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2(월) 바리톤 김태한 "꿈은 오페라, 애창곡은 버스커버스커"
2023.06.12
조회 34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태한 (성악가 바리톤)



심사위원 조수미 "지금부터 시작, 세계로…"
"후회 없이 즐기고 오자" 마음가짐 갖고 임해
중학교 땐 록밴드에…중3에서야 성악 시작
좋아하는 대중 가수…이문세, 유재하, 김광석
애창곡은 '버스커 버스커' 버전의 '정류장'
꿈은? 전 세계 공연하는 '오페라 슈퍼스타'



화제의 인터뷰 시간인데요. 여러분 얼마 전에 대한민국 클래식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제가 사건이라고 하는 이유 들어보시죠.

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의 바리톤 김태한 씨가 우승을 했죠. 저희도 그때 바로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요. 아시아 남성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 우승이었습니다. 제가 그때 놓지 마 뉴스에서 전해드리면서 빠른 시간 안에 섭외를 해보겠다 했는데. 아직 귀국도 안 한 김태한 씨를 섭외했습니다. 오늘 화제 인터뷰 바리톤 김태한 씨 연결해 보죠. 김태한 씨 안녕하세요. 축하합니다.

◆ 김태한>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김태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제 한 일주일 지났는데 실감이 나세요?

◆ 김태한> 사실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아직도. 아직도 자다가 볼 한 번 꼬집어보고 이러세요?

◆ 김태한> 그러지는 않는데 그냥 별로 믿기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직도. 제가 좀 찾아보니까 이 콩쿠르는 남녀 구분 없이 참여를 하는 건데 아시아인 남성이 우승을 한 게 이번이 처음. 그런데 22살로 역대 최연소 우승. 한순간에 깜짝 스타가 됐어요. 그 순간이 기억이 나세요?

◆ 김태한> 네, 기억은 나는데 좀 정확하게 나지는 않네요. 그냥 멍해서.

◇ 김현정> 그때 심사위원 가운데 조수미 씨가 앉아 있었잖아요.

◆ 김태한> 네.

◇ 김현정> 태한킴 이름 석 자가 호명이 되니까 조수미 씨도 깜짝 놀라고 굉장히 기뻐하는 모습이 화제였는데 조수미 선생님 만나보셨어요?

◆ 김태한> 네, 만나 뵀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하시던가요?

◆ 김태한> 선생님께서 지금부터가 시작이니까 세계로 멋지게 나아가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 김현정> 세계로 멋지가 나아가라고.

◆ 김태한> 그리고 선생님께서 옆에서 많이 도와주실 거라고 그런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굉장히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대선배인데 그래도 그 선배가 심사위원석에 앉아 계시는 것만으로도 든든은 했을 것 같아요.

◆ 김태한> 그런데 사실 조수미 선생님께서는 한국에 있는 성악 전공자 모두에게 최고의 디바이신데요. 당연히 존재 자체로도 든든하고 힘이 많이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한국에서 갓 졸업을 하고 국제무대 경험이 많지도 않고 지금 유학을 갔던 상태도 아니고 그런 상황 속에서 세계 3대 콩쿠르에 나간 거기 때문에 김태한 씨 입장에서는 보통 떨리는 무대가 아니었을 것 같아요.

◆ 김태한> 사실 그만큼 큰 무대였기 때문에 굉장히 열심히 준비했고요. 잘 준비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많이 연습과 레슨도 많이 받고 준비를 열심히 했거든요. 그래서 현지에 도착하기 전에는 꽤 자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하고 다른 참가자들 노래를 들으니까 역시 다르구나, 이런 생각이 좀 들면서 그때 결과에 대해서는 절대 생각하지 말고 후회 없이 무대 즐기고 내려오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그래서 안 떨렸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가기 전에는 이 정도면 내가 됐어, 이 정도면 자신 있어, 이런 느낌으로 갔는데 막상 경쟁자들 소리를 들어보니까 만만치가 않았어요?

◆ 김태한> 사실 그런 것도 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가기 전에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굉장히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약간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하죠. 약간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런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계속해서 연습을 거듭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굉장히 좋은 이야기 해주셨는데 사실은 제가 그 질문을 드리려고 했어요. 그런 큰 무대에 섰을 때 누구나 떨릴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무대경험이 많은 성악가여도 도대체 그때 마인드 컨트롤을 어떻게 하나, 어떻게 그 무대의 이 위압감을 극복해내나, 이런 게 궁금했는데 김태한 씨는 끌어당김, 계속 긍정적인 생각들을 하는 거예요?

◆ 김태한> 네, 그냥 계속 오늘 컨디션도 너무 좋고 그냥 못 할 이유가 없다, 이런 생각으로 하루 종일 생각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원래 긍정의 에너지는 긍정적인 것을 끌어당기니까.

◆ 김태한>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 식으로 마인드 컨트롤. 그렇게 하면서 마지막 최종 무대, 결선 무대에 섰을 때는 내가 오늘 이거 괜찮은데 느낌이, 일을 좀 내겠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 김태한> 사실 계속 그냥 컨디션도 너무 좋고 오늘 기분이 좋다, 이런 생각으로 하루 종일 있었고요. 그래서 무대에서는 크게 떨리지 않았는데 딱 무대 서면서 이렇게 큰 홀에 이렇게 대단하신 마에스트로와 오케스트라 그리고 이 꽉 차 있는 관객석을 보니까 좀 설레기도 하면서 이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 김현정> 저 표정이 그러니까 행복한 표정이군요.

◆ 김태한> 네.

◇ 김현정> 아니, 저는 사실은 김태한 씨의 표정을 보면서 지금 말씀하신 그대로에요. 어떻게 저렇게 행복한 표정으로 노래 부르지 그런 생각 했거든요.

◆ 김태한> 네, 그냥 관객들의 피드백도 너무 좋았고 그냥 사실은 그 파이널 무대를 마치고 나서는 곡을 꽤나 화려한 곡들을 네 곡이나 연달아 불렀기 때문에 목에 스트레스가 좀 쌓이면서 무대를 마치고 나서는 솔직히 준비한 만큼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좀 컸어요. 끝나자마자는.

◇ 김현정> 그런데 우승이었어요.

◆ 김태한> 그래도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후회가 없다는 마음이었는데 생각보다 관객 반응이 너무 좋고 끝나고 나오니까 한국에서 지켜봐주던 친구들과 선생님들 반응이 너무 좋아가지고 그제서야 나 생각보다 잘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그제서야 안도하면서 괜찮네. 내가 생각보다 잘했네.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세요?

◆ 김태한> 아무래도 당연히 부모님이 아닐까.

◇ 김현정> 그렇죠. 지금까지 뒷바라지 해 주신 부모님. 뭐라고 하세요?

◆ 김태한> 너무 좋아하시죠. 너무 좋아하시고.

◇ 김현정> 아들아 잘했다, 안 하세요? 장하다 이러지 않으세요?

◆ 김태한> 네, 장하다고 하셨죠. 너무 자랑스럽다고.

◇ 김현정> 너무 자랑스럽다고. 사실은 우리 바리톤 김태한 씨, 성악을 시작한 게 중학생 때라고요?

◆ 김태한> 네, 중학교 3학년 때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중학교 1학년도 아니고 3학년 때예요?

◆ 김태한>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중학교 3학년 때 록밴드를 하다가 이 록밴드는 그럼 교내 록밴드입니까?

◆ 김태한> 제가 록을 좋아하긴 했는데 그냥 교내 조그만 밴드부였고요. 되게 짧게 잠깐 몸 담았었던.

◇ 김현정> 록 음악을 좋아하는 중3 평범한 친구였는데 어머니의 권유로 조금 전에 그 좋아하셨다던 장하다 해 주신 그 어머님의 권유로 성악을 입문하셨어요?

◆ 김태한> 네, 저는 사실 가요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좀 컸었는데 제가 노래를 하고 싶다고 하니까 어머니께서 예고를 그럼 입시를 준비해보자 해서 그때 성악을 시작했었죠.

◇ 김현정> 중3 때.

◆ 김태한> 네.

◇ 김현정> 그러면 좀 늦은 나이 아닙니까?

◆ 김태한> 어떻게 보면 늦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 남자들은 변성기가 있다 보니까 딱 적절한 시기였다고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어머님이 우리 태한 군의 아들의 재능을 보신 거네요. 음악 좋아하고 목소리가 클래식과 잘 어울리고 그러면 한번 준비해 보지 않겠니? 이렇게 권유하신 거예요.

◆ 김태한>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누구보다 어머님께 더 감사해야 될 것 같은데 그런데 가만히 있었으면 그 클래식 전공을 안 했으면 그럼 지금쯤 록스타, 록가수 될 수도 있었던 거예요?

◆ 김태한> 글쎄요. 그런데 그때 제가 록을 좋아하기만 했지 잘 부르진 않았어서.

◇ 김현정> 잘 부르지는 않은. 대중 가수는 누구 좋아하세요?

◆ 김태한> 한국 가수로는 좀 옛날 분들 좋아해서요.

◇ 김현정> 옛날 분들 누구요?

◆ 김태한> 이문세, 유재하, 김광석 이런 분들 좋아합니다.

◇ 김현정> 저랑 똑같으시네요. 그럼 제가 그때 조수미 씨하고도 인터뷰하면서 여쭤보니까 클래식 하시는 분들도 노래방 가서 회식하고 이러면 노래하신다면서요?

◆ 김태한> 네, 물론 합니다.

◇ 김현정> 물론이죠. 그럼 그런 데 가서 부르는 애창곡은?

◆ 김태한> 버스커버스커 노래 좋아합니다.

◇ 김현정> 어떤 거?

◆ 김태한> 패닉의 정류장을 버스커버스커가 부른 게 있는데요. 그 버전을 좋아합니다.

◇ 김현정> 우리 세계적인 바리톤이 된 김태한 씨가 또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굉장히 또 옆에 있는 동생 같고 이웃 같고 친근한 느낌이 드는데 그래요, 이렇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평범하던 소년이 클래식을 시작했고 불과 몇 년 만에 이렇게 세계적인 무대에서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는 대기록을 세운 겁니다. 지금 이번 콩쿠르를 보니까 김태한 씨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성악가가 꽤 많이 참가를 했네요.

◆ 김태한> 네.

◇ 김현정> 이제 기악뿐만 아니라 성악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이렇게 강한 강자인가요? 위상이 어떻습니까?

◆ 김태한> 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굉장히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번에 그러니까 결선 무대에 한국인이 몇 명이나 올라간 겁니까?

◆ 김태한> 본선 무대 자체는 16명인가 그 정도 올라갔던 것 같고 결선에는 남자 3명 올라갔습니다.

◇ 김현정> 대단하네요. 그러니까 이 외국 무대, 국제무대, 국제 콩쿠르 이런 데를 다니다 보면 한국에 대한, 한국 클래식, 한국 성악에 대한 이 찬사 뭐라고들 평하세요?

◆ 김태한> 한국에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 이런 질문 많이 받고요.

◇ 김현정> 한국에 무슨 일이 있는 거냐?

◆ 김태한> 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에요?

◆ 김태한> 워낙에 잘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많이 나오니까 그런 의미로 묻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한 문장이 굉장히 많은 의미를 담고 있네요. 도대체 한국에 무슨 일이 있길래 이렇게 좋은 성악가들이 쏟아져 나오는 거냐, 국제무대에. 그 저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태한 씨.

◆ 김태한> 제가 생각했을 때는 한국인들이 특히나 음악성이 좋은 것 같아요. 성악의 경우에는 외국의 언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좀 뛰어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외국어지만 사실은 우리나라가 영어를 쓰는 나라도 아니고 알파벳 쓰는 나라도 아니고 우리 언어를 쓰는 나라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 말이 이렇게 알파벳 쓰는 국가에 비해서는 낯설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현력이 좋아요. 외국어 표현력이.

◆ 김태한> 아무래도 낯선 언어라 더 열심히 공부해서 좀 그런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 표현력, 이해력, 이런 것이 워낙 뛰어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역량. 그런 말씀이시네요. 알겠습니다. 김태한 씨 보면서 드는 생각이 클래식을 대중과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어떤 가교 역할, 이런 걸 충분히 해내실 수 있는 그래서 더 기대가 되는 성악가인데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뭡니까?

◆ 김태한> 저는 현지 인터뷰에서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고 밝혔었는데요. 그 말이 뭐냐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공연을 하고 오페라 주역을 맡는 이른바 오페라 스타가 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오페라 스타. 그냥 오페라 스타가 아니라 오페라 슈퍼스타가 되고 싶으신 거예요.

◆ 김태한> 그렇죠.

◇ 김현정> 좋습니다. 정말로 오페라 슈퍼스타가 되셨으면 좋겠고 제가 볼 땐 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대 많이 할 거고요. 일단은 13일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첫 공연 잘 마치시길 바랍니다.

◆ 김태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리고 한국에 귀국한 후에 조금 시간 여유가 되시면 여기 스튜디오를 한번 나와 주세요. 여기 그랜드 피아노가 굉장히 좋아요. 김태한 씨의 이 라이브 무대도 한번 기대를 해보면서 오늘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열렬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태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2023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의 우승자, 역대 최연소 우승자이자 아시아 남성 최초 우승입니다. 바리톤 김태한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