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에 12일(수요일) 환갑을 맞이하는 아내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을
전하고자 사연을 보내게되었습니다.
긴머리 찰랑거리며 날 만나기 위해 걸어오는 예쁜 소녀가 어느새
머리엔 하이얀 눈이 소복히 내린 할머니가 되어 제 옆자리에 있네요.
항상 명랑 쾌활하고 밝게 웃으며 생활하는 아내였는데.....
애교도 부리며 노래도 잘부르는 아내였는데......
어젠 "요즈음 우울증이 오는 것 같아..."
태연히 듣고 있는 척 했지만 커다란 바위가 쿵 하고 제 마음 위에 내려
앉는 것 같았습니다.
류마티스로 손을 조금만 많이 쓰면 아파서 밤새 끙끙 거리며 고통스러워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퉁퉁 부어오른 손을 바라보며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다 잡으며
힘차게 하루 일과를 생활하려 음악을 틀고 흥얼거리며 마음을 무장합니다.
이런 아내에게 전 무얼해야 할까요?
어설픈 실력으로 할 줄 아는 만큼 아침 준비에 최선을 다합니다.
점심도, 저녁도, 때론 외식도 하면서....
37년 남편 위해, 가족 위해 집안 일을 해온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
편하게 차려놓은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당연하다고 느껴온 세월들을
되돌아 보며 이제는 기꺼이 아내를 위해 부엌을 접수했습니다.
점점 하다보면 실력도 늘겠지요.
'오늘은 무얼할까' 고민일 때가 참 많았습니다.
아내는 그 오랜세월 어떻게 매일매일 다른 메뉴로 식구들에게
풍성한 식탁을 차렸는지 존경스럽기까지 하더군요.
우울한 아내에게 오늘 하루만이라도 즐거움을 주고자 사연을 보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요즈음 트롯가수 김호중님께 푹빠져 있는 아내에게
김호중의 '고맙소'를 사연곡으로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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