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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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3(금)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난감한 진보당, 민주당이 좀 봐 주셨으면"
2012.03.23
조회 204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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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 파기땐 지도부 정치 그만둬야
- 관악을, 나라면 다른 결정했을것
- 안산단원갑은 협상대상 아냐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측의 여론조사 조작문자로 시작된 야권의 갈등. 지금 일파만파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야권연대 자체가 깨지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는데요. 어제 문재인 고문이 급히 중재에 나섰습니다. 통합진보당 측 입장 듣겠습니다. 유시민 공동대표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유시민 대표께서는 지금 어떤 심경이신가요?

◆ 유시민> 우선 국민들께 굉장히 죄송하고 좀 암울합니다.

◇ 김현정> 지금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죠?

◆ 유시민> 네.

◇ 김현정> 솔직히 이러다가 깨질 수도 있다, 이런 생각도 드시나요?

◆ 유시민> 깨지지는 않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몇몇 지역, 그러니까 서울 관악 (을)이나 민주당이 경선 불복하고 후보를 공천 하는 안산 단원 (갑), 서울 미타결지역 두 군데. 여기 말고는 다 해결이 되어 있습니다. 전면적으로 깨지는 일은 없을 텐데요. 특히 야권연대의 주역이자 상징인 이정희 대표 문제. 그 다음에 당 차원의 경선 불복이 이뤄진 안산 단원 (갑) 문제. 이 두 개는 모든 선거구에 미치는 심리적인 영향이 굉장히 크죠.

그래서 이 두 곳의 선거구라는 안개를 넘어서 이 자체가 국민들에게 야권연대가 결렬되었다는 느낌. 또 양당의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 서로 상대당 소속의 단일후보에 대한 집중적인 어떤 지원 의사. 이런 것들이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야권연대가 반감될지도 모른다, 이런 두려움이 있죠.

◇ 김현정> 깨지는 일은 없다는 말씀인가요?

◆ 유시민> 이게 전면적으로 다 깨지는 거 같으면 민주당도 그렇고 저희 통합진보당도 그렇고, 당에 책임 있는 인사들은 정치 다 그만두어야 됩니다.

◇ 김현정> 그 정도 사안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유시민> 무슨 낯으로 국민들 앞에 나서겠습니까?

◇ 김현정> 그 부분은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나 유시민 공동대표나 똑같은 입장이신 것 같은데요. 통합진보당의 현재 공식입장은 뭔가요?

◆ 유시민> 현재 공식입장은 경선해서 결정이 나면 난 대로, 합의도 하면 한 대로, 기존의 양당 사이에 결정됐던 것들은 다 지켜나가고요. 그리고 관악 (을) 문제는 김희철 의원이 이미 재경선 요청을 거부하고 탈당해 버린 상태라서 가능하면 저희 입장에서는 민주당에서 좀 서운하고 그런 점이 있더라도 저희 당의 당 대표인 만큼 좀 양해해 주시고 갔으면 어떨까 하는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인정하고 진행을 하자는 의미인가요?

◆ 유시민> 저희가 잘못이 있었고 그렇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민주당이 큰 당이고 또 저희보다 10배 많은 곳에서 단일후보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저희 쪽이 부족하고 잘못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의 비판은 저희가 감당할 테니까 민주당에서는 좀 너그럽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요. 지금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이 중재에 나섰는데요. 들리는 얘기로는 민주통합당이 이정희 대표의 서울 관악 (을) 승리를 인정하고, 통합진보당 측은 안산 단원 (갑)을 막판에 다시 단일화를 하는 것으로. 그러니까 백혜련 후보를 인정하는 것으로 접점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맞습니까?

◆ 유시민> 모르겠습니다. 지금 박선숙 사무총장과 이의엽 저희 상임선대본부장 사이에 대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특히 두 당 사이에 대화가 오가는 중에 그런 얘기도 오갔을 걸로 봅니다. 그러나 안산 단원 (갑) 경우에는 민주당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어떤 근거가 없는 지역입니다. 아무 관계가 없는 지역을 협상 지렛대처럼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수도권에 지금 112개 선거구 중에 저희가 이정희 대표 지역을 포함해서 지금 11곳을 하고 있고요. 무려 101곳을 민주당이 하게 되는데요. 민주당이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좀 지나치죠.

◇ 김현정> 민주통합당 백혜련 후보 측에서는 “그곳에서도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었다. 안산 단원 (갑) 지역 주민들만 조사를 해야 되는데 안산 단원 (을) 주민이 포함이 됐다. 따라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야기를 하는데요?

◆ 유시민> 민주당 백혜련 후보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얘기할 수 있죠. 그런데 지금 그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는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다른 지역의 주민이 받았다. 이것도 지금 진위나 그 내용이 민주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그런 내용은 아닌 것으로 저희는 압니다.

예컨대 그런 문제들은 ARS조사나 RDD방식의 조사를 할 때 전화 국번이 같으면, 그러니까 (갑)구에 살다가 (을)구로 이사를 가거나 이런 경우에는 추적이 안 되기 때문에 어느 진영 후보캠프든 그런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그렇게 조사를 한 겁니다. 원래부터 기술적으로 그걸 배제할 수가 없어요.

그 다음에 안산 (을) 선거구의 어떤 사무실에서 5통 받았다는 것도 전화를 설치해서 받은 게 아닙니다. 그냥 저희가 듣기로는 사실 자체가 불확실하지만 집 전화를 핸드폰으로 착신전환해서 지지자들이 전화로 여론조사에 응한 건 양쪽 다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러니까 실제 전화 받은 장소는 착신전환 했을 경우에 안산 단원 (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겁니다.

◇ 김현정> 그 사람이 움직였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씀이시죠?

◆ 유시민> 그러니까 이것은 저희 쪽 조성찬 후보의 잘못도 아니고, 누가 일부러 이렇게 한 것도 아니고, 전화여론조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늘 빚어질 수밖에 없는 일정한 일들인데요. 이걸 가지고 경선불복을 당 차원에서 해 버리면 저희도 마찬가지로 오차범위 안의 차이로 진 지역에서 이의제기하는 후보들이 있는데 그렇게 두 후보자들의 주장을 근거로 이렇게 하기 시작하면 진짜 전면적으로 깨지거든요. 이렇게는 안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렇게 되면 이정희 대표 승리만 민주통합당 측이 인정하라, 이렇게 하는 셈이라서 그쪽으로서는 상당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 유시민> 그러니까 좀 봐주시라는 거죠.

◇ 김현정> 봐주십시오, 사정하게 되는 건가요?

◆ 유시민> 같이 연대해서 가는 입장이고, 저희 쪽에 허물이 나왔는데 어차피 저희는 이 허물 때문에 굉장히 국민들로부터 비난받고 있습니다, 비판을. 그런데 지금 김희철 후보는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이미 나오는 상황이고 그렇게 되는 상황이니만큼 좀 봐줬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큰 형으로서 너그럽게 봐 달라, 이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유시민> 관악 (을)에 대해서는요.

◇ 김현정> 그건 어쨌든 정치적인 합의로 양당이 풀어가야 할 문제고요. 또 다른 것은 우리 국민들, 여론의 시각입니다. 지금 문자들도 많이 들어오는데요. “상대방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던 분께서 지금은 자신에게 너무 너그러운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이야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유시민> 제가 당사자 같으면 좀 다르게 합니다. 그런데 이정희 대표의 문제에 대해 당 안팎에서 국민들의 비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당 안에서도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지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저희가 공동대표단 회의에서도 그렇고, 이런 다양한 당 안팎의 문제제기에 대해서 함께 다 논의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이정희 대표가 결심하고 출마하겠다, 이렇게 하면 저희가 막을 방법은 없어요. 그러니까 당의 모든 절차가 다 끝났고 후보등록을 하는 것은 이정희 대표의 권리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절차상 못하게 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 김현정> 유시민 대표 본인일이라면 사퇴하고 싶으세요?

◆ 유시민> 이정희 대표가 견뎌내는 게 사실은 내가 꼭 국회의원이 되어야 되겠다, 이것이 아니고요. 저희가 얘기를 해 보니까 이렇게 사퇴를 해 버릴 경우에 야권연대의 어떤 심리적인 기초 같은 것들이 일각에 무너져서 저희 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에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느냐는 걱정, 이게 크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여러 가지 의견을 지금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어떻게 하실지는 좀 불확실합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시는 와중에도 고민의 깊이가 느껴지네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을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