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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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4(월) [인터뷰] "순식간에 불길 번진 하와이…사이렌 울릴 틈도 없었다"
202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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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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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영순 (하와이 마우이 한인회 전 회장)



아직 불씨 남아있는 상황…90% 가량 진압
처음 보는 강풍에 전봇대 쓰러지면서 불붙어
통신 끊기면서 소통 어려워…탈출중 사망도
피해지역은 서울의 '명동' 같은 번화가


우리가 흔히 하와이라고 부르는 지역은 사실 8개의 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가장 큰 섬이 빅아일랜드 그다음이 마우이 섬 그리고 가장 유명한 섬은 와이키키 해변이 있는 오하우 섬이에요. 그런데 이 오하우 섬이 이미 너무 많이 개발이 됐기 때문에 천혜의 자연을 즐기고 싶다. 이런 분들이 자주 가는 곳이 바로 이 마우이 섬입니다. 그런데 마우이 섬에서 미국 역사상 100년 만에 가장 큰 산불 피해가 발생한 겁니다. 여의도 면적의 3배가 탔고요. 건물 수로는 1700여 채가 불탔습니다. 현재 확인된 사망자만 93명, 실종자는 1000명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이 엄청난 화재를 보면서 의아한 부분이 있죠. 보통 산불 나면 자연 피해는 엄청나도 인명피해가 이렇게까지 크지는 않은데 왜 이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건가. 그것도 세계 최대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왜 이 지경이 되도록 진화하지 못한 건가, 생생한 상황을 전해 듣겠습니다. 마우이 섬에 살고 계신 분이에요. 마우이 전 한인회장 최영순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최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최영순> 네, 안녕하세요. 최영순입니다.

◇ 김현정> 경황이 없으실 텐데 일단 이렇게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8월 8일에 첫 불이 시작이 됐는데 지금은 다 진화가 된 겁니까?

◆ 최영순> 네, 90% 거의 진압이 다 된 상태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90%면 그럼 아직도 완전히 완소된 건 아니네요.

◆ 최영순> 아직 불씨가 좀 있을 수가 있으니까요. 여기에 남은 목재가 많거든요. 그 건물 자체가 목재이기 때문에 불씨가 있을 수 있어서 아직도.

◇ 김현정> 지금 하와이 현지 마우이 섬을 연결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 상태가 고르지 못한 건 우리 청취자들이 좀 이해를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최영순 선생님 댁은 화재 현장에서 한 차로 40분 거리라고 제가 들었는데 그런데 불이 나고 나서 지원을 위해서 그쪽 라하이나 지역으로 가보셨다고요.

◆ 최영순> 네, 라하이나로 영사관에서 연락이 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주기 위해서 들어갔다가, 3시경에 들어갔다가 강풍 전봇대, 전선, 제가 여기에서 31년째 살고 있는데 그런 강바람은 처음 봤어요. 강풍이 부는 거는.

◇ 김현정> 원래 하와이가 바닷가니까 바람이 많이 불 텐데, 그 정도 강풍이 부는 건 선생님도 처음 보셨어요?

◆ 최영순> 네, 저도 태어나서 제가 서핑도 즐기고 윈드 서핑도 하는데 이렇게 강풍은 태어나서 처음 봤습니다. 정말 무서웠어요.

◇ 김현정> 그런 강풍이 부는 와중에 불이 난 겁니다. 지금 그쪽으로 다가가면서 선생님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저희한테 영상들 보내주셨어요. 보니까 영상을 보니까 그쪽 지역이 그냥 활활 타고 있는 이런 영상. 아니, 어쩌다가 이렇게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겁니까?

◆ 최영순> 이번에 지나가는 허리케인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여기가 2015년 전에는 전체가 사탕수수밭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 12월에 그 회사가, 농장이 문을 닫았어요. 섬 전체가 좀 말라있는 상태에서 잦은 산불도 있었는데 이번에 허리케인이 지나가면서 강풍으로 전봇대가 쓰러지고 거기에 스파크로 불이 일어나서 이렇게 사고가 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강풍이 너무 세다 보니까 너무 여기에 어떻게 바로 통신을 줄 수가 없었어요.

◇ 김현정> 뭐가 없었다고요?

◆ 최영순> 죄송합니다. 통신이나 이렇게 사이렌을 울릴 수 있을 만큼 그렇게 여유가 없었어요. 너무 바람에 그 불에.

◇ 김현정> 제가 궁금했던 게 그건데 소방서가 다 있을 텐데 왜 이렇게 빨리 진화하지 못 했는가 그 부분이었는데 소방관이 출동을 하고 자시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럴 새가 없을 정도로 불길이 거세게 번졌다는 말씀이고 게다가 우리가 통신이 다 있잖아요. SNS나 이런 걸로 서로서로 이야기해서 피하고 이러기 마련인데 그것도 안 됐던 이유는 불이 나자마자 통신 시스템이 마비가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서로서로 알려서 피신하고 이렇게가 안 됐다는 그런 이야기인데 선생님, 어떤 분들은 피할 틈도 없어서 바다로 그냥, 바닷물로 뛰어들어서 7시간 버텼다, 7시간 버티고 살았다. 제가 이런 증언 들었어요. 현지에서는 어떤 기막힌 사연들이 들립니까?

◆ 최영순> 네, 맞습니다. 일단 통신이 끊겼기 때문에 서로 소통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빨리 진압을 못 했고요. 두 번째는 소리를 못 듣다 보니까 그 까만 연기에 냄새에 질식사로도 많이 일어나고 또 불이 바로 앞에 있다 보니 바다가 바로 앞에 있거든요. 그래서 바다로 뛰어들었지만 배를 타고 나오려고 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닻이 묶여 있어서 결국은 살아나오지 못하는 분도 있고 창문에 끼어서 나오지 못하시는 분도 있었고 아무튼 좋지 않은 상태가 많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상태가 안 좋은 거는 지금 어떤 분을 저기 도움을 주기 위해서 가고 있는 중이라서.

◇ 김현정> 전화 상태가 지금 고르지가 않아서, 고르지 않지만 마우이 섬 상황이 지금 이 전화 상태보다 훨씬 더 좋지 않으니까요. 그곳이, 불이 주로 난 곳, 저희가 지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만 라하이나라는 곳이에요. 처음 불씨가 시작된 곳은 중앙부, 콜라라는 곳이었는데 그게 번져서 어떻게 보면 바람에 튀었겠죠. 불씨가. 라하이나라는 지역이 지금 주로 피해를 입었죠.

◆ 최영순> 네, 콜라하고 라하이나는 동네가 아주 다른 곳입니다. 그냥 우연치 않게 그 동네에서 불이 난 거고 또 라하이나는 라하이나대로 이렇게 불이 난 것입니다. 동네가 반대쪽입니다.

◇ 김현정> 라하이나라는 곳이 어떤 식으로 지금 피해를 입었는지 사진을 우리 최 선생님이 직접 찍은 사진을 저희한테 보내주셨어요. 완전히 폐허로 변한, 남은 게 없습니다. 완전히 지금 잿더미로 변한 사진들인데 이 거리가 원래는 어떤 거리였느냐 하면 저도 여기를 좀 다녀온 적이 있어서 기억이 생생한데 완전히 번화가고 중심가 아니에요? 옛날 사진 좀 보여주십시오. 이게 지금 라하이나 거리의 사진입니다. 선생님 여기가 무슨 석양을 보려고 가도 여기를 가야 되고 유람선 타려고 그래도 여기 가야 되고 잠수함 타려고 그래도 다 여기로 가야 되는 거죠?

◆ 최영순> 그중에 한 군데입니다. 그런데 그게 1800년도에 하와이 최초 왕국 수도였습니다. 수도. 최초 수도입니다. 하와이에서. 그래서 그 건물들이 다 목재 건물로 지어져 있기 때문에 불이 그렇게 확산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많았어요.

◇ 김현정> 서울이라고 치면.

◆ 최영순> 명동 같은 거리입니다.

◇ 김현정> 탄 면적은 여의도의 3배인데 그러니까 이 동네의 특성을 따지자면 서울의 명동 같은 그런 번화가, 중심가다, 이런 말씀입니다. 지금 한인들 걱정도 되는데 마우이 섬에 한인들이 얼마나 살고 계세요?

◆ 최영순> 862명 정도 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행히 인명피해가 접수된 건 없죠?

◆ 최영순> 아직은 접수된 게 없습니다. 다행입니다.

◇ 김현정> 다행입니다만 재산 피해가 좀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상황인가요?

◆ 최영순> 한 분은 건물을 7개 갖고 있어서 7개의 그 비즈니스 전체가 탔고 또 한 분은 보석 가게, 비즈니스 2개와 집 전체가 타 버리 분도 계십니다. 12명 정도, 12명 정도.

◇ 김현정> 지금 여름 휴가철이라 한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관광객 피해는 없나요?

◆ 최영순> 관광객 피해는 불이 갑자기 번졌기 때문에 몸만 빠져나오실 분들이 많았고요. 그거에 대처해서 영사 분들이 오셔서 일단 여권이나 신분증이 없으면 비행기를 탈 수가 없기 때문에 영사 업무 분들이 오셔서 임시 여권을 만들어주고 또 그 공항에서 TSA 검색대, 매너지하고 같이 대화를 하면서 소통을 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이 한국 분들은 빠져나가신 게 아마도 한 100명 정도 도와준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남은 불길 얼른 잡히고 피해 복구에 나서야 될 텐데 끝으로 가장 필요한 한 가지가 있다면요?

◆ 최영순> 여기가 현지인들이 아직 음식이나 물이나 많이 보급을 해줘서 괜찮은데 만약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여기 전선이 통신이 다 안 되기 때문에 발전기나 건전기, 그런 게 도움이 있으면 도와주시게 된다면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예,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최영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제가 지금 인터뷰 나누면서 저도 숨이 가쁘네요. 지금 상황이 많이 안 좋죠. 하와이 마우이 섬 화재 현장 근처에서 지원을 하고 계신 분이세요. 전 한인회장 최영순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