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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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7(금) 재즈디바 나윤선 "절망 속에서도 꿈이 생겼다, 더 열심히 살자"
2022.01.07
조회 58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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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나윤선 (재즈보컬)



늦깎이 데뷔…음악은 취미로 하려했지만
재즈는 자유…무대 서면 날개 달린 기분
새 앨범, 코로나 시대 아니었음 못 나와
불안함, 의심 속에서 용기 낼 수 있었다


이번에는 복잡한 정치판을 좀 벗어나 보죠. 요즘 전 세계에 K컬처, 이런 게 유행인데 오늘 모신 이분은 정말로 세계적인 재즈뮤지션입니다. 유럽 재즈의 본고장인 프랑스와 독일에서 최고 앨범 판매량으로 골든디스크를 2회나 수상했습니다. 국가 정상들의 취임 축하공연의 단골 손님이기도 하세요. 세계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씨인데요. 이번에 직접 작곡부터 편곡, 음반, 표지,음반 표지촬영까지 아주 심혈을 기울여 만든 새앨범을 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나윤선 씨, 어서 오십시오.

◆ 나윤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렇게 귀한 분을.

◆ 나윤선>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니, 사실은 요즘 코로나 때문에 공연들이 줄줄이 취소가 돼서 어디서 이 귀한 목소리를 들을 기회도 없거든요. 그런데 가서도 답답하셨죠?

◆ 나윤선> 네, 사실은 이렇게 비자발적인 휴식이 그리 길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길어졌네요.

◇ 김현정> 정말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서 우리 시청자들, 청취자들 만나시는 거니까 저쪽 카메라 보이세요? 인사 한번 하시겠습니까?

◆ 나윤선> 여러분, 안녕하세요. 모두 건강하시죠?

◇ 김현정> 여러분, 그간에 쌓아둔 답답함을 긴 시간은 아니지만 여기서 한번 풀어보시라 하는 의미로 우선 첫 곡을 청해 듣고, 듣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어떤 곡 준비하셨을까요.

◆ 나윤선> 사실 제가 이 노래는 많은 분들도 알고 계시겠지만 예전에 이 노래를 부를 때는 이 가사에 공감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정말 이게 맞는지 약간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니까 들려드리겠습니다. What A Wonderful World.

◇ 김현정> 진짜로 원더풀한 월드가 맞는 것인지 우리 생각하면서 나윤선 씨의 곡, 직접 연주를 하면서 들려주실 겁니다. 청해 듣도록 하죠. 지금 자리를 살짝 옮기셨어요. 작은 피아노 앞으로 가셨습니다.

◆ 나윤선> (노래)

◇ 김현정> 너무 좋네요. 이 노래를 듣는데 제가 눈가가 촉촉해진 이유는 우리가 평상시에 듣던 그 What A Wonderful World가 아니에요. 해변가에서 맥주 한 잔 놓고 듣던 그 노래가 아니고 분명히 아름다운 지구인데 코로나로 신음하고 있고 아이들은 마스크 한 번 못 쓰고 있고 뛰어놀지도 못하고 결혼식장은 텅 비어 있고 이 장면들이 스쳐가니까 눈물이 나는 거예요. 그거 맞죠?

◆ 나윤선> 네. 원더풀 해야 되는데.

◇ 김현정> 원더풀 해야 되는데. 그러니까 지금 토이 피아노를 연주하셨는데 지금 약간 어떤 분들이 조율 안 된 것 같아요. 반주가 음하고 달라요. 이거 다 의도하신 거.

◆ 나윤선> 이 악기가 사실은 벼룩시장에서 산 거거든요. 원래 이 토이 피아노는 조율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이 악기는 이제는 더 이상 만들지 않고요.

◇ 김현정> 그래요?

◆ 나윤선> 그래서 이 악기가 벼룩시장에 나오면 그냥 바로 바로 없어지거든요. 사람들이 옛날에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서 약간 옛날 흑백영화.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 나윤선> 느낌이 나는 그런 악기입니다.

◇ 김현정> 그리고 약간 이 멜로디와 살짝 다르게 가는 느낌이 원더풀하지 않고 너무나 우리가 힘들어 하는, 신음 하는 이 지구의 지금 모습과도 연결이 되면서 작품 하나를 정말 오롯이 받아든 느낌. 너무 좋았습니다.

◆ 나윤선> 감사합니다.

◇ 김현정> 나윤선 씨가 지금 무대에 서신 지 얼마 되셨죠?

◆ 나윤선> 제가 95년도에 처음 유학을 가서요. 그때부터 노래를 시작했으니까 이제 곧. 세고 싶지 않네요.

◇ 김현정> 곧. 몇 년 후면 30년. 아니, 그런데 제가 놀라운 건 생방송 진행하기 때문에 중간에 리허설 못 해요. 리허설을 할 수가 없어서 그냥 방송 오면 그냥 부르셔야 되는데 나윤선 씨가 아, 제가 리허설을 하고 싶으니까 그럼 새벽에 오겠습니다 해서 몇 시에 일어나셨어요? 오늘?

◆ 나윤선> 안 잤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이 스튜디오가 비는 새벽 시간에 오셔서 이걸 다 리허설을 하면서 모니터 체크하고. 제가 이게 프로구나.

◆ 나윤선> 아니, 악기의 특성상 사실은 소리를 좀 내봐야 되는 것도 있고요.

◇ 김현정> 정말 프로구나. 이래서 세계적인 뮤지션이 되는 거구나. 저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다시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데 저는 타고난 재즈 뮤지션인 줄 알았어요. 워낙 세계적인 분이라. 그런데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는 게 맞아요?

◆ 나윤선> 네, 대학교 졸업하고 의류회사에 취직을 했어요.

◇ 김현정> 의류회사에? 음악하고 아무 상관 없네요.

◆ 나윤선> 네, 저는 이제 부모님이 음악을 하셨는데 어렸을 때부터 정말 힘들게 열심히 하시는 것 보고, 아, 음악은 직업으로 택하면 안 되겠구나. 그냥 취미로 해야지라고 생각을 해서요.

◇ 김현정> 성악을 하신 건가요? 클래식을.

◆ 나윤선> 아빠께서는 합창 지휘를 하셨고요. 엄마께서는 뮤지컬 하셨어요.

◇ 김현정> 그러시구나. 음악은 돈벌이는 아니야. 이렇게 생각.

◆ 나윤선> 그렇죠. 어떻게 아셨어요?

◇ 김현정> 그래서 의류회사에 갔다가 어떻게 그러면 재즈의 길로.

◆ 나윤선> 제가 회사에 상사분들 뵙고 아, 저분들 정말 저렇게 뛰어난데 나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저분들처럼 안 되겠구나 생각해서 이제 그만 두고요. 백수로 지내다가 음악하는 친구를 우연히 만났어요. 그래서 그 친구가 저한테 너는 대학교 때도 보면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노래를 해라. 그래서 지하철 1호선 오디션을 보게 도와주고 그래서 제가 고민을 하고 난 다음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노래인가 보다. 그래서.

◇ 김현정> 늦깎이로 데뷔를 하신 거예요.

◆ 나윤선> 네, 굉장히 늦게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그 친구한테 저희가 감사해야겠네요. 그 친구가 너는 노래해야 돼라고 하지 않으셨으면 지금 뭐 하고 계셨을까요?

◆ 나윤선> 더 잘 살고 있지 않을까.

◇ 김현정> 더 풍족하게. 정말 훌륭한 분입니다. 사실은 재즈가 좀 어렵다라는 선입견 같은 게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재즈만의 매력이 있어요. 나윤선 씨가 느끼는 매력은 뭘까요?

◆ 나윤선> 제가 느끼는 가장 큰 재즈의 매력은 자유입니다. 무대 위에서 정말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함께하는 뮤지션들과 물론 합을 맞춰야 하니까 그 안에서 모두 저에게 100% 자유를 주거든요. 내 무대에 있을 때는 정말 날개가 달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저도 사실은 그 얘기를 하려고 했어요. 자유인 것 같아요. 재즈는 자유로움. 그래서 그 재즈창법 중에 하나가 스캣이라는 게 있죠. 가사 대신에 여러분, 따다따따 뚜뚜비, 이러는 거 저는 못 하겠는데. 이거를 또 나윤선 씨가 기막히게 잘 하시잖아요. 조금만 맛보기로 그게 가능한가요? 어떤 겁니다라고 보여드리는 정도.

◆ 나윤선> 사실은 누구나 하실 수가 있어요. 그 의미 없는 음절에 선율을 붙인 건데요. 예를 들면 (스캣 시범)

◇ 김현정> 저 한번 해 볼게요. 뚱다리둥 뚱다리두다둥... 죄송합니다, 여러분. (웃음)

◆ 나윤선> 잘하십니다. (웃음)

◇ 김현정> 얼굴이 빨개지네요. 이런 나윤선 씨가 새 앨범을 내셨습니다. 새 앨범을 내셨어요. 이름이 웨이킹 월드(Waking world). 11집 앨범. 보니까 이게 혼자서 굉장히 많은 일들을 하셨더라고요. 표지까지 다 작업을. 음악뿐만 아니라. 자랑 한번 해 주세요.

◆ 나윤선> 사실 이번 앨범은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었거든요.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싱까지 또 사진까지 찍었는데 제가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아마 만들지 못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그동안 너무 용기가 없었고. 제가 작곡가로서의 자질이 있는지 물론 계속 작업을 하긴 했지만 이번에 굉장히 좌절을 많이 하고 두렵고 불안한 가운데에서 용기가 나더라고요.

◇ 김현정> 오히려.

◆ 나윤선> 오히려.

◇ 김현정> 벼랑 끝까지 갔을 때 사람이 용기가 날 수 있어요.

◆ 나윤선> 그래서 지금 해야겠다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만든 음반입니다.

◇ 김현정> 작사, 작곡, 편곡, 앨범 표지작업까지 완벽하게 해낸 정말 귀한 앨범인데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으셨어요?

◆ 나윤선> 제가 해외 공연도 없어지고 그다음에 물론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감사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 시기를 제가 다른 분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치유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이번 제 음반으로 여러분께서 잠깐의 휴식을 느끼실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에게 휴식이 되는, 쉼이 되는 음반이었으면 좋겠다, 그 말씀이신데요. 제가 더 말씀은 토크를 이어가는 것보다 노래를 한 곡 더 듣고싶어요. 지금 한 시간이 1분이 조금 넘게 남았는데 신곡을 듣다가, 다 못 들을 거거든요, 시간이. 그러면 우리 댓꿀쇼로 넘어가겠습니다. 거기서 한 번 더, 신곡을 완곡으로. 잠깐 들을 수 있어요? 잠깐도 안 돼요? 잠깐이 안 되는 시간이라고 하니까 그러면 나윤선의 꿈, 이걸 대신 우리가 본방송에서 듣죠.

◆ 나윤선> 저는 그동안 꿈이 없었거든요. 그냥 제가 꿈을 이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 이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꿈이 생겼어요. 더 열심히 살자. 뭐든 열심히 하자.

◇ 김현정> 더 열심히요? 이거보다 더요? (웃음) 나윤선 씨의 앞날을 응원하고요. 앞으로도 좋은 재즈음악 많이 많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 나윤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여러분 본방송 여기서 인사 나누고 우리 댓꿀쇼로 더 이어가죠. 고맙습니다.

◆ 나윤선>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