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을 향한 거대한 울림, 하모니의 연금술사 ‘빅콰이어’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CBS 라디오 스튜디오가 이토록 북적인 적이 있었나 싶다. 캠프 초대석 역사상 최다 출연자 기록을 돌파하며 스튜디오를 꽉 채운 주인공은 바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블랙 가스펠 콰이어 ‘빅콰이어(Big Choir)’다. 마이크가 부족해 팀에서 직접 여분의 마이크를 챙겨올 정도로 압도적인 인원이 모인 현장은, 시작부터 뜨거운 열기와 에너지로 가득 찼다. 안찬용 대표와 이주영 단장이 이끄는 빅콰이어는 2012년 창단된 이후, 단순히 노래하는 팀을 넘어 수많은 아티스트와 사역자를 배출해내는 훈련의 장이자 대중음악과 기독교 음악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교회의 담장을 넘어 공중파 방송과 대중음악 공연장까지 거침없이 뻗어 나간다. ‘불후의 명곡’이나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유명 음악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악뮤(AKMU)의 이찬혁이 발표한 솔로 곡 ‘장래희망’에 화이어로 참여하는 등 대중음악 신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이찬혁과의 작업은 성경적인 가사를 대중음악의 틀 안에 담아낸 의미 있는 협업으로 기억된다. 또한 커크 프랭클린, 힐송, 이스라엘 휴튼과 같은 세계적인 찬양 사역자들의 내한 공연 때마다 협연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콰이어임을 증명해왔다.
빅콰이어의 진정한 힘은 탄탄한 교육 시스템과 공동체성에 있다. 이번에 함께한 단원들 중에는 10년 동안 빅콰이어의 자작곡 클래스 등을 통해 성장하여 현재 ‘불후의 명곡’ 지휘자로 활동 중인 정예진 단원과 같은 베테랑이 있는가 하면, 아이돌 같은 외모로 ‘아나돌’이라 불리며 MC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조하늘 같은 다재다능한 인재도 포진해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색깔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명의 디렉터와 지휘자의 코칭 아래 팝, 블랙 가스펠, 세미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하나의 조화로운 소리를 만들어낸다.
이날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라이브는 왜 이들이 ‘빅콰이어’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첫 곡으로 부른 ‘새로운 세계’는 스튜디오를 단숨에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고, 이어진 ‘새 일을 행하시리라’는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로 청취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특히 블랙 가스펠의 정수를 보여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의 라이브는 압권이었다.
안찬용 대표는 좋은 하모니의 비결로 “서로 많이 먹고 나누며 눈을 맞추는 시간”을 꼽았는데, 이는 기술적인 완벽함보다 앞서는 공동체의 사랑이 이들의 음악적 뿌리임을 짐작하게 한다.
빅콰이어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에는 찬양 사역의 대선배인 최인혁 목사와 함께 전국 투어를 진행하며 사역자로서의 마인드를 새롭게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올해는 해외 프로듀서와 함께하는 음원 제작과 정기 음반 발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빅콰이어의 색깔을 잘 이해하는 작곡가들과의 협업도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 사역과 찬양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며, 세상과 교회를 노래로 잇는 이들의 거대한 울림이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세계를 열어갈지 기대가 모인다.
진행자의 소감 스튜디오가 터져 나갈 것 같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열 명이 넘는 인원이 뿜어내는 성량과 열기는 라디오 부스를 금세 대형 공연장처럼 느끼게 했다. 특히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부를 때 터져 나온 그 박진감 넘치는 하모니는 진행자인 나조차도 전율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10년 넘게 한 공동체를 지켜온 단원들의 웃음 섞인 간증이었다. 월급을 주는 회사도 10년 다니기 힘든 세상에, 오직 찬양이 좋아서 마음을 모으는 이들의 순수함이 빅콰이어를 지탱하는 가장 큰 근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나올 새 노래들도 캠프에서 가장 먼저 소개할 수 있기를, 그리고 이들의 열정이 메마른 세상에 시원한 생명수가 되어주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