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곡
정은경
2020.09.06
조회 111

신청곡 : "완행열차" "기차와 소나무" "간이역"


저는 고향 남원에 갈때면 지금도 기차를 즐겨 탑니다.
구불구불 느리게 가는 무궁화호를 애용하는데요. 의자와
공간이 넓어 편안하고, 철따라 펼쳐지는 창밖의 풍경도
운치스럽답니다.

지난시절 플랫홈 매점에서 후루룩~ 후룩~ 쫓기듯 가락국수를
먹다가 차장이 호루라기를 불며 청색깃발을 흔들면 호들갑을 떨며
후닥닥 기차에 올라타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속도와 효율이 지배하는 요즘의 KTX열차는 수많은 사람들과 오랜세월
삶을 함께한 비둘기호, 통일호 기차와 간이역을 이제 그만 쉬라고 내밀
었지만... 낭만과 추억 속의 동화풍경까지는 결코 영원히 밀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용산에서 남원까지 4시간이 걸리지만 음악도 듣고, 책도 보고,
커피도 한 잔 홀짝거리며 가다가 보면 지루한줄 모르고 가는데요,
색다른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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