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6(목) [인터뷰] "'전과자가 무슨 대학요?' 하던 아이들이…"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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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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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종한 (만델라 소년학교 교장,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장)



새벽 1시까지 책상 둘러앉아 영단어 외우기도
특혜 논란? 교육 받아야 재범도 막을 수 있어
고사장 가는길 "한문제라도 풀어보겠다" 의지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법' 가르치는게 교훈


오늘 수능 날입니다. 잠시 후 한 3분 뒤면 전국의 모든 고사장에서 국어 시험부터 치러지는데요. 그런데 좀 특별한 고사장이 있습니다. 서울시 구로구 13지구 제6시험장. 여기가 어딘고 하니 교도소 안에 설치된 고사장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교도소 안에 입시 준비반이 생겼대요. 거기에서 입시를 준비한 소년수 10명이 오늘 수능을 치르는데요. 이름이 만델라 소년학교입니다. 서울 남부교도소 만델라 소년학교의 교장 선생님 지금부터 만나보겠습니다. 남부교도소의 사회복귀과 과장이세요. 김종한 교장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종한>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이 8시 37분 그러니까 그 학생들 아이들이 고사장 들어가는 거 보고 오신 거죠?

◆ 김종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해주셨어요?

◆ 김종한> 들어가는 친구들 손을 잡고 한 명씩 손을 잡고 수능이라는 시험이 부담이 되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멋있는 도전을 이제부터 시작해 보자 하는 말을 해 주었습니다.

◇ 김현정> (웃음)한 명, 한 명 다 손 잡아주셨어요?

◆ 김종한> 저희들은 비교적 공간이 적기 때문에 한 10명이니까 손을 잡아주면서 그렇게 할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랬더니 뭐래요? 친구들이.

◆ 김종한> 다들 열심히 하겠다, 기분 좋아 하면서 들어갔습니다.

◇ 김현정> 이게 수감 중에 수능을 치르는 거니까 진짜 부모님이나 가족들이 응원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일 거고 진짜 교장 선생님이 한 명, 한 명 다 챙겨주신 거네요, 부모처럼.

◆ 김종한> 그렇습니다. 방금 앵커분이 말씀하셨듯이 여기는 외부인들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제가 내려가서 직접 손을 잡아주고 어깨 두드리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뭉클하셨겠어요.

◆ 김종한> (웃음)그렇습니다.

◇ 김현정> 만델라 소년학교. 언제 개교했나 봤더니 지난 3월에 개교를 했던데 이게 어떤 곳입니까?

◆ 김종한> 지금 저희들이 형사처벌을 받은 14세 이상의 소년 수용자들은 김천소년교도소에 모두 수용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 법무부에서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수립하면서 범죄와 피해자에 대한 반성을 우선하고 교정, 교화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저연령층인, 그러니까 17세 이하 소년들을 저희 서울 남부교도소에 수용하여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여러분 14세 이상이면 형사처벌 받게 되는 거 아시죠? 그러니까 전국적으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14세 이상의 소년수들이 꽤 있는 건데 그중에 공부할 사람 손들어 해서 신청자를 모집을 한 건가요?

◆ 김종한> 아닙니다. 14세에서 17세까지는 나이도 어리고 아직 한참 공부를 해야 될 나이들이기 때문에 이 친구들이 나이가 많은 수용자들하고 같이 어울려 있으면 나쁜 풍습이라든가 악풍에 감염될 우려도 있고 하니까 따로 분리해서 수도권에 있는 교도소에 수용해서 학과 중심의 교육을 하게 된 것이죠.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그래서 아예 이 수도권 남부교도소로 온 친구들은 다 학교를 다니게 된 거네요.

◆ 김종한> 학교를 다닌다기보다 저희들은 학교 인가는 지금 현재 받기가 힘드니까 검정고시를 준비해서 중학교 졸업, 고등학교 졸업을 시키는 것을 목표로 시작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름이 만델라 학교. 만델라 소년학교. 그렇지만 사실은 사실상 학교는 아니고 입시준비, 검정고시 준비를 한 건데 그게 처음에 몇 명이었습니까? 그럼 여기서 공부 시작한 친구들이.

◆ 김종한> 검정 처음 3월 2일날 개교를 할 때는 36명이 시작을 했습니다. 그래서 검정고시를 준비를 하고 저희들이 고등학교하고 준비를 해서 지도를 했더니 지난 8월달에 27명이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을 하기에 이 친구들에게 수능의 기회를 부여하자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수용자들에게 제안을 하고 수능 준비반을 만들었는데 그 친구들이 10명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냥 공부해서 검정고시 해보자 하는 것과 우리 수능까지 준비해보자 하는 건 좀 차원이 다르잖아요. 입시 준비란 건 훨씬 공부를 많이 해야 되니까.

◆ 김종한> 막상 시작해 보니까 수능이랑 검정고시는 난이도 차이가 엄청나더라고요.

◇ 김현정> 엄청나요. 그런데 그 공부하겠습니다 하고 신청한 사람들이 많았어요?

◆ 김종한> 아닙니다. 처음 그 얘기를 했을 때 수능을 보자는 말을 했을 때 이 친구들이 우리가 전과자인데 무슨 대학이냐 하면서 좀 패배 의식에 젖어서 3~4명밖에 지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서너 명만 지원했어요. 그런데 지금 시험 보러 간 거는 10명이라면서요?

◆ 김종한> 그래서 저희들이 선생님하고 같이 이 친구들한테 지금 이런 기회를 가지지 않으면 앞으로 영원히 기회를 가질 수도 없고 지금 이 시험이 어려울지 모르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이런 시험을 포기하는 것은 또 다른 패배자가 될 수 있다. 이런 말 등을 하면서 설득을 해서 하니까 따라온 친구들이 있어서 10명으로 시작을 하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서너 명이었는데 그럼 한 예닐곱 명을 설득을 하신 거네요. 해보자, 도전해보자. 중간에 나오자가 그럼 없었습니까?

◆ 김종한> 10명 시작해서 오늘 10명 전원 고사장에 들어갔습니다.

◇ 김현정> 한 명의 낙오 없이. 아니, 그런데 그 커리큘럼 같은 게 그럼 어떻게 짜여져 있었어요?

◆ 김종한> 이 학생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사실 검정고시가 아니고 수능반이기 때문에 공부를 더 시켜야 공부를 좀 더 해야 되기 때문에.

◇ 김현정> 더 해야죠, 그럼요.

◆ 김종한> 일반 수용자들은 오전 9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 되면 하루 일과를 마치지만 이 친구들은 조금 일찍 8시에 교실에서 나와서 거실에서 나와 교실에 들어가서 자율학습과 수업을 하고 5시에, 오후 5시에 마치고 다시 저녁을 먹고 또 학습실로 내려와서 저녁 9시까지 공부를 하고 토요일에도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학습실로 나와서 공부를 하는 이런 식으로 지도를 하였습니다.

◇ 김현정> 꽤 빡빡한데 열심히들 하던가요?

◆ 김종한> 저희들도 처음 시작을 할 때 이 친구들이 얼마나 따라오고 공부가 어느 정도 될까 하는 데에 대해서 좀 반신반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을 해보니까 나이가 어린 소년들이라서 그런지 공부를 하면서 약간의 성취감을 이루고 흥미를 가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 흥미를 가지다 보니까 거실로 들어가서 잠을 자라고 했는데 새벽 1시까지 같이 책상에 모여서 영어 단어 외우기 경쟁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도 정말 놀랐습니다.

◇ 김현정> 갑자기 지금 뭉클했어요.

◆ 김종한> (웃음)저도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 김현정> 이 아이들이 감옥 간, 속된 말로 감옥 간 애들 아닙니까?

◆ 김종한> 맞습니다.

◇ 김현정> 사회에서는 사실은 죄 짓고 사실상은 나쁜 짓해서 처벌받으러 간 아이들인데 그런데 이 아이들이 거기 가서 공부를 시작하더니 처음으로 공부라는 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되고 수업 시간이 다 끝났는데도 영어 단어 외우겠다고 새벽 1시까지 앉아 있어요?

◆ 김종한> 예, 그렇습니다. 사실 이 친구들이 영어 알파벳 B와 D도 구분 못한다는 그런 말이 이번에 언론에 나갔듯이 그런 기본기가 전혀 없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남들이, 옆에 친구들이 하니까 자기도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저는 이 정책이 정말 잘 되었다 하는 그걸 교도관으로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떤 분들은 그런 의견도 주고 계세요. ‘아니, 저 죄지은 애들한테 무슨 공부를 가르쳐주고 무슨 시험을 치르게 하고 아니, 뭘 저렇게 합니까? 그게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이런 분들도 꽤 지금 계시는데 교장 선생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 김종한> 사실 국민들이 보시기에 범죄자인데 세금을 낭비해가면서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 하는 이런 시각은 저희들 또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해를 하지만 이 친구들은 가장 지금 어린 나이에 인생에 중요한 시기에 이런 필요한 교육을 받기 위해서 하면 출소 후에 범죄의 길이 아닌 일반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간다면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 아닙니까? 그것이 우리 교정의 목표이고 우리가 해야 될 일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좀 넓은 마음으로 바라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가르치지 않고 저기에서 그야말로 교화되지 않고 배움도 없이 그냥 그렇게 죄 다 받고 나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과 저기 안에서 새로운 삶을 찾고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나도 대학 가야지. 뭔가 꿈이 생기고 이렇게 해서 나왔을 때 어떤 게 더 우리 사회에 바람직한 것인가 이 부분을 생각하란 말씀이신 거죠?

◆ 김종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친구들 그래서 성적이 좀 올랐어요?

◆ 김종한> 지금 사실 이 수능반을 시작한 지가 2개월 남짓이고 아직 대부분의 친구들이 기초가 튼튼하지 않아 성적이 올랐다는 말을 하기에는 좀 조심스럽습니다. 처음 모의고사를 치렀을 때 수학을 한 문제도 풀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일반 학교와 똑같이 수능 모의고사를 치러 보았습니다.

◇ 김현정> 6모, 9모 막 이런 거 치르셨구나. 그런데 수학 빵점, 빵점도 좀 많았어요?

◆ 김종한> (웃음)거의 대부분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수능장에 들어가면서 한 문제라도 풀어보겠습니다 하면서 의욕을 보이는 모습을 보고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 김현정> 부모님들은 또 얼마나 기분 좋으실까요? ‘한 문제라도 풀어보겠습니다.’ 그게 중요한 거죠. 그런 자세가 생겼다는 게. 아이들이 여기에서 만델라 소년학교 다니면서부터 한 번도 꿈이란 게 없던 친구들한테 꿈, 장래 희망이 생겼다면서요?

◆ 김종한> 이 친구들은 또 어리고 나이가 어리고 이러다 보니까 일반인들이 범죄자인데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곳에서는 일반 학생들처럼 해맑은 모습으로 있고 공부를 하면서 나도 수의사가 되고 싶고 인테리어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그런 일반적인 학생들이 갖는 그런 목표를 얘기하고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 김현정> 수의사 되고 싶다, 뭐가 되고 싶다고요?

◆ 김종한> 인테리어 전문가가 한번 되고 싶다.

◇ 김현정> 인테리어 전문가 또 어떤 꿈이 있어요?

◆ 김종한> 소방관도 되겠다 하는.

◇ 김현정> 소방관 되겠다는 친구도 있고. 정말 완전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서 새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친구들.

◆ 김종한>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게 지금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 있는 건가요? 교도소 안에서 수능 준비반 생긴 게.

◆ 김종한> 교도소 안에 수능 시험장이 만들어진 것은 이것이 처음입니다.

◇ 김현정> 처음이군요. 그만큼 지금까지는 아니, 무슨 범죄자들한테 교육을 시켜? 무슨 수능 시험 치를 기회를 줘? 여론이 안 좋았기 때문에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건데 이 친구들 만약 오늘 시험 치르고 수능 잘 쳐서 대학에 합격까지 하게 되면 대학을 다닐 수는 없잖아요. 당장.

◆ 김종한> 만약에 우리 앵커님 말씀하신 대로 성적이 좋은 친구가 있어서 대학교에 입학한다면 우리가 학교에 부탁을 해서 휴학을 내고 출소 후 복학을 하게 하는 방법이 있거나 또 모범적인 생활을 하면 가석방이라는 제도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그래서 또 꿈이 생기겠네요.

◆ 김종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거 열심히 해서 내가 대학 가야지, 그러면 가석방의 기회도 또 생길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까지 할 수 있으니까. 저희가 지금 그 친구들 공부한 뭐라고 해야 되죠. 공부한 자료 같은 것들 보여드리고 있는데 열심히 했네요. 형광펜 쳐가면서.

◆ 김종한>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이 학교의 교훈이 좀 특별하다고 들었는데 어떤 겁니까?

◆ 김종한> 저희들 학교명이 만델라 소년 학교라는 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만델라 대통령께서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는 그 말씀이 있었는데 그것이 우리 소년 수용자들하고 상당히 부합되는 것이라 여겨져 학교 교훈으로 정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절대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

◆ 김종한> 우리 소년 수용자들하고 좀 부합되는 것 같아서 이게 전 직원들에게 이 학교명을 공모를 했는데 이게 정해진 거죠. 이 만델라 소년학교로 정해진 겁니다.

◇ 김현정> 이 친구들 분명히 죄를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지금 처벌받고 있는 거고 그러니까 무엇보다도 자신의 죄에 대한 철저한 반성도 공부하면서 더 그런 게 또 느껴질 수도 있겠어요. 새 사람이 되면.

◆ 김종한> 그렇습니다. 저희들 그런 반성의 시간도 가지고 해보면 자기 처음에는 저희들이 눈을 감고 반성을 하자면 니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한번 해보자 하면서 얘기를 하고 글을 쓰기도 하고 해보면 좀 제 눈에 보여지는 게 왜 이런 정책이 이제 시작이 되었을까, 참 많이 너무 좋다 하는 생각을 가집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수능 날입니다. 전국 고사장에서 이제 막 시험 시작됐겠네요. 조금 전 한 10분 전부터 시작된 그 시험 모두들 실수 없이 실력 발휘하기를 그 꿈을 향해서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기를 저도 응원하면서 교장 선생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 김종한>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종한> 제가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서울 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 과장이세요. 만델라 소년학교 김종한 교장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