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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보건학자 택한 이유? 치료제론 충분치 않다
장애인·소수자…공기처럼 존재하는 차별 겪어
장애인의 대명사 헬렌켈러조차 우생학 지지
백화점 직원화장실 부족해 성대결절·방광염도
사회갈등 이면엔 시스템…당사자 비난 도움안돼
오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맞아서 오늘은 좀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우리 사회에 소외된 약자들을 위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 올 한 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보내셨습니까? 우리가 어딘가 아플 때, 또 다쳤을 때 그게 반드시 물리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여러 가지 사회적인 요인으로 건강을 잃을 수 있는데요. 그게 사회적 약자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오늘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연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죠. 특히 대형 참사 생존자들을 연구한 세계 유일의 학자로 꼽힙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 등 베스트셀러의 저자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승섭 교수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김승섭> 반갑습니다.
◇ 김현정> “이것이 마지막 대중서다”라고 하면서 이번에 책 한 권을 또 새로 내셨더라고요. 교수님.
◆ 김승섭> 먼 훗날 지금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서 다른 책을 쓸 수는 있겠지만 향후 10년 정도는 좀 대중서는 멈추게 될 것 같고요. 지금 마음 같아서는 더 늦기 전에 제 분야에 어떤 학자들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전공 서적 집필에 몰두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웃음)향후 10년간은 김승섭의 대중서는 없는 거예요. 이번에 내신 책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라는 책. 우선 여러분 보건학자 김승섭이 누군가에 대해서 설명을 좀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경력이 특이해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공중보건의 생활도 하셨는데 그런데 지금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는 아니신 거예요, 그렇죠.
◆ 김승섭> 예.
◇ 김현정> 사실 의대 출신이 의사의 길을 접고 다른 길로 간다. 이게 흔한 일은 아닌데.
◆ 김승섭> 드물죠.
◇ 김현정> 그렇죠? 보건학자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는 뭘까요?
◆ 김승섭> 정신과 실습을 돌다 보면 우울증 환자분들 만나게 되는데 진료 차트를 읽어보면 명백히 알거든요. 이분들이 우울증을 발병하게 된 것들은 가난의 문제와 가정폭력의 문제다, 그게 보이는데도 뭔가 물론 현대의학의 힘은 무서운 것이어서 치료제는 힘이 있거든요. 증상을 호전시키고요. 그런데 증상이 나아져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그분들의 우울증을 생겨나게 했던 그 환경은 그대로인데 그럼 또 입원하게 될 텐데 그러면 그걸로 충분한가, 이런 고민들이 실은 임상의사보다는 다른 길을 찾게 만들었던 동기였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한마디로 말하면 답답함.
◆ 김승섭> 답답함, 이래도 되는가, 이걸로 충분한가. 물론 병원에서 환자를 진찰하고 치료하는 일은 너무나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 주변에 너무나 똑똑한 친구들이 다 그걸 하려고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조금 다른 일을 해도 좋겠다 이런 생각도 했던 것 같고요.
◇ 김현정> 이번 책의 첫 챕터를 보니까 ‘차별은 공기처럼 존재한다’. 차별이 공기처럼 존재한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 김승섭> 그런 것 같아요. 기득권인 사람들. 한 사회에서 정상적인 몸. 되게 어려운 말이지만 정상적인 몸으로 존재하는 사람들은 “차별이 있어? 정말 누군가가 차별을 경험해?” 라고 말합니다.
◇ 김현정> “우리 인식 많이 올라갔잖아?” 이런 얘기하죠.
◆ 김승섭> 그런데 어떤 당사자들,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입장에서는 언제 어디서 차별과 맞닥뜨릴지 몰라서 항상 불안해하고 있고요. 항상 두려워하고 있고 보이지 않지만 항상 몸과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차별은 공기처럼 존재한다는 거죠.
◇ 김현정> 우리한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그 당연한 것들로 인해서 사회적 약자들이 건강을 잃고 혹은 두려워하고 혹은 차별받는다고 느끼게 되는 어떤 케이스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 있을까요?
◆ 김승섭> 장애인 관련해서는 연구 과정에서도 느꼈던 건데 저희가 설문조사 같은 걸 진행하게 되면 설문조사에 응해준 것들에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기프티콘을 드리는데 보통 쉽게 쓸 수 있도록 편의점 기프티콘을 드리거든요.
◇ 김현정> 5000원어치 1만 원어치 뭐 쓰실 수 있게. 그래요.
◆ 김승섭> 맞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했을 때 저는 편의점의 문턱이 있어서 휠체어 장애인이 기프티콘을 받고도 들어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 김현정> 상상도 못 할 일.
◆ 김승섭> 그렇죠. 혹은 어떤 건강검진을 갔을 때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는 시설이 존재하지 않아서 건강검진을 포기하게 될 거라고 하는 것.
◇ 김현정> 그렇죠. 이렇게 저는 서서 찍죠.
◆ 김승섭>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위한 그런 시설이 없는 건 저는 생각도 못했네요.
◆ 김승섭> 그런 것도 있고요. 어떤 저는 그렇게 명백히 드러나는 차별들도 있지만 그와 함께 고민해야 되는 거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발달장애인들이 한국처럼 장애인 주치의 제도가 잘 되어 있지 않은 나라에서는 어떤 자신의 두통이 있을 때 두통에 대해서 우리가 머리가 찌르는 듯이 아파요. 이렇게 물어봤을 때 그것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답을 못 하거든요. 그러면 이분들은 병원에 갈 때마다 혹시 큰 병이 있을까 봐 머리가 아파서 가더라도 자신의 질병 상태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결국 많은 검사를 하게 되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그분들은 사실은 비용도 많이 드는 거고 그런 것들을 사회가 고려해 주고 있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상상도 못했던 일이네요.
◆ 김승섭> 공부를 하면 할수록 가난한 삶이라고 하는 건 되게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에요.
◇ 김현정> 참 맞는 말이네요. 잘 생각해 보면. 그래서 나는 절대로 차별하지 않아라는 건 착각이다,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 김승섭>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보거든요. 제가 장애의 역사라는 책을 번역하고 20세기 초반 어떤 우생학의 시대를 공부하면서 느꼈던 건데 가장 큰 폭력들, 가장 큰 상처들은 보통 정의와 합리성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신기하다고 해야 될까요? “헬렌 켈러 역시 우생학을 신봉했다. 우생학을 지지했다.” 이게 맞아요?
◆ 김승섭> 그 말을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좋겠는데 헬렌 켈러조차도 우생학이라고 하는 거대한 당대의 상식의 힘을 벗어나지 못했다.
◇ 김현정> 헬렌 켈러 선생님조차도.
◆ 김승섭> 왜냐하면 그 시기는 미국 장애의 역사에서 20세기 초반은 어떤 시기냐면 이주민들이 막 증가하고 있고 어떤 국가 입장에서도 이 나라가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국가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훌륭한 몸, 뛰어난 몸, 좋은 몸과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라고 하면서 두 가지 정책을 실시하거든요. 하나는 열등한 몸으로 생각되는 이민자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거였고요. 또 하나는 국가 안에서 열등한 몸으로 생각되는 발달장애나 여러 장애를 지닌 몸들의 단종 수술을 시행해서.
◇ 김현정> 단종.
◆ 김승섭> 아이를 더 낳지 못하도록 하는 그런 것들이 합법적으로 국가 단위에서 시행되던 시기였거든요. 그리고 그런 모든 것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고 독재로 치닫는 걸 막기 위함이다라는 명분 속에서 행해졌었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김승섭> 그런데 그런 시기에 어떤 살았던 헬렌 켈러라고 하는 그 존재조차도 우리가 알고 있는 장애인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그분조차도 그 시기에 진행되었던 우생학이라고 하는 당대의 상식, 당대의 합리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선생님이 워낙 연구를 많이 하신 분, 다양한 연구를 많이 하신 분이라 그 사례들을 통해서 이럴 수도 있구나 저럴 수도 있구나, 이런 것들을 좀 깨닫게 되는데 간접 경험하게 되는데 2018년에 하셨던 연구. 화장품 판매 사원들 연구도 저는 이럴 수도 있겠구나 깜짝 놀랐었어요. 그러니까 백화점 같은 곳에서 마트 같은 곳에서 화장품 판매하시는 분들을 연구하셨더라고요.
◆ 김승섭> 고민은 그런 거였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명품 화장품을 파는 분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럼 주로 백화점이네요.
◆ 김승섭> 백화점 면세점. 우리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그 명품 화장품을 파는 분들이시고 고객으로 가서 그분들을 볼 때면 깔끔한 옷에 어떤 화려한 작업 환경에.
◇ 김현정> 그리고 이렇게 향수도 이렇게 칙칙 뿌리셨기 때문에 우아한 향이 나요. 그분들 옆에서.
◆ 김승섭> 그런데 막상 그분들을 직접 만나고 얘기를 들어보니까 너무나 기본적인 노동 조건들이 열악한 거예요.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일하던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고객용 화장실에 가는 게 공식적으로 내부 규율로 금지돼 있었거든요.
◇ 김현정> 고객용 화장실 사용 금지.
◆ 김승섭> 우리가 백화점 가서 화장실 찾는 게 어려운 경우는 드문데 층마다 화장실이 잘 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그 화장실을 직원분들이 사용이 불가하도록 되어 있었고 대부분은 건물 하나에 맨 밑에 화장실이 하나 정도 있는데 칸 수가 되게 적거든요. 그리고 일하는 현장에서는 이분들이 이렇게 작업 인력이 충분치 않다 보니까 저 멀리 있는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 일자리를 일터를 비우기가 되게 어려운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백화점 1층이나 면세점이 다 그러한데 건조하고 약간 공기가 선선하잖아요. 그리고 이분들은 상담을 하면서 말을 해서 어떤 물건을 팔아야 되는 분들이신데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데 말은 계속해야 되는데 공기는 건조하다 보니까 성대결절에 걸리게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잠깐 정리를 해보자면 그러니까 말을 많이 하니까 그것도 건조한 상황에서 말을 많이 하니까 물을 마셔서 수분 공급을 해야 되는데.
◆ 김승섭> 수분을 먹으면 화장실에 가야 하니까.
◇ 김현정> 화장실에 가야 하니까 참아요?
◆ 김승섭> 물을 안 먹게 되고 그러니까 성대결절에 걸리기가 쉽고 그리고 동시에 화장실 가는 걸 참게 되면 그런 작업장은 대부분이 여성들인데 방광염에 걸리기가 되게 쉬워서 그렇게 그런 것들을 보면서 이 화려한 공간의 대가를 노동자들의 몸이 치르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하는 생각 같은 것도 그때 했던 것 같고요.
◇ 김현정> 바로 그런 거네요. 그런 거네요. 그러니까 이 질병이라는 게 아프다는 게 어디 때려서 어디서 사고가 나서 아픈 거 말고도 우리 사회적 구조가, 환경이 이들을 아프게 하고 있는 건 없는지 주로 그 대상은 사회적 약자가 되고 있는 게 아니냐. 바로 이런 경우겠네요.
◆ 김승섭> 실은 일하다가 소변이 마려울 때 화장실에 가게 해달라는 구호는 산업혁명 시대에.
◇ 김현정> 있을 법한.
◆ 김승섭> 그런 구호잖아요.
◇ 김현정> 이른바 오줌권 이렇게 얘기했잖아요. 오줌권 투쟁.
◆ 김승섭> 그런데 이 화려한 사업장에서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그런 것들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깊게 공부하다 보면 정말 많더라고요.
◇ 김현정> 많더라, 많더라. 그럼 어떻게 이분들을 위해서 어떤 해결책이 필요할까. 일단 예를 들어 이 화장품 노동자들을 위한 경우라 생각해보면 어떤 대안들이 가능해요? 그렇다고 고객 화장실을 그냥 직원들 다 같이 씁시다. 뭐 이렇게 돼야 되는 것이냐. 그건 또 사업주 입장에서는 왠지 분리해 주는 게 좋을 것 같긴 하고 서로가 더 편할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방법이 가능하겠어요?
◆ 김승섭> 오줌권이라고 하는 건 그런 거잖아요. 인간이란 존재를 규정하는 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떤 인간의 공통점을 갖고 얘기한다고 하면 인간은 배설하는 존재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그 공간에서 배설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건 그 공간에 그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랑 같거든요.
◇ 김현정> 그러네요.
◆ 김승섭> 그러면 어떤 직원용 화장실을 층마다 만들어두는 게 불가하다면 그때는 고객용 화장실을 편하게 쓰게 하는 게 맞다. 그리고 고객들 역시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어떤 직원분들을 만나게 되는 것들을 당연하고 마땅한 것으로 여기게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지금 화장품 노동자의 예를 들어봤는데 조금 더 이야기를 넓혀보자면 그러면 약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바꿔야 할 것인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사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 김승섭> 당사자만큼 자기 삶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아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 그런 말씀일까요?
◆ 김승섭> 어떤 사람들은 우아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되게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포지셔닝에 있는 사람들이 있고요. 어떤 사람들은 너무나 기본적인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도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그 세련된 사람들이 인정해 줄 수 있는 어떤 근거의 양이 충분치 않아서 그 비명소리조차 억지를 부린다, 생떼를 쓴다, 이런 취급을 받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 김현정> 많아요. 많습니다.
◆ 김승섭> 그렇다고 하면 우리가 그런 류의 합리성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경계를 하지 않으면 영영 자신의 입장을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 비명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그만큼 귀 기울이지 않게 되는 거 아닌가.
◇ 김현정> 많은 걸 생각하게 합니다. 이런 말씀도 하셨더라고요. 주호민 씨 아들 아동학대 논란 예로 들면서 쉽고 잔인한 해결책도 피해야 된다. 이건 어떤 말씀이에요?
◆ 김승섭> 가장 쉬운 방법은 당사자를 비난하는 거거든요. 너도 잘못한 게 있잖아, 너도 잘못했잖아. 그런데 모든 사회적 갈등의 이면에는 그 갈등을 만들어낸 시스템이라고 하는 게 존재하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그 시스템 있죠.
◆ 김승섭> 그런데 시스템이라고 하는 건 구체적이지 않고 당장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걸 비난하거나 그걸 탓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개인들을 욕하게 돼요.
◇ 김현정> 거대한 그 뒤에 시스템이 아닌 그 안의 개인.
◆ 김승섭> 그런데 우리가 어떤 사회적 갈등과 상처를 겪었을 때 가장 기억하고 배워야 하는 부분들은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해야 더 줄일 수 있을까 이런 비극을 어떻게 해야 다음에는 예방할 수 있을까라고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어떤 구체적인 당사자들을 비난하는 것들은 그런 예방에 있어서 저는 도움이 전혀 된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 김현정> 쉽고 폭력적이고 잔인한 해결책이라는 게 그런 식으로 푸는 거다. 그러네요. 그게 사실은 주호민 씨 아들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에게도 비장애인 친구들에게도 또 교사에게도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거잖아. 이런 식으로 풀어가는 건. 네 잘못 내 잘못, 이게 몇 퍼센트 저게 몇 퍼센트, 이런 식의 해결책을 찾는 건.
◆ 김승섭> 교사의 인권을 보장하는 일과 저는 아이의 인권을 보장하는 일이 그렇게 대립되는 일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 김현정> 하도 답답해서 이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하셨는데 뭔가 바꿔보고 싶어서. 하다 보니까 더 답답해지지 않으세요?
◆ 김승섭> 더 답답해지는 것도 있고 더 고통스러운 것도 있는데요. 그런데 저는 감사히 생각하는 건 이 답답함과 이 고통은 제가 인정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 김현정> 가치 있는 고통.
◆ 김승섭> 적어도 제게는.
◇ 김현정> 응원합니다. 오늘 응원합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라는 책을 최근에 내셨어요. 오늘 이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받는 고통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보는 시간 정말 유익했고요. 저도 혹시, 저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를 차별하고 있지 않은가 돌아보는 시간, 돌아보는 올 한 해 마무리 돼야 될 것 같습니다. 김승섭 교수님 건강하시고요. 너무 답답해하지만은 마시고.
◆ 김승섭>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대단히 고맙습니다.
◆ 김승섭>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승섭 교수였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5(월) [인터뷰] 김승섭 교수 "화장품 판매사원의 '오줌권'을 아십니까?"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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