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개월 된 손자를 돌보고 있는데
요즈음 관심거리가 버튼이라 버튼이란 버튼은 다 눌러 봅니다.
전기밥솥, 커피 주전자, 식기세척기, 세탁기, 라디오와 핸드폰도 만지고 눌러 보아 위험한 것은 코드를 빼 놓거나 높은 곳으로
치웠다가 불편하더라도 필요할 때만 꺼내 사용하고 있습니다.
김치냉장고 버튼을 눌러 꺼 놓은 것을 몰랐습니다.
이상하게 김치가 일찍 시기에 장마철이라 그런가 했는데 하룻밤 버튼이 꺼진 상태로 있으니 김치냉장고 안의 김치가 다 익고,
장 보아 둔 오징어와 고기도 상했습니다.
냉장고가 고장은 아닌데
벌써 몇 번이나 손자가 버튼을 꺼 놓으면 다시 켜 놓길 반복했는데 왜 이번엔 체크하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듭니다.
익은 김치를 버리고
상한 음식을 버리면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나를 스스로 책망했습니다.
다시 김치를 담그려고 마트에 갔더니 가격도 비싸거니와 잦은 장마에 싱싱한 야채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오이 몇개
무우 한 개
파 한단 사들고
올라오는데 습기가 많아서 인지 땀이 줄줄 흐릅니다.
할머니가 힘든 줄도 모르고 손자는 오늘도 전기제품 버튼 누르며 집안 곳곳을 뛰어 다닙니다.
두 살짜리 아이가 웬 에너지가 이렇게 넘치는지...
날이 개었으니 정리 해 놓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겠습니다.
신청곡: 영영/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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