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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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9(금) [인터뷰] 오은영 "SNS에 자해 공유하는 아이들, 그저 관종일까요?"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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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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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은영 (정신겅강의학과 전문의)



스스로 신체에 해를 주는 행동 모두 포함
우울 등 부정적·힘든 마음을 회피하는 행동
SNS…위로는 잠깐, 위험한 유행으로 확산
이완 위해 더 높은 강도로…행위 중독 양상
사춘기니까? 평생의 정신건강에 영향 준다
자해 본다면…행동 아닌 마음 상태에 초점
수학·영어도 중요하지만…'마음 교과서' 필요


최근 응급실을 방문하는 자살 그리고 자해 시도자 2명 가운데 1명이 10대, 20대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특히 지난 5년간 자해나 자살 시도자가 총 11% 증가했는데요. 10대만 떼어보면 약 70%, 20대는 50%가 증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자해에 주목을 하는데요.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낸 후에 이걸 SNS에 올려서 서로 공유하는 현상. 이게 몇 년 전부터 청소년들 사이에 일종의 유행처럼 시작이 됐고 여전합니다. 어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원인은 뭐고 또 치유의 방법은 뭔지 오늘 짚어보겠습니다. 국민 멘토이자 정신건강 전문가 오은영 박사 어서 오십시오.

◆ 오은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2년 만에 다시 뵙네요. 잘 지내셨어요?

◆ 오은영>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현정>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금까지 토크 콘서트를 열심히 열고 계시는 걸로 제가 알고 있고, 새해에도 계속 이어가십니까?

◆ 오은영> 네, 매년 작년에는 날마다. 큰 주제는 더할 나위 없이, 우리는 그냥 좋다. 이제 작년에는 날마다. 올해는 또 다른 부제로 토크 콘서트를 할 예정인데요. 2월 3일 날 하는 토크 콘서트는 제가 매년 하는 토크 콘서트와는 좀 다른게요. 이번에는 동행 그래서요, 굉장히 의미가 있는 토크 콘서트입니다.

◇ 김현정> 누구와의 동행입니까?

◆ 오은영> 제가 살아보니까요. 인간의 삶은 조화가 중요하더라고요. 내 안의 마음속에 다양한 감정들의 조화, 남녀의 조화, 세대 간의 조화, 나와 다른 사람과의 생각과 마음의 조화, 이 조화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제가 이렇게 보니까 요즘에 이 조화를 좀 더 이루는 데 내가 한 방울의 힘을 보태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가지고요. 그런데 제가 임상에서 의사로서 환자를 본 지가요. 올해로 33년, 만으로. 햇수로는 34년에 접어들었어요.

◇ 김현정> 34년.

◆ 오은영> 네.

◇ 김현정> 서른다섯 아니셨어요?(웃음)

◆ 오은영> 감사합니다(웃음). 그래서 저는 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니까요. 제가 이때까지 해왔던 일들을 보면 사실 지금 많이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많았잖아요. 그래서 환자 자신과 그 가족에게 질병과 증상을 교육하고 설명하는 게 굉장히 큰 저의 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해를 돕고 하는 거. 그래서 상당히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또 그냥 환자나 가족이 아닌 분들, 입장이 다르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분들께도 어느 정도 좀 편안하게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이해를 좀 시켜드린다면 이 사회가 조금 더 또 조화를 이루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평생 동안 환자를 늘 봐오면서 정신과 의사한테는 공감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저희 엠파시라고 하는데요. 최고의 엠파시는 질병을 문제를 제대로 언더스탠딩하는 거다.

◇ 김현정> 이해하는 거다.

◆ 오은영> 그러니까 제대로 이해를 할 때 진정한 공감이 생기거든요. 그런데 어쨌든 입장은 다 다르지 않겠습니까? 환자 자신과 보호자와 또 그렇지 않은 분들이 어떻게 입장이 같겠습니까? 그렇지만 이해를 좀 도와서 우리가 조금 더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의 어떤 상황을 좀 언더스탠딩,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가 훨씬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2월 3일 하는 동행이라는 토크 콘서트는요. 사실 기업이 좀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효성에서 많은 지원을 좀 해 주셨고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클래식 공연을 하는 가온 솔로이스트라고 하는 그런 오케스트라, 하여튼 협주하는 그런 단체가 있고요. 제가 같이 힘을 합쳐서 토크 콘서트를 합니다. 토크 콘서트니까 토크가 있고요. 토크에는 우리 사는 이야기 또 따뜻한 이야기, 서로 위로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고요. 콘서트니까 이분들이 음악을 연주해 주시는데요. 정말 눈을 감고 들으시면 장애인이 연주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으실 겁니다. 정말 아름다운 곡들을 연주해 주실 건데요. 그날 시간 되시는 분들 오셔서 우리 사는 우리 삶의 가치 그리고 따뜻함, 이런 것 좀 같이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2월 3일 토요일 5시입니다. 마포아트센터입니다. 많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그리고 수익금은 다 기부합니다.

◇ 김현정> 다 기부합니다. 이렇게 훈훈한 얘기만 우리가 했으면 좋겠는데 오늘 사실은 조금 심각한 얘기 때문에 모셨잖아요.

◆ 오은영>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참 무겁지만 숨겨서는 안 되는 단어여서 오늘 저희가 떠올립니다. 청소년의 자살 그리고 자해. 조금 전에 제가 통계는 소개를 해드렸는데 현장에서도 체감이 되세요?

◆ 오은영> 체감이 많이 됩니다. 최근 들어서 이 자해 때문에 입원을 하거나 응급실로 이송하는 사례가 아주 많이 늘고 있거든요. 그런데 실제 통계를 보면. 청소년 사망의 41.1%가 자살로 인해서 청소년들이 사망을 합니다. 그러니까 사실 이 꽃다운 나이에 아이들이 채 펴보기도 전에 이렇게 삶을 마감하게 된다는 건 너무나 안타깝고 원인을 정말 잘 파악을 하고 우리가 대책을 세워야 되는 부분이라고 보거든요. 정말 심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자살은 너무너무 이 친구가 힘들어서 삶을 내려놓고 싶은 거구나. 삶을 포기하는 거구나. 이게 바로 어떤 의미인지는 이해가 되는데 자해는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거잖아요.

◆ 오은영> 그렇죠.

◇ 김현정> 아프게 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거를 어디다가 드러내는 게 아니라 이렇게 숨기고 다니잖아요. 아이들이. 이거 왜 하는 것인가, 이게 왜 유행이라는 건가.

◆ 오은영> 네, 이해가 안 되시죠. 자해의 정의를 좀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자신의 신체에 해를 주는 행동을 다 포함하는데요. 일단 뾰족한 걸로 몸을 상처를 내거나.

◇ 김현정> 어디 주로, 손을 긋나요?

◆ 오은영> 네, 손목부터 팔, 온몸을 다 긋습니다. 허벅지. 오른손잡이면 오른손이 제일 많이 갈 수 있는 부위. 그래서 주로 허벅지 안쪽, 그다음에 팔, 손목보다도 팔들을 많이 긋습니다.

◇ 김현정> 면도칼 같은 걸로.

◆ 오은영> 그리고 또 샤프, 연필, 가위, 커터칼, 그다음에 뾰족한 거 갖고 다 합니다. 그래서 상처를 내는 거 그다음에 화상. 담배불이나 지지는 것도 들어가고요. 그다음에 벽에다 머리를 박는 거 그리고 머리카락을 다 뽑는 거.

◇ 김현정> 머리카락을 뽑아요?

◆ 오은영> 그리고 또 치아로 자기 몸을 이렇게 바이팅한다고 하죠. 무는 거, 깨무는 거 이런 거 다 포함됩니다. 그래서 자해라는 게 애들이 어떻게 보면 왜 저래,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상당히 심각해서 응급실에 오거나 입원을 시켜야지만 되는 경우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좀 이해가 안 되시잖아요. 자기 몸에 왜 이렇게 상처를 내나 하는 건데요. 사실 청소년 아이들이 자해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떤 본인이 처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해서 내지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정적이고 힘든 마음, 우울이라든가 불안 같은 그런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서 내지는 스트레스나 여러 가지 일로 쌓였던 긴장을 이완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 김현정> 아니, 몸에 상처내고 아픈데 뭐가 이완이 된다는 거죠?

◆ 오은영> 그런데 사실 우리 뇌에는 도파민 리워드 패스웨이라고 해서요. 어떤 상처를 내게 됐을 때 도파민과 또 우리 내인성, 오피오이드라고 합니다. 엔도르핀이라는 것들이 같이 분비가 되면서 순간 긴장이 이완되기도 하고요. 순간 본인의 어떠한 아픔을 잊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자해는 사실 아주 극심한 고통, 괴로움을 표현하는 사회적 현상이라고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어른들이 얘네들 진짜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났네, 내지는 이걸로 유행처럼 관심을 끌려고? 이렇게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시면 이 아이들을 돕지 못합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이게 몇 년 전부터 유행이라고 여러 번 말씀드렸잖아요. 그리고 자해한 다음에 그걸 SNS에 아이들이 또 공유하는 것도 유행이에요. 그런데 대부분 어떤 식으로 얘기를 했냐면 관종, 관심 끌려고. 저거 해보면 멋있어 보이니까, 이렇게들 사실은 많이들 이해를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렇게만 볼 것이 전혀 아니다.

◆ 오은영> 왜냐하면 제가 오늘 여기 나온 건 이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기 때문에 좀 더 정말 제대로 된 관심을 가지고 대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가뜩이나 아이들 많이 안 태어나잖아요. 만일 애들 태어나서 여기까지 컸는데 이 아이들이 이러한 괴로움과 고통 속에 있다면 이거는 정말 안 될 것 같습니다. 어른들이 빨리 얘네들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을 만들어야 되거든요. 물론 관심을 받기 위해서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게 자해의 여러 가지 원인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원래 의미 있고 중요한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합니다. 이게 인간의 본능이거든요. 이 관심과 관종이야 하는 건 다른 거죠. 그럼 이 자해를 하는 아이들은 어쩌면 꼭 필요한 반드시 있어야 되는 의미 있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따뜻한 관심이 뭔가 부족하다고 보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요즘 아이들한테 있어서 SNS는 소통 수단이거든요. 가장 많이 사용하는.

◇ 김현정> 그렇죠.

◆ 오은영> 그걸 통해서 모르는 사람과 소통을 하는 거죠. 그래서 자기 자해한 어떤 사진, 피 나는 장면, 상처, 그때의 경험 그리고 그때 필링, 느낌, 이런 것들을 다 올려서 사람들이 거기에 글을 올린다든가 아팠겠다라든가 이런 걸로 아주 짧은 위로를 받는 거죠.

◇ 김현정> 누군지도 모르는 익명의 그 사람이 올리는 그 글. 너 얼마나 힘들면, 너 아팠겠구나, 너 피는 많이 났어? 이 말에 위로를 받는다고요?

◆ 오은영> 그렇죠. 그리고 사실 청소년들은 이런 SNS에서 오는 여러 가지 영향에 성인들에 비해서는 정서적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런 SNS에서 쭉 이런 것들이 많이 올라와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는 걸 보니까 별로 아프지 않은 모양이네. 할 만한가 보네라는 것도 있고요. 또 이 청소년들은 그 나이 또래의 또래 프레셔가 있습니다. 또래들이 주는 압박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뭔가 동참을 해야 된다는 그러한 부분들.

◇ 김현정> 그러면 따뜻한 관심 받고 싶어서라는 거에다가 플러스 약간 유행도 섞이긴 섞이는 거네요.

◆ 오은영> 그렇죠. 그래서 아주 위험한 유행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이거를 아주 이 심각성을 잘 알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마치 유행 따라 다니는 아이들, 관종인 아이들처럼 보면 절대로 이 아이들을 도와줄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냥 싸잡아서 다 유행, 패션, 이런 것처럼. 트렌드, 이런 것처럼 해버리면 이거는 해결책 안 나온다.

◆ 오은영> 상당히 고통스러워 괴로워하고 있다는 걸 아셔야 될 것 같고요. 또 하나는 그 아이들이, 청소년 아이들이 자살률도 높은데 자살을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은 많이 우울합니다. 그런데 이 우울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아이들 내지는 자해를 하는 아이들, 특히 NSSI라고 해서요. Non Suicidal Self Injury이라고 해서 비자살적 자해. 자살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지만 자해를 하는 아이들, 걔네들을 약자로 NSSI라고 표현을 합니다.

◇ 김현정> 그건 어떻게 달라요? 그냥 자해랑 비자살적 자해는.

◆ 오은영> 그러니까 NSSI, 비자살적 자해는 자살하려는 의도는 없는 거죠. 상처는 내지만. 그렇지만 자해를 하는 아이들의 3분의 1이 나중에 자살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게 그렇게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는데요.

◇ 김현정> 점점 심화되는군요.

◆ 오은영> 그런데 우리가 흔히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얘네들이 왜 그럽니까? 그러면 많이 나오는 게 가족 내 불화, 부모와의 어떤 가정이 원만하지 못하고 경제적인 어려움, 학습 문제, 이런 얘기들을 얘기를 하는데 물론 원인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우리가 굉장히 주의해야 되는 거는 이렇게 이 아이들의 자해의 원인을 카테고리 한다고 그러죠. 이렇게 딱 카테고리를 하는 걸 통해서.

◇ 김현정> 분류를 해버려요.

◆ 오은영> 어떻게 보면 편견이 생기고 얘네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또 어려움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집안이 화목하든 불화가 있든 가정이 부유하든 내지는 가정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든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아이든 공부를 못하는 아이든 상관없이 이런 현상이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공부를 잘해도. 잘 해도 또 잘하는 대로 스트레스 받으니까.

◆ 오은영> 네, 물론입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어쨌든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성적, 외모, 비교, 이런 데 굉장히 많은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는 건 맞거든요. 그래서 이러이러한 아이들이 자해를 많이 한다. 너무 이렇게 딱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분류를 해버리는 것 자체가 이 아이들의 어떻게 보면 진짜 이유를 이해하는 데는 다소 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이기도 합니다. 또 실제 아이들을 만나보면 뭐라고 얘기하냐면 선생님 저희 부모님은 좋은 분이세요. 나쁜 분 아니세요. 제가 힘들어 했더니 어느 날 저한테 물어보시더라고요. 너는 뭐가 힘드니? 그런데 저는 진짜 제가 뭐가 힘든지 몰라요. 그래서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솔직하게. 그랬더니 부모님이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저를 보더니 야, 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은 거야. 부모가 뒷바라지 해줄 때.

◇ 김현정> 그런 얘기하죠. 우리 해요.

◆ 오은영> 그러면서 그저 밖에 나가서 공 한번 차고 엄마 아빠가 맛있는 거 한번 사줄 테니까 풀어,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틀린 말은 아니나.

◇ 김현정> 야, 너 공부가 제일 편해. 세상 나와서 돈 벌어봐. 얼마나 힘든 줄 아니.

◆ 오은영> 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은 거야.

◇ 김현정> 그게 제일 좋은 거야.

◆ 오은영> 그러나 본인은 그날 자해를 시도했다고 해요. 왜냐하면 부모님을 원망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고통과 괴로움을 이렇게 가볍게 반응을 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자기는 절망을 느꼈다. 그리고 어떤 애는 또 이렇게 말해요. 호기심 때문에 자해를 시작을 했는데 물론 자해를 하는 걸 통해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자기도 안다. 그렇지만 이 마음의 막막함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이거밖에 없더라. 그리고 어느 날 봤더니 멈출 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표현하는 애들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이게 멈출 수가 없어요. 약간 중독성이 있는 건가요?

◆ 오은영> 왜냐하면 도파민 리워드 패스웨이라고 아까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제 같은 정도의 어떤 안도감 내지는 긴장의 이완을 얻기 위해서는 그전에 비해서 좀 더 높은 강도를 해줘야지만 그 충족감이 오기 때문에 이게 어떻게 보면 행위 중독 비슷한 양상을 띤다고도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처음에는 너무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이런저런 이유로 시도를 했는데 이게 나중에는 습관처럼 되기도 하겠네요.

◆ 오은영> 그럴 수도 있죠. 물론 모든 애들이 그런 거는 아닌데요. 그래서 저는 늘 뭐라고 말씀드리냐면 마치 아이들이 이렇게 얘기할 때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서 인구가 적어요. 그러다 보니까 너무 이 문제를 좀 가볍게 보는 거죠. 그리고 청소년 시기에 겪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다 사춘기니까 이렇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청소년 시기에 보이는 반복된 문제는 여러 가지 정신 병리의 시작일 가능성이 되게 많기 때문에 굉장히 주의 깊게 보시고 이거를 굉장히 아이와 진지하게 의논하고 반드시 전문가와 의논을 해서 도움을 받으셔야 되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질풍노도의 시기니까 이러고 지나가면 또 괜찮아지지라고 보통 생각하고 모른 척하고 지나가는데 그게 아니라 그때부터 시작해서 정신적으로 평생 건강, 정신 건강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단 말씀이에요.

◆ 오은영> 그런 아이들도 있다라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이걸 어떻게 그럼 아이들을 그것으로부터 구해낼 수 있을까, 치유할 수 있을까의 문제인데 예를 들어 제가 부모인데 아이가 자해하는 걸 알게 됐어요. SNS로 봤든 어떻게든 알게 됐어요. 어떻게 접근해야 됩니까?

◆ 오은영> 그런데 우리가 일단 하지 말아야 되는 게 몇 가지가 있어요. 자해 행동이잖아요. 자해 행동에 초점을 맞추시면 안 돼요. 너 이런 행동을 이렇게 되면 아이를 못 돕습니다.

◇ 김현정> 너 이거 하는 짓이야?

◆ 오은영> 그렇죠.

◇ 김현정> 큰일 나, 이러면 안 돼요?

◆ 오은영> 막 이렇게 하면서 내지는 비난하는 거. 너 배부른 소리 이렇게. 네가 지금 정신이 있니, 없니.

◇ 김현정> 정신 있니, 네가 몇 살인데 지금.

◆ 오은영> 네가 뭐가 부족해서 이렇게 한다든가 아니면 이 행동을 당장 멈추라는 어떠한 약간 강압적인 태도는 전혀 도움이 안 되고요. 이제 어떻게 보면 Emotion Focused Therapy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자해를 할 수밖에 없는 이 아이의 마음 상태에 포커스를 맞추는 거거든요. 그래서 네가 이렇게 할 때는 네 마음이 굉장히 어렵고 힘든 거야. 고통스러운 건데 엄마, 아빠는 네 마음의 고통에 굉장히 눈과 귀를 열고 네 마음을 들으려고 해. 그리고 이 상태는 네가 굉장히 힘든 상태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아. 이렇게 해서 굉장히 지지적인 어떤 태도로 이 아이의 자해 행동이 아니라 자해를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는 이 아이의 심리 상태에 굉장히 관심을 기울이셔야 합니다.

◇ 김현정> 행동 자체를 보지 마시고 그 행동이 나온 배경인 마음. 마음에 집중하셔라.

◆ 오은영> 그런데 사실 본인도 노력을 해야 되는 면도 있죠. 그런데 본인이 잘못했다는 뜻이 아니고요. 사실 우리 아이들 크는 과정에서 마음을 안 가르쳐요. 저 맨날 하는 말이 마음 교과서 만들어야 된다고 제가 맨날 그러거든요.

◇ 김현정> 과목 중에 마음 과목 만들어야 된다, 그 얘기하시죠.

◆ 오은영> 관계와 마음을 만들어야 된다. 왜냐하면 아이들 굉장히 교육 많이 받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오은영> 그런데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내가 내 마음을 잘 알아야 돼요. 내 마음을 알아야 타인의 마음도 좀 이해할 수 있는 거고 그래야 갈등도 잘 풀어갈 수가 있는 건데요.

◇ 김현정> 맞아요.

◆ 오은영> 수학 문제 중요합니다. 과학도 중요하고 영어도 중요한데요. 마음이라는 걸 배우는 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마음도 가르쳐야 되는 건데 이게 빠져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실 아이들이 자기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도 모르고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저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2까지는 주 1회에 마음 관계 과목이 생겨야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 김현정> 저도 동의해요. 저도 동의. 우리 사회의 진짜 이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데 그 좋은 해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에게 혹은 부모님들께 꼭 하고 싶은 말씀은.

◆ 오은영> 얘들아, 힘들 때는 혼자인 것 같은데 조금만 옆을 바라보렴. 절대로 혼자가 아니야. 반드시 너를 아끼고 사랑하고 네 마음을 들어줄 사람들이 있단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란다.

◇ 김현정> 오은영 박사님의 이 말씀을 듣는데 왜 제가 눈물이 나려고 그러죠. 아이들뿐만 아니라 듣고 계신 여러분 다 혼자가 아닙니다. 외롭고 스트레스 받고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 지쳐 계신 분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힘을 내시라는 이 위로의 말씀. 정말 위로가 됐습니다. 오은영 박사님 이렇게 보내드리려니까 제가 너무 아쉬워서 혹시 5분 정도 시간 되세요?

◆ 오은영> 네.

◇ 김현정> 그러면 같이 우리 댓꿀쇼로, 댓꿀쇼로 좀 넘어가 보겠습니다. 우선 라디오 본방송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박사님 고맙습니다.

◆ 오은영>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