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분여사님 환갑 축하합니다.
오관용
2020.11.05
조회 90
다시 태어난 서용분여사의 회갑을 축하하며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를 신청합니다.
간경화로 꺼져가던 생명이 아들의 장기기증과 80여 일간의 입원생활 끝에 새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1년간의 투병생활 끝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사랑스러운 아내가 존경스럽고 감사하며 어머니에게 새 생명을 준 아들이 대견스럽습니다.
거기에다가 효동이의 짝인 복덩이 며느리를 맞이하게 되어 봄날의 정원처럼 행복합니다.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하며 아내에게 백만 송이 장미를 선물합니다.

서 용분 여사님
용 이 물고있는 여의주보다 더 영롱한 자태와
분 단장 하지 않은 모습이 더 고은
여 성스러움이 철철 넘치는
사 랑스러운 당신이 이 세상에서 최고입니다.
님 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환 상 속의 나라에서
갑 자년에 인간 세상에 내려와 못난 사내를 구제해준
축 복받아야 할 자격이 있는
하 느님도 인정하는
합 리적이고 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니 케보다 더 뛰어난 승리자이시며
다 방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여성입니다.

11월 10일이 회갑이니 11월 6일~11월 9일에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래의 자료는 병상일기 중의 한 부분이니 참고하세요.

미치지 않으면 미쳐버리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우중충한 날씨 때문인지 더 우울하다.
이제는 나를 공격하나 보다.
다섯 시에 일어나 아침 준비, 병원에 가져갈 방울토마토와 살치 살을 싸며 밤새 아파했을 아내가 걱정이 된다.
정신없이 바쁜 하루가 시작되었다.
아침 밥상을 차려놓고 혼자 먹으려니 입안이 깔깔하고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
잠시 밥상을 보니 멍해진다.
밥알들은 대가리를 고추 세우고 논으로 어기적어기적 걸어가고
멸치들은 누런 이빨을 드러내고 바다로 달음박질하고
배추들은 푸르뎅뎅한 몸뚱이로 거들먹거리며 밭으로 기어가는
눈물 젖은 아침 밥상을 맞으며
미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하루를 마지못해 열어 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렇지만 머지않은 희망을 기쁨으로 맞으려고 마음을 다잡아 보며 밥알을 부엌에 서서 입에 퍼부었다.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서울대병원으로 가는 601번 버스에 몸을 싣고 밤새 아파했을 아내를 생각하며 몽롱해진 몸을 덥힌다.
7시 30분쯤 병원에 도착하여 문안인사와 함께 잔심부름을 하고 부리나케 학교로 향한다.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 결재서류와 각 종 회의로 동분서주하다가 4시 40분에 병원으로 향하며 병세가 호전되기를 기원하며 잠시 눈을 부친다.
사람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반갑게 맞이하는 아내를 보니 조금 마음이 놓인다.
무릎이 얼마나 아픈지 ‘언제 낫는 거야.’ 하며 신경질을 낸다.
염증지수가 어제보다 1.3이나 올라 4.64이다.
그저께 2점대 어제 3점대인데 점점 오르고 있어 걱정이다.
병원 출입증이 너덜너덜하다.
퇴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징표다.
오늘이 30일째이니 3일만 있으면 퇴원이다.
담즙주머니를 차고 나가야 한다고 한다.
한 달 가까이 차고 있어야 한다고 하니 많이 불편할 것 같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잔심부름과 집안 이야기를 하며 병실 안에서 간단한 산책을 시킨 후 9시쯤 병원을 나선다.
젖은 솜뭉치처럼 무거워진 몸을 버스에 맡기고 하루를 돌아보니 울컥해진다.
방청소, 빨래, 옷 정리, 설거지, 분리수거, 반찬 준비로 동분서주하니 12시가 훌쩍 넘었다.
내일은 쾌차하기를 기원하며 빈 베개와 함께 잠을 청해본다.

퇴원 후 26회에 걸쳐 기록한 병상일기를 아내에게 보여주었더니 눈물바다가 되었다.
4회에 걸쳐 80여 일간 입원과 1년간의 투병 생활을 접을 수 있었던 것은 아들의 간 기증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
아들 배에 새겨진 대문자 L를 보면 대견스러움과 안쓰러움이 교차하고 아내의 I자를 보면 아들의 새 생명이 숨 쉬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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