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6(월) 박수찬 영림중학교 교장 "평교사 전교조 출신 교장 선생님"
2012.01.16
조회 71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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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영림중학교 박수찬 교장

서울의 중고등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평교사 출신의 교장이 탄생했습니다. 자율학교로 지정된 경우에는 내부공모제라는 제도를 통해서 평교사도 얼마든지 교장이 될 수 있습니다만, 실제로 서울 중고등학교에서 평교사가 교장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게다가 이분은 전교조 출신이어서 더 화제입니다. 오늘이 첫 출근날이라는데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영림중학교 박수찬 교장선생님입니다.

◇ 김현정> 오늘이 첫 출근? 지금은 어디 계세요?

◆ 박수찬> 지금은 전에 근무하던 학교에 나와 있어요.

◇ 김현정> 전에 근무하던 학교는 어떻게 가신 거예요?

◆ 박수찬> 한울중학교입니다.

◇ 김현정> 네?

◆ 박수찬> 한울중학교요.

◇ 김현정> 한울중학교요. 그럼 짐정리 하러 가신 거예요?

◆ 박수찬>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출근은 그럼 언제 하십니까, 새 학교에는?

◆ 박수찬> 오늘 교육청에서 10시 30분에 임명장 받고 지역교육청 들렸다 오후에 출근하려 합니다.

◇ 김현정> 기분이 어떠세요?

◆ 이준석> 글쎄요, 제가 선출과정에 있어서 거의 1년을 끌었잖아요.
그래서 많이 마음고생도 했는데요. 다행히 늦게나마 이렇게 제가 부임하게 돼서 한편으로는 기쁘고요. 또 책임감도 좀 느낍니다.

◇ 김현정> 제가 그 부분 설명을 안 드렸는데 오늘 교장으로 정식출근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상당히 많았다는 이야기 알고 있습니다. 2차례나 교과부로부터 임명 거부를 당하셨어요.
어떤 이유인가요?

◆ 박수찬> 제가 처음 공모해서 그때 선출되었을 때는 학교 운영이 절차상 미숙이라고 교과부가 얘기했는데요. 사실 좀 사소한 절차상의 미숙이었거든요.

◇ 김현정> 어떤 건가요?

◆ 박수찬> 그러니까 뭐 선출과정에 있어서 14명 너무 많이 와서 9명, 5명을 먼저 탈락시고 했다가 다시 한 과정이 있었는데요.
학교는 교육청에 물어보고 해서 큰 문제가 없었는데 교과부는 그걸 좀 절차상의 미숙으로 들어서 제가 거부됐었어요.
그 다음에 두번째는 재공문을 지난 6월달에 했거든요. 그때는 제가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27만원을 냈다고 해서 전국에서 교사 1400명이 기소되는 데 저도 포함됐었고요.

◇ 김현정> 27만원 내셨어요?

◆ 박수찬> 네, 그래서 기소상태만으로 임용 결격사유가 된다고 제가 거부가 됐었습니다.

◇ 김현정> 그랬군요. 그랬는데 결국 최종적으로는 결격사유 없음으로 결론이 나면서 선출된 지 1년 만에 출근하시는 거예요.
그러면 1년 동안은 뭐 교장도 아니고 평교사도 아니고 어떻게 지내신 거예요?

◆ 박수찬> 그런데 다행히도 저는 평교사로 여기 근무하던 학교에 국어선생님으로 중학교 1학년 학생들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평교사직은 그래도 유지하면서. 그러면 영림중학교는 교장선생님 없이 1년 동안 어떻게 운영이 됐어요?

◆ 박수찬> 교감선생님이 교장직무대행을 하고요. 공백상태로 있었죠.

◇ 김현정> 그러면 바라보면서도 마음이 많이 불편하셨겠어요.

◆ 박수찬> 네. 학부모님들이나 학교구성원 그 선생님들한테 죄송스럽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이 학교 학부모님들이 대단한 것이 학교 공백 너무 크니까 교장 다시 뽑자, 이런 게 아니라 우리가 뽑은 교장선생님 빨리 출근할 수 있게 해 달라 하시면서 1인 시위까지 지금까지 해 왔다고요?

◆ 박수찬> 네. 영림중학교 학부모님이나 선생님들 보면 사실 내부공모 교장제 선출로 학교 자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어요. 그래서 선출한 교장선생님 보내달라고 그렇게 오랫동안 거의 1년간 애를 쓰셨죠.

◇ 김현정> 참 대단합니다. 그런데 자율학교라는 게 일반학교하고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 박수찬> 일반학교와는 좀 다르게 교육과정을 좀 특성화해서 시행되는 학교들이에요.

◇ 김현정> 얼마나 됩니까? 전국에?

◆ 박수찬> 전국에 제가 듣기로는 한 3000개 된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 김현정> 3000개. 학교에 좀 자율성을 주면서 개성 있는 학교로 키워봐라 뭐 이런 거예요.

◆ 박수찬> 그렇죠.

◇ 김현정> 제가 쭉 찾아보니까 교장선생님 역량에 따라서 다양한 커리큘럼들이 있더라고요. 어떤 학교는 하루에 30분씩 놀이시간 있는 곳도 있고 1년에 6번 작가와의 만남을 갖는 학교도 있고 박수찬 선생님이 꿈꾸는 학교는 어떤 모습입니까?

◆ 박수찬> 저도 이제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좀 교육과정도 재구성해서 요즘 아이들 교육이 경쟁입시교육이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의 창의나 인성이 길러지는 그런 교육과정도 만들고 싶고요.
그 다음 또 선생님들과 함께 본연의 업무가 수업이잖아요. 수업혁신을 통해서 아이들의 배움과 협력이 일어나는 그런 수업을 해 보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선생님 영림중학교에 대해서 이 파란 꿈을 가지고 떠나시는데 한울중학교의 제자들은 지금 슬플 것 같아요.
우리 선생님 이제 드디어 가시는구나. 뭐라고 해요?

◆ 박수찬> 제가 한울에서 생활지도부장을 5년째 계속 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굉장히 친해졌는데 섭섭하죠.
그래도 또 어쩔 수 없네요.

◇ 김현정> 오늘은 작별을 해야 되는 날이에요. 지금 한울중학교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한울중학교에서 생활지도교사 8년 하셨다고요?

◆ 박수찬> 네.

◇ 김현정> 그래서 여쭤봅니다. 지금 교과부에서 이제 새 학기부터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가해학생의 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을 한 학생이다’ 이렇게 쓰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이거 좀 어떻게 생각하세요? 방법이 될까요?

◆ 박수찬> 저는 뭐 일부분 어떤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 처방은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이 학교폭력이라는 것이 아까 말씀드린 너무 경쟁입시교육 이런 데 교육구조적 원인도 있고 학교에서 인성교육이 사라진 데 저는 그런 데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참 누구나 알고 있는 원인이기는 한데 대안을 찾자면 대안이 마땅한 게 없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봐야 될지.

◆ 박수찬> 그게 저도 생활부장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그런 부적응 학생들, 이런 학생들에 한 지역에 좀 대안학교가 특히 그런 대안학교는 전문적이고 특화된 교육과정을 가지고 그 아이들을 좀 이렇게 인권존중 프로그램이라든지 상담치료 등을 통해서 그 아이들의 인성을 길러주면 오히려 좀 예방할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고요.

◇ 김현정> 오히려 상처 내는 방식으로 이 아이는 가해학생이다라고 쓰기보다는 어딘가에서 아이들을 좀 품어줄 수 있는 대안학교가 필요하다, 이런 말씀.

◆ 박수찬> 오히려 생활기록부에 아이들의 폭력이 다 기록이 되면 뭐 억제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그 아이들이 한 번 한 아이들이 두 번은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 생각도 드네요.
지금 말씀하시는 방법대로 어쩌면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학교폭력 문제, 지름길은 결코 없다, 이건 좀 천천히 가더라도 꼼꼼하게 철저하게 짚고 가자는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선생님, 우여곡절 끝에 교장이 되신 만큼 더 좋은 학교 만들어주셔야 됩니다.

◆ 박수찬> 그래야죠.

◇ 김현정> 오늘 첫 출근 잘하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