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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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금) 주호민 "선생님 선처 결심했지만…위자료 요구에 마음 바꿔"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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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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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주호민 (작가)



판결 나와야 당위 생겨…여전히 답답한 심정
장애 부모와 특수 교사 대립으로만 보여 답답
녹음 파일 증거 인정…특수 아동 예외성 인정
갑질 없었어…2년간 대화 내용 공개 가능
녹취록 공개 않을 것…아이 목소리 평생 남아
특수 아동·교사 환경 개선 위한 제도적 고민 필요


지난해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신의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상당히 뜨거웠습니다. 어제 이 교사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졌는데요. 재판부의 판단은 유죄. 재판부는 교사 A씨에 대해서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을 잠시 복기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주호민 씨의 당시 9살 아들은 자폐를 가지고 있는 아이였고요.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받다가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면서 다른 교실로 분리 조치가 된 채 혼자 수업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집에서 계속해서 불안 증상을 보이자 이걸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녹음기를 넣어서 보냈어요. 그런데 그 안에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그게 너야, 너. 싫어, 싫어 죽겠어 등등등등 아이를 향한 교사의 발언이 고스란히 녹음이 돼 있었던 겁니다. 법정에서 2시간 30분 전체가 공개가 됐는데요. 과연 이 녹취가 증거로서 판결이 인정될 것인가가 중요한 쟁점이었죠. 재판부는 증거로 인정을 했습니다. 지난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후에 단 한 번도 공개적으로 나섰지 않았던 주호민 씨, 오늘 스튜디오에 마이크 앞에 앉았습니다. 지금부터 쌓인 이야기들 직접 들어보죠.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어서 오십시오.

◆ 주호민> 네, 안녕하세요, 주호민입니다.

◇ 김현정> 상당히 많은 논란이 그동안 오고 갔는데 그리고 굉장히 많은 비판의 말들도 쏟아졌는데.

◆ 주호민> 맞습니다.

◇ 김현정> 계속 조용히 침묵을 지키셨어요?

◆ 주호민> 네.

◇ 김현정> 어떤 이유였을까요?

◆ 주호민> 사건 초기에는 어떤 비판이나 그런 것들이 있을 때 일일이 좀 입장문을 쓴다거나 그런 식의 대응을 처음에는 했었는데 입장문을 쓸 때마다 오히려 더 많은 비난들이 쏟아지고 그 해명들을 납득을 시키지 못했어요. 그 과정에서 아이에 대한 비난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쏟아지다 보니까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좀 어려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온전히 재판에 집중을 하고 판결이 난 후에 이야기를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법정에서 2시간 반 그 녹취록 전체가 다 공개가 됐었죠?

◆ 주호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묵음까지 다 들었던 거죠?

◆ 주호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조각조각 추측성 보도가 아니라 녹취 전체를 틀고 그동안의 모든 상황과 자료를 종합적으로 본 판결이 나오고 나서 그 결과를 가지고 국민들께 설명드리자면 이렇게 생각하신 거예요.

◆ 주호민> 그렇죠. 판결이 나와야지만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당위가 생긴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어제 1심 판결을 마친 소감은 어떠십니까?

◆ 주호민> 일단 형량에 대해서 제가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고요. 그런데 여전히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 제일 크게 있습니다.

◇ 김현정> 선생님이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도 답답한 마음이 드시는 건 왜일까요?

◆ 주호민> 왜냐하면 해당 학교의 특수학급의 사정이 그 선생님께서 그 자리에서 물러나신 후로 계속 교사가 바뀌면서 거기에 있는 학생들이 계속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 또 그대로이고 또 이 사건 자체가 어떤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고 마치 장애 부모와 특수 교사들의 대립처럼 비춰지는 면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좀 답답했습니다.

◇ 김현정> 어제도 그러셨네요. 유죄 판결이 교사의 유죄가 인정된 뒤에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말씀하셨던 게 그런 부분일까요?

◆ 주호민> 맞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 학대가 인정됐다고 해서 그걸 기뻐할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냥 재확인했을 뿐이죠.

◇ 김현정> 그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이 사실은 그 녹음 파일이었어요. 녹음 파일을 증거로 볼 수 있는가 없는가였는데 최근에 다른 아동학대 사건 재판에서는 몰래 녹음된 파일은 증거로 볼 수 없다는 이런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증거로서 인정을 받은 건 어떤 차이일까요?

◆ 주호민> 녹음이 위법인 건 맞습니다. 이 재판에서도 그걸 분명히 했고요. 녹음 자체가 위법인 행위는 맞으나 이 상황의 어떤 특수한 상황, 아이가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그 다른 친구들, 같은 반에 있는 친구들도 장애가 있어서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녹음 외에는 이런 학대 정황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 등이 그런 예외성이 인정이 되어서 인정이 됐습니다.

◇ 김현정> 자녀가, 아이가 당시 9살이었는데 어떤 발달 정도라고 하나요? 그것이 어느 정도 됐습니까?

◆ 주호민> 그때 지능은 한 4살에서 6살 정도의 발달 정도였습니다.

◇ 김현정> 4살에서 6살. 집에 오면 뭔가 학교에서 벌어진 일들을 설명하는 건 힘든...

◆ 주호민> 단답형 대답을 하고 약간 좀 틀에 박힌 대답을 하는 편이어서 좋은 일이 있든 안 좋은 일이 있든 오늘 어땠어? 그러면 그냥 기계적으로 좋았어라고 대답을 하는 정도여서 자세한 상황은 알 수가 없는.

◇ 김현정> 많이 좀 평소와는 다른 어떤 불안한 모습들이 좀.

◆ 주호민> 당연히 좋았어를 기대하고 오늘 어땠어라고 물어봤는데 무서웠어라는 의외의 대답이, 처음 듣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하고 계속 바지에 소변을 지린다거나 아니면 사람들과 원래 잘 어울렸는데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기만 한다거나 하는 이상한 행동들이 보였죠.

◇ 김현정> 사실 그런 상황들을 재판부가 이것은 녹음기를 설치할 수밖에 없는 좀 특수한 상황이구나가 인정되면서 증거로서 효력을 가졌다, 그런 말씀이세요.

◆ 주호민> 맞습니다.

◇ 김현정> 웹툰 작가 주호민 작가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사실은 그동안 계속 침묵을 지키고 계셨기 때문에 여러 가지 궁금증들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입니다. 이렇게 직접 나오셨으니까 제가 그동안 쌓여 있었던 시중의 궁금증들 좀 허심탄회하게 질문을 드려도 괜찮을까요?

◆ 주호민> 네, 좋습니다.

◇ 김현정> 참 비판적인 댓글들이 엄청나게 쏟아졌어요.

◆ 주호민> 너무 많죠.

◇ 김현정> 너무 많죠. 그 비판의 중심에는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주호민 씨의 자녀가 같은 학급의 여학생에게 뭔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

◆ 주호민> 맞습니다.

◇ 김현정> 원죄는 거기에 있지 않느냐. 그런데 그거는 잘 해결도 안 하고 왜 피해자라고만 주장하느냐, 이런 비판들이 사실 있었거든요.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주호민> 저희 아들이 원래 반에서 잘못을 했는데 그것은 저희 부모로서 너무나 잘못한 일이고 또 저희가 교육을 통해서 교정을 해야 할 일이고 그리고 상대 피해 아동의 부모님을 찾아뵙고 제가 생생히 기억이 나거든요. 제가 약간 좀 장기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었는데 돌아오자마자 아내와 학교에 찾아가서 아버님하고 어머님 뵙고 인사, 사과드리고 그 아이한테도 사과를 하고 다행히 너무 감사하게도 사과도 받아주시고 나중에는 그 엄마, 어머니끼리는 이렇게 서로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이렇게 포옹도 해주시고 저는 웹툰을 그리다 보니까 그 아이 아버지하고 제가 당시에 그리던 웹툰 얘기도 하고 그러면서 훈훈하게 끝났어요.

◇ 김현정> 훈훈하게 다 마무리된 거예요?

◆ 주호민> 사과도 받아주셨어요. 너무 감사하게. 그래서 그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어떻게 나오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그것은 사실은 그것이고 또 사과 다 하고. 그래서 그것의 어떤 일종의 대책으로서 처벌이라고 해야 되나요? 그래서 따로 분리 조치가 됐다,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건가요?

◆ 주호민> 맞습니다.

◇ 김현정> 이제 또 하나의 궁금증은 24시간 밤낮으로 교사한테 어떤 일종의 갑질 같은 걸 했다, 갑질 부모, 이렇게 묘사된 보도들도 많았거든요.

◆ 주호민> 카톡이라는 말 써도 되나요? 하여튼 메신저로 갑질을 했다라는 얘기 기사들이 좀 나왔는데 처음에는 저도 아내한테 화를 냈어요. 아니, 왜 이렇게 막 보내냐. 그런데 그건 제가 너무 무지해서 그랬던 거고.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주호민> 원래 장애 부모와 특수교사 간에는 굉장히 긴밀한 소통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아이의 상태를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런 어떤 부모와 특수교사 간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해서 긴밀하다고 해서 막 새벽에도 보내도 되고 그런 건 아니죠. 주말에도. 그래서 아내가 너무 억울하다면서 저한테 2년치의 그 대화 내용을 다 보여줬어요.

◇ 김현정> 카톡을 다 뽑아보셨어요?

◆ 주호민> 네. 그런데 없는 거예요. 전혀 그런 게. 밤에 보낸 게 한 두 번인가 그런데 그것도 선생님께서 먼저 뭘 여쭤보셔서 답변을 한 정도고 대부분의 내용이 그냥 오늘 콧물이 나서 오늘은 학교를 쉬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냥 일상적인 그런 대화들이지 갑질로 볼 만한 게 제가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도 없어서 좀 당황했습니다.

◇ 김현정> 카톡을 공개하시오, 막 이런 요구들도 사실은 막 댓글에.

◆ 주호민> 얼마든지 저는 공개할 수 있고 그리고 그게 되게 왜곡되게 좀 나갔어요. 예를 들어서 무슨 성교육 강사를 본인이 원하는 사람으로 교체하려 했다.

◇ 김현정> 아는 사람을 쓰라고 했다, 이런 거.

◆ 주호민> 그것도 학교에서 성교육을 해야 되는데 강사가 잘 안 구해진다고 그래서 급하게 구하려다 보니까 저희가 SNS로 수소문해서 저희도 모르는 분이에요.

◇ 김현정> 모르는 분이었어요?

◆ 주호민> 이런 분이 계신데 이런 분이 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해서 연결을 시켜드렸죠. 그러니까 특수교사님이 그 성교육 강사님하고 통화도 해보시고 저하고 교육적인 결이 잘 맞는 것 같아요 하면서 감사 인사도 받았어요. 그런데 기사는 그런 식으로 막 자기 지인을 꽂아 넣었다, 이런 식으로 나가더라고요.

◇ 김현정> 또 하나는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그래서 교사에 대항해서 호화 변호인단을 몇 명을 꾸렸다고 그런 보도들, 많은 분들을 사실은 좀 분노케 했거든요.

◆ 주호민> 원래는 처음에 이 학대 정황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교장 선생님을 먼저 찾아갔는데 교장 선생님이 그 녹취를 듣기를 거부하시고 그러면 저희는 이 선생님과 아이가 함께 있는 게 너무 지금 위험하다고 보는데 분리할 방법이 없겠습니까?라고 하니까 고소를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라는. 그런데 갑자기 고소를 한다는 게 좀 그렇잖아요, 선생님을. 그래서 전화 상담을 한 거죠. 변호사한테. 10분에 1만 원짜리.

◇ 김현정> 전화 상담이요?

◆ 주호민> 전화 상담. 그래서 이런, 이런 게 이런 발언을 했는데 이게 학대가 맞나요? 일단 그거부터 확실히 해야 되니까요. 그런데 또 한 분한테 듣는 것만으로는 저희가 실수할 수도 있으니까 크로스 체크를 한 거죠. 한 변호사 여러분께 전화 상담을 하면서 이게 이런 발언이 학대가 맞나요?라고 했는데 그걸 한 네다섯 분한테 해서 모두 학대로 보인다는 소견을 들었는데 그게 5명의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서 그 선생님을 완전히 박살내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이런 식으로.

◇ 김현정> 그렇게 보도가 된 거예요?

◆ 주호민> 보도가 된 건 아니고 그런 식으로 네티즌들이.

◇ 김현정> 소문이.

◆ 주호민> 네, 소문이.

◇ 김현정> 그래서 결국 선임을 한 변호사가 하나 있는데 그 변호사도 사건 보더니 기겁을 하고선 변호를 안 맡겠다고 했다, 그래서 취소가 됐다, 이런 것도 있었잖아요.

◆ 주호민>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닌 게 사실 그 변호사님은 이거는 명백한 아동학대고 끝까지 싸워야 된다. 그리고 이런 시사 프로그램에 나가서 녹취록도 공개를 하고 싸워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당시 저는 그런 여론의 압박이나 이런 것들에 너무 그로기 상태가 돼가지고 그냥 저는 그냥 선처하고 그냥 끝내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말씀을 드렸더니 변호사님께서 그냥 이해를 해 주시고 그럼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하고 물러나 주셨는데 그게 기사에는 그 주호민의 어떤 변호사들이 다 그냥 이거는 정말 명백하게 주호민의 잘못이다 하면서 물러난 것처럼 그런 뉘앙스로 기사가 나와서 너무 억울해서 거기에 대한 입장문을 썼더니 또 욕만 달리고 해서 그때부터는 정말 입을 꾹 다물게 된 거죠.

◇ 김현정> 제가 지금 사실은 좀 불편한 질문이 될 수도 있는데 시중에 그동안 쌓여 있던 궁금증들을 허심탄회하게 막 질문드리고 있는데 알고 있던 것과 조금 다른 점들이 나와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정말 비판 여론이 말씀하신 것처럼 엄청나게 쏟아지고 그러자 주 작가님 측에서 교사 A씨, 특수교사 A씨를 선처하고 싶다.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겠다 하셨었어요.

◆ 주호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돌연 입장을 바꿔서 유죄 탄원서를 제출했다 해서 아니, 어떻게 이렇게 선처하겠다던 사람이 갑자기 또 돌변을 하느냐, 이런 비판도 굉장히 컸거든요. 이것은 어떻게 된 겁니까?

◆ 주호민> 그때 진짜 욕을 많이 먹었는데요. 선처를 결심을 하고 그 만남을 요청을 드렸어요. 그런데 만나는 건 좀 부담...

◇ 김현정> A씨 교사 분께.

◆ 주호민> 교사 분께. 만나는 건 좀 부담스럽다면서 어떤 변호사님을 통해서 서신을 보내왔는데 그 내용이 좀 납득하기가 어려운 요구들이었습니다.

◇ 김현정> 어떤 말씀이실까요?

◆ 주호민> 일단 선처 탄원서보다는, 선처 탄원서를 쓸 게 아니고 고소 취하서를 작성할 것. 그게 저도 법률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사실 정확하게 모르는데 아마 그게 더 좀 양형에 더 크게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몇 개월 동안 선생님이 학교를 못 다니고 또 정신적인 피해를 받은 게 있으니 그것에 대한 위자료를 달라.

◇ 김현정> 아니, 지금 고소를 당한 쪽은 선생님 교사 쪽인데 교사 분이 위자료를 달라?

◆ 주호민> 피고인이 위자료를 달라고 요청을 하신 거예요.

◇ 김현정> 혹시 어떤 그런 것들이 적힌 문서를 공개하실 수 있습니까?

◆ 주호민> 네, 공개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저희한테 주신 게 있나요?

◆ 주호민> 그래서 너무 당황해서 이게 뭐지 싶었어요. 그래서 그 답신을 못 드렸는데 다음 날 또 바로 두 번째 요구서가 왔어요. 그런데 그 요구서에는 어제 했던 금전 요구는 취하하겠다. 대신에 자필 사과문을 써라. 저희에게.

◇ 김현정> 자필 사과문을.

◆ 주호민> 저희가.

◇ 김현정> 아이 측이 써라.

◆ 주호민> 네, 선생님한테 너무 잘못했다고 자필 사과문을 쓰라는 요청이 왔는데 그 사과문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지정을 해줬어요. 그래서 그대로 써라. 그래서 그 내용들이...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그 문서를 그대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 주호민> 그 내용들이 선생님의 사과를 받았다라고 쓸 것이라는 내용도 있고요.

◇ 김현정> 선생님의 사과를 아이가 받았다.

◆ 주호민> 저희가.

◇ 김현정> 주호민 씨 측이 받았다. 사과 받으셨습니까?

◆ 주호민> 아니요.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죠. 사과 받은 적도 없고 아무런 연락이 없었는데 사과를 받았다라고 쓸 것이라는 요구가 왔고 또 학대의 고의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쓰라고 그런 요구가 온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냥 이러이러하니 선처하겠다가 아니라 그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넣으라는 요구 앞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좀 어려우셨을까요?

◆ 주호민>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 그리고 그 모든 요구하는 문장들이 정말 그 형량을 줄이기 위한 단어들이더라고요. 그 문장들이. 그래서 그런 걸 보면서 이거는, 이거는 아니지 않나 싶어서 그때 선처의 의지를 접고 끝까지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 김현정>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상당히 오해가 있는 부분들도 꽤 많습니다. 대중의 오해. 그런데 일방적인 뭇매가 쏟아질 때는 참 그런 악플이나 이런 거 보면서 상당히 힘드셨겠어요.

◆ 주호민> 많이 힘들었죠. 많이 힘들었습니다. 해명할 수 없다는 그 답답함이 너무 컸고 그 사람들이 해명을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그런 어떤 절망감이 되게 컸죠.

◇ 김현정> 해서는 안 되는 어떤 좀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셨다는.

◆ 주호민> 네, 그래서 초반에는 정말 이것밖에는 방법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다 내가 했다고 해라 하고 아내에게 말을 하고 좀 안 좋은 선택을 하려고 했는데 그때 제가 저랑 친한 김풍 작가님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 김현정> 김풍 씨요?

◆ 주호민> 네, 요리도 하시고 만화도 그리시는. 저랑 굉장히 친한데 갑자기 그 형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해서 제가 막 엉엉 울었어요. 왠지 그냥 그 형 목소리를 들으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엉엉 울었더니 바로 달려오셨어요. 서울에서 용인까지. 그래서 막 토닥여 주시고 또 사실 제가 교회를 다닌 지 얼마 안 됐거든요. 그 사건 있기 직전부터 다니고 있었는데 또 목사님도 오셔서 위로해 주시고 그러면서 좀 신앙의 힘으로도 많이 좀 버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냥 안 좋은 생각이 살짝 들었다가 아니라 진짜로 완전히 극단까지도 가셨을 정도였군요.

◆ 주호민> 예, 그때는 정말 온 세상이 공격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숨을 쉬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긴 재판이 계속 이어졌는데 재판 중에 가장 좀 가슴 아팠던, 힘들었던 순간이라면요.

◆ 주호민> 그거는 저희 아이의 어떤 장애적 특성이 굉장히 선정적인 제목으로 기사로 나올 때 그런 것들. 예를 들어서 무슨 헤드라인에 막 주호민 아들 여학생 앞에서 바지 내려. 이런 기사가 나온다든지.

◇ 김현정> 그런데 그 장애적인 특성이라는 건 어떤 말씀이실까요?

◆ 주호민> 그런 바지를 내리는 것 자체가 어떤 목적성이 없는 그냥 자폐 아동이 그냥 할 수 있는 행위거든요. 그런 거라든지 아니면 평소에 사타구니 같은 말을 자주 해, 이런 게 기사로 나오는데 걔는 이 사타구니가 그냥 그 어감 자체가 재미있어서 사타구니. 그냥 이렇게 중얼중얼 된 건데 그거를 무슨 약간 성에 매몰된 것처럼 9살짜리인데. 장애가 있고. 그런 식의 보도가 되는 게 너무 끔찍하더라고요. 그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재판정에서 녹취가 다 공개가 됐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들으셨어요. 거기에 있던 분들은. 저도 들었습니다만 사실 가장 놀랐다고 다들 이야기하는 것은 보도나 이런 것을 통해서 상상하던 그 9살의 모습과 녹취록 속 아이의 목소리나 이런 게 너무 달랐다. 그러니까 마치 아기 같은, 아까 4살에서 6살 정도다라고 얘기하니까 이제 이해가 되는데 굉장히 조그마한 소리로 예, 예, 이런 모습. 굉장히...

◆ 주호민> 그 사실 녹취를 공개하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거를 그냥 듣는 순간 아이가 얼마나 위축돼 있고 조그마한 아이가 그 교실에서, 그 무거운 공기 속에서 버티고 있는 게 그냥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그걸 들으신 분들은 막 눈물도 흘리시고 법정에서 그러셨는데 저는 그래도 지금도 공개를 하고 있지는 않은데 아무튼 되게 생각하시는 것처럼 막, 이렇게 막, 엄청 막 그런 아이가 아니고 진짜 작고, 작은 아이예요.

◇ 김현정> 녹취록을 공개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금 전혀 안 하시고 대중에게 안 하시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 주호민> 제가 정말 초반부터 이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도 계속 그거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 김현정> 왜냐하면 그게 판단이 사실은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에 법정에서도 그랬었고.

◆ 주호민> 그런데 거기에 저희 아이 목소리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공개가 되면 어쨌든 영원히 인터넷상을 떠돌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런 어떤 피해가 일어나고 있는 그 목소리와 그 현장이 영원히 남게 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어요. 아이가 커서 듣게 되면 어떤 생각이 들까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 게 좀 많이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반론들도 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총이라고 우리가 부르죠. 학교 현장을 사제 간 공감과 실내 공간이 아닌 불신과 감시의 장으로 변질시킨 어떤 판도라의 상자를 연 셈이다, 이런 것도 있었고요. 교육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라는 한탄의 말도 들린다, 이런 반론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 주호민> 그런데 이거는 장애 아동의 어떤 특수성을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가 많은 뉴스들에서 어린이집에서 있던 학대를 CCTV나 아니면 녹음을 통해서 발견한 경우가 종종 있었잖아요. 그런 경우에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라고 표현하는 거는 제가 한 번도 듣지 못했거든요. 그럼 과연 이런 장애아동이 이런 환경에 있을 때 어떠한 방법이 있을지 그런 제도적인 고민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당연히 그 학부모와 학생과 선생님들 사이에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지금의 특수교육 현장은 모든 게 교사 개인과 학부모 개인에게 그냥 맡겨져 있어요.

◇ 김현정> 알아서 해결해야 되고 알아서 가르쳐야 되고 이런 거요.

◆ 주호민> 심지어 이번 사건에서도 교장 선생님께 부탁을 했는데 굉장히 그런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시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특수교사들의 어떤 고충이 너무 이해가 됐어요. 그리고 평소에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헌신적으로 일하시는지를 잘 알고 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그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그런 게 위축된다기보다는 이걸 제도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는 게 좋지 않을까.

◇ 김현정> 어제 그런 말씀도 하셨더라고요. 정말 전국에 대부분의 특수교사분들은 너무도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헌신하면서 이분들이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있는데.

◆ 주호민> 네, 맞아요.

◇ 김현정> 특정 개인의 일이 전체를 매도하는 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걸 여러 번 강조하셨어요.

◆ 주호민> 정말 노력을 하시고 또 특히 자폐가 있는 아이들은 돌발 행동을 많이 하니까 몸에 상처도 많이 나시고 배변도 갈아줘야 하는 일이 있고 다 큰 제자의. 그런 고충들이 있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죠. 그런데 어떤 아주 극히 일부의 어떤 일이 이 전체의 어떤 특수교사님들의 헌신을 폄훼하면 안 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아이는 학교를 다니고 있나요? 아니면 어떻게.

◆ 주호민> 현재 가정에서 지금 홈스쿨링, 보호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괜찮습니까? 어떤 정신적으로 상처.

◆ 주호민> 일단은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제 재판 직후에 교사 측에서는 항소 계획을 변호사는 밝힌 것 같은데 실제로 어떤 이야기가 온 게 있습니까?

◆ 주호민> 아니요. 저희가 딱히 전달받은 것은 없습니다.

◇ 김현정> 만약 항소가 들어오면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이세요?

◆ 주호민>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저도 지금 전혀 아직은 계획이 없어서 닥쳐봐야지 또 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 재판 중에 아이가 지능이 떨어져서 학대 사실을 모른다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을 때가 가장 가슴 아팠다, 이런 말씀도 하셨던데.

◆ 주호민> 상대측의 어떤 변론 중에 아이의 지능이 그 학대를, 이 학대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학대가 아니다라는 좀 논변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부분이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왜냐하면 진짜 말 못하는 강아지도 그런 분위기나 이런 걸 읽을 수 있는데 특히 자폐성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그런 부정적인 분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그런 여러 논문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얘가 지능이 낮아서 학대를 모를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정말 어떤 장애에 대한 너무나 무지를 드러내는 그런 발언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 김현정> 아까 몇 번 강조하셨지만 특수교사 분들의 어려운 환경들, 이런 것들이 오히려 개선되는 계기가 이번에 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좋은 방향,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회가 바뀌는데 이 사건이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저도 그런 생각이 들고요. 오늘 어려운 인터뷰 또 어려운 질문들 함께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겠습니다.

◆ 주호민> 감사합니다.

◇ 김현정> 웹툰 작가 씨 주호민 씨, 어제 1심 판결 후에 직접 만나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주호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