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3(화) 럭비 사상 첫 득점 "무관중 경기, 우린 익숙했다"
2021.08.03
조회 65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연식 (올림픽 럭비 국가대표)



100년 만에 첫 골 기록, 5전 5패에 29점 득점
낮엔 일하고 밤에는 훈련…간절한 선수 생활
비인기 종목의 설움, '원팀' 정신으로 극복해


5전 5패, 실점 210점, 득점 29점. 총 12개 팀 중 12위. 글쎄요. 이번 올림픽에서 이런 성적표를 얻었다면 '에이, 별로네.' 하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기립박수를 받은 팀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국가대표 럭비팀입니다. 실업팀은 전국에 단 3개 있고요. 국가대표인데도 일을 하면서 운동을 해야 하는 선수도 많았습니다. 이렇다 보니 100년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고 100년 만에 첫 득점이 나온 겁니다. 그야말로 1등보다 값진 꼴등. 100점보다 아름다운 29점. 그중에서도 첫 번째 골을 터트린 그 선수를 한 번 연결해 보죠. 럭비 국가대표님 정연식 선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연식 선수 안녕하세요.

◆ 정연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합니다.

◆ 정연식> 감사합니다.

◇ 김현정> 축하인사 많이 받으셨죠?

◆ 정연식> 네,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 김현정> 그것도 100년 만에 첫 번째 골을 넣은 선수잖아요.

◆ 정연식> 네.

◇ 김현정> 그 첫 골 넣었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럭비 대표팀 정연식이 26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7인제 럭비 조별리그 A조 뉴질랜드와 첫 경기에서 트라이로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럭비 대표팀 정연식이 26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7인제 럭비 조별리그 A조 뉴질랜드와 첫 경기에서 트라이로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 정연식> 솔직히 정말 짜릿했어요. '어, 간다 간다.' 이러고 이제 뛰다 보니까 어느새 안드레진 선수와 포옹을 하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간다, 간다 하고 있는데 정신 차려 보니 포옹하고 있어요. 다른 동료랑?

◆ 정연식> 네네. (웃음)

◇ 김현정> 설명만 들어도 꿈같은데 그 꿈같은 100년 만의 첫 골 장면, 여러분, 잠깐 보고 오시겠습니다.

◇ 해설> 측면입니다. 정연식 선수가 돌파해 들어갑니다. 정연식, 정연식. 정연식 달립니다. 정연식! 또 한 번의 트라이 성공.

◇ 김현정> 이게 그러니까 전반 한 5분경, 7:0일 때였죠?

◆ 정연식> 네.

◇ 김현정> 딱 들어갔을 때 아예 지금 기억도 안 나요?

◆ 정연식> 네. (웃음) 꿈인지 진짜 생시인지.

◇ 김현정> 꿈인지 생시인지.

◆ 정연식> 아무래도 상대편이 (럭비) 랭킹 2위의 뉴질랜드였거든요. 다들 득점을 못 할 거라고 생각을 많이 했었고 이제. 근데 현실이 됐으니까. 감독님도 되게 당황하셨다고 들었는데. (웃음)

◇ 김현정> 감독님도 당황하셨다고. (웃음) 전체가 다 당황하고 전체가 다 꿈인지 생시인지 했던 첫 골. 사실 우리 럭비팀은 럭비 국가대표팀이 있다는 자체도 모르는 분들이 계세요. 그래서 정 선수, 우리 국가대표팀 소개부터 좀 해 주시겠어요?

◆ 정연식> 선수는 일단 13명이었고요. 저희 실업팀 3팀 중에 이제 선발돼서 모인 선수들이었고 제일 나이가 많은 주장 형은 서른여덟.

◇ 김현정> 서른여덟. 박완용 선수.

◆ 정연식> 네, 박완용 선수. 막내가 22살 아니 23살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오롯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면서요.

◆ 정연식> 네, 한국전력 소속 선수들은 일을 병행하면서 선수 생활을 해야 되거든요.

◇ 김현정> 국가대표 선수인데 일만 직장인처럼 일을 하면서 훈련을 해요?

◆ 정연식> 네.

◇ 김현정> 이게 지금 럭비의 환경이라는 게, 여건이라는 게 녹록지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드실 텐데 100년 만에 첫 출전권 땄을 때 그게 재작년이죠?

◆ 정연식> 네, 재작년.

◇ 김현정> 그때 팀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정연식> 그때 팀 분위기는 되게 좋았어요. 다 간절했고, 조금 좋은 느낌이 있었어요. 시작하기 전부터.

◇ 김현정> 그때도 꿈이냐, 생시냐 했겠는데요.

◆ 정연식> 네. (웃음) 그때 생각만 하더라도 가슴이

◇ 김현정> 뛰죠?

◆ 정연식> 네. (웃음)

◇ 김현정> 그렇게 따낸 출전권인데 도쿄올림픽이 한 번 연기됐잖아요. 게다가 아예 무산될지도 모른다. 막 이런 얘기까지 들려오고.

◆ 정연식> 처음에 1년 미뤄진 게 확정됐을 때는 조금 안도를 했어요. 부상 선수들이 워낙 많았dj서, 그때. 좋은 기회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없어질 수 있다는 말이 도니까 이제 조금 불안했죠. 올림픽 하나만을 위해 이렇게 달려왔는데 없어진다고 하니까 다들.

◇ 김현정> 뭐라 그랬어요? 그때 모이면.

◆ 정연식> 일단 주장 박완용 선수가 그런 거에 연연하지 말고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할 것만 하자. 운동에만 집중을 많이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여기저기 붙어 있던 표어가 '하나가 되는 순간 우리는 정점으로 간다.' 이거였다면서요?

◆ 정연식> 네, 그랬어요. 원팀을 중요시 했거든요.

◇ 김현정> 원팀.

◆ 정연식> 한 팀으로 뭉쳐서 한 마음 한 뜻으로 가자.

◇ 김현정> 이 표어를 그냥 화장실부터 락커룸까지 도배를 했다면서요? 주장이.

◆ 정연식> 네, 맞아요.

◇ 김현정> 서른여덟 살 형님, 박완용 선수.

◆ 정연식> 네.

◇ 김현정> 벌금도 걷었다고 들었는데 그건 무슨 얘기예요?

◆ 정연식> 이제 팀 규율을 좀 어기고 이러면 조금씩 벌금을 내서 지각하면 1분당 1000원 이런 식으로. 체중관리 못 하면 3000원이었나. (웃음)

◇ 김현정> 체중관리 때문에 야식도 금지된 거로 알고 있는데 야식을 먹다가 걸리면 얼마?

◆ 정연식> 그거는 1만원이었나 조금 컸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여러분, 그렇게 해서 100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을 했고, 첫 득점, 29점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조금 서운한 것도 있었을 것 같아요. 다른 경기는 중계도 하고 또 많은 기자들이 몰려와서 사진도 찍고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데 럭비 선수들은 사실상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올림픽 무대에서도 좀 관심 밖의 종목이었잖아요. 설움 같은 게 있었을 것 같은데.

◆ 정연식> 이번에 도쿄올림픽이 무관중이었잖아요. 그런 자체가 이제 익숙해졌다는 게 조금 어떻게 보면 서운한 일이죠. 관중이 없는 거에 이제 익숙해진 거니까.

◇ 김현정> 도쿄가 무관중이었는데 오히려 그게 익숙한 우리 팀.

◆ 정연식> 네. (웃음)

◇ 김현정> 29점이라는 기적의 점수의 힘은 어쩌면 낯설지 않은 익숙함이었다는 굉장히 역설적인 상황이기도 하네요.

◆ 정연식> 네. 그렇죠.

◇ 김현정> 웃픈 상황. (웃음)

◆ 정연식> 네. (웃음)

◇ 김현정> 보니까 우리 정연식 선수도 그렇고 굉장히 다들 긍정적이네요. 우리 팀 분위기 그런 거 맞죠?

◆ 정연식>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럴 것 같아요. 보니까. 제가 볼 때는 앞으로의 미래가 더 밝은 팀인 것 같은데요.

◆ 정연식> 네, 그렇죠.

◇ 김현정> 앞으로의 꿈은?

◆ 정연식> 앞으로 남은 시합들이 많거든요. 내년에 아시안게임도 있고, 럭비월드컵도 있고. 일단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따고 싶고 그다음 올림픽에서도 이제 출전권을 따내는 게 목표입니다.

◇ 김현정> 아시안게임 금메달?

◆ 정연식> 네. 금메달이요.

◇ 김현정> 와, 금메달. 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따고 나서 우리 인터뷰 다시 하면 좋겠네요. (웃음)

◆ 정연식>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선수들한테만 무조건 잘해라, 힘내라 이럴 것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도 관심 가지고 응원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그래서 선수들이 낮에 일하고 밤에 훈련하고 이게 아니고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 가지고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 정연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정연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100년 만에 첫 출전. 우리 럭비팀 정연식 선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