손으로 문외한 상태로 해 넣게 되었다.
준비 단계로 마늘. 파. 생강등을 까고 새우젖을 끓였다.
배추는 터밭에 정성껏 심어 비료 . 퇴비. 약을 치고 밭을 매 가꾸어서 부터 10포기는
이래저래 죽이고 겨우 30포기를 수확하여 뿌리와 잎을 다듬어서
천일염 소금을 녹여 그 농도를 맞추기 위해 네번이나 맛을 보며 조금씩 소금량을
조절해 가며 1차로 절엿고, 새벽 4시에 일어나 1번 뒤친 다음 다음날 11시부터
김장을 해 넣기 시작했다.
무우를 썰고 생강. 파 .마늘을 찧어서 새우젖을 넣어 고추가루와 함게 휘저어
우선 배추 겹겹에 넣어야할 양념을 만들어 배추잎 사이에 골고루 더함과
덜함없이 넣는데 생각외로 시간이 많이 소요 되었다.
김장을 하기전에 아내와 약속을 단단이 했다.
내가 하는게 서툴더라도 옆에서 간섭을 하지 않기로 말이다.
내가 하는게 맘이 내키지 않았던지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는 약속을 잊었던지
아니 답답 해서인지 몇번이나 나를 뒤로 밀치려 했지만, 이왕 시작을 했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끝끝이 버텨 결과는 보아야 하기에 고집을 피우며 어렵게 어렵게 인내하며
갖가지 양념을 버무려 1박 2일만에 김치를 김치냉장고에 넣기 까지 마무리를 했다.
고무장갑을 벗을 때까지 걱정의 눈초리로 지켜보던 아내는 자랑이나 하는것 처럼
며느리와 시집간 딸에게 아버지가 올해 김장을 해 넣어 주었다고 전화를 한 모양이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아마 나 몰래 알린 모양이다.
김장을 마무리하고 동네 찜질방에 가려고 준비를 하려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이게 웬 일인가 며느리한테서 온 전화 였다.
아벗님께서 그 힘든 김장을 혼자서 해 넣으셨다면서요 하며
왜 알리지 않았냐고 칭찬 보다는 꾸지람 말투였으나 그러나 뿌듯한 맘이 들었다.
나는 개선장군 같이 "아가야 걱정 말거라 난 일생동안 처음으로 김장을 해 넣었기에
힘든건 사실이었지만, 너의 어머니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더니"
무슨 약속 이냐고 되 물었다. 물 한 방울 손에 무치지 않기로 했는데 여지껏 지켜주지
못했는데 고희에 그 약속을 지켰다고 했더니 집에 자주 들려 모시지 못해 죄송
하다고 며느리가 울먹인 소리를 하는게 아닌가
아가야 재미삼아 처음으로 한번 해 본것이니 마음 아파할 필요 없다고
강변 했다. 아내는 43년 동안을 우리 가족을 위해 전혀 어렵다는 내색없이
김치를 담그었으나 난 평생 처음 한번 김장을 해 봤더니 어려움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실례로 파. 마늘. 생강의 껍지를 깔때 매워서 눈물 그렇게 많이 흘릴줄은
아예 몰랐고 소금농도 맞추는것 배추 절일때 시기를 맟추어 자주 뒤집는것 등등
그렇게 잔 손질 많이 갈 줄을 미쳐 몰랐다.
아내를 뒤로하고 틈틈이 준비하여 기발한 선물을 주기위해 김장을 했는데, 다음해
부터는 올해 첫경험을 바탕으로 김장 이외의 장담그기. 간장담그기 등 아내가 하는
일을 도와 주기로 맘 속으로 다짐에 다짐을 했다.
아내를 통해 며느리와 딸에게 김장을 갖어가라고 했더니 김장할때 알리지 않았다고
하며 삐친듯 불쾌하듯 전화를 주고 받았다.
그래도 내 힘으로 재배한 무우 배추로 투박한 내 솜씨로 해 넣은 김장을 자식들에게
보낸다고 생각을 하니 세상이 내것 같이 마음이 뿌듯하다.
신청곡
늘 지금처럼- 이예린
이건원. 강원 강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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