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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대기자)
<친절한 대기자>, 권영철 대기자 어서 오세요.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늘 정말 오랜만에 사회 사건, 정치 이야기 아닌 스포츠 이야기를 가지고 오셨어요.
◆ 권영철> 워낙 지금 올림픽 시즌이니까 올림픽 이야기를 준비를 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이번 올림픽 목표가 금메달 7개 이상을 획득해서 메달 순위 10위 안에 드는 거잖아요. 어제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금메달 따면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5개로 7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얘기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양궁 특히 여자 양궁은 여자 단체전이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도입이 됐는데 한 번도 1위를 내어주지 않고 9연패를 달성했죠.
◇ 김현정> 그렇죠.
◆ 권영철> 한국 양궁이 이렇게 세계 최강인 이유는 뭘까, 이걸 분석을 해봤습니다.
◇ 김현정> 한국 양궁은 왜 세계 최강을 쭉 유지하느냐. 사실은 너무 당연한 걸로 우리가 생각을 해서 그 이유를 파고들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진짜로 얼마 동안 1위를 내주지 않은 거예요?
◆ 권영철> 1988년부터니까 9차례 올림픽이죠. 32년, 33년.
◇ 김현정> 9차례, 이러면 안 와닿는데 그게 30년이 넘는다 하면 이게 확 와닿아요.
◆ 권영철> 올림픽이 4년마다 이루어지니까 다음 대회까지는 36년을 1위를 하는 거죠.
◇ 김현정>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인 이유가 뭐냐,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권영철 기자가 쭉 취재해보니까 뭡니까?
◆ 권영철> 첫 번째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를 오로지 선발전, 현재의 실력만으로 뽑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전년도 메달리스트라든지 ‘저 사람은 원래 잘해’, 이런 평판이라든지 이런 게 아니라, 과거 경력이 아니라 오로지 그 시점, 그 현재(의 실력).
◆ 권영철> 그렇습니다. 전에는 전년도 국가대표의 경우에 1차전, 2차전은 건너뛰고 3차전부터 참가하기도 했는데요. 양궁협회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좀 더 공정성을 높였습니다. 2019년 8월에 열린 1차 대표선발전 때 기존 국가대표 선수들도 모두 참가하도록 한 겁니다. 이전에는 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들끼리 1,2차전 선발전을 하고 3차 선발전에 국가대표들이 합류해서 이렇게 했는데 이제는 처음부터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권영철> 또 2020년 도쿄올림픽 대표가 선발이 됐는데 올림픽 1년 늦춰졌잖아요. 양궁협회는 다시 선발전을 치렀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 권영철> 그래서 김제덕 선수가 합류할 수 있었던 겁니다.
◇ 김현정> 그 전에는 떨어졌습니다.
◆ 권영철> 원래 금메달 2관왕인 안산 선수나 김제덕 선수가 내년 2022년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려면 다시 선발전 1차전부터 뛰어야 합니다.
◇ 김현정> 1년 동안 자기관리 안 되면, 아무리 훌륭한 메달 딴 선수라도 소용없는 거예요.
◆ 권영철>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구조.
◇ 김현정> 바로 그것이 첫 번째 이유. 두 번째는요.
◆ 권영철> 두 번째는 당연한 얘기지만 선수 선발에 학연이나 파벌, 원로 추천, 이런 요소들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습니까?
◆ 권영철> 과거 몇몇 효자종목의 경우에는 특정 선수 밀어주기, 이런 논란들이 끊임없이 일어났거든요.
◇ 김현정> 파벌, 지연, 학연 이런 걸로 시끄러웠던 종목이 얼마나 많아요?
◆ 권영철> 그런데 지금 그런 종목들 중에 존재감이 사라진 종목이 있습니다. 항상 우리 메달 밭이었는데 안 되는 구조. 우리나라 축구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었을 때 히딩크 감독이 선수선발 전권을 쥐었잖아요. 그러니까 학연이니 파벌이니 원로 출신이니 이런 게 전혀 없이 실력만으로 뽑았잖아요.
◇ 김현정> 박지성 같은 선수도 막 뽑았잖아요. ‘내가 보기에 잘하는데 왜 안 되는 거야’, 이런.
◆ 권영철> 학연이 안 좋았죠. 출신이 안 좋았던 건데. 양궁도 마찬가지로 어떤 학교를 다녔다거나 어떤 팀에 소속돼 있다거나 이런 게 전혀 고려 요소가 아니라는 겁니다.
◇ 김현정>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누구 파다, 어디 학교 나왔다, 이거 소용없다?
◆ 권영철> 그리고 심판들 하는 것도 과녁에 쏘는 거잖아요. 누가 심판의, 거기에 김연아 선수 같은 경우에 심판들 때문에 메달 놓치기도 하고 그런 적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게 전혀 개입할 요소가 없다는 것도 강점이기도 하고요.
◇ 김현정> 사람이 이렇게 봐서 예술성 평가하고 이런 게 없다는 거, 그렇네요. 우리 양궁 왜 강한가, 세 번째 이유.
◆ 권영철> 세 번째는 선수층이 좀 두텁기 때문입니다. 남자 대표팀의 오진혁 선수가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땄죠. 근데 2016년 리우올림픽 선발전에서는 탈락했습니다. 40살의 오진혁과 17살의 김제덕이 한 팀에 선발될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습니다. 지금 제가 양궁 협회 홈페이지에서 조사를 해 보니까 우리 팀이 초등학교 팀이 164개 팀입니다. 중학교가 107개, 고등학교가 68개, 대학이 32개, 실업이 37개 팀입니다. 선수가 고교 남녀 선수가 250명 되는데요. 대학이 150명, 실업이 140명 정도입니다. 이게 전체 초중고까지 다 합치면 2000명 정도 되는 선수층이 되고요. 이게 지금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의 사정과 비교를 해보니까 일본 양궁도 약체가 아닙니다. 이번 남자팀이 준결승에서 혼이 났잖아요. 아주 박빙 승부를 했는데. 그런데 한국에서 일본으로 귀화한 하야카와 렌, 한국명 엄혜련 선수가 있습니다. 일본 국가대표팀인데 이 선수 말이 그렇습니다. ‘일본은 토너먼트가 없고 단체전도 거의 없다. 팀이 서너 개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대학이나 실업팀을 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일본은 대학까지만 하고 그만두거나 일을 병행하는 그런 경우, 그런 경우들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우리가 선수 확실히 많은 거군요. 그리고 그 선수들 간의 실력차도 크지 않지 않습니까?
◆ 권영철> 그렇습니다. 실력차가 크지 않다, 그게 강점이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 김현정> 선발전에서 떨어지고.
◆ 권영철> 떨어질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우리의 선수층이거든요. 오죽하면 올림픽 본선에서 메달따는 것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힘들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 힘들고. 국가대표 선발될 동안 화살을 4000발 넘게 쏴야 된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즈가 한국 양궁과 대표팀을 조명하는 보도를 했는데 한국 양궁 선수들에게는 올림픽 금메달 따는 거보다 대표 선발전 통과하기가 더 어렵다는 이런 말로 기사를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네 번째 이유.
◆ 권영철> 네 번째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하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저는 이게 제일 궁금했어요. 사실 양궁 선수들 어떻게 훈련을 하길래 저렇게 다 잘해?
◆ 권영철> 결정적인 경기가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이 계기가 됐는데요. 당시 한국 남자 대표팀 기량이 세계 최고였어요. 랭킹도 1, 2위를 하고. 그런데 결승전에서 미국에게 졌습니다. 진 이유가 경기장 환경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디에서나 1등을 할 줄 알았는데 경기장 환경에 따라 달라지더라. 그래서 그 이후에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부터는 경기장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거나 찾아서 훈련을 합니다.
◇ 김현정> 예를 들어서.
◆ 권영철> 이번 올림픽 양궁 대표팀이 진천 선수촌에,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일본 유메노시마 양궁장과 똑같은 경기장 시설을 마련했습니다.
◇ 김현정> 그 경기장 느낌이 나게, 다 데코레이션을 한 거예요?
◆ 권영철> 실제 경기장 느낌을 주기 위해서 대형 LED 전광판 2개를 설치하고요. 관람석에는 일본어 멘트가 나오는 시설까지. 그리고 가상 경기장에는 경기장 활을 쏘는 사대, 표적판, 플랫폼부터 이동 펜스와 공동 취재구역 믹스존, 레일 캠, 초고속 카메라까지 이런 것까지 하나하나 도쿄 올림픽 그대로 가져왔다고 합니다.
◇ 김현정> 진짜 치밀하네요.
◆ 권영철> 양궁 대표팀 선수들이 이런 시설에서 하루에 500발 넘게 쐈으니까. 올림픽 경기장 가니까 익숙할 거 아닙니까?
◇ 김현정> 일본어 소리 들리는 거 낯설지 않고. 모양도 일본 경기장하고 똑같고.
◆ 권영철> 심지어 지난 5월에는 바닷가에 위치한 유메노시마 양궁장 적응을 위해서 전남 신안군 자은도를 찾아서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이게 섬에 바람이 자주 변하잖아요. 햇볕도 강하고 높은 습도, 이런 적응을 하기 위해서 심지어 지진, 태풍 관련 훈련도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진짜 철저하네요.
◆ 권영철> 그러니까 (세계 최강이) 가능한 얘기인거죠.
◇ 김현정> 다섯 번째 이유도 있습니까?
◆ 권영철> 다섯 번째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의 후원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 김현정> 제가 그 얘기 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똑같은 환경 만들어 놓고 훈련을 하려면 돈인데. 이 돈은 어디서 나오나?
◆ 권영철> 사실 이게 비인기 종목이잖아요. 그래서 정부, 지자체, 기업의 후원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실업팀 대다수가 지방자치단체들이라는 것도 사실 주목해볼만한 일입니다. 보면 선수들 공주시청, 시청, 시청 달고 있잖아요. 전북도청, 이런 게 있는데. 그리고 현대자동차 그룹이 꾸준한 지원을 해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권영철> 정몽구 명예회장이 1985년에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을 했는데 아버지로부터 아들 정의선 회장이 지금 2005년부터 올해 또 다시 재선됐으니까 16년째 계속 대표팀을 후원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도 크게 우리 양궁이 지속적인 성적을 내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저는 권영철 대기자가 우리 양궁 왜 잘하나? 이거 분석해 오신다고 하길래, ‘우리는 주몽의 후예’ 이런 얘기 하시는 거 아닌가? 했는데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네요.
◆ 권영철> 사실 주몽의 후예라고 얘기를 하지만 분석의 틀이 없습니다. 이순신 활 잘 쏘고 김유신도 활 잘 쐈다고 하는데...
◇ 김현정> 그렇게 따지면 로빈후드도 있고 서양도 다 그런데. 양궁 개인전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 권영철> 남자 양궁 김제덕 선수와 여자 양궁 장민희 선수 아쉽게 16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그렇지만 김우진과 강채영 선수는 나란히 16강에 안착을 했고요. 오늘 여자 양궁의 안산 선수, 남자 양궁의 오진혁 선수가 개인전에 출전을 합니다.
◇ 김현정> 안산 선수 오진혁 선수 나가는군요.
◆ 권영철> 여자 개인전 16강부터 메달까지는 내일 결정 나고요. 남자 개인전은 모레 토요일 16강 경기부터 열려서 메달이 결정이 됩니다. 지금 우리가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남녀 단체전을 포함해서 3개 금메달을 모두 다 따냈죠. 이제 남녀 개인전까지,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석권에 도전합니다. 내일 모레 열심히 응원들을 해 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김현정> 주몽의 후예라는 것도 근거가 있는 거 같은 건 뭐냐 하면 제가 유원지에 가서 양궁을 해봤거든요. 한 번도 그전에는 활을 잡아본 적이 없는데 너무 잘하는 거예요.
◆ 권영철> 김현정 앵커가 자질이 있어서 그런 걸 겁니다.
◇ 김현정> 어렸을 때 활을 잡았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 권영철> 고구려 무용총에 나오는 활 쏘는 장면이 나오고 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얘기를 많이 하지만 아까 말씀하신대로 다들 영국 바이킹들도 활 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기분 좋은 친절한 대기자의 해설 수고하셨습니다.
◆ 권영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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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9(목) [친절한 대기자] "무자비한 정확성, NYT도 주목한 한국양궁"
202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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