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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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대비해 외국자본 통제 시급
- 부동산,주식 거품, 제2리먼 부를수도
- 외환고 3천억불? "40분이면 무너져"
- 자본개방도 지나치게 높아 위험
- 그리스, 부도 밖에 해결책 없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하준 교수(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어제 우리 증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코스피는 3%, 코스닥은 8%가 빠졌는데요. 더 걱정스러운 것은 원인이 바깥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다가 또 다시 경제위기가 오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큽니다. 속 시원하게 상황진단을 해 줄 분,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의 장하준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어디에서부터 얘기를 풀어나가야 될지 참 복잡한데요. 어제 주가가 급락했고, 환율은 최근 한 달 사이 100원이 넘게 올랐습니다. 주원인을 어디서 찾으십니까?
◆ 장하준> 일단 주가 자체가 2000 막 넘고 그랬을 때 그게 대부분이 거품이다, 과대평가되어 있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물론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그렇더라도 이렇게 하루에 3%, 5%, 8%씩 빠질 이유는 없죠. 지금 그렇게 급격히 빠지는 것은 결국 말하자면 주변부 경제의 설움이라고 할까요. 그러니까 중심부 경제에 현재 기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데. 얼핏 생각할 때는 거기가 문제가 있으니까 한국 같은 나라로 돈이 오지 않을까 하는데, 그게 아니라 중심부에 문제가 생기면 그래도 거기가 더 낫다고 그래서 그리로 돈이 몰려가거든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났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 상태고. 미국정부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 도리어 미국정부 채권에 대한 수요가 올랐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역설적으로 이 채권이 나쁘다고 하는데 그걸 더 사는 게 뭐냐 하면, 세계경제가 워낙 요즘은 연결이 되어 있으니까 세계경제가 불안해지면 그래도 결국 미국이 낫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해서 가는 거거든요.
◇ 김현정> 불안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돈을 빼간다, 그러니까 우리 내부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외부 상황을 먼저 알아야 되는데. 이 모든 불안의 원앙지는 그리스인 거죠?
◆ 장하준> 자꾸 그리스가 온 세계를 망치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사실 그리스에다가 돈 빌려준 나라가 다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이런 나라들인데, 결국 그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위험관리도 안 하고 돈 버는 데만 혈안이 돼서 아무거나 막 사고 이러니까 결국 이런 문제가 벌어진 것인데.
◇ 김현정> 그리스가 불안한데, 그리스에 돈 빌려준 여러 국가들이 거기에 연결되어 있고, 또 그 나라에 돈을 빌려준 국가들이 있고, 서로 서로가 다 거미줄처럼 연결이 되어 있다는 말씀이세요?
◆ 장하준> 예.
◇ 김현정> 그러면 그리스가 국가부도, 즉 디폴트 상태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이 상태로 몇 달을 가면서 세계경제가 불안 불안한 것인데. 경우의 수가 세 가지가 있죠. “첫째, 부도위기에서부터 회복이 완전히 된다. 둘째, 부도가 나버린다. 셋째, 부도는 아닌데 지금처럼 불안한 상태로 계속 더 간다” 어떻게 전망하세요?
◆ 장하준> 결국 제 생각에는 부도를 내지 않으면 이게 해결이 안 됩니다. 지금 그렇게 그냥 깎을 수 있는 만큼 정부지출 다 깎고 세금도 하루아침에 많이 걷어지는 걸 알면서 걷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워낙 부채가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이라 이거 부도를 안 내면 결국 해결이 안 되거든요.
◇ 김현정> 결국 그리스는 부도를 내고, 털고 가야 된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 장하준> 그렇죠. 사실 일찌감치 풀 수 있었는데. 사실 그렇잖아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미국같이 지방정부들이 힘이 강한 경우에는 미국의 어떤 특정도시라든가 이런 데는 파산을 하잖아요. 그런다고 미국 전체가 망하는 건 아니거든요. 미국 연방정부가 결국 그것을 구제를 하기 때문에.
그런데 여기는 그런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에. 일부가 파산상태에 들어서는데 유럽중앙정부가 없기 때문에 그걸 구해 줄 수가 없고, 그러다 보니까 “서로 이제 나는 손해 안 볼란다, 너희가 다 해라” 이런 식으로 나오니까. 결국 힘이 약한 그리스 국민들이 다 부담을 지는 거죠. 회복될 가망은 전혀 없고요.
◇ 김현정> 일단 불확실성만 해소 되면, 바로 그럼 괜찮아질 거라고 보는 건가요?
◆ 장하준> 그건 아니죠. 이 문제가 그냥 그리스 하나만이 아니라 지금 세계 각국 금융기관들, 말하자면 리먼브러더스 때 밝혀진 독성자산들이 엄청 많잖아요? 그것도 해소 안 됐고. 그 다음에 가계부채가 또 엄청나잖아요? 미국, 영국, 우리나라도 요즘 그 대열에 끼었지만.
◇ 김현정> 맞습니다.
◆ 장하준> 그러니까 가계부채가 엄청나기 때문에 옛날에는 막 돈을 쉽게 빌릴 수 있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빚을 쌓아가면서 소비를 했는데. 그게 안 되고 자꾸 경제가 안 좋아서 실업은 늘어나고 불안하니까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다는 말이에요. 그러면 기업들은 자꾸 수요가 줄어드는데 투자를 할 의욕이 없죠. 그리고 기업들도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기업들이 엄청난 부채를 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들도 불안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2008년 리먼 사태처럼 그 정도의 위기상황까지 갈 거라고 보십니까?
◆ 장하준> 뭐 그럴 수도 있죠. 당장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게 계속 미국, 영국, 여러 나라에서 재정적자가 나쁘다, 갑자기 이런 의견들이 확 일어나서 정부지출 줄이고 이러다 보니까 지금 지난 9개월 정도 대부분의 나라들이 엄청나게 성장이 감소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다음 분기, 그 다음 분기 정도에 가서 소위 더블딥이라도 오면, 그때 또 이제 패닉상태가 또 오면서 금융시장에 혼란이 오면, 리먼브러더스 사태 그때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좀 어떤가, 우리의 대처법은 괜찮은지 점검을 해봐야 될 텐데요. 일단 우리 상황 어떻게 보세요?
◆ 장하준> 우리도 문제가 많죠. 물론 미국이나 영국 이런 데보다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것보다도 가계부채문제가 심각한데. 199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 가계저축이 국민총생산 GDP 대비해서 20%가 넘었거든요. 저희가 1등이었어요. 지금 그게 OECD 거의 최하위권으로 떨어졌거든요. 뭐 2-3%. 그러니까 경제상황이 확 바뀌어버리니까, 그리고 특히 지난 한 10여 년 동안 다들 돈 빌려서 부동산 투자해서 재테크해서 부자 되어야 되겠다, 한때 “부자되세요”라는 게 인사였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장하준> 그런 것으로 해서 엄청나게 빚을 많이 얻었고. 또 정부에서도 옛날에는 금융기관들은 기본적으로 기업들한테 돈 빌려줘서 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해야 된다, 이런 정책이었는데. 그게 규제가 완전히 없어지니까 은행들 입장에서는 제일 돈 벌기 쉬운 게 주택담보대출이거든요. 주택 딱 담보잡고 혹시 수틀리면 그걸 뺏어버리면 되니까. 기업한테 돈 빌려주면 파산해서, 파산법에 걸리면 빚을 다 받지도 못하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9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 은행 대출의 90% 정도가 기업대출이었는데. 이제는 그게 40%가 됐다, 안 됐다 그래요.
◇ 김현정> 첫 번째 문제는 가계부채가 너무 많다, 이 문제 지적해 주셨고.
◆ 장하준> 그렇다 보니까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시장에 그렇게 빌린 돈으로 어떻게 돈 벌어볼까 하고 집어놓은 돈이 많다 보니까, 거기에 또 거품이 많이 끼어 있죠.
◇ 김현정> 두 번째는 부동산 거품이다, 이 말씀을 해주셨어요.
◆ 장하준> 저는 주식시장도 거품이 많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특히 더 문제되는 것이 뭐냐면, 거품이 지금 엄청나게 급격하게 빠지는 상황이 오는 거거든요. 대대적인 요인 때문에. 거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서서히 빼면 충격 없이 할 수 있는데, 그런 상황이 아니란 말이죠.
◇ 김현정> 첫 번째는 가계부채, 두 번째는 부동산과 주식거품 지적해주셨는데. 세 번째 정부재정은 어떤가요?
◆ 장하준> 정부재정은 국제적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고요. 정부부채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데, 정부부채는 가계부채와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되거든요.
◇ 김현정> 왜 그런 건가요?
◆ 장하준> 왜냐하면 예를 들어 정부가 부채를 지면 우리 자손들한테 부담이 된다, 막 이런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정부가 채권을 발행을 해서 그것을 누가 사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들의 자손은 그 채권 이자 받거든요. 그 사람들은 이익 보는 거예요. 그리스 같은 경우에는 그게 문제가 되는 게 그것을 자기네가 사지 않고. 다 프랑스, 독일, 이런 데 팔았기 때문에 그렇고요. 그러면 우리나라 국채를 얼마나 외국인들이 갖고 있는지 그 통계는 제가 보지 못했는데,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
◇ 김현정> 전체 GDP의 33%가 지금 우리나라의 국고채무인데.
◆ 장하준> 그 정도면 상당히 낮은 거예요. 유럽 대부분의 나라들이, 낮다는 나라들이 50- 60%고.
◇ 김현정> 그렇군요. 외환보유액은 어떻습니까? 지금 8월 말 현재 3,122억 달러, 세계 7위 정도 수준이다, 넉넉하다, 정부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 장하준> 그런데 외환보유고가 그래요. 지금 하루 국제외환거래액이 4조 달러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3000억불 가지고 있어도 하루를 8시간 기준해서 계산하면 40분이에요.
◇ 김현정> 3000억불이나 있는데 40분입니까?
◆ 장하준> 하루에 외환거래량이 4조불이거든요.
◇ 김현정> 그게 자랑할 만한 양이 아니군요?
◆ 장하준> 그런데 어디든 그래요. 이게 뭐냐 하면 금융시장을 너무 자유화를 해놔서 투기적인 외환거래가 많아서 그런 것인데. 중국이 많다고 하는데 거기가 3조 얼마 이렇잖아요? 그러니까 중국도 하루치거든요.
◇ 김현정> 지금 전반적인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정리를 해주셨는데요. 그러면 이것을 바탕으로 볼 때, 우리 경제가 지금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버틸 만합니까?
◆ 장하준> 지금 워낙 전 세계적으로 불안한 상태라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모르기 때문에 그런데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워낙 개방도가 높기 때문에 외부충격에 약하다는 거죠. 그러니까 리먼브러더스 났을 때 세계에서 제일 급격하게 경기가 냉각된 나라 중에 하나잖아요. 우리나라 같은 나라는 지나치게 개방이 됐다, 어느 정도 개방한 것을, 특히 금융부문에서 되돌려야 하는데, 지금 정부가 그러실 생각은 없는 것 같으니까 모르죠.
◇ 김현정> 어떻게 대처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이 정도면 괜찮고 안정적이라는 보도자료를 어제 기획재정부에서 냈습니다만?
◆ 장하준> 그거야 다 보기 나름인데, 그렇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리먼브러더스 사태 났을 때 어려웠던 그것을 생각을 해보면... (웃음)
◇ 김현정> 웃음의 의미는 뭘까요?
◆ 장하준> 그때 우리나라가 특별히 더 나빠서 급격히 냉각된 게 아니거든요. 개방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또 한 번 국제금융시장에 그런 식의 어떤 충격을 겪는다든가 전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들어가고 그러면, 다른 나라보다도 더 얻어맞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우리나라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지표, CDS가 프랑스보다 높아졌다고 해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어제 뉴스가 나왔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장하준> 글쎄요, 한국 부도위험이 프랑스보다 높은지 낮은지 그것은 판단하기 힘든 얘긴데. 왜냐하면 그것은 시장의 어떤 센티멘트, 감성에 따른 것이지. 예를 들어 그리스하고 우리나라하고는 그런 식으로 비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프랑스 같은 나라보다 꼭 높아졌다 낮아졌다, 그런 걸 가지고 일희일비할 것은 아닌 것 같고요.
◇ 김현정> 크게 의미는 없는 발표라고 보시는 거군요?
◆ 장하준> 지금 정도 수준에서는 조금 올라갔다고 기뻐하고, 조금 내려갔다고 슬퍼하고 그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어제 정부가 비상경제대책체제에 돌입했습니다. 다시 지하벙커로 들어간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비상상황인데요.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개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가, 이 부분 좀 짚어주시면 좋겠네요?
◆ 장하준> 자꾸 괜찮다고만 하지 말고, 하루빨리 지금 왜 우리나라가 이렇게 외부충격에 약한가를 생각을 하시고 정책을 바꿔야죠. 사실 IMF에서도 주변 국가들은 자본통제 써도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세상인데. 저한테 물어보시면 그런 거 하라는 얘기밖에 안 나오죠.
◇ 김현정> 그런 돈이 들어오면, 우리 경제가 살아나는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항상 얘기를 하는데요, 우리 정부에서는?
◆ 장하준> 말하자면 그런 돈이, 기본적으로 건강한 돈이 들어오고, 그런 돈이 조금 왔다 갔다 할 때 그게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 지금 뭐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그런 돈이 말하자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게 됐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2008년에 오고 2011년에 또 왔듯이, 또 언제 이런 상황이 올지 모르는데 기초체질 자체를 바꿔야 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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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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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화)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교 교수 "위기의 한국경제 처방전은..."
20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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