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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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수험생 (익명), 서부원 (광주 살레시오고 교사)
발표 내용도 시점도 문제…쾌도난마식 안돼
킬러문항 사라진다? 실수가 등급 결정할 것
5개월 앞두고 수험생 불안↑…일관성 필요
킬러 밑 준킬러…사교육시장 새로운 경쟁만
오늘은 뭐니뭐니 해도 교육계 이슈가 가장 크네요. 이번 수능에서부터 킬러 문항을 출제하지 않겠다. 어제 당정이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면서 지금 고3 교실, 재수생들 교실 혼돈의 도가니입니다. 일단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좀 듣고 오겠습니다. 고3 학생, 수능을 앞둔 세 명의 학생 목소리를 들을 텐데요. 확인하시죠.
★ 학생 1> 아무래도 수능 5개월 전에 이거를 통보를 한 거니까 애들은 많이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고 그리고 킬러 문항을 없앤다는 것에 대해서 애들이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 킬러 문항 자체의 역할이 컷이 굉장히 촘촘하다든가 높다든가 그래서 학생들이 피를 보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중상위권이나 상위권 친구들 가릴 것 없이 다 지금 피를 볼까 봐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원래 출제 스타일대로 맞춰서 공부를 하고 체화를 하고 연습을 해왔는데 그게 갑자기 깨져버린다고 하니까 막막하고 그리고 제 노력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서 속상한 거죠. 오히려 너무 물수능이 되어버리면 재수생, 현역 가릴 것 없이 다 손해를 본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냥 실수로 하나 틀리는 것마저 그게 아니라 등급으로 연결이 될 수 있으니까 쉬워지는 거는 수능의 역할이나 능력을 부정하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 학생 2> 등급 때 비슷한 친구들 다 똑같이 불수능이 낫다고 항상 말하고 있어요. 수능의 난이도가 낮아지면 한 개 틀리면 등급이 막 많이 내려갈 것 같은데 그래서 한 과목이라도 삐끗하면 더 독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학생 3> 저희가 생각하는 수능은 킬러 문제나 그런 거 관련해서도 난이도가 쉽고 어렵기보다는 내 실력이 그대로 나올 수 있는 시험을 원하는 거지 무조건적으로 쉬운 시험이라든지 아니면 기초적인 내용만 물어보는 시험을 원하는 게 아니거든요. 이렇게 수능 몇 십일 남은 시점에서 갑자기 이렇게 중대한 발표를 하고 좀 이렇게 변화가 있는 게 더욱 불안감을 조성해서 결국 사교육을 또 역효과로 계속 부추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좀 들었어요.
◇ 김현정> 지금 고3 학생, 현 고3 학생 3명의 목소리를 골고루 들어봤습니다. 이 학생들은 수능 등급도 좀 골고루해서 저희가 취재를 했는데 혼란스럽다라는 건 어느 등급의 학생이든 마찬가지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킬러 문항을 없앤다는 그 출제 방향이 맞느냐 그르냐는 차치하고 이 변화를 수능 5개월 앞두고 발표하는 게 맞느냐. 시점, 타이밍의 부적절성을 다들 더 먼저 지적하고 있었는데요. 저희가 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어서요. 현직 고교 교사 한 분 연결을 해보려고 합니다. 광주 살레시오고등학교에서 한국사 가르치고 있는 분이세요. 서부원 선생님 연결을 해보죠. 서부원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서부원> 네, 반갑습니다. 서부원입니다.
◇ 김현정> 고등학교에 재직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서부원> 26년째니까요. 그러고 보니까 1994년에 수능이 시작됐으니까 거의 수능과 반평생 같이 살았네요.
◇ 김현정> 26년. 지금은 몇 학년 가르치고 계세요?
◆ 서부원> 지금 1학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도 시끄러워서 그냥 어제 계속 3학년 친구들 제가 재작년에 가르쳤던 친구들이라서 한번 계속 만나봤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앞서 수험생 3명의 목소리 들었는데 선생님 학교 학생들 목소리는 어떻습니까? 분위기는.
◆ 서부원> 비슷하죠. 되게 아이들이 좀 불안해해요. 되게 불안해하고. 그러니까 수시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는 좀 어떻게 자기 득실 따져보면서 내신 등급하고 어떻게 될까 이런 문제랑 그다음에 유명한 말이 있거든요. 킬러가 사라지면 실수가 등급을 결정한다. 이런 말이 있거든요.
◇ 김현정> 잠깐만요. 다시 한 번만, 킬러가 사라지면.
◆ 서부원> 실수가 등급을 결정한다. 그러니까 이거는 운 시험이냐 이렇게 될 가능성도 있다. 또 제가 근무하는 곳이 지방이잖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이렇게 갑자기 이렇게 요동치게 되면 수능에 대한 정보, 정보력이 아무래도 지방에 불리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이런 걸 위해서 서울의 사교육 시장이 어떻든 활황하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들을 애들이 하더라고요.
◇ 김현정> 킬러가 사라지면 변별력을 위해 준킬러가 등장할 텐데 그러면 도대체 그 준킬러, 즉 초고난도 바로 밑에 그 문제는 또 무엇이 될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 사교육 시장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더 혼란해진다.
◆ 서부원> 그렇죠. 그러니까 교육이 이렇게 쾌도난마처럼 어떻게 딱 끊으면 다 해결이 되는 이럴 수 없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님의 말씀이 조금은 성급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 분위기들 전달을 해 주셨는데 일단 고교 교사로서 보시기에 지난 목요일부터 어제까지 일련의 과정 자체는 어떻게 보셨는가 궁금해요. 무슨 말인고 하니 학교 수업에서 배운 내용만 출제하라라는 교육부 장관 브리핑에서 시작을 해서 공교육 과정에서 벗어난 분야는 출제하지 마라로 정정이 됐다가 킬러 문항은 이번 수능에서 배제한다까지로 이어진 일련의 상황들, 며칠 사이의 상황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 서부원>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당황스러운 나머지 막 던지고 있다 이런 느낌이에요.
◇ 김현정> 막 던진다?
◆ 서부원> 그냥 굉장히 당혹스러워하신 것 같아요. 우리가 그냥 아무 말이나 그냥 이렇게 쏟아내는 그게 대개 다 같은 말인데 그걸 마치 해석, 새로운 해석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 김현정> 학교 수업에서 배운 내용만 출제하라라는 것과 공교육 과정에서 벗어난 분야는 출제하지 말아라라는 말은 이게 분명히 다르다라는 게 지금 대통령실의 이야기이긴 한데 현장에서 그렇게 느껴지지 않으세요?
◆ 서부원> 같은 말이죠. 그러니까 지금 교육과정 내에 검인정 교과서가 진짜 많거든요. 그런데 그거를 모두 공부하라는 뜻인지 아니면 거기에 있는 교집합만 공부하라는 뜻인지 사실은 같은 말이에요. 같은 말로 다 받아들이고 있고요. 그냥 이것은 말이 스텝이 꼬였다라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러니까 어쨌든 막 던지다 보니까 막 그냥 이렇게 어쨌든 급조하다 보니까 그렇게 해명이 좀 엉성해졌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입니다.
◇ 김현정> 총평을 지금 해주셨고요. 두 가지로 나누어서 짚어보겠습니다. 하나는 발표 내용 그 자체고 다른 하나는 발표 시점에 문제가 될 것 같아요. 발표 내용은 괜찮은데 발표 시점만 좀 문제였던 건지 아니면 둘 다 괜찮은 건지 아니면 둘 다 문제인지 어떻게 보세요?
◆ 서부원> 제 판단으로는 둘 다 문제입니다.
◇ 김현정> 내용도 문제고 시점도 문제입니까?
◆ 서부원> 네, 물론 전체적인 큰 틀에서는 저도 대통령님의 말씀, 수능은 쉽게 출제돼야 된다라는 큰 틀은 동의하는데요. 정교하지 않게 그냥 튀어나오다 보니까 되게 수많은 학교도 그렇고 학부모도 그렇고 사교육도 그렇고 온갖 해석과 억측이 그냥 이렇게 난무하게 되는 이런 상황이 돼서 저는 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둘 다 문제라고 하셨는데 하나하나 좀 나눠서 살펴볼게요. 우선 발표 내용부터 보겠습니다. 내용.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알아들으실 텐데 사실 고등학교 학부모가 아니면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신 분들도 많으실 거야. 킬러 문항이 뭐예요? 대체 킬러 문항이.
◆ 서부원> 우선 좀 킬러, 사람을 죽인다는 뜻인데 문제에다가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쓰는 게 좀 살벌합니다. 솔직히 그만큼 교육 현장이 살벌하다는 얘기일 텐데 제가 킬러 문항에 대해서 애들한테 한번 물어보니까 애들이 정의를 내린 게 있어서 한번 그대로 읽어볼게요.
◇ 김현정> 아이들이 킬러 문항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대로 읽어주세요.
◆ 서부원> 애들은 사전적 의미죠. 애들한테 통용되는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킬러 문항은 교육 과정 안인지 밖인지 이런 건 상관없다. 분초를 다투는 시험에서 상당한 시간과 테크닉이 요구되는 그런 문제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렇게 정의를 하고 있어요.
◇ 김현정> 분초를 다투는 수능 시험에서 혹은 내신 시험에서 상당한 시간과 테크닉, 이 문제가 오늘 3번 문제가 제일 시간 많이 들었고 테크닉도 장난 아니었어. 이게 킬러다.
◆ 서부원> 그렇죠. 그러니까 보통 중하위권 친구들에게는 이를테면 수학 영역 같은 경우는 15번, 22번, 30번 이게 킬러 문항으로 사실상 지정이 돼 있는데 그런 문제들은 아예 피하고 풀어라. 거기서 괜히 시간 뺏기면 다른 문제에 지장을 받는다. 그러니까 아예 그냥 포기해라. 이렇게 하고 가는 거거든요.
◇ 김현정> 아예 중하위권들은 킬러는 빼고 가요? 그게 테크닉처럼 정해져 있는 거군요.
◆ 서부원> 그렇죠. 그러니까 그런 또 표현을 하더라고요. 준킬러라는 말도 있어요. 아까 앵커님이 말씀하셨지만 그 준킬러는 뭐냐. 니네들이 생각하는 준킬러는 어떤 기준이냐 그랬더니 수업 시간에 배운 방식대로 풀어도 된다. 그런데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별도의 문제 테크닉이 필요한 문제, 이런 게 준킬러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얘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는 게 참 씁쓸한 거죠.
◇ 김현정> 수업시간에 배운 대로 풀어도 풀 수 있는데 그대로 풀었다가는 시간 엄청 잡아먹고 학원에서 배운 테크닉대로 풀어야 되는 그런 걸 준킬러라고 한다.
◆ 서부원> 가는 길이 약간만 다르면 어쨌든 푸는 방식은 여러 개가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것이 달라지면 우리는 시간을 번다. 어차피 시간 싸움이다. 그러고 보면 수능이 과연 대학에서 수학 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인지 이게 완전히 성격이 좀 변했다고 봐야겠죠.
◇ 김현정> 선생님 그런데 킬러든 준킬러든 준준킬러든 선생님들이 어렵게 내서 애들 골탕 매기고 싶어가지고 그렇게 내시는 건 아닐 거 아니에요.
◆ 서부원> 변별력이죠, 변별력. 그러니까 오로지 일렬로 줄 세우기 위한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수능이든 내신이든 변별력 때문에 킬러든 준킬러든 낼 수밖에 없다. 이게 무슨 말인지를 학부모가 아니면 또 이해하기가 어려우실 거예요. 수능 등급표 좀 보여주십시오. 화면에. 선생님, 그러니까 이게 수능이라는 게 결국 줄을 세워서, 내신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줄을 세워서 줄을 잘 세워서 막 어디 뭉치는 데 없이 잘 세워서 아이들을 대학에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한 일종의 줄 세우기잖아요. 줄 세우기 시험.
◆ 서부원> 그렇죠.
◇ 김현정> 그리고 등급이라는 게 있습니다.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있는데 어떤 분들은 그러세요. 어떤 분들은 그러세요. 쉽게 내서 다 100점 맞으면 다 1등급, 2등급 되면 좋은 거 아니냐. 쉬우면 그게 그렇지가 않다면서요.
◆ 서부원> 이거를 저는 일반 학부모님들이 말할 것도, 일반 국민들이 이런 부분을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게 솔직히 좀 학교에만 오래 있어서 그런지 좀 당황스러워요.
◇ 김현정> 그런데 진짜 이해하기 어려워요. 아니, 100점 다 맞아가지고 다 1등급이면 이거 좋은 거 아니냐, 그게 그렇지가 않은 거예요?
◆ 서부원> 실제로 이렇게 학부모님들이나 국민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거는 아마 저는 그렇게 해석해요. 대학입시라는 게 특유의 절차 전형들이 단순해졌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고 저는 해석을 하는데 실제로 등급 산출 기준 4%, 9% 쭉 있는데 이런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100명이 시험 보면 무조건 4명 안에 들어가야 1등급이라는 얘기잖아요.
◇ 김현정> 100명이 시험을 보는데 4명이 1등급이어야 되는데 만점이 10명이 나왔어요. 만점이 10명 나오면 1등급은 어떻게 돼요?
◆ 서부원> 아래 등급으로 내려가죠.
◇ 김현정> 여러분, 여기서 또 내신하고 수능이 좀 다른데요. 내신을 산출할 때는 100명 중에 10명이 만점이 나와 버리면 1등급이 사라져버립니다. 그 10명이 다 2등급이 돼요. 그래서 그 학교는 1등급이 없는 학교가 돼버려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선생님들이 문제 쉽게 내서 그 아이들 등급을 다 올려주면 이게 안 되니까 퍼주기 할까 봐, 점수 퍼주기 할까 봐 이런 식으로 내신을 산출해요. 그래서 1등급을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변별력 있는 문제, 어려운 문제를 선생님들이 내시는 거죠, 내신에.
◆ 서부원> 네, 그렇죠. 그러니까 모본이 작게 되면 그러니까 100명이 아니고 더 숫자가 적게 되면 아예 통째로 2등급, 3등급까지 내려갈 수도 있어요. 만점자가.
◇ 김현정> 전교생이 작은 학교는 3등급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 서부원> 그렇죠.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일렬로 줄을 세워야 되기 때문에 어떻든 간에 1등급을 만들기 위해서 그 숫자를 채우기 위해서는.
◇ 김현정> 바로 이겁니다.
◆ 서부원> 그들만 풀 수 있는 변별력을 내는 거죠. 그래서 그런지 애들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 되게 슬퍼요. 자기가 틀리는 것보다 다른 친구들이랑 다 맞히는 게 너무 두렵대요.
◇ 김현정> 다 잘 보는 게 더 두렵다.
◆ 서부원>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뭐예요, 이게. 그러니까 교사 입장에서는 이런 얘기를 애들이 할 때 이거 자괴감이 좀 들죠. 그러니까 내가 열심히 했는데 내가 틀렸다. 그것에 대해서 성찰하고 다시 이렇게 열심히 한다. 이런 것보다는 모두가 다 맞히는 것은 이거는 정말 충격이라는 거예요.
◇ 김현정> 내신은 이런 식이고요. 수능에서 등급을 어떻게 내느냐 하면 수능은 조금 다른데 만약 100명이 시험을 보는데 만점이 10명이 나온다 하면 이 경우는 다 만점을 1등급 주긴 줘요. 대신 그다음 등급이 사라져버리는 거라면서요. 예를 들어서 1등급이 만점이 20명이 나왔어요. 쉽게 내가지고. 그러면 1등급 사라지고 2등급, 3등급부터 시작하고 이런 식이 된다면서요?
◆ 서부원> 그렇죠. 그러니까 보통 우리가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비유컨대 무슨 프로야구 순위를 낼 때 3위가 두 팀이면 4위 없고 5위로 다음이 내려가잖아요. 이런 식이죠.
◇ 김현정> 그런 식이 되는 거죠.
◆ 서부원> 그러니까 어쨌든 간에 가장 완벽한 시험, 가장 능력 있는 교사는 가장 능력 있는 출제 위원은 정말 일렬로 딱 세웠을 때 정말 겹치지 않고 변별이 될 수 있는 그런 시험 문제를 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최고죠.
◇ 김현정> 여기까지 설명 들으시면 여러분 왜 킬러 문항, 준킬러 문항, 어려운 문항이 등장하는가 이해가 되실 거예요. 줄 세우는데 어디든 겹치면 안 되는 거, 겹치는 걸 최대한 풀어주기 위해서 이런 상황들이 발생했다 이겁니다. 그런데 어제 이태규 의원, 교육위원이시고 국민의힘의 이태규 의원은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고난도 출제 기법을 통해서, 교육부 장관도 그러셨군요. 고난도 출제 기법을 통해서 킬러 문항은 배제하고도 변별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서부원> 저는 처음에 이 말씀 듣고 혹시 챗GPT로 출제하실 건가, 순간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러면 전부가 킬러가 되는 건가 애들은, 그러니까 애들이 받아들일 때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사실상 지금까지 아이들이 수험생들이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서 적응하기 위해서 계속 모의고사를 월별로 보잖아요. 그렇게 계속 이제 와서 훈련을 하고 그렇게 어쨌든 자기 몸을 패턴에 맞췄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이런 게 딱 들어오니까 오히려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거죠. 그렇죠. 말하자면 이렇게 표현하면 되나, 선무당이 사람 잡는 느낌. 그러니까 갑자기 그냥 툭툭 던지니까 얘네들이 어떤 얘기를 해도 지금까지 그 페이스를 조절해 왔던 것이 깨지는 거죠.
◇ 김현정> 이거 시점의 문제로 지금 살짝 좀 넘어온 것 같아요. 발표 시점의 문제로.
◆ 서부원> 그렇죠.
◇ 김현정> 시점의 문제, 갑자기 툭 던지는 느낌이 드니까 일단 혼란스러워졌다 그 말씀하셨는데 일단 그 앞에 질문 좀 정리하고 갈게요. 고난도 출제 기법을 통해서 킬러 문항은 빼고도 변별력을 가릴 수 있다. 이거 사실 제일 좋은 이상적인 얘기잖아요. 킬러까지 안 내고도 애들 줄을 잘 세워서 불이익 보는 사람이 없도록 하면 제일 좋은 건데 이거 어려워요?
◆ 서부원> 네, 저는 이거 조금 어렵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해왔던, 3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시험을 6월까지 봤는데 그 해왔던 출제, 난이도 조정, 패턴, 이런 것이 다 흔들리거든요. 애들은 이거 혹시 아실지 모르겠는데 한두 달 전부터 고3들은, 고3 교실은 수능 시간표대로 학교 시간표를 운영하거든요. 그러니까 그거는 뭐냐면 애들이 수능에 긴장하지 않고 익숙한 그 시간 흐름대로 몸을 맞춰서 거기에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만드는 거거든요. 그래서 월별 모의고사도 패턴을 익히는 쪽으로 가는 거고 그런데 갑자기 이걸 흔들어 버리면 출제 위원들도 그럴 테지만 이 아이들이 그걸 수능을 직접 봐야 되는 아이들은 이건 뭐지? 순간 하나의 난이도도, 어떤 한 영역의 난이도도 흔들리면 애들이 굉장히 불안해하는데 갑자기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패턴을 다 뭉개겠다는 뜻이거든요. 이것을 불과 한 네다섯 달 앞두고 이런 것을 해버리면 아이들은 대체 정말 그런 게 불안한 거죠. 그런 게.
◇ 김현정> 고3 교실, 재수생 교실, 당장 시험 쳐야 되는 학생들은 킬러가 있냐, 없냐. 그게 맞는 방향이냐 안 맞는 방향이냐를 떠나서 일단 이 발표 시점을 놓고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말씀. 어떤 학생이 이런 비유 들던데 한식 메뉴가 나올 줄 알고 한식 밑반찬을 쫙 깔아놨는데 갑자기 메뉴가 양식이라고 그러는 정도의 혼란이다. 맞아요?
◆ 서부원> 그 친구 대단히 센스가 있는데요. 딱 그겁니다. 촌철인데요, 그거. 진짜 촌철살인 비유입니다. 지금 그런 상태에서의 불안이죠.
◇ 김현정> 그렇게 불안하면 결국 여름 방학, 다가올 여름 방학에 학원 더 찾게 됩니까?
◆ 서부원> 그런 게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까 제가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게 정보력에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럼 어떤 유형이 들어올 거고 주로 어떤 식으로 난이도가 조정될 거고 어떤 영역에서 그렇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불안하니까 그것을 의존하겠죠. 어떻게 되는지 전문적인 사교육 기관을 가든가 이렇게 되겠죠. 이런 게 너무 불 보듯 뻔해서 그게 참 난감한 상황입니다. 지금은.
◇ 김현정> 선생님, 사교육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그 도를 넘었다라는 데는 누구나 동의하잖아요. 과하다는 데는 누구나 다 동의하지 않습니까?
◆ 서부원> 네.
◇ 김현정> 그러면 킬러 문항 넣어라 빼라, 교과서에서만 출제해라 마라, 이런 식의 수능 출제 지침으로는 우리가 모두 다 문제라고 생각하는 그 문제를 고치기는 좀 어렵다고 보시는 거예요? 그럼 어떤 해결책이 있다고 보세요?
◆ 서부원> 해결책, 이게 아까 처음에 제가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쾌도난마식으로 끊어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당장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하는 문제, 대입 전형을 신뢰를 확보하는 문제. 하다못해 이건 더 큰 문제구나. 생존 위협에 직면한 지방대 문제, 그다음에 서열화한 수도권 중심의 학별 구조를 혁파하는 문제, 이게 숱한 문제들이 있는데 이런 큰 문제, 큰 것들은 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그냥 하나의 지엽적인 킬러 문항을 넣네 마네 문제로 교육이, 이렇게 교육 문제가 치환되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속상하고요. 그런데 좁게 이야기 드리자면 교사 입장에서 좁게 이야기를 드리자면.
◇ 김현정> 30초 남았습니다.
◆ 서부원> 자꾸 앞뒤가 안 맞는 정책도 발언도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좀 일관성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하나 예만 들리면 지금 어제 보니까 교육부에서도 자사고하고 외고 등을 이렇게 존치하겠다고 그러는데 자사고, 외고 등을 수능으로 비교하면 이게 킬러문항이거든요. 수능으로 비교하면. 그런 것들을 두고 애꿎은 문제 유형 하나 그런 거 가지고 끌어와서 한다는 건 이게 앞뒤가 안 맞는 거죠. 일관성이라도 좀 있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옳고 그름은 일단은 차치하고 두더라도 지금 시점, 발표 시점의 문제, 일관성의 문제 이런 부분들 지적해 주셨어요. 여기까지, 교육 이야기 나오면 끝이 없는데 여기까지 일단 현장에서 느끼는 이야기들 좀 나눠봤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 서부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부원 교사였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0(화) 킬러문항 없앤다? 고교 교사 "사교육, 이젠 '준킬러' 경쟁"
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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