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화요일
하나님 아버지!
지방을 다녀오면서 보는 들판은 온통 황금빛이었습니다. 벼가 익어서 고개를 숙이며 농부의 낫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옛속담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들판마다 익은 벼들이 겸손히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자기를 드러내고자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있는 벼가 하나도 없습니다. 만약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있는 벼가 있다면 그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쭉정이 벼일것입니다. 하나님! 벼처럼 익을수록 더욱 고개를 숙이는 겸손이 저에게 있게 하옵소서. 성경에도 하나님께서는 교만한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자에게 은혜를 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도 남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자랑하고픈 마음이 은근히 속에서 올라오는 것을 봅니다.
하나님! 우리 주님께서는 만왕의 왕이시고 만주의 주시지만 예루살렘에 입성을 하실때는 겸손하여 어린나귀를 타셨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종려나무가지를 꺾어들고 호산나를 외치며 예수님을 대대적으로 환영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자기의 옷을 예수님의 가시는 길에 펴서 예수님으로 맨땅을 밟지 않도록 하고 어떤 사람들은 나뭇가지를 꺾어서 길 위에 펴기도 하면서 존귀하신 예수님을 환영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격에 어울리지 않게 어린나귀를 타셨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 모습이 아주 우스꽝스러워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겸손하게 어린나귀를 타셨습니다. 이밖에도 우리 예수님은 겸손하게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으며 또한 세상에 태어나실 때도 주님께서 마음대로 고르실 수 있었을 텐데도 가장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래서 빌립보서에서는 예수님을 하나님의 본체이시나 하나님과 동등으로 여기시지 않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셨고 또 십자가에 죽기까지 복종하셨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이러한 겸손을 배우게 하옵소서. 내 삶에서 겸손이 실천되게 하옵소서.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