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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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9(월) [인터뷰] 아시아나 빨간바지 의인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2023.05.29
조회 33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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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윤준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 제주본부 상임부회장)



"빨간바지가 범인" 오해도…자고나니 의인돼
갑자기 열린 문으로 하늘, 구름 보여 당황
재난땐 차분하게 전문가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문 열림 사고. 참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 뉴스였죠. 착륙을 하고 있는 비행기에 문을 열어젖힌 사람은 30대 남성. 결국 구속이 됐습니다. 왜 그랬냐 했더니 답답해서 그랬다. 빨리 내리고 싶었다. 이렇게 답을 했다죠. 시속 600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는 비행기의 문이 열렸는데 만약 그 순간 승객들이 당황해서 우왕좌왕했다면 혹은 그 남성이 이성을 잃은 채 난동을 부렸다면 이게 더 큰 사고로 이어졌을 거다 생각하면서 아찔합니다. 그런데요, 이 순간 그 문제의 남성을 붙잡아 놓으면서 큰 사고를 막은 승객이 한 분 있습니다. 이른바 영상 속에 빨간 바지 의인으로 불리는 분이죠.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이 빨간 바지 의인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성함이 이윤준 씨네요. 이윤준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이윤준> 네, 이윤준입니다.

◇ 김현정> 아이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은 집이신가요?

◆ 이윤준> 네, 집입니다.

◇ 김현정>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받으셨죠?

◆ 이윤준> 연락 많이 받았고요. 그리고 저는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저는 별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나왔거든요. 그렇게 해서 한 한두 시간 있으니까 이게 되게 큰 사건이 되어 버린 거예요. 그냥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인데 집에 오는 길에 제가 아는 지인 중에 티웨이 쪽에 근무하는 친구가 있어요.

◇ 김현정> 항공사, 티웨이 항공사.

◆ 이윤준> 그 친구가 인터넷에 형님 뒤통수가 나와 있다면서 그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그 비행기에. 저는 그냥 비행기 탈 때 편해서 빨간 바지를 입었을 뿐이고 크록스 신발을 신고 그냥 왔을 뿐인데 동영상이 나왔잖아요. 동영상이 유출되고 그러면서 갑자기 범인으로 몰린 거예요. 정확히 얘기하면.

◇ 김현정> 처음에는 빨간 바지가 범인이다 그렇게 됐었어요?

◆ 이윤준> 네, 처음에는 빨간 바지가 범인이라고 그랬어요. 댓글에.

◇ 김현정> 처음에는 그럼 엄청 황당하셨겠네요.

◆ 이윤준> 황당했죠. 제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저는 그냥 차분하게 그냥 그 승무원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그런 오해를 받고 그런 식으로 하니까... 그런데 자고 나니까 의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자고 일어나니까.

◇ 김현정> 하루는 범인으로 몰리고 한 순간은 범인으로 몰리고 그다음에 또 의인으로 칭찬받고 참 얼떨떨하고도 기막힌 주말을 보내셨네요.

◆ 이윤준> 네, 맞아요.

◇ 김현정> 지금은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담담하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만 그 사고가 났던 그 순간은 저는 사실은 화면을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이게 영화가 실제인가 싶을 정도로. 그 당시 상황은 어땠는지 이게 목격자가 나오셨으니까 직접 좀 들어봐야겠습니다. 그 남성이 비상구 바로 옆자리였던 건가요?

◆ 이윤준> 바로 제 옆자리였습니다. 창문 방향 쪽.

◇ 김현정> 비상구 바로 옆자리는 그 사람이었고 그 옆자리가 선생님이셨던 거고. 그런데 가만히 있던 사람이 갑자기 그런 행동을 한 건가요? 그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주세요.

◆ 이윤준> 저는 그냥 이어폰 끼고 음악 들으면서 이렇게 내려오는 상황이었거든요.

◇ 김현정> 비행기가 내려오고 있는 상황.

◆ 이윤준> 내려오고 있는데 그런데 화면을 봐야 되니까 고개를 숙이고 있잖아요. 대체로 사람들은.

◇ 김현정> 그렇죠.

◆ 이윤준> 저 역시도 그랬고 그러니까 갑자기 모자가 날아가고 헤드셋이 날아가는 거예요.

◇ 김현정> 헤드셋, 헤드폰이 날아가요.

◆ 이윤준> 그쪽 방향을 보니까 문이 열린 거예요. 비상문이.

◇ 김현정> 세상에.

◆ 이윤준> 어이가 없잖아요. 하늘에 구름도 보이고 이거 뭐지? 이런 생각도 들고 그리고 바람이 나한테만 오잖아요. 그러니까 엄청. 바람이 계속 나한테 숨을 못 쉬겠는 거예요.

◇ 김현정> 숨을 못 쉬는, 그렇죠.

◆ 이윤준> 그냥 공기가 따가웠어요.

◇ 김현정> 저는 문이 열리는 순간에 바람이라는 게 어느 정도의의 강도였을까가 궁금했는데 따가울 정도의 강도.

◆ 이윤준> 따가웠어요. 진짜 얼굴이 따가웠고 숨을 제대로 못 쉴 정도였고 그러니까 제가 얼굴을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이리저리 숨 한번 제대로 쉬어보려고 하는 것도 있고 따가우니까 이렇게 피한 것도 있고요.

◇ 김현정> 그게 그 순간이 어느 정도 되는 거죠?

◆ 이윤준> 한 1, 2분 정도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한 1, 2분 정도. 정신을 차리고 그 남성을 어떻게 잡으셨던 거예요?

◆ 이윤준> 그 남성분은 어떻게 잡은 계기가 됐냐 하면 착륙하려고 하잖아요. 착륙하려고 하고 바퀴가 탁 닿는 순간 제 대각선 2시 방향의 승무원이 저랑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 기종이 작다 보니까 바로 앞에 승무원이 앉아 있는 건 아니었고 대각선, 2시 방향 쪽에 승무원이 앉아 있었어요. 눈이 마주치셨어요.

◆ 이윤준> 제가 의지할 사람은 그분뿐이 없잖아요. 그분이 승무원이 전문가이시고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괜찮으세요? 이렇게 말씀하셨고 그래서 제가 눈을 보면서 저 괜찮습니다 하면서 제 손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했고요. 그러고 나서 비행기가 착륙해서 지금 달리고 있잖아요.

◇ 김현정> 세게 달리고 있는데.

◆ 이윤준> 잘 달리고 있는 상황인데 그때 갑자기 이 친구가 벨트를 푸는 거예요.

◇ 김현정> 1, 2분 동안은 공중이었고 그다음에도 착지를 한 다음에 세게 달리고 있는데 옆을 바라보는 순간 벨트를 풀어요?

◆ 이윤준> 벨트를 푸는 거예요. 풀고 제가 고개를 시선을 승무원 쪽으로 돌리는 순간 승무원이 “도와주세요!” 그렇게 얘기하신 거예요. 그래서 뭔가 싶어서 이렇게 봤죠. 그러니까 그 친구가 비상구 쪽으로 매달린 거예요. 그쪽으로 끼어낼 때처럼 고개를 숙이면서 나가려고 하는 거예요.

◇ 김현정> 나가려는 시늉을 해요?

◆ 이윤준> 시늉을 하니까 제가 그냥 왼손으로 잡았어요.

◇ 김현정> 그게 잡히던가요? 지금 바람은 엄청나게 세게 불고 있고 정신없는 상황인데 이게 되셨어요?

◆ 이윤준> 네, 그나마 위에서 공중에서 부는 바람보다는 좀 덜했기 때문에.

◇ 김현정> 옷을 막 끌어당기셨군요.

◆ 이윤준> 옷이나 닥치는 대로 목덜미 그쪽 부위거든요. 그래서 왼손으로 잡고 당기고 그 승무원 분들이랑 여러 명이서 이렇게 오신 거예요. 승무원 일단 3명인가 4명이 같이 오셨고요. 그다음에 승객들이 또 오셔서 그 거구의 친구를 끌어올렸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상황이 제압, 진압됐군요.

◆ 이윤준> 그리고 그 당시 그 사람이 범인이라고 생각 안 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하늘에서 문이 열렸을 뿐이고 그리고 사람이 아무리 자기가 그래도 문을 열려고 하겠습니까?

◇ 김현정> 사람이 연 문이라고는 그 당시만 해도 상상을 못하셨군요.

◆ 이윤준> 상상을 못 했죠.

◇ 김현정> 그럼 그 옆에 계신, 옆에 앉아 있던 그 범인은 사실은 범인이 아니라 그러니까 이게 잘못해서 떨어질 뻔한 사람을 구해낸 걸로 생각하신거고.

◆ 이윤준> 그렇게 된 거죠. 정확히 얘기하면. 그래서 구한 건데 그때 승무원분도 그런 식으로 말씀을 하셨고.

◇ 김현정> 세상에, 이게 지금 문 열린 순간, 그러니까 헤드셋이 날아간 그 순간부터 이 남성을 제압할 때까지가 시간이 얼마였던 걸로 기억하세요?

◆ 이윤준> 짧은 순간이었어요.

◇ 김현정> 정말 짧은, 순식간에 모든 게 벌어진 거군요.

◆ 이윤준> 벨트를 푸는 순간 뛰어내렸어요. 그냥 벨트 탁 소리가 나고 승무원을, 잠깐 찰나의 순간이잖아요.

◇ 김현정> 그 사람 눈빛 기억나세요?

◆ 이윤준> 뭔가 째려보는 눈빛 그리고 좀 씨익 웃는 느낌도 있었고 그런 거 있잖아요. 왜 세상을 다 포기한 느낌도, 지금 생각하면 그런 느낌도 있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국민재난안전총연합회 제주본부 상임부회장 맡고 계세요. 그때도 안전교육 하러 제주도 출장 갔다가 대구로 돌아오시는 길이었다면서요.

◆ 이윤준> 네.

◇ 김현정> 그러니까 그 당시 그 순간 잘못 잡으면 나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는데 이거를 말려야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보면 그냥 본능적으로 하신 거네요.

◆ 이윤준> 네, 본능적으로 했고요.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게 하나 느낀 게 뭐냐 하면 일단 전문가의, 그분은 어느 정도 교육을 받으신 분이고 그분들이 차분하게 일을 진행하셨고 차분하게, 제일 중요한 게 냉정해지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이 비행기 안에서의 최고 전문가는 승무원들일 거고 그 승무원이 시키는 대로 내가 침착하게 해야겠구나라는 게 어떤 안전 전문가의 기본 정신이었던 거군요.

◆ 이윤준> 네.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결국 빨간 바지 의인과 그 승무원 두 분이 최후까지 더 큰 사고가 나는 걸 막았던 대단한 시민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 이윤준> (웃음)저는 그런 사람 아닙니다. 그냥 충분히 하라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그냥 도와주세요 했고 그리고 승무원 분이 되게 침착하게 하셨어요.

◇ 김현정> (웃음)겸손하게 말씀하시는데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 그런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지시에 따랐다는 것도 대단하신 거예요. 아니, 다 일이 이렇게 되고 나서 가족들은 뭐라고 그러세요?

◆ 이윤준> 어머님이 아니, 네가 뭔데 거기서 나서냐고 가만히 있어야지 왜 뭐하냐고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 김현정> (웃음)어머님이 아들 걱정되시니까 너 왜 그랬냐고 그래서 안전벨트 매고 그랬다고 그러셨어요?

◆ 이윤준> 안전벨트 하고 그 친구 잡았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제가 그렇게 바보는 아니라고.

◇ 김현정> (웃음)어머님 마음도 이해가 되시죠. 참... 이 사고가 그냥 이렇게 넘어가는 게 아니고요. 후속 대책들 대안들 잘 마련되길 바라봅니다. 오늘 귀한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 이윤준> 수고하셨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아시아나 항공기 문열림 사고에서 침착하게 범인을 제압한 승객이죠. 빨간 바지 의인 이윤준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