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가 무섭지 않은 남편입니다.
황현목
2020.07.06
조회 143
안녕하십니까
박승화의 가요속으로를 평일에도 원없이 듣고 싶다고 말하는
아내를 둔 남자입니다.
26년차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아내가
요즘은 유독 회사를 나가기 싫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여보, 우리 그냥 회사 그만두고 산에 들어가서 살까?”

얼마전 TV방송을 보는데
남편들이 아내의 갱년기로 힘들다는 토그쇼가 한창이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갱년기가 왜? 남편들이 왜 힘든거야?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잖아?”라고 했더니
“여보, 내가 힘들어도 내색을 안하는 거지. 얼마나 힘든줄 알아요?
잠도 안오고, 울컥울컥 열도 오르고, 당신 나 잘 만난 줄 알아요. 나 같은 여자가 또 있을 것 같아요?“

그러게 말입니다.
자다가도 춥다 덥다를 반복하고, 지난 겨울부터는 부채질도 하는 아내를 봤던거 같은데
아내는 한번도 힘들다 내색을 한적이 없던거 같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나 갱년기 왔나봐요”
그게 전부였습니다.
땀으로 온 몸이 덤벅이가 된다는 말도 들었던것 같고, 잠도 잘 못 잔다고 했던것 같은데
그냥 그런가보다, 워낙 화가 없는 사람이니 했습니다.
한번도 짜증이나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기에 별달리 신경을 안 썼는데
저를 위한 아내의 배려였습니다.
오히려, “나 갱년기 와서 자꾸 여기저기가 아파서, 당신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네”

그랬습니다.
아내는 오히려 제가 더 힘들까봐 걱정을 했습니다.

방송프로를 보면서 그런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여보 남자들은 단순해서 잘 몰라. 그러니 앞으론 힘들면 짜증도 내 봐요.
갱년기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나도 한번 겪어봅시다.”

고마운 아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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