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바칩니다.
liger23
2025.03.18
조회 15
2년전 결혼한 저는 이제 딸이 태어난지도 14개월이 지났네요

지난 설날 그동안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아버지께 다녀왔습니다

운전하면서 노래도 잘 안듣는 제가 집근처에 다 와서는 갑자기 "빅스비 노래틀어줘" 라고하며 노래를 틀었습니다

그때 나온노래가 오늘의 신청곡인 나는 반딧불 입니다 집에가서 아버지를 뵙고온 뒤 너무 이 노래와 저, 그리고 아버지와의 상황이 딱 맞는것같아서

사연남겨봅니다

아버지께 전달 하지 못한 속마음을 라디오에 남겨요

어릴 적 저는 아버지를 하늘의 별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늘 강하고, 든든하고, 세상의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사람.

아버지는 언제나 묵묵히 일을 하셨고, 가족을 위해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셨죠.

그런 아버지가 너무나 당연하게 언제까지나 건강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결혼을 하고, 제 가정을 꾸리면서 아버지를 자주 찾아뵙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일을 핑계로, 바쁘다는 이유로 연락도 점점 뜸해졌고, 한동안 뵙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집에 갔을 때, 저는 그만 놀라고 말았습니다.

강하고 든든하던 아버지가 제 기억 속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어요.

눈가에 깊게 팬 주름, 살이 빠져 앙상해진 손, 힘이 많이 빠진 목소리.

건강도 예전 같지 않다는 걸 그제야 알게 됐어요.

‘언제 이렇게 늙으신 거지...?’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는데, 저는 너무 늦게 깨달았어요.

아버지는 여전히 저를 위해 걱정하고, 여전히 저를 위해 빛을 내고 계셨다는 걸요.

어릴 때 저는 아버지를 하늘의 별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아버지는 그저 조용히 빛나는 반딧불 같은 존재였던 것 같아요.

크고 화려한 별처럼 티 나게 빛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모르는 곳에서, 제가 보는 앞에서, 언제나 작은 빛을 내며 가족을 비춰주고 계셨던 거죠.

그동안 받기만 했던 제가, 이제는 아버지께 빛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자주 찾아뵙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더 건네고, 손 한 번 더 잡아드리면서요.

어릴 적, 아버지가 제게 그랬던 것처럼요.

아버지를 생각하며 이 노래를 신청합니다.

황가람 - 나는 반딧불

이왕이면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승화형님이 직접 불러주시면 더 좋을거 같습니다.

염치없지만 아버지께 크루즈 승선권 선물하고 싶습니다.

댓글

()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