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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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아트마스타 이정성 대표 (故백남준 제자)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라고 하면 고 백남준 선생이 떠오르죠.
오늘 29일이 백남준 선생의 6주기이자 탄생 80주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서 백남준, 백남준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런데 “말로만 백남준 작품을 사랑한다고 하지 말라, 작품은 모두 엉망으로 관리되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따끔한 지적을 하신 분이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얘기 좀 들어보죠. 세계에서 유일한 백남준 선생 작품의 수리전문가이자 제자입니다. 아트마스타의 대표 이정성 씨 연결해 보죠. 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정성> 안녕하세요.
◇ 김현정> 두 분이 몇 년이나 함께 작업하신 거예요?
◆ 이정성> 88년 이후니까 20년 같이 해 왔죠.
◇ 김현정> 20년. 사실 백남준 선생의 부인 얘기는 잘 알려졌습니다만 제자들은 거의 소개가 안 됐는데 몇 분이나 이렇게 제자로 두셨던 거예요?
◆ 이정성> 저는 뭐 딱 제자라기보다는 테크니시안으로 보좌해 드리는 게 맞고요.
해외에서 보좌하던 분들은 나름대로 다들 작가예요.
◇ 김현정> 작가분들. 그런데 백남준 선생의 작품들이 지금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엉망이 되어 가고 있다, 이게 말씀이십니까?
◆ 이정성> 안타깝지만 그런 면이 좀 있죠. 지금 작품을 하나 열거를 하면 다다익선 같은 경우에 지금 고장이 상당히 심각한데 그대로 방치된 게 오래됐습니다.
◇ 김현정> 다다익선이라고 하면 88년에 1003개의 모니터를 탑으로 쌓아서 만든 아주 대표 작품이잖아요.
◆ 이정성>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게 고장이 났다고요?
◆ 이정성> 고장난 상태로 꽤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 물론 작품관리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이것은 너무 심한 게 아닌가 싶고요. 어찌됐든 간에 그것을 좀 잘 작동을 해서 여러 사람들이 즐길 수 있어야지 그런데 되는 건 좀 심한 얘기죠.
◇ 김현정> 지금 다다익선 작품이 어디에 있죠?
◆ 이정성> 과천국립현대미술관에 있습니다.
◇ 김현정>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는 작품이라면 제대로 관리가 잘 되고 있을 것 같은데 고장이 난 채 그냥 방치, 왜 그런 겁니까?
◆ 이정성> 글쎄, 그건 기관 나름대로 어려움은 있겠지만, 그 어려움이라는 것이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 아니고 어떻든 그것을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리해 놓아야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얼굴 같은 작품이 살아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당연하죠. 그런데 수리가 어렵다는 것은 왜 어렵다는 거죠?
◆ 이정성> 글쎄, 뭐 어떻든 그쪽에서 추진해야 될 일인데 추진을 안 하고 있으니 저도 답답한 노릇이고 그렇다고 제가 자비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1003개의 모니터 중에 지금 말하자면 전원이 나가 있는 것, 고장 나 있는 모니터가 몇 개가 되는 거예요?
◆ 이정성> 100개가 넘죠.
◇ 김현정> 100개가 넘어요? 10분의 1이 지금 꺼져 있는, 그래서 아예 꺼버린 거예요. 전체를?
◆ 이정성> 가끔 키기는 하지만 그 상태로 그냥 그렇게 꺼진 건 꺼진 대로 나오는 건 나오는 대로 그렇게 있는 거죠.
◇ 김현정> 저는 약간 충격을 받는데 지금 백남준 선생의 작품이 총 몇 점이 있습니까?
◆ 이정성> 그것을 전부 다 작품 숫자를 따지게 되면 애매한 게 페인트도 있고 작은 것도 있고 큰 것도 있는데 그걸 숫자로 따진다면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좀 큰 것으로 따지게 되면 한 30개 정도?
◇ 김현정> 30개.
◆ 이정성> 큰 거 정도로.
◇ 김현정> 그러면 30개 중에 방치되고 있는 게 어느 정도나 된다고 파악하세요?
◆ 이정성> 제가 일일이 또 어느 기업이 갖고 있는 것을 얘기하면 그 기업에 조금 문제가 있으니까 기업은 얘기 않겠지만, 몇 개가 그런 게 있는데요.
그것을 또 잘 하고 있는 데도 있어요. 어느 미술관에 있는 거 어느 기업에 있는 그런 것은 제가 작년에 상당히 몇 개 좋은 작품을 수리하고 저도 굉장히 기분이 좋았는데요.
좋은 거 있는 반면에 이렇게 좀 안 좋은 게 있어서 기분이 우울합니다.
◇ 김현정> 해외에도 그런 작품들이 있잖아요?
◆ 이정성> 연말에도 제가 타이페이 가서 작품을 하나 수리하고 왔어요.
그리고 계획이 있는 게 구겐하임에 지금 협의중에 있는 것도 있고 오하이오에도 그런 게 있는데요. 오히려 해외는 저한테 연락처를 몰라서 한 부분도 있어서 그건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그런 것도 아닐 텐데 조금 더 노력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 김현정> 지금 백남준 선생의 작품을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정성 씨밖에 없는 건가요?
◆ 이정성> 글쎄요, 제가 한다고 하면 하겠지만, 선생님의 작품세계를 안다고 하면 제가 결국 나서야 되지 않나 싶고요.
◇ 김현정> 참 저는 충격스럽기도 하고 수치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세계적인 아티스트라고 자랑을 하면서 그대로 방치해 놓나 이해가 안 되는데, 만약 이 상황을 백남준 선생님이 와서 보게 된다면 뭐라고 말씀하실까요?
◆ 이정성> 결국 제가 할 노릇을 못 했다고 제가 사죄를 드려야 되겠죠.
◇ 김현정> 일단 제자가 혼을 날 테고, 나라에도 참 이럴 수 있느냐, 개탄스러워하실 것 같아요. 대책을 세워야 될 텐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 이정성> 제가 이 기회를 들어서 지금 말씀드린다고 그러면 조금 어려움을 조금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돌리시면 가능하지 않나 싶고요.
금년이 또 80주기가 되는데 이 해에 맞춰서 잘 좀 작동해서 생신 때 되면 잘 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이정성 씨 백남준 선생의 제자이자 작품수리전문가 만나고 있습니다.
백남준의 손, 백남준의 그림자, 이런 별명이 있으세요. 각별한 제자이면서 보좌관이기도 하셨고 꿈에서도 요즘 스승님을 자주 만나신다고요?
◆ 이정성> 어떤 때는 한 달에 한 번, 한 달에 두 번 이렇게 뵙는데요.
뭐 저는 어떻든 선생님을 꿈에 이렇게 뵈어서 작품활동을 하면 그날은 기분이 훨씬 좋습니다.
◇ 김현정> 어떤 모습으로 나오세요?
◆ 이정성> 어떤 때는 휠체어에 앉아서 저한테 설치작업을 지시하실 때도 있고 어떨 때는 아주 쌩쌩하신 황금기의 모습으로 저한테 다가올 때도 있는데 저는 어떻든 그 두 모습 다 좋아요.
◇ 김현정> 선생님 생각하면 가장 떠오르는 장면. 이 모습이 아주 상징적이야, 하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 이정성> 그것은 아무래도 베니스에서 황금사자상 수상하고 나서 저하고 저녁에 식당에서 기분 좋아 하시던 모습이 제일 떠오르고요.
아무래도 그때가 제일 선생님으로 봐서도 황금기였고요. 작품내용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우리가 6주기다, 탄생 80주년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아티스트다 말만 할 것이 아니라 홍보만 할 것이 아니라 작품 관리, 보존부터 좀 신경을 써야겠다, 오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정성 선생님,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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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8(수) 이정성 대표 (故백남준 제자) "조국에서 홀대 당하는 세계적 아티스트"
201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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