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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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해 택시기사 (익명)
피해 이후 女손님보면 긴장…택시도 그만둬
10분 동안 "만져달라" "왜 그러시냐" 실랑이
동료에게 토로하니 유사한 경험담 이어져
여러분 택시 자주 이용하십니까? 특히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 시간에 많이들 이용하시죠. 심야 택시에서 벌어지는 천태만상 가운데 최근에 택시기사 성희롱이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여수의 한 택시 안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금부터 그날 그 택시에서 있었던 기사와 손님 간의 대화 내용을 들려드릴 텐데요. 조수석에 앉은 여자 손님이 남자 기사한테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는 택시기사의 팔을 여성의 몸 쪽으로 잡아당기는 그런 장면입니다. 음질이 선명하지는 않아요. 귀 기울여서 들어보십시오.
[블랙박스 영상 음성]
"못꺼요? (못꺼요. 자동이라.)"
"끌 수 없어요? (자동이라 칩을 빼야 돼요. 이 안에서) 꺼주세요. (아이 다 왔는데요.)"
"다리 만지실래요? (안 되지.)
만져보세요 바로 내리게."
"(아니야. 아 싫어) 아 괜찮아요. (안돼)
기사님 경찰에 신고 이런거 일절 안할게 (아니. 아냐.)"
"나 꽃뱀 아니라고 만져만 달라고. (그러면 안 되지.) 제가 이렇게 하는데? (안돼 하지마. 아저씨 팔 아파 어깨 아파.)“
여성 손님이 다리 만지실래요? 만져보세요. 바로 내리게. 나 꽃뱀 아니라고요. 만져보세요. 이런 지금, 이런 음성이 들렸어요. 이거는 보고도 듣고도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하는 현장인데 지금부터 이 일을 직접 겪은 택시기사분의 증언을 들어보겠습니다.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기사님 나와 계십니까?
◆ 피해 택시기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택시 운전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피해 택시기사> 한 40년 했어요.
◇ 김현정>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기사님.
◆ 피해 택시기사> 올해 육십넷입니다.
◇ 김현정> 40여 년 택시 인생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십니까?
◆ 피해 택시기사> 네, 저는 처음이에요.
◇ 김현정> 얼마나 놀라셨어요?
◆ 피해 택시기사> 아니, 놀라기보다 그 일이 있고 난 후로 영업을 하면 제가 보통 야간 영업을 많이 했는데 그 일이 있고 난 후로 여자 손님만 타면 계속 불안하고요. 그래서 야간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회사도 그만뒀어요. 그 일로 인해서 항시 불안하고요. 혹시 또 잘못될까 봐 지금도 좀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지금 트라우마가 상당하시네요. 심야 영업을 못하시다가 아예 지금은 택시를 접은 상태. 그러면 지금 기억을 떠올리는 것도 좀 괴로우실 것 같긴 합니다만 우리가 불가피하게 그 사고 당시 상황을 좀 복기해 보겠습니다.
◆ 피해 택시기사> 네.
◇ 김현정>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건 아주 최근 일입니다만 사건은 5월에 벌어진 일입니다. 이 시간이 언제쯤인가요?
◆ 피해 택시기사> 정확히 5월 24일 새벽 1시 30분에서 한 2시 사이가 된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탈 때부터 좀 이상했습니까?
◆ 피해 택시기사> 아니, 여자 손님께서 타실 때는 그렇게 별로 이상하지 않았는데요. 목적지를 가는 도중에 느닷없이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할 때부터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 김현정> 보니까 지금 화면상으로 보면 20대 젊은 여성 같은데 어느 정도 달렸는데 갑자기 블랙박스를 꺼달래요?
◆ 피해 택시기사> 손님이 탄 곳에서 목적지까지 약 한 10분 거리인데요. 그러면 한 5분 정도 출발해서 한 5분 정도 가고 나니까 그때부터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1차로 한번 하고 또 목적지 한 2분 정도 남겨놓은 상황에서 신호 대기하고 있는데 또 꺼달라고 그래서 제가 지금 우리 기사들 임의로 끌 수가 없는 것이다. 목적지가 가까우니까 그냥 가자. 그렇게 얘기를 하고 목적지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다짜고짜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한 겁니까? 아니면 무슨 이유를 대면서 꺼달라고 한 건가요?
◆ 피해 택시기사> 아무 이유 없이 블랙박스를 꺼달라고 그랬어요.
◇ 김현정> 다짜고짜 꺼달라고. 그래서 이거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거다 못한다고 말씀하고 달리셨어요. 그래서 목적지까지 도착한 뒤에 그 손을 잡는 일이 벌어진 건가요?
◆ 피해 택시기사> 네. 목적지에 도착을 하니까 택시비를 계산하더니 갑자기 안 내리고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인사까지 했는데 안 내리고 이렇게 다시 쳐다보더라고요. 그러더니 느닷없이 다리를 만져달래요. 그래서 나는 너무 황당해서 아니다. 얼른 가시라고. 아니, 그런데도 느닷없이 팔을 잡아당기면서 끝까지 만져달라고 계속 그러는 거예요.
◇ 김현정> 자기 쪽으로 아예 손을 갖다 담겼어요?
◆ 피해 택시기사> 오른팔을 막 엄청 힘을 가하면서 잡아당겨서 자기 허벅지 쪽으로 손을 끌고 가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완강하게 거부를 했죠. 이러면 안 된다고. 그러고 잠깐 얘기하는 과정에서 아가씨 얼른 가라. 손님들 온다. 그래도 안 가는 거예요. 또 그러고 또 계속 한 10분 동안을 차 안에서 팔을 잡아당기고 계속 자기 허벅지 쪽으로 손을 끌고 가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 김현정> 10분 동안이나요?
◆ 피해 택시기사> 네. 한 10분 정도, 10분도 넘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왜 이러시냐고 물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기사님이 왜 이러냐고.
◆ 피해 택시기사> 계속 그랬죠. 그러지 마라, 왜 이러냐.
◇ 김현정> 그럼 뭐라고 그래요 그쪽에서는?
◆ 피해 택시기사> 경찰에 신고 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라. 너무 황당했어요. 그래도 그건 아니다, 얼른 가라. 손님 온다, 영업해야 된다. 그렇게 했더니 잠시 주춤거리더니 나 꽃뱀 아니다.
◇ 김현정> 나 꽃뱀 아니다. 만져달라.
◆ 피해 택시기사> 꽃뱀 아니다. 계속 만져달라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계속 거부를 하고 어떻게 어떻게 하다가 그때 내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 딴에는 그냥 좀 잠깐이지만 이런 손님도 있나 혼났다. 그러고 다시 나와서 기분이 이상해서 내가 혹시 잘못되지 않나 싶어서 1차적으로 경찰 지구대를 찾아갔었어요. 블랙박스 칩을 빼서.
◇ 김현정> 잠시만요, 기사님. 그 여성이 혹시 술에 취한 상태였습니까?
◆ 피해 택시기사> 아니요.
◇ 김현정> 아니에요?
◆ 피해 택시기사> 술도 안 마셨어요.
◇ 김현정> 술 냄새가 안 났어요?
◆ 피해 택시기사> 네.
◇ 김현정> 술 취해서 하는 행동으로 느껴지지도 않았고.
◆ 피해 택시기사> 네.
◇ 김현정> 나 꽃뱀 아니다, 싫다, 팔 아프다라고까지 하는데도 나 꽃뱀 아니다. 경찰에 신고 안 한다. 그러니까 만져라. 계속 그 얘기. 그래서 기사님은 너무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손님이 내린 후에 경찰서로 가셨어요. 지구대로 가셨어요.
◆ 피해 택시기사> 그러고 나서 괜히 불안했어요. 제가. 하도 주위에 가끔 여자 손님들이 어떻게 이상한 행동을 한다 그런 얘기를 좀 들은 게 많아서요. 저도 좀 은근히 불안해서 지구대를 찾아가서 좀 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하고 영상을 틀어보시더니 경찰서에서도 그렇게 크게 잘못된 게 없으니까 괜찮다고. 그래서 다시 나왔죠.
◇ 김현정> 잘못된 게 없다는 거는 뭐가 잘못된 게 없다는 뜻이죠?
◆ 피해 택시기사> 영상을 보더니 우리 기사님은 잘못한 게 없어요. 잘못되지 않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기사님은 잘못한 거 없으시니까 안심하고 돌아가셔라.
◆ 피해 택시기사> 네, 그런 뜻이에요.
◇ 김현정> 그 여성이 성추행을 했으니 뭘 어떻게 조사하겠습니다, 수사하겠습니다는 아니고.
◆ 피해 택시기사> 그런 것도 없었고요. 그냥 다만 영상 잠깐 보시더니 잘못한 게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그런 식으로 해서 나왔어요. 저는.
◇ 김현정> 그때만 해도 기사님이 이 여성을 잡아야겠다. 이거 수사를 촉구하거나 이렇게 할 생각까지 못 하셨던 거예요.
◆ 피해 택시기사> 그때까지는 그렇게 생각을 않고요. 다음 날 아침 회사에 가서 회사 관계자 분한테 어젯밤에 제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블랙박스 찍은 영상을 보여드렸어요. 그런 과정에서 주위에 갑자기 이상한 여자가 있다. 그런 식으로 얘기들이 들려서 혹시나 하고 나도 이런 일이 있어서 이거 영상을 저장을 해뒀다. 한번 볼래? 하고 보여줬더니 비슷하다는 거예요.
◇ 김현정> 동료분이?
◆ 피해 택시기사> 동료라기보다 같이 택시에 종사하시는 분이요.
◇ 김현정> 이거 보더니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런 분이 나타난 거예요?
◆ 피해 택시기사> 네.
◇ 김현정> 그분은 어떤 일을 겪으셨다고 하던가요?
◆ 피해 택시기사> 그분도 가다가 손님이 가다가 다리를 만지고 막 그랬다는 식으로 해서 그분은 중도에 목적지까지 안 가고 도중에 차비도 안 받고 그냥 내려줬대요.
◇ 김현정> 그분도 손 끌어다가 다리 만지게 했대요?
◆ 피해 택시기사> 그분은 직접 여자 분이 허벅지 있는 데를, 남자를 만지더래요.
◇ 김현정> 그분은 그 여자 손님이 그냥 기사님 허벅지를 만졌다고요?
◆ 피해 택시기사> 네, 그래서 그러지 마라. 뭔 짓이냐 하고 가다가 재차 또 하니까 목적지까지 가지 않고 도중에 내려줬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분은 그냥 내려줬다 하면서 인상착의가 비슷하다. 이렇게 된 거예요?
◆ 피해 택시기사> 네.
◇ 김현정> 그때부터 기사님은 이거 우발적인 성추행이 아니라 합의금 노린 계획범죄일 수도 있겠구나, 이런 의심을 하기 시작하신 거군요.
◆ 피해 택시기사> 맞습니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 동료 기사 얘기를 듣고. 그러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이 영상을 얘기를 듣고 몇 사람이 보더니 이거는 놔두면 안 된다. 저보고 당신께서 좀 힘들겠지만 이건 방송에 내야 된다. 이런 사람은 잡든지 혼을 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여러 택시기사들이 혹시라도 당할 수 있지만 당하는 일이 없지 않겠냐.
◇ 김현정> 그래서 제보를.
◆ 피해 택시기사> 네, 그래서 제보를 하게 된 거예요.
◇ 김현정> 그렇군요. 지난 5월에 벌어진 일인데 최근에 제보하신 이유는 뭘까 했더니 이거는 그냥 나만 삭이고 넘어갈 일이 아니구나 생각을 하게 되신 거예요.
◆ 피해 택시기사> 네.
◇ 김현정> 여성 승객이 남성 기사를 성추행했다. 이런 보도는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사실은 저도 좀 놀랐는데 이게 기사님들한테는 벌어지는 일이군요.
◆ 피해 택시기사> 저도 아주 충격입니다, 충격.
◇ 김현정> 기사님한테는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이렇게 종종 벌어지는 일인가요? 이런 성추행이?
◆ 피해 택시기사> 얘기들을 들어보면 어쩌다 한 번씩 그런 경우가 있다고들 얘기를 해요.
◇ 김현정> 그런데 흔한 일은 아니에요?
◆ 피해 택시기사> 흔하지는 않은데요. 그렇게 혼이 난 사람들이 좀 있다고들 얘기도 하고요. 그런 상황이에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일이 보시는 여러분들께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새벽에 일을 당한 기사 분 입장에서는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어서 결국은 이 택시 일을 접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는 그런 설명이신데요. 이 여성에 대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까? 검거에 착수했습니까?
◆ 피해 택시기사> 네, 제가 어저께 경찰서에 접수를 하고 왔어요. 그래서 경찰서에서도 연락이 왔는데 오늘 다시 경찰서 와서 영상을 보면서 조사를 하겠다고 해서 다시 이따가 오전에 조사를 받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 승객, 지금 여수에서 지금도 비슷한 행각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게 합의금을 노린 계획범죄든 일회성 성추행이든 이게 어느 쪽이든 범죄자입니다. 비슷한 일을 겪으신 기사님은 저희에게 제보를 주시거나 경찰에 신고를 반드시 해주시고요. 경찰은 빠른 검거에 나서기를 촉구합니다. 기사님, 오늘 용기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피해 택시기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무쪼록 트라우마에서 빨리 벗어나시기를 저희도 바라겠습니다.
◆ 피해 택시기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피해 택시기사> 수고하세요.
◇ 김현정> 여수에서 벌어진 이 택시기사 성추행 사건. 이것이 단순 성추행 이상의 계획범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선 피해자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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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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