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7(화) 울랄라세션 "49Kg 임윤택- 너 자신을 믿어라"
2012.01.17
조회 284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울랄라세션, 암투병 공개한 이유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울랄라세션 리더 임윤택

우리나라 오디션 열풍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슈퍼스타K. 그 슈퍼스타K 3의 우승자 울랄라세션을 여러분 아십니까? 무려 19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고요, 상금도 5억이나 됐습니다. 거기서 울랄라세션이 거뜬하게 우승을 했죠.

특히 이 팀의 리더 임윤택 씨는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피 주머니를 허리에 차고 노래를 불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참 많은 분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해 줬는데요. 이분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오늘이 라디오 첫 출연입니다,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임윤택 씨, 안녕하세요?


◆ 임윤택>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떻게 지내셨어요?

◆ 임윤택> 슈퍼스타K 끝나고 난 다음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굉장히 바쁘고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길거리에 다니다보면 많이들 알아보시죠?

◆ 임윤택> 어제 잠깐 멤버들하고 놀이동산에 갔었거든요. 근데 놀이기구를 못 탔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반면 놀라서 도망쳐 나왔죠.

◇ 김현정> 그럴 때는 정말 놀이기구를 못 타도 좋은 거죠?

◆ 임윤택> 행복하죠.

◇ 김현정> 참 희한한 것이 울랄라세션은 사실 2008년에 싱글음반까지 냈던 그룹이에요.
그런데 그때는 속된 말로 망했어요.

◆ 임윤택> 완전 망했죠. 방송을 한 번도 못 했어요.

◇ 김현정> 약간 망한 것도 아니고 완전 망한 겁니까?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제 와서 우리를 알아봐줄까, 어떤 점이 통한 걸까요?

◆ 임윤택> 그 당시는 멤버들이 겁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앨범을 낸 후로 이게 잘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했었어요, 사실. 그 이후에 제가 아프게 된 게 어떻게 보면 시발점이 돼서 '이제 우리 목소리를 알려야 될 때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 무명생활로 지낸 게 대충 몇 년이나 되는 거죠?

◆ 임윤택> 무명은 2004년도부터 시작이 됩니다.

◇ 김현정> 그렇게 수년을 지내면서 음악이 있는 곳,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스스로 알리고 그랬겠어요.

◆ 임윤택> 나이트 업소 이런 데도 많이 서봤고, 나이트 업소보다 조금 더 가서 카바레 같은 데 있잖아요.

◇ 김현정> (웃음) 성인 카바레.

◆ 임윤택> 어르신들 계시는 데 가서 트로트도 불러봤고, 시골 장터에서 무슨 오픈행사 같은 데도 서봤고요.

◇ 김현정> 그런 데에서는 술집에서 노래 부르면 사람들이 노래에 귀 기울여 주지도 않고 술병이 가끔 날아오기도 하고 안주가 날아오기도 하고 이런 다는데요. 좀 신세가 서럽기도 하고 그랬겠어요?

◆ 임윤택> 정말 술병이 날아온 적이 있거든요. 그때는 그냥 그랬어요. 아직 우리가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계속 잡기는 했는데 그래도 서러웠죠, 많이.

◇ 김현정> 서럽죠. 그런 긴 무명시간을 거치면서 갈고닦은 튼튼한 실력으로 이제야 빛을 발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리더인 임윤택 씨가 위암 판정을 받았어요. 그게 이제 몇 년입니까?

◆ 임윤택> 정확히 작년하고 3일 전이요. 1월 14일에 판정이 나왔어요.

◇ 김현정> 그렇게 되면 '우리는 정말 이제 안 되나 보다. 이렇게까지 됐는데 그만하자. 포기하자' 할 법도 한데요. '다시 뭉치자. 다시 일어나자' 하게 된 원동력이 어떤 걸까요?

◆ 임윤택> 멤버들이 좌절을 정말 많이 했죠. 그런데 제 병원비가 많이 나오고 이러니까 멤버들이 라이브카페, 밤업소에서 돈을 받는 거로 병원비를 내줬어요. 그걸 보면서 '혹시라도 내가 만약에... 먼저 혹시라도 세상에 없게 되면 이 친구들의 목소리는 한 번은 알려져야 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애들한테 막연히 "우리 슈퍼스타K에 나가자"고 제가 제안을 했죠.

◇ 김현정> 먼저 제안하신 거군요?

◆ 임윤택> 네. 애들은 좀 황당해했어요. 왜냐하면 제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서 지지하는 성격이 아니었거든요. 게다가 저는 처음 나갔을 때 암이라는 것을 방송에 내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계속 말렸어요. 왜냐하면 그런 드라마가 행여나 우리가 노래하는 데 있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 너무 싫더라고요.

◇ 김현정> 노래 외에 다른 것에 관심이 모아지는 게 싫어서였군요?

◆ 임윤택> 마지막까지 그래서 제가 싸웠었어요, 제작진하고.

◇ 김현정> 그러다가 밝히게 된 건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거예요?

◆ 임윤택> 제가 암센터를 가면 소아암센터 이런 데 들리게 되잖아요. 어느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지금 윤택 씨가 이렇게 노래하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되게 힘을 많이 얻을 텐데”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되게 많이 흔들렸고, 실제로 그 뒤에 많은 기적들이 여기저기 일어나는 사실이 있어서요. 지금 보면 밝힌 걸 잘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상금을 자그마치 5억 받으셨어요. 다 쓰셨습니까?

◆ 임윤택> 앨범비 2억을 제외하고 3억 중에 디테일하게 세금 떼고 2억 8000여만 원이 남았는데요.

◇ 김현정> (웃음) 세금 떼고 뗄 건 떼야죠. 2억은 저희 멤버들이랑 숙소 구했고요. 8000만원은 넷이서 나눠서 부모님, 지인분들 선물도 사드리고 그러면서 다 썼어요.

◇ 김현정> 처음에 상금 딱 받았을 때는 "임윤택 씨 치료비로 다 쓰겠다" 멤버들이 그렇게 약속을 했는데 그렇게 안 쓰셨네요?

◆ 임윤택> 사실 저한테 멤버 한 친구가 얘기를 하는 거예요. “상금을 형한테 다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혼냈죠, 처음에는.

◇ 김현정> 왜요?

◆ 임윤택>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 저는 노발대발했는데, “알았어. 그럼 나한테 다 줘.” 그리고서 애들은 저한테 다 줬고요. 저는 그거 다시 나눠서 애들한테 줬고요. 결과적으로는 말은 다 지킨 거죠, 서로.

◇ 김현정> 대단한 리더예요. 건강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지금 몸 상태는 어떤가요?

◆ 임윤택> 지금 이번에 12차였나, 13차였나 항암 받았고요. 건강적인 부분에서 크게 바뀐 건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처음 슈퍼스타K 시작할 때보다 최근 사진 보니까 살이 굉장히 많이 빠졌더라고요.

◆ 임윤택> 그건 제가 3차 예선 끝나고 나서 수술을 했거든요. 수술하기 전에 살을 엄청나게 찌워났어요, 68kg까지.

◇ 김현정> 원래는 얼만데요?

◆ 임윤택> 원래 55kg, 54kg대인데요. 그래서 원래 몸무게보다 지금은 한 5, 6kg 빠진 것뿐이고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한 50kg?

◆ 임윤택> 49, 50kg요.

◇ 김현정> 그러면 49, 50kg 몸인데 무대에서 그렇게 뛰어다니는 거 솔직히 힘 안 들어요?

◆ 임윤택> 무대에 있을 때는 잘 몰라요. 끝나고 나면 확실히 '나쁜 남자' 했을 때 개인 솔로로 춤추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신발도 워커를 신고, 되게 무거운 신발이었는데요. 춤을 좀 살살 췄어야 되는데 너무 세게 춰서 몸에 무리가 왔었죠. 그런 건 끝나고 확실히 있기는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럼 가끔 후회될 때는 없어요?

◆ 임윤택> 뭔가 짤 때요. 새로운 걸 짤 때. 그때 혼자 있다 보면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그런데 또 그러다 보면 오기가 생겨서 '이렇게까지 해야지'로 넘어가요. 불평불만 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어차피 내가 좋아서 시작한 거면.

◇ 김현정> 저는 언제나 유쾌하고 언제나 에너지 넘치는 임윤택 씨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저 청년의 가슴에는 어떤 생각이 있을까? 늘 궁금했어요. 삶의 좌우명이랄까 늘 되새기는 말 같은 것이 있습니까?

◆ 임윤택>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 후회하지 말자. 두 번째, 살아봤자 100살도 못 사는 인생 멋지게 살고 가자' 거든요. 남들한테 해 끼치지 않고 뭔가 제가 마지막에 봤을 때 '저 친구 참 멋있게 잘살다가 간 것 같아'라는 말을 듣는 거. 제가 만약에 먼저 가더라도 저를 알았던 지인들은 그 자리에 모였을 때 슬퍼만 할 게 아니라 옛날을 회상하며 그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그런, 제 좌우명이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꿈은 뭡니까?

◆ 임윤택> 아는 분들이 황당해하시는데 제국건설이 제 꿈이거든요. 왕이 되겠다 이런 건 아니고요. 미국에 가면 유명 관광지 있잖아요. 유니버설스튜디오라든지 연극과 영화와 음악과 사진과 뮤지컬이 있는.

◇ 김현정> 울랄라제국, 울랄라문화테마파크, 이런 게 되는 거네요?

◆ 임윤택> 그런 걸 생각을 했어요. 공연, 문화가 하나로 이어지는 콘텐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 김현정>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인데 그거 하려면 돈도 많아야 되고 시간도 필요하고 건강관리 잘해서 오래오래 사셔야 돼요.

◆ 임윤택> 원래 제 나이에는 환갑 때 생각했거든요. 그때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저도 꼭 기대하겠습니다.

◆ 임윤택> 네.

◇ 김현정> 임윤택 씨, '울랄라세션은 OOO이다' 이거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라고 해야 되나요?

◆ 임윤택> 울랄라세션은 월남쌈이다.

◇ 김현정> 월남쌈? 베트남쌈?

◆ 임윤택> 안에 너무 다른 재료들이 들어가거든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리재료들이 모여서 쌈을 싸서 먹을 때 너무 맛있잖아요. 아침에 막내인 광선이가 월남쌈을 저한테 해 주는데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장난치면서. “괜찮네.” 제가 그랬거든요.

◇ 김현정> 저는 울랄라세션 하면 희망이다, 이렇게 정의 한번 내려 보고 싶어요. 임윤택 씨 보면서, 울랄라세션 보면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분들에게 끝으로 희망의 메시지 주시죠.

◆ 임윤택> 제가 가슴에 품고 있고 가끔 강의를 나가면 저보다 어린친구들한테 가장 많이 해 주는 말인데요. 달팽이처럼 느리게 가고 거북이처럼 느리게 가더라도 자신이 가는 길이 어디고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간다면 속도에 연연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다들. 자기 자신이 자신을 믿지 못하면 남들도 결코 자신을 믿어주지 않거든요.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믿고 그리고 나서 자신의 목표를 가면 꼭 원하시는 바 이룰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김현정> 임윤택 씨, 울랄라세션이 우승한 걸 두고 기적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기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아요.

◆ 임윤택> 여태까지는 준비였고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앞으로도 많은 기적 보여주십시오.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