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5(화) [탐정] "빌라 7층에서 추락한 청년, 세 번째 탈출이었다"
2022.01.25
조회 60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 봅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얼마 전에 벌어진 그 사건이에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부동산 분양합숙소 추락사건입니다.

◇ 김현정> 20대 남성이 빌라 7층에서 떨어져서 길에 떨어진 채 발견이 됐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지난 9일인데요. 서울 강서구에 한 빌라7층에서 탈출하려다가 떨어진 21살 청년 A 씨. 당시 중태에 빠졌는데요. 이 빌라는 부동산 분양홍보업체 직원 합숙소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교육을 핑계로 감금과 폭행 등 가혹행위가 벌어졌습니다.

◇ 김현정> 저희가 지금 사진을 보여드릴 텐데 7층에서 떨어졌으니까 저는 빌라라고 해서 한 2, 3층인 줄 알았더니 7층에서 떨어진 거예요. 그러면 이거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굉장히 높아요. 20m 넘거든요. 사실 상당히 강한 가혹행위를 당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하려 했던 건데요.

◇ 김현정> 사연을 들어보니 그런 거였어요. 어떤 가혹행위를 당한 겁니까?

◆ 손수호> 테이프로 결박하고 주먹과 발로 때리고 또 목검으로도 때렸습니다. 또 합숙소에서 나중에 경찰이 애완견 전동 이발기를 발견했거든요. 그걸로 A씨 머리카락을 강제로 잘라서 삭발을 했어요. 그리고 외출하지 못하도록 한 거죠. 삭발을 통해서 그리고 한겨울에 외부 베란다에 세워놓고 호스로 찬물을 뿌리는 가혹행위도 이어졌습니다.

◇ 김현정> 21살 청년을?

◆ 손수호> 네.

◇ 김현정> 합숙소라면 그러면 몇 명이 있었던 거예요?

◆ 손수호> 이게 서울 화곡동에 있던 빌라촌에 있던 그 빌라인데요. 비교적 상대적으로 신축빌라입니다. 꼭대기층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복층 구조였는데 아래층에는 합숙소를 운영한 부부가 살고 있었고요. 위층에는 직원들 8명이 살았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여럿이 합숙했으면 이웃 주민들 눈에도 띄었겠네요?

◆ 손수호> 그렇죠. 왜냐하면 이 빌라의 주차장이 그렇게 넓지 않았는데요. 이 집에서 여러 대 차량을 보유하고 운영하다 보니까 주민들과 주차 관련된 마찰도 있었고요. 또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이웃들이 상당히 좀 꺼려하던 존재였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감금과 가혹행위에 대해서는 주민들이 몰랐던 거예요?

◆ 손수호> 그렇죠. 왜냐하면 이웃들도 이 사고 발생 후에 언론을 통해서 구체적인 상황을 알게 됐다고 해요. 입주 초기에는 웃거나 떠드는 소리가 들렸는데 최근에는 인기척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기가 있으니까 조용히 해 달라는 스티커가 문에 붙어있었고 또 문앞에 아기용품이 배달되기도 했기 때문에 여기를 분양합숙소라고 짐작하지 못 했다는 거죠.

◇ 김현정> 아기용품이 배달됐다는 얘기는, 이 합숙소 운영자가 부부라서 그런 거예요?

◆ 손수호> 현재 거기까지 확인은 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젊은 부부가 운영한 건 맞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남편이 28살 박 모씨고요. 아내가 22살 원 모씨인데요.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내세우고 이제 서울시내 오피스텔이나 빌라분양, 제주도 리조트 분양권 유치하는 일을 했어요.

◇ 김현정> 지금 화면에 부부가 운영하던 그 부동산 블로그를 저희가 보여드릴 텐데 이런 식으로 '까치산 전세문의, 중개비 없음' 평범한 블로그로 보이네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그렇긴 합니다마는 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일들을 벌인 거죠. 블로그 내용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고 해서 이 사건이 불법이 아닌 건 아니니까요. 저런 일들을 하다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 직원들을 고용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합숙소에 모인 직원들이 이 빌라에서 전화를 통해서 부동산 상품을 홍보했고요. 때로는 길거리에서 전단도 돌린 거죠. 그런데 여기에 모인 직원들이 대부분 20대 초반 남성이었고요. 심지어 16살 미성년자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16살 미성년자? 혹시 오갈 데 없는 처지여서, 가출청소년이어서 간 건 아니에요?

◆ 손수호> 그렇게 봐야죠. 왜냐하면 피해자인 21살 A 씨가 바로 그런 사례인데요. A씨가 합숙소에 들어와서 이 7층 빌라에서 떨어지게 된 과정을 좀 되짚어보면 안타까운 대목이 대단히 많습니다.

◇ 김현정> A씨의 경우를 가지고 우리가 한번 쭉 복기를 해 보겠습니다. 어쩌다가 합숙소에 처음 들어가게 됐어요?

◆ 손수호> 작년 9월에 박 씨의 아내 원 씨가 SNS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는데요. 가출한 사람에게 숙식 제공하고, 일자리도 주겠다. 다른 생각없이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겠다라는 글이었습니다.

◇ 김현정> A씨는 가출 상태였습니까?

◆ 손수호> 네. 3년 전이죠. 18살 때 가출을 했는데요. A씨가 이 글을 보고 연락을 해서 도움을 청했습니다.

◇ 김현정> 잠도 재워주고 밥도 주고 일자리까지 주겠다고 하니까 바로 합숙소에 들어간 거네요.

◆ 손수호> 그렇죠. 그런데 막상 여기에 들어가서 일을 해 보니까 분위기가 처음 예상했던 것과 다른 거죠. 사실 예전에 이 합숙소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온 그런 사람들이 더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단 집 밖으로 절대 나오지 못 하게 하고, 또 하루 목표 통화가 300에서 500통이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분양 전화.

◆ 손수호> 그렇죠.

◆ 손수호> 네, 그렇죠.

◇ 김현정> '관심 있으십니까? 어디 땅 좋은 거 있습니까?' 하는 전화를 300~500통 해야 돼요?

◆ 손수호> 네, 그리고 그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도 개인 카톡으로 운영자들에게 보고를 해야 되고 만약에 또 전화를 안 받으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그렇게 문자메시지 보낸 화면을 캡처해서 이렇게 보고를 해야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업무량이 어마어마한데 돈은 줬습니까? 보수는?

◆ 손수호> 기본급은 없었고요. 청약성사 되면 일부 인센티브를 줬다고 하는데 큰돈이 지급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오히려 이 전화 하면서 전화로 영업하는 건데 휴대전화 요금 밀리면 팀장이 일단 갚아주고 그 대신에 두 배로 갚겠다는 차용증을 받아가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 영업용 전화 쓴 건데 그 돈도 따로 안 줘요?

◆ 손수호> 그거야 사실 어찌보면 정하기 나름이기는 한데 통상적이지는 않은 거죠. 결국 A씨는 2주 만에 합숙소를 빠져나와서 탈출했습니다.

◇ 김현정> 합숙소를 빠져나왔는데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졌습니까?

◆ 손수호> 탈출 석 달 만인 이번 달 4일에 서울 면목동의 한 모텔 앞에서 붙잡혔어요.

◇ 김현정> 이번 탈출 말고요. 여러분, 7층에서 떨어진 거 말고, 한 번 발로 걸어서 탈출에 성공한 적이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붙잡힌 거예요.

◆ 손수호> 네 그리고 이때 이후 강제 삭발을 비롯한 가혹행위가 더 심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가혹행위, 21살 청년에게 가혹행위가 서울 한복판에서 이게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싶어요.

◆ 손수호> 그렇죠. 피해자 A씨는 그 후에도 계속해서 도망치려고 노력했고요. 붙잡힌 지 3일 째인 지난 7일에 2차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조직원들하고 함께 코로나19 백신 맞으러 병원에 갔거든요. 그때 일행이 졸던 사이에 탈출한 거예요. 하지만 이번에는 이틀도 안 된 1월 9일 새벽 2시에 수원역 대합실에서 다시 붙잡혔어요. 결국 합숙소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두 번째 탈출도 또 실패. 어떻게 그렇게 금방 찾았죠?

◆ 손수호> 그게 참 신기하죠. 게다가 근처도 아니고 수원역인데 그러다 보니까 혹시 휴대전화기에 위치추적 앱을 불법으로 설치한 거 아니냐 의심도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경찰 수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 붙잡힌 상황들을 보면 다 심야시간에 길거리에서 붙잡혔더라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의지할 곳 없는 상태에서 다시 또 끌려가고 끌려가고 그런 상황이었던 걸로 보여요.

◆ 손수호> 안타깝죠. 실제로 가출 이후에 몇 년 동안 떠돌아다녔거든요. A씨가. 그런데도 실종 신고 들어온 게 없다고 해요.

◇ 김현정> 가족이 안 찾았다는 거예요?

◆ 손수호> 가족이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실종 신고는 안 들어왔다. 가족이 찾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리고 두 번째로 잡혀온 게 1월 9일. 두 번째로 잡혀온 1월 9일 오전 10시에 다시 탈출을 시도하는데요. 알몸은 아니고 외투를 입지 못하고 또 신발을 신지 못한 상태로 외부 베란다 넘어서 지붕으로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탈출 시도 한 거죠. 하지만 힘에 부쳐서 그만 7층 아래 지상으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 김현정> 이런 식으로 지금 혈흔만 남아 있는 사진인데 뭐 거의 알몸 상태로 이 추운 날 바닥에 웅크리고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발견이 됐더라고요. 지금 A씨 상태는 어떻습니까?

◆ 손수호> 사실 7층이잖아요. 저기서 떨어졌는데 저 바닥에 떨어졌는데 사실 즉사하지 않은 게 기적 아닌가 싶어요, 정말. 당시 출혈이 심해서 한동안 중태였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상태가 호전돼서 지금은 그래도 일반 병실로 옮긴 상태예요. 하지만 이 범죄 피해자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가해자들 수사하고 처벌을 위해서는 이 피해자의 진술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반드시 필요하죠. 하지만 아직 당시 당했던 일들에 대한 트라우마로 구체적인 진술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수사는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 손수호> 피해자가 7명인데요. 이 남편 박 씨를 비롯한 주범 4명이 특수 중감금치상 등 혐의로 긴급체포된 다음에 구속이 됐습니다. 그리고 어제 다른 직원, 일당 2명도 구속됐습니다. 현재는 자칭 차장으로 행세한 아내 원 씨만 불구속생태입니다.

◇ 김현정> 아니, 원 씨도 주범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왜 불구속이죠?

◆ 손수호>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수사를 보완해라, 이렇게 경찰에 요구를 했고요. 그래서 현재 경찰의 보강수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이 변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 김현정> 그 피의자들은 뭐라고 얘기하고 있습니까? 뭐라고 변명을 해요?

◆ 손수호> 안 했다고 해요. '감금한 적도 없고 폭행한 적도 없다.' 그러면서 '오히려 우리가 A씨한테 빌려준 돈을 받아야 된다.'

◇ 김현정> 빌려줬다는 게 무슨 말입니까?

◆ 손수호> 사실 잘 이해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합숙기간이 얼마 되지도 않고요. 또 그 전에 어떤 친분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만나서 돈을 빌려준다? 이게 잘 이해가 안 되죠. 그래서 경찰이 이 부분을 조사하고 있어요. 혹시 숙식 제공을 빌미로 해서 돈을 결국은 받아내려고 한 거 아니냐. SNS에 글 올릴 때는 숙식제공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까 대가가 있었던 거 아니냐 또는 그 외에 다른 핑계를 만들어서 돈을 형식적으로 빌리고 빌려주게 이렇게 만든 거 아니냐, 이 부분을 조사 중인데요. 그리고 경찰 얘기 나왔으니까. 경찰이 특별히 이 사건 관련해서 기자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했습니다.

◇ 김현정> 기자들한테 경찰이 고맙다고요?

◆ 손수호> 네.

◇ 김현정> 무슨 말이에요?

◆ 손수호> 이 피의자들이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어요. 현재도. 그리고 여전히 비협조적입니다. 게다가 초기에는 피해자도 중태에 빠져서 진술을 할 수 없었거든요. 게다가 디지털 포렌식 지연되는 바람에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했어요. 그래서 경찰이 기자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며칠 동안 이 사건보도를 좀 자제해 달라. 왜냐하면 다 이게 보도가 되어 버리면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니까 우리가 좀 더 증가를 찾을 때까지 보도를 좀 유예해 달라라고 했는데 협조가 잘 이루어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고맙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피의자들을 순조롭게 잡지 않았나 싶은데, 저는 이 사건 처음 딱 보는 순간 뭐가 떠올랐냐면 한 10년 전이죠. 거마대학생 사건. 그거 굉장히 떠들썩했고 저도 인터뷰 많이 했는데 그 기억이 나더라고요.

◆ 손수호> 그렇죠. 당시에 수십 명들의 대학생들이 합숙하면서 다단계 영업을 했던 거죠. 거마대학생이 뭐냐? 서울 송파구에 있는 동네잖아요. 거여동, 마천동의 '거마' 대학생 사건인데 당시에도 숙식 보장하고 큰 수익 주겠다고 해서 유인했잖아요. 그런데 일단 합숙하고 나면 외출도 제한하고 영업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방식이 이번 사건과 대단히 비슷합니다. 결국 타지 생활하거나 갈 곳 없는 청년들을 거리에 내몰리면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거 아닌가 싶거든요.

게다가 이번 사건은 탈출, 불법체포와 감금. 이게 반복되면서 죽을 위기까지 몰렸던 한 청년 사이기 때문에 더더욱 쓸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경찰이 이런 말을 했어요. 이번 사건 관련해서. '만약 피해자가 죽었으면 영원히 밝혀지지 않았을 악랄한 범행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번 사건 가해자들의 죄상이 빠짐없이 드러나고, 그에 따른 법적 절차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그리고 지난주에 사기꾼 잡는 검사분 출연하셔서 했던 이야기 기억하시죠? '큰 수익 보장한다. 별로 노력 안 하고도 큰 수익' 이런 건 무조건 사기다. 의심해야 된다. 여기도 똑같이 적용이 되네요.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