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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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마음의 리모콘을 가지소서 ( 3/18 금)
200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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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우리 동네에는 절대도 열리지 않는 차단기가 있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리모콘으로
자신이 지나갈 때만 차단기를 올리고
자동차를 타고 나갑니다.

벌써 여러 차례 시비가 붙어 싸우는 것을 봤습니다.
외부인의 차량이 들어가려면 차단기가 열리지 않기 때문이지요.
경비원도 절대로 열어 주지 않습니다.
그냥 리모콘이 없다고 잡아뗍니다.

들어 온 길로 되돌아가는 그 기분을 저는 알죠.
200 미터쯤 되돌아가다가 뒤 돌아보는 눈에는 어느새 분노와
억울함이 맺혀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도 마음을 닫았습니다.
‘그래 좋다. 이제 절대로 이 곳으로 오지 않으마.’
우리들은 서로를 결코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알 필요가 없었던 것처럼.

절대로 열리지 않는 차단기는 바로 저의 마음에도 있었습니다.
되돌아가시는 주님의 뒷모습을 저는 애써 보지 않습니다.
절대로 열지 않는 저의 마음 밖에 서서 기다리시는 분.

단지 안에 있는 주민들과 단지 밖에 있는 주민들이
모든 차단기를 치우고, 마음의 차단기를 넘어서
리모콘을 주님께 맡겨 두길 원합니다.

주님,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한
행동과 기도를 결코 멈추지 않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