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통화에
얼마전에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듣던 목소리기는 하나 누군지 통 알
수가 없었다. 몇마디 말을 나누다 보니 주말 마다 등산시 동행 하는 회원으로
무뚝뚝한 70대중반의 분이라는것을 어렴풋 알게되었으나 반가움 보다는 왜
전화를 걸었을까 하는 물음표가 찍혔다. 왜냐하면 2년 정도 그분과 등산버스를
함께 탓지만 나도 그분을 그분도 나를 아침에 만나면 의례적으로 목례만 해
왔을뿐 한마디 말을 걸어 본적이 없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간단한 인사를 나눈후 내일 바쁘냐고 묻기에 특별한 일이 없다고
말을 하자 산간오지인 하장이라는 곳에 본인의 산이 있는데 그 산에 오미자가
많다며 채취하러 가자고 하는게 아닌가 ?
아니 "아닌밤중에 홍두깨라더니 " 2년이란 오랜시일을 버스는 함께 타고
다녔지만, 아는체를 안했는데 보기조차도 어려운 오미자를 따러 가자니 말이다.
몇사람이나 가느냐고 했더니 둘만 간다고 했다. 늪에 빠지듯 점점 의아했지만
함께 가자는 뜻밖의 반가운 전화에 매료되어 그러자고 약속을 한후 가만히
생각을 했다. 왜 많은 사람중에 잘 알지못하는 나와 같이 가자고
했을까 하는 맘이 들었지만, 동의보감등 한방에서는 800고지의
낮은 온도에서 열리는 오미자는 특히 만병통치로 산삼 이상의 신비스런
효과가 있다고 들었다. 혈액순환.고혈압. 당료등 성인병에 좋다고 했다.
시간이 갈 수록 왜 연락했을가 하는 의문은 점점 사라지고 다음날 아침
승용차 내에서 그 분에게 어째서 친한분이 많을텐데 나하고 가게 되었냐고
하자 허허 하며 머뭇거리더니 대화는 나누질 않았지만, 등산 2년을 다니면서
유머 스럽고 분위기맨임을 알게되어 뭔가 모르게 친근감이 갔다고 했다.
오지 산속의 오미자는 구할 수도 없는 명약인데 하며 갖가지 대화를 나누는중
1시간 30분이 걸려 산에 도착했다. 잣나무 숲이 우거지고 경사가 급해 등산
하는이상으로 힘이 들었다. 산중턱에 올오르자 꽃보다 곱고 탐스런 빠알간 오미자가
주렁주렁 무더기로 많이 달렸다. 덩굴에 달려있는 오미자는 생내 처음 보았으니
미끄러지면서도 손에 잡히는 순간 너무 즐거웠다. 그러다 보니 2시간이 지나
마치 소풍을 온듯 우리 둘 사이는 오래전부터 사귄 연인인듯 친밀한 관계가
되었다. 인간관계는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지만, 몸으로 부딪히는게 더 강도가
쎔을 절절히 느꼈다. 오미자로 인하여 생각지도못한 좋은분을 만나 종일 잠자던 말을
표출하고 마치 여성들 같이 수다를 떨었으니 아마 오미자 먹은 이상으로 몸에
좋은 영양제가 되질 않았나 여겨진다. 이게 바로 누구도 맛볼수 없는 스릴있는 행복이
아니겠나 생각을 하며 이젠 저 분을 위하여 무엇을 해드릴까 무엇으로 보답할까 하는
맘뿐이다. 다섯가지 맛과 향기를 풍기는 오미자가 그득가득 담긴 큰 자루를 보며!
신청곡
사노라면-전인권
이건원. 강원 강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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