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8(수) 나영이 父 "친구들 더 다치지 않게 해달라는 딸의 말에..."
2011.09.28
조회 54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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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 성폭력범죄 공소시효 폐지 청원
- 나영이도 청원운동 반겨
- 3년 동안 200회 치료 "생업도 포기"
- 나영이, 고통에 이 악물다 치아에 금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두순 사건 피해자, 나영이(가명) 아버지

영화 ‘도가니’가 요즘 큰 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광주의 한 장애인 학교에서 교사들이 장애아들을 상습 성폭행한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다섯 명 중 두 명은 고소 시기가 지났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됐습니다. 심지어 한 교사는 지금도 그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하죠. 영화가 개봉된 후에 이 인화학교 사건을 재수사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조두순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해서 평생 배변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됐던 나영이(가명)의 아버지가 “아동성범죄는 공소시효를 폐지하자” 이런 네티즌 서명 캠페인에 나섰다고 합니다. 전화로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아동대상 성폭력 범죄는 공소시효를 폐지하라” 이런 청원운동을 초록어린이재단과 함께 시작하셨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 나영이父> 저희 아이가 피해를 당하고 나서, 범인이 활보하게 되면 언제든 자기를 찾아와서 해코지 한다는, 아주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공소시효가 폐지가 되면 언제든지 그 범인은 잡힌다는, 아이들한테 그런 메시지를 줌으로써 정신적인 치료도 호전될 수 있고, 또 범죄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서 동참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나영이(가명)는 지금 몇 살 됐죠?

◆ 나영이父> 10살입니다.

◇ 김현정> 잘 지내나요?

◆ 나영이父> 지금은 잘 지내고 있는 편이에요.

◇ 김현정> 제가 배변주머니 떼는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까지는 전해 드렸어요. 그 이후로는 많이 좋아진 겁니까?

◆ 나영이父> 네, 수술이 성공적으로 잘 돼서, 수술 직전에는 (하루에) 25회 정도 화장실을 다니고 그랬는데, 그동안 또 많은 치료를 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10회 이하로 줄여서,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10회 이하로 줄인다는 것은 어떤 의미죠?

◆ 나영이父> 25번 정도 화장실을 간 거면 굉장히 괴롭죠.

◇ 김현정> 왔다 갔다 계속해야 되는 거예요? 조절이 잘 안 되니까?

◆ 나영이父> 그렇습니다. 장이 얼마 없기 때문에 먹으면 바로 바로 이렇게 배변으로 나오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이제는 10회 정도로 줄어든?

◆ 나영이父> 엄청난 변화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학교도 잘 다니고요?

◆ 나영이父> 네.

◇ 김현정> 아버님께서 엄청난 변화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그래도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점이 왜 없겠습니까? 제가 듣기로는 치아가 다 파열이 되어서 지금 찬물도 못 마신다고요?

◆ 나영이父> 수술 통증에 의해서 병원에 있으면서 부터도 그렇고. 그 후에도 고통을 참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버티다 보니까 치아에 미세한 금이 많이 갔다고 그래요.

◇ 김현정> 너무 꽉 물어서?

◆ 나영이父> 그렇습니다. 고통이 너무 심했어요. 아이한테는 장 쪽에 오는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통증완화제가 없다고 그래요. 그래서 거의 고통을 직접 이기고 살았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성한 이가 얼마나 돼요?

◆ 나영이父> 보면 별 이상은 저희들이 느낄 수는 없는데요. 치아가 나서 자라는 시기였기 때문에 이가 약해서 더 미세한 금이 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병원에서 지금 여러 가지 치료를 해서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보기에는 멀쩡한데, 그 미세한 금이 가서 물을 마실 때마다 아이가 고통스러운 거군요. 찬물 마실 때마다?

◆ 나영이父> 시리다고 하더라고요. 연세 드신 분들처럼 찬물은 못 마시고 시리다고. 그래서 미지근하게 먹고 그랬어요.

◇ 김현정> 열 살짜리가... 볼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까요?

◆ 나영이父> 가슴이 아프죠...

◇ 김현정> 육체도 그렇지만, 정신적인 충격도 남아있을 텐데. 지금 어떻습니까?

◆ 나영이父> 아직도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뉴스를 본다든가 하는 걸 될 수 있으면 피하고요. 집에서 TV를 시청을 해도 거의 어린이들 만화 정도만 보고 있지, 그 외에 다른 걸 보려고 안 해요.

◇ 김현정> 드라마 같은 것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그런 것도 안 보려고 해요?

◆ 나영이父> 잘 안 보려고 그럽니다. 일부분 아이들 폭행 장면도 있을 수 있고, 성폭력이라는 단어도 너무나 많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접하는 것을 아주 꺼리는 그런 입장이에요. 그래서 집에서 가족들도 그렇고 상당히 아이한테 말붙이기도 힘들고 눈치를 봐야 되는 그만큼 조심을 해줘야 된다는 뜻입니다.

◇ 김현정> 좀 내성적인가요?

◆ 나영이父> 아닙니다, 굉장히 활발한 성격입니다.

◇ 김현정> 원래 활발한 아이였는데. 지금은 좀 괜찮은 건가요?

◆ 나영이父> 어떤 때는 간혹 기분이 나쁘든가 그러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시간이 많이 있는데요. 사실 공소시효 폐지법안을 가지고 제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심리치료라든가 이런 것을 꾸준히 해줘야 되는데, 이 치료가 상당히 시간을 요하고 또 보이지를 않습니다. 이 치료과정이 눈에 띄게 보여야 되는데, 보이지를 않으니까 더 가족들도 답답하고. 아마 입원치료 말고 한 200회 정도를 통원치료와 정신과치료를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계산을 해보니까.

◇ 김현정> 얼마 동안 200회인 거죠?

◆ 나영이父> 3년 동안 그 정도를 다닌 거죠.

◇ 김현정> 그 어린 7살, 8살, 9살, 이 아이를 데리고 정신과를 다니는 그 부모심정이란 게...

◆ 나영이父> 수술기간을 뺀 그 외에 통원과 정신과치료, 심리치료를 다닌 횟수가 그렇습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앞으로도 심리치료는 계속 받아야 된다고 하나요? 회복이 완전히 안 된다고 합니까?

◆ 나영이父> 회복은 완전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아이가 최대한 고통에서 이겨내 가고 또 자기가 앞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정도까지는 치료를 해 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의 시간은 그렇게 긴데,그런 상황에서 성범죄 관련된 공소시효는 짧기 때문에 공소시효를 없애야 된다, 이런 주장을 하고 계시는 거예요. 그 청원운동이 어떤 건지를 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시죠?

◆ 나영이父> 대부분 보면 성폭력 범죄에서는 주변의 시선, 또 창피하다, 이런 뜻으로 많이들 신고를 꺼리고 묻어두고. 또 하나는 어린이들이 인지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성에 대해서 잘 모를 때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 법적 뒷받침이 안 되면 절대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고 저는 보고 있어요. 그래서 반드시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범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서 법적인 처벌을 강화해 주고요. 더 나아가서는 제가 바라고 싶은 것은, 정신과나 심리치료가 굉장히 비용도 많이 들지만 시간도 많이 드는 치료거든요.

◇ 김현정> 보통은 얼마 정도 예상을 해요?

◆ 나영이父> 일단 저는 청소년 시기는 일단 지나서 성인이 되는 시기까지는 제가 해줘야 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시간도 길고 돈도 많이 들고. 정말 저는 그 돈 문제도 여쭤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세요?

◆ 나영이父> 일단 많은 분들이, 네티즌 분들이 응원을 해주시고 모금을 해주신 걸로 저는 감사한 말씀을 꼭 드리고요.

◇ 김현정> 모금운동으로 좀 도움을 받으셨군요?

◆ 나영이父>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도 생업을 포기한 실정이라고 제가 들었는데요. 왜 그렇습니까?

◆ 나영이父> 계속 병원을 다니기 때문에요. 제가 일정한 직업을 가질 수가 없어요.

◇ 김현정> 누군가 옆에서 계속 아이를 돌봐줘야 되는군요. 화장실 갈 때라든지, 여러 가지 것들?

◆ 나영이父> 그 정도는 지났지만요. 병원이나 심리치료, 정신과치료, 또 치과치료, 이런 모든 걸 다니기 위해서는. 예전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을 갔지만.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다니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머님이 대신 생계를 꾸리고 계시고요?

◆ 나영이父> 네.

◇ 김현정> 어머니가 취업전선에 뛰어 들어서 돈을 벌고, 아버지는 아이 돌보고, 이렇게 생활하고 계시는 거예요. 나영이가 지금 아버지가 이런 청원운동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 나영이父> 아주 반기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확히 알고? 반기고 있어요?

◆ 나영이父>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아이가 꼭 범인을 잡아달라는, 목적은 친구들을 더 이상 다치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이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보도가 나오고 그럴 때마다 저한테 꼭 물어요.

◇ 김현정> 뭐라고요?

◆ 나영이父> “아빠가 그동안 많이 노력을 했느냐?” 이렇게 묻는데. 제가 말을 못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나영이가 말하자면 “어린이 성폭행피해자의 대변자가 좀 되어 주세요” 이런 의미로 아버지한테 요청을 하고 있는 거네요?

◆ 나영이父>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버님, 이렇게 어린이 성폭행 피해자의 대변자 같은 일을 하게 될 줄 꿈에라도 생각을 하셨어요?

◆ 나영이父> 생각도 못 했죠. 정말 죄스러운 말씀이지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관심을 갖질 않았어요. 그러나 이제는 모든 분들이 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서명운동에 많은 분이 동참해 주셔서 이번에 꼭 좀 개정되게끔 부탁드립니다.

◇ 김현정> 아동성범죄 공소시효를 없애자는 서명, 어디 가서 해야 되나요?

◆ 나영이父> 포털사이트 다음에 들어가시면 크게 배너가 걸려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몇 명이나 서명을 했습니까?

◆ 나영이父> 제가 알기로 어제 오픈이 됐거든요. 지금 한 5만 명 정도 서명되어 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몇 명 목표하세요?

◆ 나영이父> 100만 명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서명 많이 해서, 정말 이 법이 개정되도록 우리가 힘을 보태야겠습니다. 아버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