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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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02(화) [탐정 손수호] “9살부터.. 딸 343회 성폭행, 왜 12년간 묻혔나”
202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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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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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 봅니다.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참 끔찍한 사건 가지고 오셨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게 너무 참담해요. 12년 동안 벌어진 의붓딸에 대한 성폭력 사건입니다.

◇ 김현정> 제목만 들어도 숨이 탁 막혀요.

◆ 손수호> 지난주에 1심 판결이 선고됐는데요. 판결 내용을 보면 과연 인간이 실제로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입니다. 9살 때 성폭력이 이어져서 무려 12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판결문에 따르면 무려 344회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이 저질러진 건데요. 피해자인 딸이 성인이 된 후에도 올해 여름까지 유린당했습니다. 그러다가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 신고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너무 끔찍하고 너무 불쌍하고 그렇습니다.

◆ 손수호> 도대체 이 사건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나요. 또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참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구체적인 범죄 행위 적혀 있는 어떤 내용들을 방송에서 다 소개하기가 힘들어요.

◇ 김현정> 우리가 너무 끔찍하고 불편하다고 외면하면 이게 현실인데 외면하면 그다음에 대안을 세울 수 없는 거니까 좀 어려워도 힘들어도 이 사건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사실은 이런 끔찍한 사건들이 여러 번 보도가 되기는 했었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오늘 이 사건 살펴보기에 앞서서 역시 지난주에 판결 선고된 이 사건부터 간단히 살펴보죠.

◇ 김현정> 어떤 건가요?

◆ 손수호> 이 사건은 의붓딸이 아니라 친딸입니다. 친딸을 강제 추행한 사건인데요. 친부가 2016년에 침대에 누워 있던 역시 9살 딸의 팬티 속에 손을 넣어서 강제로 만지고 작년에도 그랬거든요. 상담 교사를 통해서 드러나서 재판에 넘겨졌어요.

◇ 김현정> 9살이요? 친부가 그러면 혐의를 인정합니까?

◆ 손수호> 아니요. 술에 취했다 그래서 내가 딸인 줄 모르고 내가 아내인 줄 알고 한 거다.

◇ 김현정> 재판부는 어떻게 봤어요?

◆ 손수호> 사실 그 당시에 아내의 진술 등 여러 가지 토대로 해서 당시 옆에 누워 있던 사람이 아내가 아니라 딸이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고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 김현정> 아빠가 그런 짓을. 형량은 얼마나 나왔습니까?

◆ 손수호> 재판부는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을 하면서도 피해자인 딸과 또 아내와 피고인이 합의를 했고 더군다나 딸이 아빠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서면을 제출했다는 걸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징역 2년 6개월형을 선고하면서 집행을 3년 동안 유예했습니다.

◇ 김현정> 집행유예 3년이면 감옥 안 간다는 얘기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하지만 1심이니까 검사가 항소해서 항소심에서 형량이 무거워질 수도 있는 상황이긴 하죠.

◇ 김현정> 저는 합의라는 걸 존중합니다만 합의가 진정한 용서인지 진정한 또 반성일지 의문은 드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생각보다 많아요. 2013년에는 새벽 5시에 자고 있던 12살 친딸 옆에 누워서, 끔찍합니다만 입안에 혀를 넣고 딸 손을 자기 속옷 안으로 넣어서 성기를 만지게 한 친아빠가 있었습니다. 딸에게 이야기들은 엄마가 남편을 고소하고 이혼소송 제기했거든요. 그런데 남편은 이렇게 증언했어요. 이거는 이혼소송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 아내가 딸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거다. 그러면서 아내가 평소에 소설 쓰기 좋아하고 실제로 이거 만들어낸 이야기다, 라면서 습작소설까지 증거로 제출했거든요. 하지만 결국 인정되지 않았고 징역 2년 6개월형이 선고됐죠.

◇ 김현정> 전혀 반성하지 않은 거네요.

◆ 손수호> 네, 2015년에도 있어요. 40대 친부가 역시 9살 친딸과 누워서 TV 보다가 속옷 속으로 손 집어넣어서 만지고요. 또 자기 성기 만지게 해서 1심에서 징역 5년 받은 사건이 있고요.

◇ 김현정> 뭐가 이렇게 많아요?

◆ 손수호> 굉장히 많아요. 또 올해 7월입니다. 올해 7월에 역시 또 9살 때부터 2년 동안 친딸을 강제로 추행한 40대 친부에게 1심이 징역 7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자기 무릎 위에 앉아서 영화 보던 딸을 만지기 시작해서 2년 동안 계속 수위를 높여가면서 수십 차례 강제추행한 사건입니다.

◇ 김현정> 여러분 이게 지금 재판까지 간 것들만 소개해도 이 정도라는 얘기는 현실에 드러나지 않는 신고까지 가지 않는 재판까지 가지 않는 사건은 얼마나 많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세상이 좀 무서워요.

◆ 손수호> 비슷한 사건이 굉장히 많고요. 심지어 얼마 전에 저희가 20개월 딸 강간하고 살해해서 아이스박스에 유기한 사건도 전해 드렸고, 또 지난달에 징역 30년형 나온 사건이 있는데요. 이혼 후에 홀로 기르던 친딸을 200회 강간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40대 친부에게 징역 30년형이 선고했는데 이 사건 피해자는 임신하고 낙태까지 했었죠. 굉장히 많은데요. 한번 객관적인 수치를 보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요. 경찰청 자료를 보면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과 강제추행 발생 건수가 지난 4년 동안,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최신자료를 보면 총 3,065건입니다. 1년에 800건 조금 안 되는 수치거든요. 그리고 범죄의 성격상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보여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드러난 것만 이 정도라는 얘기니까.

◆ 손수호> 친부, 의부 나눌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 김현정> 데이터로 현실을 파악해 봤고 이번 사건으로 들어가보죠.

◆ 손수호> 이 사건에서 의붓아버지인 피고인은 67년생인데요. 2002년 당시에 2남 1녀를 기르던 피해자의 친모와 동거하게 되면서 아이들도 함께 돌보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때 피해자인 딸이 몇 살이었어요?

◆ 손수호> 2남 1녀 중에 한 명 피해자인 의붓딸이 당시에는 3살이었고요. 그 후에 이들 부부가 4명의 자녀를 더 출산해요. 그래서 총 7명의 자녀를 기르던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요즘은 보기 드물게 많은 자녀를 키운 거네요.

◆ 손수호> 그런데 이 피고인이 평소에 가족들에게 엄청난 폭력을 행사했고요. 특히 피해자인 의붓딸에게 더 심했다고 해요.

◇ 김현정> 폭력으로 가족들을 제압한 상태, 이렇게 보면 돼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의붓딸이 자신의 이러한 행동들을 거부하면 ‘야, 너 그러면 여동생도 강간하겠다’ 이렇게 협박을 하고요. 유사한 사건들에서 계속 나오는 패턴이죠. ‘가족들을 다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합니다. 결국 거부할 수 없는 관계를 만들어놓은 거죠.

◇ 김현정> 이게 언제부터 시작된 범행입니까?

◆ 손수호> 2008년 여름으로 거슬러 갑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때는 피해자 몇 살이었어요?

◆ 손수호> 9살입니다. 당시에 이 피해자 9살 의붓딸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 옆으로 다가갔어요. 그때 당시에 깬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으면서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 이렇게 말하면서 하의를 벗기고 손가락을 성기에 집어넣었습니다.

◇ 김현정> 너무 끔찍해서 이걸 어떻게 소개를 해야 될지.

◆ 손수호> 끔찍한 얘기가 계속 한동안 이어져요. 이후에도 입술로 성기를 빠는 등 이런 유사 성행위를 하다가 12살 때 역시 자고 있던 딸을 깨워서 ‘너도 다 컸으니까 알아야 한다’ 이런 말을 하면서 하의를 벗기고 강간했습니다.

◇ 김현정> 그후로도 너무 많습니다만 저희가 다 소개하지는 않겠습니다.

◆ 손수호> 사실 오늘 자극적인 얘기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 아니잖아요. 끔찍한 일이 우리 주변에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현실을 알아야 경각심을 갖고 대응할 수 있니까요.

◇ 김현정> 언제까지 이 범행은 이어졌어요?

◆ 손수호> 정말 슬픈 일인데 9살에 시작된 범행이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됐습니다. 심지어 올해 여름까지도 강간이 계속 됐어요. 이 판결문을 보면 그동안 벌어진 것으로 인정된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범행을 합하면 미수 1건까지 포함하면 344회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있을 거 아니에요.

◆ 손수호> 또 증거가 확실한 것만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되니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지 않았을까 생각이 돼요.

◇ 김현정> 저는 손이 덜덜 떨릴 정도의 분노가 느껴지네요.

◆ 손수호> 그런데 그 분노를 더 가중시키는 이야기가 있죠. 이 피해자 14살에 임신을 했어요. 낙태를 했고요. 그 후에 한 차례 더 임신했다가 낙태합니다.

◇ 김현정> 의붓아버지의 아이를 두 번 임신하고 두 번 낙태한 거예요?

◆ 손수호> 그런데 피고인이 오히려 피해자에게 이런 말을 해요. ‘너는 내 아이를 임신했으니까. 이제는 내 아내다. 내 아내처럼 행동해라. 내 말 거역하면 안 된다. 다른 남자 만나면 죽여버리겠다.’ 이런 협박을 하면서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 김현정> 오히려 그걸 미끼로 해서 더 범행을 저지르는. 저항은 한 번도 못한 겁니까?

◆ 손수호> 그렇지는 않습니다. 거부를 했는데요. 하지만 거부하면 ‘다른 남자 생긴 거 아니냐’ 윽박지르고 때려서 항거 불능케 한 뒤에 강간을 했는데요. 보복이 두려워서 어디에도 도움을 청하지 못한 상태였어요. 고통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의붓아버지가 딸이 다른 남자 만나지 못하게 한다면서 딸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을 설치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동경로를 실제로 감시한 거예요.

◇ 김현정> 세상에.

◆ 손수호> 판결문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피고인은 피해자로 하여금 숨 쉴 공간조차 주지 아니 하였으며 피해자의 정신과 영혼을 파괴하고 삶을 짓밟았다.

◇ 김현정> 그런데 여기서 질문. 12년간 이런 일이 저질러졌는데 주변에서는 몰랐던 겁니까? 눈을 감은 겁니까?

◆ 손수호> 적어도 가족들은 알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친모. 이 사실을 알면서도 방관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그러다 보니까 판사가 판결문을 통해 이런 지적을 했어요. ‘피해자는 부모로부터 보살핌과 사랑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보살핌은커녕 의붓아버지인 피고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신체여서 생식기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기 위해도 했다. 하지만 피해자의 친모는 아무런 보호처가 되지 못하고 이를 방관했다.’

◇ 김현정> 왜 엄마가 가만히 있었던 거예요?

◆ 손수호> 물론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는 친모라 하더라도 사실상 거의 동일한 억압 상태였을 수 있어요. 따라서 친모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타당하냐. 이건 좀 생각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긴 한 거죠, 당연히. 그러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된 면사무소 사회복지사가 있었습니다. 이 피해자를 보호하려고 집에 보내지 않고 데려갔어요. 그랬더니 의붓아버지가 면사무소 찾아가서 현관문 유리창 부수고 입간판 파손하고, 사회복지사에게 도저히 방송에서 할 수 없는 욕설, 문자메시지와 음성메시지로 퍼부었습니다.

◇ 김현정> 도와주려고 한 사람이 있기는 있었네요.

◆ 손수호> 그래서 올 여름에 이렇게 신고가 된 거거든요.

◇ 김현정> 그래서.

◆ 손수호> 그런데 이 욕설을 보니까 지금까지 제가 본 성적인 욕설 중에 가장 심한 것 같아요.

◇ 김현정> 소개는 하지 마세요.

◆ 손수호> 소개 못 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만 얘기하셔도 알 것 같아요. 결국 유죄판결 받은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형량이 징역 25년형입니다. 이 의붓아버지가 성범죄 전과는 없었어요.하지만 피해자에게 평생토록 정신적, 육체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가한 점이 고려됐습니다. 그리고 이 피해자도 의붓아버지를 엄벌에 처해 달라는 입장이에요. 하지만 판결문에도 나와 있듯이 법원이 걱정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보복 당할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어요.

◇ 김현정> 보복이요?

◆ 손수호> 이 피고인이 의붓아버지가 출소한 다음에 보복할 것 같다. 이런 두려움에 현재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1992년이었던가요. 김보은-김진관 사건. 이거 떠올라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김부남 사건과 함께 성폭력 특별법 제정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요. 또한 가정 내 성범죄에 대해서 우리 사회에 관심과 반성을 불러온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죠. 이 관계자들이 이미 개명했고, 또 사회적으로도 사건 이름이 알려져 있고 또 여러 가지 의미가 있기 때문에 당시 이름으로 사건을 호칭하는 게 잘못된 게 아닌 것 같아서 오늘 이렇게 했는데요.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9살 때부터 의붓아버지에게 강제 추행 당하기 시작해서 12살 때 처음 강간당하고 21살까지 이어졌습니다. 대단히 비슷한 거죠. 그러다가 대학 진학 후에 남자친구와 함께 의붓아버지를 살해하고 유죄판결을 받았잖아요.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아서 김보은 씨는 당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확정 후에 사면복권됐고요. 김진관 씨는 징역 5년 확정됐지만 복역 중에 절반으로 감형돼서 만기출소한 사건입니다.

◇ 김현정> 그때 그 사건이 아직도 생생한데. 지금까지도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거,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지점입니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성폭력특별법이 만들어지고 또한 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강제추행죄를 만들어서 엄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마는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어요. 우리 사회를 제대로 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수고하셨습니다.

◆ 손수호>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