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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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포스트 휴먼, 인간과 기계의 결합 '사이보그'
뇌 백업해 컴퓨터로 실행…영생 누릴 수 있어
사이보그 시대? 상용화 전 윤리적 합의 필요해
팔 잃은 어린이들에게 로봇팔 선물하고파
김현정의 뉴스쇼가 준비한 기획 특집 뉴스쇼가 묻고 미래가 답하다 쇼미답. 오늘 두 번째 시간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대전환기를 맞아서 변화하는 미래를 전망하고 한 발 앞서서 대비하는 시간을 갖자 이런 취지로 마련한 코너인데요. 오늘은 과학 분야의 전문가 한 분을 모셨습니다.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의 정재승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정재승>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교수님, 정말 오랜만에 봬요.
◆ 정재승> 제가 그래도 방학 때는 한번 씩 이 자리에 앉았는데 지난 겨울에는 미국에 실험하러 가느라 못 왔죠. 그런데 지금 중간고사 기간이라 아주 편한 마음으로 왔습니다.
◇ 김현정> 아니, 오늘 우리 일부러 날짜 맞춘 건 아닌데 과학의 날이라고 그러더라고요.
◆ 정재승> 맞습니다. 저는 일부로 맞추신 줄 알았는데.
◇ 김현정> 어떻게 하다 보니까.
◆ 정재승> 그리고 제 꿈 중에 하나가 이런 뉴스쇼에서 바로 전까지 엄청 정치적인 얘기 막 하는데 갑자기 다음 시간에 영혼이란 존재하는 걸까요. 되게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 우리 얘기하는 거 이런 게 제 꿈이거든요.
◇ 김현정> 한번 해 보고 싶으셨어요?
◆ 정재승> 종교는 왜 있는 걸까요. 이런 거. 신의 존재를 확신하나요? 과학은 거기에 대해서 어떤 답을 하나요? 이런 유의 얘기를.
◇ 김현정> 철학적인.
◆ 정재승> 라디오에서도 한번 해 볼만 하지 않아요?
◇ 김현정> 해 볼만 하죠.
◆ 정재승> 그리고 답이 없지만 또 그것때문에 여러 논쟁도 있고 그 모든 이야기들이 다 의미가 있으니까요.
◇ 김현정> 현안 막 치열하게 정치 얘기 막 치고 받고 하다가 그런 좀 생뚱맞은 얘기를 해 보면 어떨까 꿈꾸셨는데 오늘이 그 날이네요.
◆ 정재승> 그렇지만 근본적인.
◇ 김현정> 근본적인. 아주 좋습니다.
◆ 정재승> 특히 미래를 이야기 해야 된다고 해서.
◇ 김현정> 맞습니다. 저희가 쇼미답, 미래를 이야기해야 되는데 무슨 말씀을 좀 하시겠어요라고 질문을 드렸더니 주제를 보내주셨는데 너무 솔깃해서 제가 그냥 그대로 읽어볼게요. 사이보그 세상, 당신은 준비가 돼 있습니까? 세상에. 저는 준비 안 됐거든요. 저는 사이보그 세상이라는 게 뭔지 솔직히 정확하게 감도 안 잡히는데. 무슨 얘기를 하시려고요?
◆ 정재승> 일단은 요즘 너무 핫한 사람 중에 하나인 일론머스크 이야기로 시작을 해 볼까요.
◇ 김현정> 그러죠.
◆ 정재승> 그가 2017년도에 뉴럴링크라는 회사를 차렸어요. 그가 차린 회사들은 항상 굉장히 큰 비전을 던지고 사람들로 하여금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그 꿈이 가르키는 방향이 어딘지를 살펴보게 하는 장점이 있어요. 이번에 뉴럴링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뇌에다가 칩을 삽입하는데 그래서 뇌의 활동을 측정해서 가깝게는 그 사람의 행동을 예측하고 또 도와주겠다. 예를 들면 신체의 일부를 잃은 분들에게 뇌활동만으로 지금 어떤 걸 하고 싶어하시는구나 하면 로봇 팔이나 로봇 다리로 그걸 대신하게 해 주는 더 근본적으로는 결국 이렇게 뇌 활동을 모으면 그것이 곧 그 사람 아니냐. 그래서 나의 자아를 컴퓨터 위에 올려놓는 이른바 마인드 업로딩을 하는 날을 만들겠다. 그리고 더 미래에는 그렇게 해서 올라간 나의 마인드 업로딩된 것을 로봇에게 다운로드를 하겠다. 그러면 우리는 영생을 할 수 있는 거 아닐까라는 아주 과감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무슨 영화 같은 얘기를 시작부터.
◆ 정재승> 영화같은 얘기죠.
◇ 김현정> 그러면 하나하나 풀어볼게요. 마인드 업로딩. 지금도 이미 컴퓨터, 로보트에다가 띡띡띡띡띡 버튼 누르고 그 로봇이 서빙을 하러 가기도 하고 제가 띡띡띡띡 행선지 누르면 운전을 자동으로 하기도 하고 여기까지는 우리가 하잖아요.
◆ 정재승> 그렇죠.
◇ 김현정> 하죠. AI라고. 그게 아니라 띡띡띡띡 안 누르고 생각만 해요. 내가 목동으로 가야지 생각만 했는데 운전을 하고 저걸 먹고 싶네 생각만 해도 이게 팔이 저절로 가서 로보트가 그걸 가지고 오고 이런 식이 된다는 거예요?
◆ 정재승> 네, 일단 우선 그런 유의 기술들이 계속 성공하고 있고 저 연구실도 그런 일들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핵심은 생물학적인 뇌의 활동이 그 사람의 생각, 의도, 의지를 반영하고 있구나 그렇다면 그것들의 총체라고 할 수 있는 나의 정체성,나의 마음, 나의 생각도 생물학적인 뇌의 활동을 우리가 완벽히 이해하면 그것이 총합으로 설명되지 않을까라는 그러니까 사실 전 세계의 인구 중에 한 90% 가까이가 영혼의 존재를 믿는데 영혼이라는 비물질적인 생물학적이나 물리적인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존재를 통해서 우리의 정신을 설명해 왔는데 그렇지 않고 생물학적인 뇌 활동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라는 건데요. 그게 만약 맞다면 아직 잘 모르지만. 그게 만약 맞다면 그런 생물학적인 활동들의 총체를 컴퓨터 위에 올려놓으면 나는 컴퓨터 위에서 영생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는 거죠.
◇ 김현정> 그게 과학의 영역이니까 무조건 생각해 보는 게.
◆ 정재승> 네, 그리고 그것을 로봇의 몸에게 다운로드를 하면 우리는 고쳐쓸 수 있는 지금의 생물학적인 몸과는 다른 신체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게 일론 머스크의 생각이고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해 온 생각 중에 하나입니다.
◇ 김현정> 일론머스크가 뇌파로 움직이는 돼지실험을 했다는 데 그거는 뭐예요? 일단 화면을 좀 볼까요? 유튜브와 레인보우를 통해서 그 일론 머스크의 실험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설명을 좀 해 주시겠어요. 교수님.
◆ 정재승> 돼지를 트레드밀에 올려놓고 돼지가 이렇게 걷게 하고 그때 돼지의 뇌파를 동전 크기만한 칩을 뇌에 삽입해서 얻었어요. 그걸 통해서 뇌파가 이런 특징을 가지면 돼지는 이런 운동을 지금 하고 있는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됐는데 그거를 알고 나면 역으로는 나중에 머신러닝을 통해서 지금 돼지의 뇌파 상황이 이러네 그러면 지금 이렇게 걷고 있겠네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 거고요. 더 나아가서는 돼지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장치를 만들 수도 있는 거죠.
◇ 김현정> 이해됐어요. 이해됐어요.
◆ 정재승> 그것을 지금은 돼지지만 이제 조만간 원숭이, 사람에게 적용하겠다는 것이 비전입니다.
◇ 김현정> 저같이 정말 과학 하나도 모르고 이런 사람도 대강 그림은 잡히네요. 제가 머릿속으로 뭐랄까, 목동 방송국으로 출근해야지, 출근해야지라고 생각할 때쯤에 뇌파가 있다. 특정 뇌파가. 이걸 만약 포착해 낸다면 제가 생각만 해도 그 뇌파를 칩이 읽어서, 프로그램이 읽어서 자동차가 저절로 목동으로 가게 한다. 제가 띡띡띡띡 내비게이션 조작 안 해도.
◆ 정재승> 맞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걸 하려면 굉장히 많은 뇌파를 측정하고 그때 이 사람의 생각을 함께 읽어야 됐었는데 그게 쉽지 않았는데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라는 방법이 등장하면서 굉장히 많은 뇌파들을 순식간에 분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이런 기술들이 등장했습니다. 제가 여쭤보고 싶은 건 그렇다면 그런 기술이 만약에 아주 먼 미래에 보편화가 된다면 그렇게 살고 싶으십니까? 영생을 꿈꾸십니까? 어떠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제가 띡띡띡띡 조작 안 하고 생각만 해도 뭐가 된다 저절로 움직인다 여기까지는 너무 좋거든요. 너무 좋은데 여기서 한 발 더 과학이 나가서 아예 저는 사라져도 저의 어떤, 뭐라고요? 거기서부터는 제가 약간 그림이 안 그려지는데. 저는 사라지는데.
◆ 정재승> 김현정의 정신이 온라인상에 막 떠돌면서.
◇ 김현정> 온라인상에. 데이터로서 존재하면서.
◆ 정재승> 그렇죠.
◇ 김현정> 막 얘가 판단을 해서 움직인다. 영혼이.
◆ 정재승> 유튜브도 매일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무슨 소리에요? 너무 어려운데.
◆ 정재승>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데이터들을 다 자극으로 섭렵할 수 있어요.
◇ 김현정> 제가 이해한 게 맞나보세요. 그러니까 저의 뇌파에 대한 것을 완전하게 파악이 되고 나면 그것이 하나의 또 프로그래밍이 돼서 김현정의 뇌 프로그램은 영원히 살 수 있다 온라인상에. 그 뇌가 판단도 하고 먹고 싶은 걸 먹고 찾기도 하고 보기도 하고 이럴 수가 있다.
◆ 정재승> 먹는 건 아마 온라인상에는 안 되지만 정신적 작용.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세상을 이해하고 공부하고. 나는 누구일지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지혜가 한 100만 년 동안 생각해서 쌓일 수도 있는 거죠.
◇ 김현정> 와, 세상에.
◆ 정재승> 그런데,
◇ 김현정> 무서운데요, 약간.
◆ 정재승> 그렇죠. 그리고 그 프로그램은 김현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 김현정> 김현정을 완벽히 김현정의 뇌를 복사해 낸 그 프로그램이 김현정일까?
◆ 정재승> 네.
◇ 김현정> 약간 저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요. 저는 이상한데요.
◆ 정재승> 사실은 이제 그것이 예전의 김현정, 김현정의 지금 몸을 갖고 있고 그 몸으로 세상을 인지하고 있는 김현정하고는 다를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몸의 영향을 되게 많이 받아요. 몸이 예민한 사람은 성격이 날카로울 수밖에 없잖아요. 그 자극에 대한 반응도가 다르고 어떤 사람은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어주면 내 부탁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져요. 다시 말하면 모든 것이 다 뇌에서만 판단되는 게 아니라 몸이.
◇ 김현정> 신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 정재승> 적극적으로 뇌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신체를 잃어버린 나가 예전의 나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런 영생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거죠.
◇ 김현정> 와, 그게 지금 연구가 되고 있어요?
◆ 정재승> 연구되고 있고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다른 몸의 기관과는 달리 우리 뇌는 전기 신호가, 신경세포들이 전기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정보를 처리해요.
◇ 김현정> 그게 이제 뇌파라는 거죠.
◆ 정재승> 네, 그러니까 컴퓨터도 전기신호이고 심지어 신경세포가 사용하는 전기신호가 아날로그 신호랑 디지털 신호를 왔다갔다 전환하면서 정보를 처리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만든 인공적인 정보처리기관하고 우리의 뇌라는 생물학적인 정보처리기관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언어가 비슷한 거예요. 그러니까 그냥 대신 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컴퓨터상에 올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류의 상상을 해 보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우리 영화 같은 데 보면 그건 정말 저는 이런 영화가 어떻게 현실화 될까 했던 것들이 사이보그들이 지들이 스스로 판단을 해서 나중에는 인간을 막 노예화시키고 인간을 막 다 내쫓아버리고 자기들 세상 만들고 그렇게 될 수도 있는 거예요?
◆ 정재승> 그거는 그런 욕망을 그들이 갖고 그걸 실현해 옮길거냐 하는 얘기는 좀 다른 얘기여서 그런 미래까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그렇게 영생을 온라인상에서 꿈꿨던 그런 존재들이, 온라인상에서 인간하고 적대적 관계를 만들 수는 있겠죠.
◇ 김현정> 그런 것들을 연구해서 그런 것이 장점이 있을 거고 또 조금 걱정스러운 점도 있을 텐데 우선 장점은 뭡니까?
◆ 정재승> 장점은 인간이 평소 갖고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아이언맨 같은 존재가 세상에 등장할 수도 있는 거죠. 사이배슬론이라는 운동, 대회가 있어요.
◇ 김현정> 뭔가요?
◆ 정재승> 어떤 거냐면 2016년도에 스위스 취리히공대가 만든 사이보그들의 올림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안에는 생각만으로 뇌파를 측정해서 뇌파만으로 게임의 캐릭터대로 움직여서 경주를 하기도 하고요. 외골격이라는 장치를 몸에 달아서 장애물을 피해서 누가 더 빨리 도달하나 경주하기도 하고 이제는 의수, 의족이라는 것이 그냥 있는 것처럼 보이기만 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서 내 생각대로 작동하는.
◇ 김현정> 그게 사실은 제일 장점일 것 같은데 제가 이해하기에 편한. 뭐냐 하면 장애인분들이, 예를 들어서 제가 왼쪽 팔이 없어요. 그러면 여기다가 지금까지는 의수를 달아서 기능은 못 하지만 모양만 외형적인 것만 만족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머리로,뇌로 생각을 하면 이게 움직여서 글도 쓸 수 있고 뭘 짚을 수도 있고, 이렇게까지 갈 수 있다는 거네요.
◆ 정재승>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1분 광고를 허락해 주신다면.
◇ 김현정> 하십시오.
◆ 정재승> 저희 연구실에서 실제로 이런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어린이들 중에서 사고로 팔을 잃은 어린이에게 저희 연구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적용해서 실제 일상생활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로봇팔을 제공해 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그런 분들을 지금 막 찾으려고 애쓰고 있는데 잘 안 찾아져요.
◇ 김현정> 네.
◆ 정재승> 그분들이 정보를 막 공개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정재승> 그래서 실험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이 기술이 현실적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지, 그런 기술이라는 형태의 선물을 드리고 싶거든요.
◇ 김현정> 자원하실 분이 계시다면.
◆ 정재승> 네, 방송 들으시는 분들은.
◇ 김현정> 팔이 꼭 팔이어야 되나요? 팔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까 혹시 팔을 잃으신 분들 가운데 이런 연구에 도움을 주고 싶으신 분들.
◆ 정재승> 아니죠. 저희가 그분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서로 도움인 거죠.
◆ 정재승> 저희는 아이들이 그렇게 신체 일부를 잃게 되면 자존감도 떨어지고 사회생활에 어려움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그런 분들에게 전혀 그런 거 아니야라고 하는 것들을 이제 기술적으로는 연구의 수준에서는 어느 정도 성숙이 됐는데 실제로 그분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한번 해 보고 싶은 거죠.
◇ 김현정> 동물들, 원숭이를 대상으로는 이미 실험이 된 것들이 있네요. 영상을 가지고 오셨네요.
◆ 정재승> 맞습니다.
◇ 김현정> 원숭이 다리에 기계를 결합해서 뇌파로 움직이는 겁니까? 그것도.
◆ 정재승> 네. 척수 손상을 입은 그런 원숭이가 있는데요. 그러니까 뇌는 멀쩡하죠.
◇ 김현정> 저 영상으로 저희가 보여드리고 있어요. 그러면 저 원숭이는 지금 다리가.
◆ 정재승> 오른쪽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해요. 왜냐하면 뇌는 멀쩡한데 척수가 손상을 입어서 오른쪽 다리까지, 오른쪽 다리를 움직이고 싶다는 이 생각을 전달을 못 하는 거예요. 그런데 아까 일론머스크가 만들겠다는 그 칩을 뇌에 삽입하고 오른쪽 다리에 신경 다발에다가 직접 무선으로 결과값을 송출해서 지금 영상에 보시는 오른쪽 영상은 그 장치를 켰더니 자연스럽게 원숭이가 걷더라.
◇ 김현정> 왼쪽 영상은 오른쪽 다리가 모양만 있지 전혀 움직이지 못 하는데. 오른쪽 영상에서는 그 다리가 움직여요. 와.
◆ 정재승> 네. 그러니까 보면 교통사고나 아니면 높은 데서 떨어져서 척수 손상을 입은 분들이 반신불수, 이런 신체 일부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런 사람에게도 이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오게 된 거죠.
◇ 김현정> 저런 게 뇌과학이군요.
◆ 정재승> 네.
◇ 김현정> 되게 신기해요. 굉장히 신기하고 특히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는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구나 싶은데 이게 대중화까지는 안 된 거죠?
◆ 정재승> 네, 과학자들, 공학자들이 연구실 수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세상에 나가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윤리적인 합의가 필요합니다.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에 대한 질문을 좀 또 드리고 싶어요. 항상 나오는 게 윤리의 영역. 저정도가 아니라 아까 말씀하신 김현정은 사라져도 김현정의 뇌는 온라인상에 남는다 라든지 이런 것은 윤리적인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을까요. 정말?
◆ 정재승> 있죠. 그러니까 윤리적인, 항상 나와서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나와야 될 것들이에요.
◇ 김현정> 합의가 있어야 한다.
◆ 정재승> 왜냐하면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도와주는 일종의 치료로써의 기술은 우리는 그래도 조금 용납하는 편인데.
◇ 김현정> 그럼요.
◆ 정재승> 그 똑같은 기술을 그냥 비장애인들에게 적용할 경우에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게 될 텐데 우리 사회가 그것을 허용할 것이냐 다시 말하면 내가 기억력이 좀 부족해라고 했을 때 뇌의 분실처럼 기억용량을 늘려주는 칩을 삽입하고 시험을 봐.
◇ 김현정> 와, 그것도 가능한 거예요? 사전 하나를 머리에 꽂아요?
◆ 정재승> 물론이죠. 그리고 연산처리 능력이 컴퓨터 수준이야. 그러면 똑같이 시험보는 건 정당한가. 이런 생각을 해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가 100곱하기 2456을 그냥 기계로 돌려버릴 수 있는 거예요.
◆ 정재승> 네, 그리고 몸에...
◇ 김현정> 100은 너무 쉽구나.
◆ 정재승> 신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사람이 공정, 스포츠에 출전한 경우에. 그게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 김현정> 어떻게 할 것인가.
◆ 정재승> 당연히 안 되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 성형수술 하신 분들이 미인대회에 나오거든요.
◇ 김현정> 그 기준에 대해서는 오랜 갑론을박이 있었죠.
◆ 정재승> 그럼요. 그리고 사람들은 아, 그정도는 쌍꺼풀 수술은 수술도 아니야. 점점점 기준이 달라지고.
◇ 김현정> 달라졌죠.
◆ 정재승> 시술이라는 용어가 생기고 그 중간지대라는 걸로 처음에는 파고 들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기술도 마찬가지겠죠.
◇ 김현정> 한 청취자께서 매트릭스네요.
◆ 정재승> 그럴 수 있죠. 온라인상에서 존재한다면.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정재승 교수님이 던져주셨어요.
◆ 정재승> 벌써 끝이에요? 벌써 마무리인 거예요?
◇ 김현정> 한 20분 했습니다. 벌써.
◆ 정재승> 중간고사 기간이라 이렇게 힘들게 대전에서 올라왔는데 20분은 너무 짧은데.
◇ 김현정> 그러면 교수님 저희 끝나고 나서 우리 유튜브로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시면.
◆ 정재승> 그러면 제가 한마디만 더 드리자면.
◇ 김현정> 그러세요.
◆ 정재승> 사이보그 하니까 나하고 상관없는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는 어떤 방식으로든 장애를 안고 살고 있고 또 사이보그로 되어가고 있어요. 임플란트를 하고 저처럼 안경을 끼고 누군가는 실리콘을 몸에 삽입하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 사실은 다 사이보그일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와 되게 다른 사람들이 아니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사이보그로 향해 가는 것, 그리고 장애를 이런 방식으로 극복하는 연구도 필요하지만 문제는 지금 이 순간에는 그런 장애가 불편이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게 또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뇌공학적 기술이 만능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장애를 가진, 휠체어를 타고 보청기를 끼고 이런 분들도 불편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기술이랑 그렇지만 또 그들의 몸을 보통 사람들, 비장애인들하고 같은 수준으로 올려놓는 이 두 가지 노력이 함께 다 필요하다.
◇ 김현정> 같이 해 가야 된다.
◆ 정재승> 그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어제가 장애인의 날이었잖아요. 그러고 보니까 오늘은 과학의 날, 어제는 장애인의 날. 정말 두 가지의 날을 다 충족시키는 좋은 강의였습니다. 그렇게 사이보그를 통해서 장애인을 돕는 게 현실이 되지 않더라도 그걸 경제적인 문제든 뭐든 그걸 하실 수 없는 장애인들은 또 그 장애인들대로 우리가 존중하고 배려하고 이런 정신도 잃지 말자는 그 말씀. 정말 좋은 말씀 30초 남았는데요. 쇼미답의 마지막 질문은 항상 이거거든요. 내가 꿈꾸는 세상은 땡땡땡땡이다.
◆ 정재승> 장애가 불편이 되지 않도록 과학자들은 그들을 위해 노력하고 사회는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까를 함께 노력하는 세상. 그게 미래였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길게 땡땡땡을. 고맙습니다. 정재승 교수님.
◆ 정재승> 네,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1 (목) 정재승 "로봇팔 필요한 어린이를 찾습니다"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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