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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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31(목) [인터뷰] "은둔형 외톨이 3년, 가족 볼까봐 화장실도 참던 나..."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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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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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진권 (은둔형외톨이 당사자), 김재열 (은둔형외톨이 지원연대 대표)



<은둔형외톨이 당사자 최진권 씨>
회복 후 '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활동가로
거듭되는 취업 실패…사회 생활 공백기 지속
"네가 나약해서…" 가족도 친구도 이해 못 해
안전한 방 안에서 3년…말하는 법도 까먹었다
사랑하는 여동생 덕분에…고립 탈출 결심
색안경 없는 '은둔형 외톨이' 또래 만나 회복

<은둔형외톨이지원연대 김재열 대표>
韓 은둔형 외톨이, 日 히키코모리와 다르다
사회생활하지만 에너지 고갈로 은둔 반복
코로나19로 은둔이 당연시 되는 시대 시작
서울시 고립 청년 4.5%…약 13~18만
범죄 집단 낙인은 '여우 사냥'…힘들어해
가장 필요한 것…친구 등 사회적 네트워크


은둔형 외톨이. 사회에서 고립된 채 혼자 지내는 사람들을 말하죠. 최근 강력범죄의 가해자들 가운데 은둔형 외톨이로 지낸 이들이 많았다. 이런 사실 때문에 우리 사회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되는가 봤더니 2019년 33만 명에서 2021년에는 53만 명까지 늘었다는 겁니다. 아마 코로나를 거치면서 그 수는 더 늘어났을 거고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그 수는 더, 더 늘어날 거다, 이런 전망들을 합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그 해결책을 고민해보려고 하는데요. 우선 은둔형 외톨이로 한참을 지내다가 이제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한 분 만나보겠습니다. 최진권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최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최진권>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용기 내서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로는 그럼 얼마 동안 지내신 걸까요?

◆ 최진권> 기간은 약 3년 반 정도 은둔형 외톨이로 지냈어요.

◇ 김현정> 3년 반. 실례지만 지금 나이대가 어느 정도 되세요?

◆ 최진권> 30대 초반입니다.

◇ 김현정> 30대 초반. 그러면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한 3~4년을.

◆ 최진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3~4년이면 이게 꽤 긴 시간인데 그러면 3~4년 동안 정말 주변분들 아무와도 접촉하지 않으신 거예요? 안 만나신 거예요?

◆ 최진권> 아무래도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다 보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모두 연락을 끊게 되더라고요. 제 핸드폰 번호를 바꾸게 되고 활동했던 SNS의 모든 활동을 탈퇴하고 마치 죽은 사람처럼 살았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죽은 사람처럼 살았던 것 같다. 이 표현이 참 귀에 꽂히네요. 일단은 궁금한 게 어떻게 하다가 20대 후반에 그렇게 스스로 문을 닫아버리는, 세상과의 단절, 고립을 택하게 되셨는가,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까?

◆ 최진권> 저 같은 경우는 사회생활의 공백기로 인해서 가족과의 불화가 정말 심했었고요.

◇ 김현정> 사회생활의 공백기라 함은 어떤 얘기일까요?

◆ 최진권> 아무래도 좀 취업을 못하고 당황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가족들이 저를 완벽하게 이해를 하지 못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점점 안전한 공간을 찾다 보니까 제 방 안에서 삶이 시작하게 되었어요.

◇ 김현정> 친구들과는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하면 통할 수가 있는데 왜 친구들과의 문도 닫아버리셨어요? 대화의 문도.

◆ 최진권> 친구들도 아무래도 고민을 털어놔도 돌아오는 대답들은 다 똑같더라고요. 네가 나약해서 그렇다, 이런 말밖에 돌아오지 않게 되다 보니까 정말로 소소하게 남아 있던 친구들도 다 떠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네가 나약해서 그래”, 그 말이 “네가 못나서 그래”처럼 들릴 수가 있는 거예요.

◆ 최진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가슴 아픈 이야기가 되다 보니까 더 문을 닫게 되고 닫게 되고. 그렇게 문을 닫고 한 3~4년 동안 이른바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는 그 생활. 사실은 우리가 막연하게는 상상이 됩니다만 구체적으로 들어본 적은 없거든요. 어떤 식으로 사신 거예요?

◆ 최진권> 아무래도 부모님들이 출근하는 시간대에는 집에 아무도 없잖아요 그럴 때는 유일하게 제가 방을 나와서 혼자 생활하는 시간이었고요.

◇ 김현정> 집에 아무도 없어야만 방을 나와요?

◆ 최진권> 네, 왜냐하면 아무래도 부모님들이 계시면 얼굴을 마주치고 좋지 않은 소리를 계속 듣다 보니까 이게 아무리 내가 나가고 싶어도 정말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안 나갔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 김현정> 그럼 방 안에서는 하루 종일 뭐 합니까?

◆ 최진권> 주로 게임을 많이 했었는데요. 그래도 한 중간중간에 사실 은둔 고립 생활을 탈출하기 위해서 발버둥 쳐 봤던 적이 있어요. 직업 교육을 한번 받아보고 취업의 문을 두드려 봤는데 아무래도 사회 공백기가 길다 보니까 좀 단체 생활이나 사회 조직에 잘 융화하지 못했었어요. 그리고 계속 지속적으로 실패하는 경험을 맛보다 보니까 나중에는 다시 무언가를 도전한다는 게 정말 어려워졌었어요.

◇ 김현정> 사실 소통이라는 것도 이게 훈련인 건데 안 되는 거군요. 어색해서, 잊어버린 거예요, 그 방법을.

◆ 최진권> 그렇죠. 말을 하는 방법을 까먹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까먹었다. 그러면 그 실패를 맛보면 다시 문 닫고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더 강하게 문을 닫고 들어갈 수도 있네요, 더 숨어들 수도 있네요.

◆ 최진권> 네, 아무래도 계속 실패하다 보니까 안전한 곳을 더 찾다 보니까 그게 또 방안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하루 종일 그렇게 방에서 문 닫고 화장실도 참아가면서 게임만 하고 이러다 보면 이게 몸도 망가지는 거 아니에요?

◆ 최진권> 오래 방치되다 보면 첫 번째로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매우 적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좀 위생 상태에 대한 개념이 없어요. 그게 건강 상태로 바로 직결이 되더라고요. 피부 쪽이나 치아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처음에 많이 힘들었었어요.

◇ 김현정> 그러면 더, 더, 더 안으로 숨어들게 되고 악순환이네요.

◆ 최진권> 네, 맞아요. 집에서 주로 생활하다 보니까 체중이 급격하게 찌기 시작했는데 저에게 맞는 옷들이 하나둘 없어지더라고요.

◇ 김현정> 주변 사람들이 걱정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우선 가족들이 누구야, 나와라. 많이 노력을 하셨을 것 같은데 그 시도들이 효과적이지 않았어요?

◆ 최진권> 사실 제 귀에는 다 안 들어왔던 이유가 아무래도 장기간 집안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인데 예를 들어서 제가 동사무소에 가서 등본을 발급받는데도 2시간 정도 고민을 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동사무소 가서 등본 떼는 거는 이거 사람 많이 마주칠 것도 아닌데도 2시간을 망설여요.

◆ 최진권> 타인이 저를 바라볼 수가 있잖아요. 저의 망가진 모습을 바라보거나 막 어리버리한 모습이 싫다 보니까 큰 에너지를 요구하게 되고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게 3~4년이 흘렀습니다. 지독한 은둔생활을 하던 외톨이가 어떤 계기로 나 다시 세상으로 나가야겠다, 이 생활을 깨야겠다, 결심하게 되신 걸까요?

◆ 최진권> 늦둥이 여동생이 한 명 있어요.

◇ 김현정> 여동생.

◆ 최진권> 지금 여동생이 중학교에 입학을 했어요. 그런데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게 됐는데 그 친구들이 오빠는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봤을 때 제 여동생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걸 제가 얼핏 들었었어요. 또 다른 얘기를 하자면 적어도 여동생 생일날에 작은 선물 하나라도 사주고 싶은데 이런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니까 못 사주게 됐던 그런 기억들도 꽤 많아요. 그래서 여동생 때문에 좀 그런 강한 결심을 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결정적인 계기는 결국 가족이었네요, 가족. 사랑하는 늦둥이 여동생을 위해서라도 내가 여기서 나와야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 저는 궁금합니다. 지금 우리 최진권 선생님은 은둔형 외톨리에서 벗어나려고 지금도 노력하면서 동시에 또 다른 이런 상황에 있는 분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해야 됩니까?

◆ 최진권> 제가 극복을 하기 위해서 제 또래 은둔형 외톨이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했었어요.

◇ 김현정>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부터 찾으셨어요?

◆ 최진권> 아무래도 나만 이렇게 힘든가, 자책하는 시간이 좀 많았었는데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속 깊은 얘기들을 하게 되니까 너무 좋았었거든요.

◇ 김현정> 서로 처지가 이해가 되니까 말이 통하는군요. 말하자면 3~4년 만에 처음으로 말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난 거네요?

◆ 최진권> 네, 맞아요. 본인들의 상처나 경험들을 오픈했을 때 색안경을 끼지 않고 저를 바라봐주니까 그리고 진심으로 다가와주고 그 점이 저에게 많은 힘이 되더라고요. 저도 많이 성숙기 상태에 돌아왔을 때 그 친구들을 좀 더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 좀 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그 친구들을 어떻게 만나셨어요?

◆ 최진권> 그 당시에 매우 우울한 상태에서 부정적인 단어를 많이 검색을 했었는데 그중에 히키코모리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됐었어요. 우연치 않게.

◇ 김현정> 히키코모리라 하면 일본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일컫는 말이죠.

◆ 최진권> 그런데 좀 서울에서 이런 은둔형 외톨리를 도와주는 단체가 하나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우연치 않게 그 기간에 연락하게 돼서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면서 친구들을 만나게 됐었어요.

◇ 김현정> 결국 내가 여기서 벗어나야겠다 결심하고 나면 나를 도와줄 지푸라기를 찾게 되는데 그 지푸라기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네요.

◆ 최진권> 네.

◇ 김현정> 그런데 세상이 좀 그 은둔형 외톨이를 일종의 예비 범죄자처럼 보는 시각이 있어요. 좀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들이 있거든요.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진권> 아직까지도 사회적 낙인이나 이런 걸로 인해서.

◇ 김현정> 낙인.

◆ 최진권> 좀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다시 은둔하라는 것밖에 안 된다고 제가 보고 있거든요.

◇ 김현정> 이제 나오려고, 방문 열고 나오려고 하는 사람들 다시 들어가게 하는 일이다.

◆ 최진권>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회복의 기간에 있다고 들으셨어요. 온전히 치유해서 다시 세상 속에서 예전처럼 밝고 건강하게 소통하면서 살아가실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용기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최진권>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최진권 씨를 만나봤습니다. 히키코모리라고 일본에서는 불렸고 그 오랫동안 사회적 문제였어요. 이제 우리에게도 닥친 사회적 문제가 됐습니다. 은둔형 외톨이. 과연 이들을 어떻게 우리가 품어 안을 것인가 전문가와 함께 얘기 나눠보죠. 한국 은둔형 외톨이 지원연대의 김재열 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대표님 나와 계세요?

◆ 김재열>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 활동을 하신 지 얼마나 되셨을까요?

◆ 김재열> 한국 은둔형외톨이 지원연대 대표를 한 지는 2년째 되고 있고요. 직접 은둔형 외톨이 청소년과 청년을 만난 지는 한 4년 정도 되었습니다.

◇ 김현정> 은둔형 외톨이 하면 막연하게는 뭔지 알겠는데 좀 구체적인 정확한 기준 같은 게 있습니까? 이런 사람을 이렇게 부른다.

◆ 김재열> 칩거한 제 가족 이외 사람과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그 이상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는 사람을 정의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정의는 은둔형 외톨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할 때 일본에서 들어온 정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맞는 정의는 아니며 사회적인 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본의 히키코모리 정의는 그거예요? 3개월에서 6개월 이상 아무하고도 접촉 안 하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다. 이러면 히키코모리다.

◆ 김재열> 한 명 혹은 아예 없는 사람을 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 일본의 히키코모리와 우리나라 은둔형 외톨이와의 차이점도 있나요? 우리나라만의 특징도 있나요?

◆ 김재열> 일본 같은 경우는 방에 처박혀서 아예 못 나오는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제가 만났던 은둔형 외톨이들의 특징들은 절대적으로 그런 비중은 적은 것이 현실이고요. 저희 나라는 아시다시피 가족이라든지 사회 지휘 체제가 강하기 때문에 사회생활도 하고 학교생활도 하고 있지만 자신의 에너지가 떨어졌거나 고갈됐거나 혹은 외부에 자신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계속 은둔을 반복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앞에 분 같은 경우에는, 앞에 만난 사례자 같은 경우에는 3~4년을 그냥 계속 방에만 계셨던 분인데 이런 경우는 좀 드물고 오히려 좀 활동을 하다가 에너지가 고갈되면 다시 방으로 들어가고 또 나왔다가 들어가고를 반복해요?

◆ 김재열> 네, 맞습니다. 보통 3년을 은둔하기도 하지만 그때 한 달 혹은 두 달 정도 외부 나가서 활동도 하고 계속된 3년 계속된 장기적인 기간은 아닌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많은 분들 많은 사례자분들을 만나보셨으니까 질문드립니다만 사례자마다 개개인마다 다 이유는 다르겠습니다만 대체적인 주된 이유, 가장 많은 이유는 뭔가요? 그분들이 스스로 문을 닫게 된.

◆ 김재열> 저희가 은둔형 외톨이들을 만났을 때 우리나라의 특징이 사회적 기준 혹은 가족에서 그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을 바라볼 때 기준이 상당히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 현실에서 맞춰주지 못했을 때 다가오는 압박감들, 사회 비난들이 그 은둔형 외톨이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고요. 또 코로나가 진행되면서 코로나 전에는 가족이라든지 학교에서 집에 나가라, 윽박도 지르고 다독이기도 하지만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이제는 은둔하는 게 당연시되는 시대가 됐었잖아요.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이제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점차 사회에 나와야 되는데 그 익숙하지 못한 것들이 점점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코로나는 사실은 은둔을 권하는 때였잖아요. 그때는 다 격리, 따로따로. 그게 은둔형 외톨이를 더 확 늘리는 어떤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보시는 건데 제가 쭉 자료 찾아보니까 2021년까지는 국가기관에서 은둔형 외톨이의 숫자를 통계를 냈던데 그 이후로는 없어요. 대략 어느 정도로 지금 추정이 되고 있나요?

◆ 김재열> 서울시에서 여러 지자체나 정부에서 조사는 했지만 실질적인 전수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요. 서울시 은둔형 고립 실태 조사에서는 19세에서 34세 청년 중 4.5%가 이 해당된다고 발표되었습니다.

◇ 김현정> 서울 같은 경우는 4.5%요?

◆ 김재열> 네, 맞습니다. 그런데 적게는 13만 명에서 18만 명에 이르는 수치인데요. 하지만 이 수치가 은둔형 외톨이만을 그냥 지적하는 수치가 아니라 리틀 청년, 보호 종료 청소년 등 넓은 의미에서 고립 청년을 포함한 수치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정확한 조사는 지금 이루어지고 있다고요. 전수조사는. 아마 그 결과를 좀 우리가 기다리면 될 것 같고 은둔형 외톨이가 왜 최근에 우리의 관심사로 떠올랐냐면 흉악 범죄들이 막 벌어지고 있는데 이 범인들을 잡고 보면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오래 했다. 이제 이렇게 되면서 은둔형 외톨이, 위험한 사람들 아니야, 예비 범죄자 아니야? 이런 시각도 사실 좀 생겼어요. 어떻게 보세요, 대표님?

◆ 김재열> 요즘 정유정 사건을 시작해서 묻지 마 혹은 무차별 폭행에 대해 은둔형 외톨이 범죄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그것은 은둔형 외톨이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의 이야기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때로는 언론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범죄 집단으로 만들어가는 여우사냥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 김현정> 여우사냥.

◆ 김재열> 사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서 실제로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도 현실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느 조직이나 어느 사회나 일부의 일탈은 있기 마련인데 이 전체가 다 은둔형 외톨이는 전체가 예비 범죄자, 이렇게 낙인 찍어버리면 이 사람들이 더 숨어든다는 말씀이잖아요.

◆ 김재열> 맞습니다.

◇ 김현정> 속으로 속으로 문 더 닫아버리고 이건 일본에서 보듯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도 있어요, 사회의 어떤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분들을 방으로부터 꺼내서 우리와 함께 당당하게 밝게 건강하게 살아가자, 이게 중요한 과제일 텐데 어떤 방법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 김재열> 저희들이 올해는 하고 있지 않지만 작년에 저희가 경기도에서 은둔고립 청년을 위한 지원 사업을 진행했었거든요. 그때 했던 사업들 중에 친구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보통 은둔형외톨이를 생각했을 때 교육과 상담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직접 운둔형 외톨이 청년들, 청소년들을 만나봤을 때 가장 현실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친구와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 만들어주기 두 번째로는 직업 그리고 또 자립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주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가장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좋은 얘기네요. 그러니까 그냥 우리 느낌에는 빨리 이 사람들을 불러내서 전문가가 치료 상담 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 이걸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그것보다도 말을 터놓고 할 수 있는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 만들어주기가 가장 유효했다. 효과가 좋았다, 그 말씀이에요.

◆ 김재열> 네, 맞습니다. 저희가 1대1 친구를 만들어줬을 때 그냥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제가 대학 강의를 하면서 제가 만났던 청소년학과 혹은 사회복지학과 또래 친구들을 매칭해 줬을 때 그들이 멘토들이죠. 저희 제자들이 그 은둔형 외톨이에 이해를 하고 자기 친구들을 만났을 때 은둔형 외톨이 친구들이 내가 진짜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를 만났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내가 안전한 사람이 내 옆에 있구나를 인정했을 때 더 사회적 복귀가 빠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개인의 문제야, 알아서 치유해가 아닌 이제는 사회 전체의 숙제로 우리가 인식하고 대안들을 함께 고민해야겠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 김재열>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