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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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07(화) "폐교 위기 땅끝마을 학교, 결국 살았다"
2021.12.07
조회 60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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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평호 (전남 해남군 북일면 주민자치회장)



100년 전통 학교, 인구감소로 폐교 위기
주택·일자리 제공으로 입학경쟁률 5:1
결국 폐교위기 극복, 거액 기부도 들어와



100년 된 작은 학교를 살립시다. 해남 땅끝마을에는 개교한 지 100년이 된 초등학교가 하나, 중학교가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서 폐교 위기에 처한 거예요. 만약 폐교가 된 그 지역의 학생들은 멀리까지 학교까지 다녀야 하고 그나마 있던 젊은 사람들도 떠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땅끝마을 북일면의 주민들이 학생 모심 운동을 펼쳤습니다. 학생들을 모셔오기 위해서 집을 제공하고 해외연수까지 내걸었다는데요. 문의전화만 무려 200여 통이 왔답니다. 어제 폐교냐 아니냐 최종 결정이 있었다는데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 해남 북일면으로 가보겠습니다. 북일면 주민자치회 신평호 회장. 지금 연결이 돼 있어요. 회장님 안녕하세요.

◆ 신평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결론부터. 북일초등학교와 두륜중학교, 내년에 폐교가 되는 겁니까? 살아나는 겁니까?

◆ 신평호> 살아납니다. 확실하게.

◇ 김현정> 정말 다행이네요.

◆ 신평호> 네, 정말 이렇게 언론에서 관심들을 많이 가져주신 덕분입니다.

◇ 김현정> 문의전화 200여 통 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경쟁률이 얼마였던 거예요?

◆ 신평호> 5:1 살짝 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5:1이요?

◆ 신평호>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제공하는 혜택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오시는 분을 다 받을 수는 없었고 할 수 없이 뽑아서 받으신 건데. 어떤 기준으로 뽑으셨어요?

전남 해남 북일초등학교-북일면 주민자치회 제공
전남 해남 북일초등학교-북일면 주민자치회 제공

◆ 신평호> 저희가 사전에 미리 신청할 당시에 선정 기준을 공개를 했는데요. 주요 기준은 정말로 여기에 이사를 와서 북일면의 주민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진정성.

◇ 김현정> 진정성.

◆ 신평호> 그다음에 두 번째로 다자녀.

◇ 김현정> 자녀가 많을수록 좋군요.

◆ 신평호> 네. 그다음에 저희가 필요로 하는 학년이 있습니다. 그 학년에 해당되는가. 그다음에 네 번째로 이 지역에 와서 우리하고 어울려서 공동체 활동을 할 것인가. 그런 걸 주요 관점으로 봤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종합 판단을 해서 뽑힌 20가구. 어떤 분들이 되셨어요?

◆ 신평호> 다자녀를 두신 분도 있고. 이 지역에 와서 재능기부를 하시겠다는 분도 있고. 이 지역에 자기가 와서 그냥 창업을 하겠다는 분도 있고 다양합니다.

◇ 김현정> 지금 들으시는 분들이 도대체 어떤 혜택을 제공한다고 하시기에 이렇게 인기가 폭발이었을까 궁금해하실 텐데 뭐뭐 내거셨어요?

◆ 신평호> 저희도 참 놀랐는데요. 살 집과 일자리를 동시에 해결해 주는 방식이 좀 호소력이 있었던 것 같고요.

◇ 김현정> 집도 주고, 일자리까지요?

◆ 신평호> 네.

◇ 김현정> 학부모 일자리?

◆ 신평호> 네. 일자리는 완전 100% 보장을 했거든요. 충분히 해결이 됐고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일자리가 가능합니까? 거기가 사실은 지역 주민 수가 적은 곳으로 알고 있는데.

◆ 신평호> 맞습니다, 2000명도 안 되는데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사람이 없으니까 일자리도 없을 것이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일자리는 되게 많은데 사람이 없는 동네죠.

◇ 김현정> 그런 직업은 필요한데 그 직업을 수행해 낼 사람이 없는 동네였다.

◆ 신평호>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심지어는 일자리를 찾고자 여기 지역 신문에 광고를 냈는데요. 여기저기서 전화가 온 거예요. 이런 사람이 있으면 보내주라. 우리는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까 해당되는 학부모들 보다 훨씬 더 많은 일자리가 들어와 있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지금 어떤 일자리들 있어요?

◆ 신평호> 예를 들면 중국어 하시는 분 혹시 없으십니까. 또 간호조무사 혹시 없습니까. 사회복지사 혹시 없습니까. 심지어는 신문사의 기자로 좀 쓰고 싶은데 없습니까, 뭐 지게차 운전 하시는 분 없습니까 다양합니다.

◇ 김현정> 이해가 가네요. 2000명 사는 동네여도 꼭 필요한 것들은 다 있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일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

◆ 신평호> 네, 심지어는 조그마한 식당에서도 이런 일이 있다 하는데 정말 착실한 젊은이 있으면 보내주세요. 그런 식당들도 있고요. 지역 내 식용유 회사 같은 경우에도 지게차 운전 말고 또 전기 보시는 분도 필요한데 보내줄 수 있느냐 다양합니다.

◇ 김현정> 이게 진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진짜 윈윈이네요. 이게.

◆ 신평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주택 제공. 주택은 그쪽에 있는 빈 집들을 리모델링하신다면서요?

◆ 신평호> 그렇습니다. 집도 완전히 폐가 수준의 집은 저희가 선정을 하지 않았고요. 어느 정도 고치면 살 수 있는 집을 선정을 해서 리모델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주택 제공, 일자리 제공, 전교생 해외연수.

◆ 신평호> 네.

◇ 김현정> 이거는 돈이 꽤 많이 들지 않아요?

◆ 신평호> 그런데 저희가 묘책을 짜낸 게 (선정된 분들이) 무료로 집에 들어가지만 매월 10만 원씩 받기로 했습니다. 10만 원을 받아서 그거를 집 주인에게 주는 게 아니라 집은 우리가 무료로 고쳐주니까 그 10만 원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자 해서 다 또 저희가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한 가구당 10만 원씩 내서 한 달이면 150만 원이 적립이 되고 그러면 충분히 (해외 연수비가) 해결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거기에다가 전교생 장학금, 공부방 꾸미기 비용 지원, 무료 돌봄, 생태교육 이런 것들이 있어요.

◆ 신평호> 네, 장학금은 처음에는 농협하고 이야기를 했거든요, 이 지역의. 농협조합장님이 처음에는 알았습니다 했는데 이분이 최근에 고민이 많아지신 것 같아요.

◇ 김현정> 왜요?

◆ 신평호> 그분 판단에는 평소에 한 3~4명 많으면 4~5명 해서 500만 원, 흔쾌히 이야기하셨다가 소식 듣고 놀라 자빠지신 거죠. 5000만 원 막 이렇게 될 것 같으니까. 그래서 걱정하지 마시라, 우리가 해결해 줄 테니까 최대한 협조해 주시라고 했습니다.

◇ 김현정> 아마 이 소식 들으면 서울에 있는 대기업에서도 지원해 주실지 모르겠는데요.

◆ 신평호> 그러면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지금도 통보하는 과정에서 떨어지신 분들이라고 생각되신 분들이 울고불고.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걸 끊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왜 떨어졌냐고 울고불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 신평호> 네, 그러면서 어떻게 좀 안 되냐. 우리 꼭 이사 오고 싶은데 막 조그마한 무슨 막사라도 주시라, 그러면 우리가 가겠다, 이런 분들이 계시는데 어떻게 사람이 아이를 데리고 막사를 드립니까? 그렇게 할 수가 없죠.

◇ 김현정> 그렇죠, 사실은 이런 시골 마을에 젊은이들이 떠나가고 있고 사람 자체가 떠나가고 있는 현실. 그래서 학교 문도 닫고, 기본적인 생활들이 유지가 안 되는 이런 상황이 굉장히 안타깝거든요. 이른바 지방소멸 이런 표현까지 쓰던데 이런 상황 속에서 정말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시보다 시골이 좋아요 하시는 분들에게 일자리 제공하면서 그분들도 좋고 마을도 좋고. 이게 정말로 어딘가에서 지원만 있다면 얼마든지 더 받아낼 수 있겠는데요.

◆ 신평호>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다른 데서 세부적으로 잘만 다듬어서 시행을 해 주신다면 지방 살릴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 하나의 예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왜 이럴까를 한번 자기 지역에서도 한번 연구를 해보시면 큰 도움이 되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 마을에 원래는 몇 명 살고 계시는 거예요?

◆ 신평호> 이게 저희 마을이 해남군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면이고요. 인구가 해남군에서도 최초로 2000명이 무너져서 현재는 1950명도 안 돼요.

◇ 김현정> 그래요?

◆ 신평호> 가장 적은 인구의 면.

◇ 김현정> 제가 비교를 해보니까 저희 방송국이 있는 서울 양천구 면적의 3배가 되더라고요. 북일면이.

◆ 신평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면적은 양천구의 3배인데 인구를 비교해 보니까 북일면은 2000명, 서울 양천구는 45만 명. 이 정도 인구 밀도입니다. 그럼 초등학생은 몇 명 있었어요?

◆ 신평호> 현재 초등학교 학생 수는 공식적으로는 22명인데요. 그중에 할머니 학생이 4명입니다. 그리고 아동 수가 18명. 그래서 실질적인 아동 학생 수는 18명이라고 보면 됩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전체 학생이 20명이 안 되면 폐교거든요.

◆ 신평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18명밖에 안 되니까 할머니들이 입학하신 거예요?

◆ 신평호> 네, 3년 전에 교장선생님이 꾀를 내셔서 폐교를 막으려고 할머니 학생들을 모집을 해서 그분들이 현재 3학년에 재학 중이십니다.

◇ 김현정> 만학도의 할머니들이.

◆ 신평호> 끝까지 당신이 한글을 깨우쳐서 자기 자식에게 편지를 쓰겠다는 소망을 가진 분도 계십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할머님들 계시니까 어쨌든 폐교는 아니었잖아요.

◆ 신평호> 그런데 이제 교육청 당국에서는 학생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동인데.

◇ 김현정> 아이들이 이사를 오기는 와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 신평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제 발표가 나고 폐교하지 않는 것으로 완전 결정이 나고 이런 상황에서 분위기는 어때요?

◆ 신평호> 지금도 제가 어디를 다녀왔는데요. 갑자기 전혀 모르시는 분인데 저희 마을에 사신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분이 거액을 기부하시기도는 분도 계십니다.

◇ 김현정> 기부하시겠다고요?

◆ 신평호> 네, 자기도 어렵게 사업을 성공했는데 이게 너무 좋은 거다. 앞으로 계속 좀 정말 확실하게 살 수 있도록 기여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 자기가 가진 것은 이거밖에 없는데 잘 쓰시라 이런 분도 계십니다.

◇ 김현정> 축제 분위기네요, 지금 마을이.

◆ 신평호> 네, 정말 다들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해남 북일면 아무쪼록 학교가 문 닫지 않고 지속이 될 수 있어서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 신평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좋은 물, 좋은 산, 좋은 사람들 유지하시면서 잘 사시기 바랍니다.

◆ 신평호> 네, 이렇게 말씀 나누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신평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폐교 위기에서 학생 모심 운동을 펼친 곳이에요. 결국은 성공을 하셨네요. 해남군 북일면 주민자치회 신평호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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