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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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이철희 전 정무수석 (김현정 앵커 대신)
■ 대담 : 손수호 (법무법인 지혁 대표 변호사)
IT 기업서 일한 공대생 피해자, 생활고 시달려
가족·지인도 모르게 태국으로…납치 정황도
부검결과, 사인은 '장기간 누적된 폭행'
주범 김형진, 살인·감금·강요·도박장 개설 판결
자취방서 사라진 피해자 컴퓨터…여전히 미궁
2부 탐정 손수호 코너. 손수호 코너 진행해 보겠습니다.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손수호입니다.
◇ 이철희> 우리 진짜 오랜만이죠?
◆ 손수호> 네, 잘 지내셨습니까?
◇ 이철희> 우리 손수호 변호사, 처음 막 방송 시작할 때 저도 방송 막 하고 있어서.
◆ 손수호> 그런가요?
◇ 이철희> 그때도 앳됐는데 여전히 앳되시네.
◆ 손수호>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좀 있으면 50대인데.
◇ 이철희> 그래요?
◆ 손수호> 네.
◇ 이철희> 앳되다 그러면 안 되겠는데.
◆ 손수호> 좋습니다.
◇ 이철희> 저는 이 코너 좋아요. 왜냐하면 우리가 좀 정치 과잉이잖아요. 정치 과잉하다 보면 모든 게 정치적으로 무슨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 이런 걸로 자꾸 해석이 되니까 저도 정치평론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만 좀 과잉인 것 같긴 해요. 어쨌든 이런 코너, 정치와 좀 떨어져 있는 이런 코너가 참 좋습니다. 오늘 어떤 사건 다룰까요?
◆ 손수호> 영화 좋아하십니까?
◇ 이철희> 그럼요.
◆ 손수호> 최근에 또 마동석 배우 주연의 범죄도시 4편, 개봉 9일 만에 500만 관객 모으면서 흥행 중인데 2편, 3편도 천만 영화였고요. 이번 역시 천만 영화 될 것 같습니다. 보셨습니까?
◇ 이철희> 네.
◆ 손수호> 보셨어요?
◇ 이철희> 저는 빼놓지 않고 다 봤어요. 이번에도 빨리 가서 봤는데 왜 보냐 하면 마동석한테 맞는 사람 있잖아요. 마석도한테 맞는 사람을 누구라고 생각하고 보면 엄청 좋아요. 누굴 때리고 싶을 때 있잖아요.
◆ 손수호> 네, 그렇죠.
◇ 이철희> 요즘 막 있거든요, 제가.
◆ 손수호> 그렇습니까?
◇ 이철희> 그 사람을 생각하고 하면 더 재미있어요.
◆ 손수호> 그런데 이 범죄도시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 이철희> 그랬다면서요.
◆ 손수호> 바로 2015년에 발생한 태국 파타야 공대생 살인 사건입니다. 오늘 이 사건에 대해서 알아보겠는데요.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저지른 사건이니까 그 범죄지가 우리나라가 아니라 하더라도, 태국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거예요. 영화로 인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 사건의 전말 그리고 이후 벌어진 재판까지 살펴보겠습니다.
◇ 이철희> 자세히 오늘 정리해 보겠습니다. 어디서부터 풀어볼까요?
◆ 손수호> 2015년 11월인데요. 태국 파타야의 고급 리조트에서 25살, 당시 25살 임 모씨가 SUV 차량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어요. 그런데 당시 시신에 심각한 구타 흔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갈비뼈가 7개 부러지고요.
◇ 이철희> 엄청 맞았네.
◆ 손수호> 네, 앞니가 또 4개 부러지고 손톱도 빠져 있었습니다. 굉장히 참혹한 상태였는데요. 현지 경찰이 시신의 상태를 보자마자 이거는 구타에 의한 살인 사건일 수 있다, 이렇게 보고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 이철희> 그러니까 한국 청년이 태국 휴양지 가서 심한 구타 끝에 숨졌다 이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데요. 이 임 씨는 그로부터 약 두 달 전에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한다면서 태국으로 갔어요. 그런데 그 후에 가족이나 또는 친구들과 연락이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사망한 채 발견된 거거든요. 그래서 임 씨를 태국으로 데려간 사람이 범인일 것이다.
◇ 이철희> 당연히 그렇겠죠.
◆ 손수호> 태국으로 데려간 주범 김형진 그리고 윤명균 일당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됐습니다. 당연히 태국에 데려간 사람부터 의심하는 게 순서겠죠.
◇ 이철희> 저 같은 사람도 그럴 것 같아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요. 굳이 의심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 이철희> 그래요?
◆ 손수호>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이 김형진과 윤명균은 경찰이 시신을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내가 같이 있었다, 이렇게 자진해서 신고를 했어요.
◇ 이철희> 자수?
◆ 손수호> 이게 자수는 또 아닙니다.
◇ 이철희> 자수는 아니에요?
◆ 손수호> 왜냐하면 자수라고 하려면 내가 범인입니다. 내가 이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인정을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어요. 그냥 신고를 한 건데요. 서로 책임을 떠넘긴 겁니다. 내가 아니고요. 저 사람이 죽였습니다. 또 상대방은 저 아니에요. 이 사람이 죽였어요. 서로 책임을 떠넘긴 건데요. 아무튼 현지 경찰이 이 두 사람을 잡으려고 했는데요. 이것도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김형진은 이렇게 신고하자마자 곧바로 베트남으로 도망쳐버렸고요. 그래서 윤명균만 잡혔습니다. 그리고 이 윤명균을 잡아서 조사해 봤더니 또 마약 성분이 검출됐어요. 그래서 마약 혐의까지 추가됐습니다.
◇ 이철희> 어쨌든 2명 중에 1명은 도망갔지만 하나는 잡혔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 이철희> 그럼 수사가 빨리빨리 갔겠네요.
◆ 손수호> 맞습니다. 내막을 좀 알아보니까 이랬어요. 숨진 임 씨는요. 어릴 때부터 컴퓨터 또 IT 쪽에 재능이 있었고요. 또 대학을 다니면서도 당시에 판교에 있는 한 IT 기업에서 일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편의점 음식으로 대충 끼니를 때울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들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김형진이 접근해서 이런 제안을 한 겁니다. 태국 가서 몇 달 동안 여유롭게 좀 쉬면서 휴양도 하면서 일하면 이거 프로젝트 하나만 좀 하자. 그러면 거액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제안을 해서 임 씨가 여기에 혹했습니다. 결국 김형진이 시킨 대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태국으로 훌쩍 떠나게 된 거죠.
◇ 이철희> 그런데 직장도 있던 사람인데 가족들에게 안 알렸다?
◆ 손수호> 그렇습니다. 좀 이상하죠. 사실 태국에 가기 전부터 임 씨가 김형진 일당에게 육체적으로 또 심리적으로 제압당했다고 볼 만한 정황들이 있어요. 그래서 자기 의도대로 행동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건데요. 실제로 임 씨의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임 씨가 김형진 일당하고 국내에서 가기 전에 연락을 할 때마다 좀 시달리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갑자기 직장에도 안 나갔고 또 심지어 컴퓨터 학원도 등록만 해놓고 나가지도 않았다. 이런 말을 했어요.
◇ 이철희> 그러니까 이 얘기만 들어보면 납치당한 거네, 사실상.
◆ 손수호> 그럴 가능성이 있죠. 저도 사실 이런 비슷한 사건들을 좀 몇 번 다뤄봤는데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사실 발을 들여놓는다는 표현도 좀 어색하고요. 한 번 이렇게 붙잡히면 빠져나오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실제로 임 씨 부친도 이런 말을 했어요. 태국에 가자마자 SNS 프로필에 전화기 부숴졌음, 이렇게 적혀 있었고요. 그때부터 가족들이 연락해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 이철희> 해외에 있을 때는 더 연락이나 이런 거를 조심하게 잘하려고 애를 쓰는 편인데 그런데 두 달 만에 사망.
◆ 손수호> 그렇습니다. 당시 비가 많이 내리던 2015년 11월 파타야의 고급 리조트 단지 내의 SUV 차량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건데요. 부검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부검 결과가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한 번의 폭행으로 사망한 게 아니라 오랜 기간 아주 장기간 누적된 폭행으로 인하여 죽음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이철희> 그러니까 누군가 계속 때렸다는 거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특히 이 김형진 일당이 태국에서 자주 이용한 마사지 업소 주인이 이런 말을 했는데요. 이 사망한 임 씨가 붕대를 감거나 심하게 폭행당한 상처를 가지고 있은 채로 일당들과 자주 다녔다고 해요. 또 당시에 우리나라의 한 탐사 보도 프로그램이 확보한 오피스텔 CCTV 영상을 보면 사망하기 며칠 전부터 임 씨의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는 것이 확인될 정도였습니다.
◇ 이철희>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이철희> 그건 뭐예요?
◆ 손수호> 지금 유튜브로는 영상이, 사진이 나가고 있는데요. 이 화면을 보시면 알 수 있을 겁니다. 폭행의 흔적이 계속 늘어났어요. 정도가 더 심해졌습니다.
◇ 이철희> 아니, 그런데 IT 쪽인데 왜 이렇게 때린 거예요?
◆ 손수호> 이게 김형진 일당이 이 임 씨를 데려가서 뭔가 불법적인 행위를 한 건데요. 즉 프로그래머, 그리고 또 웹 디자이너 등을 모아서 파타야 모처에 감금하고 일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폭력을 행사했어요. 그리고 일이 잘 안 풀리면 화풀이로 더 심하게 때리기도 했고요. 결국 감금해놓고 일을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때리기도 한 것이고 또한 애초에 폭력적인 사람이었던 것도 있던 것이죠. 그러던 중에 임 씨가 함께 감금돼 있던 동료와 함께 탈출을 시도하다가 붙잡혔습니다. 그리고 또 임 씨가 SNS로 한국에 있는 지인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린 게 드러났거든요. 결국 격분해서 폭행의 정도가 심해졌고 살해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거죠.
◇ 이철희> 우리 손 변호사님 얘기 들으니까 영화에서 갇힌 상태로 얻어맞고 한 사람들 그림이 좀 생각이 나네요.
◆ 손수호> 그런 부분이 나오나요?
◇ 이철희> 그런데 뭘 한 거예요? 거기서.
◆ 손수호> 사실 한인타운 식당, 마사지숍, 세차장, 자주 왔다 갔다 했습니다만 현지 한인들도 이들이 뭘 하는지를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태국에만 있던 게 아니고요. 중국에도 오래 머물고 또 한국에도 자주 왔다 갔다 하는 등 활동 반경이 꽤 넓었고요. 그리고 또 주변 사람들이 김형진에게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이 여러 번 목격됐어요. 이런 걸 볼 때 이거 범죄 조직과 연관성이 있다, 이런 짐작을 많은 사람들이 했던 것이죠.
◇ 이철희> 조폭?
◆ 손수호> 네. 실제로 이 김형진을 비롯한 이 사람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굉장히 무섭습니다. 인상 자체가.
◇ 이철희> 그러네.
◆ 손수호> 물론 인상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수 없겠습니다만 인상과 차림새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좀 전형적인.
◇ 이철희> 강해 보이네.
◆ 손수호> 전형적인 그런 모습이고요. 그리고 이렇게 단순히 인상이 무서운 걸 넘어서 김형진은 우리나라에서 전과 14범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으로 지명수배 상태였고요. 그리고 또 성남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으로 또 알려져 있기도 했어요. 공범 윤명진도 전과 15범이었는데요. 이들이 자주 가던 호텔 직원의 증언을 보더라도 태국에서 불법 해외 도박 조직을 운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국내 조직과의 관련성이 아주 완벽하게, 확실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었고요.
◇ 이철희>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요? 아직도?
◆ 손수호> 맞습니다. 맞습니다. 이게 체포된 다음에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자기는 잘 모른다고 발뺌을 했거든요. 그리고 명백한 증거가 없는 부분은 모조리 부인을 한 거예요. 이런 식이죠. 폭행으로 사망한 시신이 있으니까 내가 때렸다, 이건 인정해요. 폭행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러면서도 왜 때렸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요. 저도 어쩔 수 없이 그냥 때리는 척만 한 겁니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도록 한 거는요. 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에요. 이런 식으로 최대한 피해 나간 거죠. 그러다 보니까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도 여전히 있습니다.
◇ 이철희> 진짜 나쁘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 좀 정확한 정보나 구체적인 얘기를 해줄 사람은 없었던가요?
◆ 손수호> 사실 감금돼 있다가 탈출에 성공한 동료가 있었습니다.
◇ 이철희> 탈출에.
◆ 손수호> 임 씨처럼 감금돼서 일을 하다가. 동료 A씨라고 할게요. 프로그램 빨리 만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막 상습 구타를 당하다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택시를 타고 탈출해서 우리나라 영사관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때 얼마나 급하게 도망갔는지 신발 한쪽이 벗겨지는 줄도 몰랐어요. 그런데 이때 이 A씨가 김형진 일당이 어디에 있는지 이걸 신고하고 바로 수사에 나섰으면 좋았겠습니다만 어디에 붙잡혀 있는지를 기억을 못 했습니다. 그리고 또 그냥 내가 어떤 일을 당했다, 이런 증언만 가능했었어요. 그래서 바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못했죠.
◇ 이철희> 좀 아쉽네요, 그 대목이.
◆ 손수호> 그렇습니다.
◇ 이철희> 그런데 숨진 임 씨와 함께 탈출했던 사람도 있다고 그랬잖아요.
◆ 손수호> 맞습니다. 맞습니다. 당시에 탈출해서 공항까지는 갔습니다. 윤 씨와 함께. 그런데 여권이 없어요. 여권을 뺏긴 상태였어요. 그래서 비행기를 타지 못했고요. 결국 김형진 일당에게 붙잡혀서 돌아왔는데요. 당연히 무참히 때렸고 또 당시 한인 식당에 또 데리고 왔습니다. 붙잡은 다음에 식당 주인한테 내가 얘네들 도망치는 거 잡았다, 이렇게 자랑하듯이 말을 하고요. 또 여러 사람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도망치면 죽여버린다, 이런 협박까지 했거든요. 임 씨에 대한 살인 사건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 동료는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만 당시 받은 충격으로 수사에 적극 협조하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사람을 죽일 정도로 괴롭혔으니까 그곳에서 목숨은 비록 건졌지만 그 충격이 엄청나게 컸겠죠.
◇ 이철희> 이 일당들이 한 일이 결국 불법 도박 사이트, 그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재판에서 이런 게 확인된 거예요. 살인뿐만 아니라 감금, 강요, 도박장 개설, 유죄 판결이 나왔는데요. 판결문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개발 담당자를 감금했다. 그러니까 이들 청년들을 감금해 놓고 불법 도박 사이트 만들고 관리하는 일을 시킨 것이죠. 강압적으로 일시키고 관리하고 이런 과정에서 폭행을 일삼다가 결국 살해하게 됐습니다.
◇ 이철희> 재판에서 이런 게 밝혀졌다고 하면 아까 베트남으로 도망갔다는 사람.
◆ 손수호> 김형진.
◇ 이철희> 그 사람이 잡힌 거죠?
◆ 손수호> 맞습니다. 2년간의 도피 생활 끝에 2018년 3월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우리나라 경찰 영사 그리고 또 베트남 공안의 공조 수사로 체포됐는데요. 그런데 지금 제가 도피라고 했는데요. 사실 말이 도피지 2년 동안 호화생활을 즐기면서 편하게 지냈어요. 당시 3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이 사건을 다루고 관심이 집중되면서 제보가 굉장히 많이 들어왔거든요. 그 덕분에 빨리 잡을 수 있었던 거죠.
◇ 이철희> 흔히 하는 말로 황제도피인데.
◆ 손수호> 맞습니다.
◇ 이철희> 어떻게 그걸 2년 동안이나 살인 용의자가.
◆ 손수호> 사실 국내에서 추적하는 것도 아니고 또 아쉽지만 또 동남아 현지 수사 여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겠죠. 그런 상황에서 방송이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고요. 아무튼 이렇게 해서 김형진과 윤명균 핵심 용의자 2명을 모두 붙잡았고 절차를 거쳐서 국내로 데려온 후에 재판을 진행했습니다.
◇ 이철희> 유죄 판결 내용을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 손수호> 우선 주범 김형진부터 보죠. 검찰은 도박장 개설, 공동감금, 폭행, 강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우선 기소했고요. 수사를 이어나간 후에 살인과 사체 유기로도 기소했습니다. 우선 먼저 말씀드린 살인 부분을 제외한 그 재판에서는요. 1심 징역 3년 6개월 형이 나왔고 이어진 항소심에서 형이 좀 더 올라갔습니다. 김형진이 책임을 피해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징역 4년 6개월 형이 선고돼서 대법원에서 확정됐고요.
◇ 이철희> 됐고요.
◆ 손수호> 그리고 따로 진행된 살인 그리고 사체 유기 재판 역시 유죄였는데요. 작년 11월에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어요. 징역 17년형이 확정됐습니다. 결국 이 둘을 합해서 21년 6개월 동안 징역살이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이철희> 제가 좀 이런 말씀 드려야 될지 모르는데 이렇게 나쁜 짓을 많이 했는데 17년밖에 안 나오나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살인과 사체 유기 부분이요.
◇ 이철희> 공범은요?
◆ 손수호> 윤명균도 살인과 사체 유기 등으로 기소됐는데요. 김형진이 임 씨를 살해한 거고 나는 단순한 가담자에 불과하다, 이렇게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았고 작년 12월에 대법원에서 징역 14년형이 확정됐습니다.
◇ 이철희> 작년 12월이면 아까 이게 처음 사건이 2015년이라고 그랬던가요?
◆ 손수호> 맞습니다.
◇ 이철희> 그러면 8년.
◆ 손수호> 그렇죠.
◇ 이철희> 오래 걸렸네.
◆ 손수호> 붙잡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그렇게 됐는데요. 하지만 더 자세히 밝혀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우선 이 김영진과 윤명균, 두 사람 외에 다른 공범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이철희> 공범이 더 있다.
◆ 손수호> 임 씨가 숨질 당시에 그 일당 중에는 남 모씨라는 사람이 있었는데요. 이 남 씨 역시 시신 발견 직후에 곧바로 경찰에 찾아갔어요. 그런데요. 나도 피해자다, 이런 말을 합니다. 자기 눈을 보여주면서 이거 상처 있지 않냐, 나 피해자다, 이렇게 주장했는데요. 그 후에 재판에서 불법 도박 관련 혐의가 인정돼가지고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뭔가 좀 이상한 거예요. 순수한 피해자가 아닐 수 있습니다. 게다가 CCTV 영상을 보니까요. 남 씨가 숨진 임 씨를 때리는 장면이 있어요. 그렇다면 이게 피해자라기보다는 오히려 가해자 쪽에 가까웠던 거 아니냐라는 의심이 들 수도 있는 것이고요. 또 남 씨 외에 다른 일당들도 있었거든요. 이들도 임 씨에 대한 폭행 살인에 얼마나 가담했는지 이게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 이철희>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라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공범 의혹뿐만 아니라 또 하나가 있는데요. 임 씨가 태국에 감금돼 있는 동안에 이 범인 일당이 임 씨의 지인들에게 여러 차례 협박 전화를 했습니다.
◇ 이철희> 막 가네.
◆ 손수호> 그 내용이 뭐냐면 임 씨가 한국에 있을 때 사용한 컴퓨터의 행방을 집요하게 물어본 거예요. 임 씨가 태국에 간 다음에도 가끔씩 초기에는 SNS 활동을 했는데 한국에 있는 자취방에 두고 간 컴퓨터가 보여요. 거기에는. 그런데 임 씨가 사체로 발견된 후에 부친이 그 자취방에 가보니까 본체가 사라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 이철희> 훔쳐갔구나.
◆ 손수호> 누가 이걸 가져갔느냐 그리고 그 컴퓨터 안에 뭐가 들어 있느냐,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거죠.
◇ 이철희> 그 안에 뭐가 중요한 게 들어있는 거죠.
◆ 손수호>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혹시 또 다른 범죄, 더 큰 범죄와 연결된 거 아니냐라는 그런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요. 실제로 주범인 김형진 또 윤명균에 대한 재판이 끝났고 형도 확정됐지만 이게 사실 실제 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끝이 아닐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해외 취업을 미끼로 지금도 나이가 어리거나 사정이 좀 어려운 사람들을 유인하는 조직들이 움직이고 있어요. 저도 몇몇 사건 다뤄봤는데 한 번 걸려들면 도망칠 수가 없습니다. 특히 불법 도박 사이트 관련해서 이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돈도 많이 쓰고 맛있는 거 사주고 빌려주기도 하면서 환심 사고 좋은 조건 제시해서 일단 데려간 다음에는 돌변합니다. 폭력 행사해서 여권 빼앗고 감금 상태에서 노예로 일하게 만들거든요. 제2, 제3의 임 씨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요. 저희 수사기관도 이런 부분들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밝혀내야 되겠습니다.
◇ 이철희> 우리 손수호 변호사의 충고라고 그래야 될까요? 충언을 우리 수사기관이 좀 깊이, 깊이 새겨 들으면 좋겠습니다. 탐정 손수호. 파타야 공대생 살인 사건을 다뤄봤습니다. 잘하시네요.
◆ 손수호> 감사합니다.
◇ 이철희> 고맙습니다.
◆ 손수호> 고맙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3(금) [탐정 손수호] "범죄도시4, 실제 사건은 미궁?…핵심은 사라진 컴퓨터"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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