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 되면 시골집에선 연례행사가 열립니다. 명절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온 가족이 부모님이 계신 시골집으로 다시 한 번 모입니다. 마당에 큰 감나무 몇 그루 있는데,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감을 따다 곶감을 만들기 위해 온 가족의 협동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말이야 쉽지, 막상 해보면 만만한 일거리가 아닙니다. 손이 닿지도 않는 저 높은 곳의 감을 긴 막대를 이용해서 일일이 다 따내고 나면 곶감 만들기도 전에 녹초가 되어버리곤 합니다.
보통 2,000개쯤 되는데... 감을 모두 깎아 끈으로 엮은 후 옥상에 하나하나 널어야하기 때문에 아침부터 시작한 일은 밤늦게나 되어야 마무리를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고되긴 하지만, 감을 매개로 가족 모두가 다시 한자리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무르익는 가을을 준비하는 행복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피곤하지만 이 행복한 작업을... 올해도 우리 부부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와의 싸움 때문입니다.
하얀 분이 속복이 쌓인 맛있는 곶감 맛도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가족 모두 큰 가을 수확을 함께 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신청곡 : 송시현 - 가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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