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삼십 년째되는 기일이었습니다.
저녁까지 그런 사실도 까맣게 잊고 김치 가지러 친정어머니댁에 갔습니다.
어머니 말씀이 남동생이 와서 저녁에 소고기를 먹었다고 하셔서
"무슨 날이야? 왠 소고기?"
했더니
"아빠 기일이잖아."
하시더라고요.
아버지 기일도 몰랐으니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어머니께서는 모르는 척 서운한 내색은 하지 않으시고, 김치를 정성스레 싸 주셨습니다.
삼십 년이 지나도록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더하다고 말씀하세요.
살아 생전 어머니를 호강시켜 드리지도 못한 아버지이지만,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것 같아서 불쌍하고, 더 보고 싶다고 하시며 눈시울을 붉히십니다.
아버지께서 이런 어머니를 보고 계시다면 좋아하시겠죠?
평생을 아버지만 아시고, 홀로 자식 넷을 기른 어머니가 얼마나 고맙겠어요.
어머니께 김치 잘 먹겠다고 하면서 어깨를 한 번 안아 드렸어요.
아버지 빈 자리를 채워드릴 수는 없지만 어머니 남은 인생은 외롭지 않게 해 드릴겁니다.
아버지를 추억하며
정은지 '하늘바라기' 신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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