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5일 새아침의 기도
주님,
밤새도록 울고 다시 서러운 영혼을 생각하니
퉁퉁부운 눈에 또 눈물이 쏟아집니다.
온통 모순덩어리인 세상에 살면서 다들 자기 살 요량을 대는 데
나는 내가 걸어가는 길이 선하고 옳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가난하였지만 진리가 있었기 때문에
배가 고파도 꿈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주님이 내 안에 계시니
힘을 내자고 스스로 다짐하며 살아왔는데
설마 이렇게 마지막을 맞이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직도 멀고 먼 시간들이 남은 줄 알았는데
아직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더 배워야 하는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해놓은 것도 없이 이렇게 끝인가 봅니다.
주님,
내 슬픈 영혼이 위로받을 자리가 없어 아버지께로 나옵니다.
지치고 고단했던 내 육체를 평안히 흙으로 돌아가게 하시고
생명의 강에서 흐르는 영원한 물로
광야에 뿌려진 내 억울한 핏자국들을 씻어주옵소서.
사는 것만큼이나 세상을 떠나는 일도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과 함께 나누었던 시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다 나를 떠났어도
나는 하나님 한분만으로 만족합니다.
하나님, 슬픈 내 영혼의 소원을 들으사
이 땅에 전쟁과 폭력이 멈추고 사람이 맨 처음 살았던
에덴의 평화가 우리 사는 모든 곳에 강물처럼 흐르게 하옵소서.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슬픈 영혼의 소원 (고 김선일형제를 추모하며)
2004.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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