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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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4(목) "왜 태영은 SBS를 포기 못 하나?"
2024.01.04
조회 36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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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시공 16위권 중견회사 '태영'…왜 워크아웃?
문제는 우발채무…시행사 연대보증 빚까지
사재 출연 없는 자구안, 채권단 수용 어렵다
PF 잔액 총 160조…부실 확인된 건 30조 원


커다란 경제 이슈 하나 짚어보고 가야겠습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설마설마했던 일이 하나 있어요. 바로 태영건설의 부도 위기. 그런데 그 위기가 실제였습니다. 12월 28일 시공 순위 16위의 태영건설이 부도만은 막아 달라 하면서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채권단들 모아놓고 워크아웃 계획, 즉 자구책을 발표했는데요. 이렇게 이렇게 자산 팔아가서 돈 마련해 볼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이런 계획을 발표한 겁니다. 이 자리에 90세가 넘은 창업주가 참석해서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했답니다. 왜 그럴까요? 그리고 끝내 채권단이 이 워크아웃 계획에 OK를 하지 않으면 태영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또 건설사들 가운데 태영건설만 이런 상황일까요? 지금의 상황을 쉽게 풀어주실 분 모셨습니다. 명지대 박정호 특임 교수, 어서 오십시오.

◆ 박정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박 교수님 지난주에 출연하셨잖아요. 지난주에 경제 상황 전반, 지난해 경제 정리하러 출연하셨을 때 이런 이야기하셨어요. 지금 건설회사 중에 심각한 상황인 곳이 꽤 있는데 아마 선거 전까지는 정부가 관리를 할 거다. 선거 후가 걱정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지금 선거 전인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현실화가 됐네요. 왜 이게 시기가 빨라진 겁니까?

◆ 박정호> 일단 모두 반응이 좀 이거 의외다라는 생각이 들었었고요. 그런데 그만큼 지금 부동산 PF 부분에서의 부실 규모가 크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미뤄놓을 수 없을 정도로 컸다.

◆ 박정호> 그렇죠. 특히 이번 태영건설 상황을 보면 앞으로 부동산 PF 시장이 어떻게 위험 요인이 점점 증폭될지를 알 수가 있는데요. 일단 태영건설이 직접적으로 가지고 있는 부채 같은 경우는 일단 본인들이 장기 차입금이 1조 5000억 원 정도 되고요. 단기간 그러니까 급박하게 막아야 될 돈이 한 5000억 원 정도 됩니다. 사실 이 5000억 원 정도는 태영이라는 중견 그룹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어요. 계열사 일부 지분 매각하고 하면서 해결을 할 수가 있는데 문제는 우발채무라는 데 있습니다.

◇ 김현정> 우발 채무,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 좀 어려운 말이에요.

◆ 박정호> 좀 설명을 드릴게요. 우리가 뭔가 주택을 공급하거나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시공사라는 역할과 시행사라는 역할로 나눠지는데요.

◇ 김현정> 나눠지죠.

◆ 박정호> 이 시공사는 쉽게 말해서 건설회사 생각하시면 되고요.

◇ 김현정> 이런 태영건설. 태영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이런 건설회사, 시공사.

◆ 박정호> 맞습니다. 그리고 시행사라고 하면 그 앞전에 그림 하나 더 그려놓고 저희 이곳에 이런 거 올릴 겁니다 하고 계획하는 사람들을 말해요.

◇ 김현정> 일종의 컨트롤 타워 같은 거 맞습니다. 거기가 시행사.

◆ 박정호> 그런데 이 시행사들은 말 그대로 작은 회사이고 규모감이 너무 작다 보니까 이 시행사가 뭔가 개발 사업을 시작했었을 때 그게 공사를 들어가기 직전까지 되면 통상적으로 건설회사가 이 시행사에 담보를 서주는, 지급보증을 써주는 게 통상적이에요.

◇ 김현정> 연대보증을 서 주는군요.

◆ 박정호> 맞습니다. 그런데 최근 태영건설에 문제가 된 게 이 시행사 문제인데요. 이 시행사 채무보증 금액이 얼마냐 하면 이것저것 다 합쳐봤더니 3조 8000억 원 정도가 될 것이다라는 게 지금 진단이에요.

◇ 김현정> 자기 자체 채무, 태영이 직접 지고 있는 빚은 아까 1조 5000억에 5000억 더해서 한 2조 정도 되는데 보증을 서는 바람에, 시행사 보증 서는 바람에 지게 된 빚. 만약 그 시행사에 문제가 생기면 태영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되는 게 얼마라고요?

◆ 박정호> 총 다 합치면 3조 8000억 원 정도인데.

◇ 김현정> 3조 8000억.

◆ 박정호> 물론 이게 다 터지지는 않겠죠. 모든 자기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다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테지만 전체를 다 합치면 3조 8000억이 되니 채권단 입장에서는 당연히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시행사 부분부터 지금 부동산 PF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고요. 이거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부동산 PF 부분이 얼마나 문제가 심각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은행 연체율 같은 겁니다. 어떻게 보면 돈 빌려다가 개발 사업하고 있는 곳이니 이자는 내고 있느냐 이게 중요하잖아요.

◇ 김현정> 원금은 고사하고 그러니까 이자는 꼬박꼬박 내면 되는 거예요. 사실.

◆ 박정호> 그래서 연체율을 살펴봤더니 연체율 평균치는 2.4%로 나름 얼마 안 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게 좀 자세히 들여다봐야 될 게 은행 연체율은 0.2%밖에 안 돼요. 이 은행 연체율이라는 건 통상적으로 은행과 거래하는 거는 건설회사 같은 규모감 있는 곳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정호> 거기까지는 아직 문제가 안 생겼는데 시행사들이 주로 대출 많이 하는 2금융권인 저축은행이나 이런 데 연체율은 14% 수준까지 올라와버렸어요.

◇ 김현정> 예를 들어 증권회사라든지 제2금융이라니까 저축은행, 이런 곳들. 거기에 대해서 연체율이 높아요?

◆ 박정호> 14%까지 올라왔으니까 이거 굉장한 수준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거기는 또 이자도 높잖아요.

◆ 박정호> 이자도 높고요. 그러면 여기에서 어느 순간 더 이상 이자 못 내고 감내 못하는 곳들은 바로 태영건설과 같은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총선 전에는 이런 일이 덜 터질 줄 알았는데 중견건설사부터 터져서 지금 걱정들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얼개는 들었습니다. 얼개는 들었어요. 조금만 더 세밀하게 들어가 볼게요. 우선 태영건설이라는 회사 어떤 회사입니까?

◆ 박정호> 설립자인 윤세영 회장부터 얘기를 좀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지금은 전체 시공 능력에서 16위권까지 올라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견 건설회사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원래 윤세영 회장은 법을 공부하는 법학도였는데 군 복무 시절에 통신장교를 잠깐 했었는데 그때 인정받아서 그런지 국방장관의 보좌관 비슷한 역할도 하셨고 참모총장의 또 비서실 같은 데 근무를 하셨어요. 그때 눈에 들었던 것 때문에 6대 국회의원 선거 때 의원직을 하셨던 이동영 의원의 보좌관으로 첫 어떻게 보면 사회생활을 시작하신 거예요. 그런데 그 이동영 의원이라는 분이 원래 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건설업종에 있습니다. 봉명그룹이라는 건설, 전체 건설회사를 가지고 있는 그룹사를 가지고 계신 분이었는데 거기 밑에 있는 삼주개발이라는 건설회사에 이동영 의원이 정계를 그만두고 다시 사업하러 돌아가셨을 때 같이 간 거예요. 그때 처음으로 건설업이라는 거에 발을 들여놓은 거죠. 그러고 나서 두 번째 직장은 미륭건설이라고 지금 동부건설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기에 근무하다가 드디어 73년에 나도 이제 건설업을 배웠으니 해보겠다라고 해서 태영개발, 지금의 태영 건설이죠. 이걸 설립해서 여기까지 온 거고요.

◇ 김현정> 1973년.

◆ 박정호> 예, 73년도에요. 그런데 이 태영 당시 개발이 이렇게 태영건설과 같은 중견기업으로 급성장하는 가장 큰 모멘텀이 됐던 건 1기 신도시 건설 때 정말 떼돈을 버셨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그 뒤부터 지금까지 왔고요. 윤세영 회장은 그래서 아주 건설업계에서는 특이하게 법학도 출신이 이런 데를 왔다, 이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아파트 브랜드 중에는 데시앙.

◆ 박정호> 데시앙이요.

◇ 김현정> 그게 태영의 대표 브랜드죠. 그리고 태영건설이 아까 1기 신도시에서 큰 돈 번 그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운 것이 SBS가 되는 거고 그럼 지금은 TY홀딩스. TY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만들어놓고 그 밑에 태영건설, SBS, 블루원 골프장, 에코비트 이런 자회사들이 쭉 있는 거예요?

◆ 박정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 형태. 그 자회사 쭉 있는 것 중에 하나인 태영건설에 문제가 생긴 거고 아까 태영건설이 진 빚은 설명해 주셨어요. 조 단위니까 엄청나긴 한데 그런데요, 그런데요, 박 교수님. 사실 우리 아파트 살 때 대출 없이 사는 사람 거의 없듯이 건설사들도 대출 없이 건설하는 곳은 없잖아요. 다 대출받아서 일단 짓고 분양 다 한 다음에 그 돈으로 갚고 그 나머지는 이익 삼고 이렇게 다 굴러가는 거 아니에요? 그렇죠. 여태까지 그런 식으로 굴러왔고 그런데 왜 이번에는 태영이 그 부분에서 펑크가 난 겁니까?

◆ 박정호>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이게 부동산 PF라는 걸 좀 이해를 해 주시면 좋겠는데 뭔가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시행사라는 곳에서는 이게 좋은 개발 문건만 가져가면 정말 단기간에 진짜 재벌이 될 수 있는 산업 부분이 시행사예요. 이렇게 보시면 되는데 한 30억 원 투자하면 시행사가 그 프로젝트를 마무리만 잘하면 저도 주변에 한 두 분 봤는데 한 2~3년 만에 거의 1000억 대 부자가 되더라고요. 30억 가지고 시작했는데.

◇ 김현정> 이거 멀리 갈 것도 없네. 대장동.

◆ 박정호> 그렇네, 거기도 그렇네요.

◇ 김현정> 거기도 시행사들이 있었잖아요. 어디입니까? 이름도 이제 까먹었네.

◆ 박정호> 제가 너무 멀리 설명했네요.

◇ 김현정> 거기도 시행사잖아요.

◆ 박정호> 맞습니다.

◇ 김현정> 저도 그러면 자금 조금 있으면 그리고 좋은 땅 보인다 싶으면 건설회사랑 다 이렇게 해서 프로젝트 하나 만들 수 있는 거 아니에요?

◆ 박정호> 그렇죠.

◇ 김현정> 분양만 잘 되면 떼돈인 거죠.

◆ 박정호> 맞습니다. 그래서 진짜 두 번만 딱 되면 그냥 바로 준재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옆에서 부동산 경기가 좋으니까 야, 저거구나 하는 그런 곁눈질 하던 사람들이 많이 다시 또 들어오게 되겠죠. 그러면서 어떤 일이 생기냐 하면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거나 개발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까지도 프로젝트가 막 진행이 돼요.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그런 부분에서 큰 돈 번 거를 봤기 때문에 나도 분양 받아야겠다, 나도 그 시행사에 돈 넣어야겠다, 이런 식의 참여가 높아지다 보니 어찌 보면 개발의 성공률,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들이 확인되지 않은 사업까지도 추가 진행을 많이 되게 됐는데 이게 비단 태영건설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지금 건설회사가 부동산 경기가 붐이 일었을 때 이렇게 많은 것들을 진행해 왔거든요. 그게 지금 동시다발적으로 부동산 경기 꺼지고 인플레이션 올라가가면서 비용 올라가니까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 겁니다.

◇ 김현정> 가끔은 건설회사가 시공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시행도 하기도 하죠.

◆ 박정호> 그럴 수도 있어요.

◇ 김현정> 시행, 시공 다 하는 경우들도 있던데요. 그럴 경우에 위험이 더 커지는 거고요.

◆ 박정호> 그럼요.

◇ 김현정> 아니, 경기가 진짜 좋아서 분양만 척척척 되면 떼돈이지만 갑자기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 아니, 그 많은 빚 지어놓은 거 분양이 돼야지 그 돈으로 갚는데 분양이 안 되면 그냥 거기서부터 펑크가 나기 시작하는, 완전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버리는. 태영도 그런 거였군요. 이해가 됐습니다. 이해가 됐습니다. 워크아웃을 그래서 12월 28일에 신청했어요. 그런데 워크아웃을 신청한다는 개념은 워낙 많이 들어본 개념이라 막연히 알겠는데 이게 정확히는 뭐예요? 좀 쉽게 설명해 주세요.

◆ 박정호> 워크아웃을 우리나라말로 번역을 하면 기업 구조 개선작업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빚을 제대로 못 갚는 어떤 회사가 있으면 그 회사가 저희 지금 빚 갚기가 어렵게 됐습니다라고 하면서 채권단하고 다시 협의를 하는 거예요. 저희가 그러면 기업 구조를 개선해서 이런 스케줄로 이렇게 처리해서 빚을 다 갚아드리겠습니다. 이렇게 제시하는 내용이거든요.

◇ 김현정> 제가 이거 갖고 있는 자동차도 팔고 백도 팔고 이것저것 다 금부치 다 팔아가지고 언제까지는 꼭 갚을게요. 저 한번 믿고 부도만은 막아주세요.

◆ 박정호> 맞습니다.

◇ 김현정> 이런 거죠?

◆ 박정호> 그렇게 해주면 이게 다른 사람과 논의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돈 빌려준 사람하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정호> 그래서 워크아웃을 주체는 정부가 아니에요. 원래 채권단입니다. 채권단이 그 얘기를 다 들어보고 내 돈 떼먹히기보다는 저걸 수용하는 게 낫겠네. 그러면 그렇게 하기 위해서 내가 해야 될 건 뭔데. 이자 일부 조금 깎아주시고요. 만기 조금만 연장해 주시고요. 때로는 빚 전체의 어떤 부채 규모도 조금 줄여주십시오. 이런 것들을 논의하는 거예요.

◇ 김현정> 다 떼먹느니 그래, 좀 봐줄 테니까 너 노력이 가상하니까 좀 봐줄게, 대신 이때까지 이 정도 갚아.

◆ 박정호>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서로 얘기만 되면 되네요.

◆ 박정호> 그렇죠. 그러면 그냥 끝나는 거고요. 통상적으로 한 2주 정도의 시간을 주기 때문에 아마 1월 10며칠쯤에 태영건설의 최종 워크아웃 가능 여부가 판결이 나올 거예요.

◇ 김현정> 어제는 지금 채권단이 쉽게 말하면 빚쟁이죠. 채권단이 400여 개나 된대요. 지금 태영건설의 채권단이. 그 400여 개 기관이 어제 다 모였습니다. 그 앞에 90세가 넘은 윤세영 창업주가 나타나서 설명을 다 한 거예요. 이것도 팔 거고요. 저것도 팔 거고요. 이렇게 하겠습니다. 울면서 설명을 했대요. 눈물을 이분이 보였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의 반응이 싸늘했다. 왜 그렇습니까?

◆ 박정호> 이게 우리나라는 좀 특수성을 좀 알아두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외국에서는요. 한국에서 어떤 기업이 문제가 생겼을 때 그 기업의 오너가 사재를 출연한다라는 것에 대해서 사실 인정하기 어려워하는 건 외국 분위기예요. 왜냐하면 외국에서는 법인격이 있는 회사와 개인 재산인 사유재산은 구분을 달리해야 되는 거고 법인격을 가지고 회사를 했는데 거기다 왜 사재를 출연하냐. 이게 외국의 입장인데 이건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가 않아요. 좀 설명을 드리면 외국 같은 경우는 어떤 회사의 설립자나 설립자 이후에 그 자손들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그냥 회사에 의미 있는 대주주 중에 하나로서 지분만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분들은 원하는 게 배당만 잘해주십시오. 그것만 신경써요. 그러다 보니 배당만 잘하는지 경영 잘해서 이익 많이 남겨서 나에게 배당 주는지 그것만 보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아직까지 설립자뿐만 아니라 자손들이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정호> 그러다 보니까 회삿돈을 내 돈처럼 쓰거나 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인의 이익에게 조금 유리한 형태로 바꾸면서 경영한 사례가 너무나도 많아요.

◇ 김현정> 많죠.

◆ 박정호> 그러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면 그 부분에 대해서 사재를 출연하는 사제 출연이 일정 부분 수용이 같이 되어야지만 많은 채권단이 그걸 받아들이기가 쉬워요. 그런 과정에서 지금 어찌 보면 가장 노른자위 계열사 중에 하나인 SBS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가 없고.

◇ 김현정> 어제 없었어요.

◆ 박정호> 그리고 본인들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도 아무 얘기가 없었거든요.

◇ 김현정> 원래 사재 출연 한 2000억, 3000억 할 거다라는 예상이 있었는데.

◆ 박정호> 예상은 있었죠.

◇ 김현정> 1원도 안 나왔어요?

◆ 박정호> 1원도 안 나왔습니다. 그리고 물론 어젯밤쯤 어떻게 보면 측근을 통해서 그런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수습하는 논조의 발언들이 나오기는 했습니다만 하여튼 채권단하고 미팅할 때는 그런 얘기가 없었거든요. 바로 그런 부분 때문에 채권단이 이거는 수용하기 어렵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어제 설명회가 있었고 운명의 날은 지금으로서는 1월 11일이 될 거라 그래요. 그때 워크아웃 오케이 할 건지 법정 관리 갑시다. 우리 이거 못 수용하겠습니다 할지를 그날 결정을 한다 그래요. 만약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 박정호> 그러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데시앙이라는 브랜드로 분양을 받았던 입주 예정하는 많은 국민들이죠. 이분들 같은 경우는 어떻게 보면 공사가 언제 재개될지 그리고 허그에서 새로운 건설회사를 어떻게든 찾아줘서 어떻게든 나에게 완공을 해서 그걸 줄 건지 이런 것들이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찌 보면 태영 쪽 입장에서도 처음부터 사재 출연이라든가 알짜배기 계열사의 지분 일부 매각 등을 얘기 안 했을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선거 앞두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잃어버릴 듯한 이런 법정관리까지 들어가는 일을 과연 하겠느냐. 이런 판단으로 이쯤 제시하고 여기서 줄다리기 한번 해보자, 이런 생각일 수도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럼 정부가 나서서 중재해 주지 않겠는가, 뭔가 조정해 주지 않겠는가. 알짜배기 안 팔고도 좀 넘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기대를 갖고 있을 것이다.

◆ 박정호>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분양 받고 입주 기다리는 분들한테는 공사가 중단되니 문제고 또 건설회사는 사실 수많은 하청업체들과 같이 일하지 않습니까? 하도급을 주는 방식이라. 거기에 달린 또 직원들도 어마어마하겠는데요.

◆ 박정호> 그럼요. 건설이라는 게 가장 고용친화적인 산업이다 보니까 하청업체들의 줄도산도 이어질 수가 있습니다. 대금 지급 받은 것을 원활하게 지급을 할 수가 없게 되면 어음 막히게 되고 결국 그래서 연쇄 도산이 우려될 수 있는 상황이죠.

◇ 김현정> 그래서 정부가 어떻게 개입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그 회사에서는 하게 될 텐데 그런데 국민들 입장은 또 싸늘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 박정호> 이게 참 정부의 딜레마예요. 예를 들어서 좀 전에 제가 서두에서 잠깐 말씀드렸듯이 지금 부동산 PF에 문제시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들 중에서는 원래부터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들도 많아요. 그런데 거기에 일정 부분 이상 많은 국민들의 돈이 이미 들어갔거든요. 그러면 그걸 못 본 척하는 것에 대한 어떻게 보면 부담감은 분명히 있어요. 특히 지방 같은 경우가 더욱더 부실 규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지방 건설사들이 주로 추진했던 것은 아파트와 같은 주거형이었고요. 이거는 내가 입주를 들어가려고 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낭패감이 클 거예요. 오히려 서울과 수도권은 비주택, 지식산업센터와 같은 빌딩들, 이런 것들이기 때문에 약간 쌈짓돈 가지고 나 한번 투자 같은 거 해볼까라는 분들이기 때문에 수용성이 크지는 않겠지만 그분들도 낭패 본 거니까. 그래도 살 집 없어졌어요라는 것보다는 조금 숨 쉴 여지가 약간은 있는 거죠.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 부실이 더 큰 곳은 주택이니 그런데 이걸 살려주자니 수익성 없는 것마저도 다 살려주는 거냐. 그럼 우리 수익성 있는 것도 당연히 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딜레마들이 생기는 거죠.

◇ 김현정> 한 번 해주기 시작하면 여기만이 아닐 것이다.

◆ 박정호> 그렇죠.

◇ 김현정> PF 현장이 워낙 많으니까. 진짜 딜레마네요. 진짜 딜레마네요. 지금 태영건설뿐 아니라 이렇게 지금 PF로 고심하고 있는 건설회사가 어느 정도 돼요?

◆ 박정호> 이 부채 규모를 가지고 말씀 드리는 게 훨씬 더 적합할 거예요. 전체 PF 지금 잔액이 이런저런 금액까지 다 합치면 160조 원이 PF 잔액으로 남아 있어요. 그러니까 만약에 문제가 터졌을 때 가장 최대치를 꼽으라면 한 160조 원의 부실이 생길 수가 있다 이렇게 보는 거고요. 그래서 정부는 여기에 대해서 충분히 우리가 감내하고 대응할 수 있는 펀딩을 조성했다라고 해서 80조 이상의 자금을 이미 마련해 놨다라고 하면서 발표를 해 놓은 상태이긴 합니다.

◇ 김현정> 그게 시장 안정 조치 자금이라는 거예요?

◆ 박정호> 그렇죠. 그런데 이 160조 원 중에서 이미 완전 부실로 확인이 된 금액은 30조 원이에요.

◇ 김현정> 엄청나네요. 알겠습니다. 일단 1월 11일까지 태영건설이 어떤 워크아웃, 어떤 자구책을 더 내놓는지 그래서 이 고비를 넘길지 어떨지부터 주목해서 보시면 되겠네요. 지금까지 상황 아주 쉽게 설명 잘해 주셨습니다. 박정호 교수님 고맙습니다.

◆ 박정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