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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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 정신건강과 조맹제 교수
'정신질환' 이 말을 들으면 왠지 나나 내 주변인들과는 거리가 먼 얘기인 것 같은데요. 놀랍게도 '우리나라 성인 6명 중에 1명꼴로 최근 1년 안에 정신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본 사람은 15%. 실제로 시도한 사람도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 됐다고 하는데요. 참 우울한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네요. 이 조사를 직접 한 분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2011년 정신질환 실태조사를 한 서울대 정신건강과의 조맹제 교수입니다.
◇ 김현정> 여기서 정신질환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걸 얘기하는 건가요?
◆ 조맹제> 정신질환은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게 아니고요. 세계보건기구하고 미국 정신의학회가 정신질환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서 제정해 놓은 것을 저희들이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흔히 아는 우울증이라든지 알콜 중독, 몇 가지 병명을 들어주신다면요?
◆ 조맹제> 병명을 다 말하자면 한 70, 80가지 정도 되고요. 소아정신과를 빼고 큰 카테고리로 16가지 정도였는데요. 이번에 조사한 것은 중요한 6개 카테고리에 대해서 조사를 했습니다.
우선 알코올이나 니코틴 같은 '약물남용, 약물중독'. 두 번째는 '정신분열증이나 정신증', 세 번째는 우울증 같은 게 포함되는 '기분장애'. 그 다음에 '불안장애'. 불안장애의 소인은 강박증, 공포장애,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도 포함되죠. 그 다음에 '섭식장애' 즉, 신경성 식욕부진이라든지 거식증이라든지. 그 다음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로 나타나는 '신체화장애'. 6개의 항목에 대해서 실시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성인 6명 중에 1명꼴이라면 저희 제작진이 PD, 작가, 리포터, 기자까지 해서 7, 8명 되는데요. 확률 상 따지자면 제작진 안에 1명은 적어도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얘기네요?
◆ 조맹제> 그룹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대게 취약계층이나 하류, 하층, 경제적인 하층에 많고 무직자에게 많고 이런 것이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 보면 그렇다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왜 이렇게 많아진 거예요?
◆ 조맹제> 조금은 증가한 것도 있고 줄어든 것도 있고요. 대체적으로 기분장애, 우울증하고 불안장애는 증가했습니다. 반면에 알코올리즘이나 니코틴 중독은 줄었고요. 다른 정신분열병 같은 병들은 대개 똑같이 되어 있고 그렇습니다. 이건 기분장애나 불안장애가 늘어나는 세계적인 추세죠.
◇ 김현정> 기본적으로는 우울증. 불안장애, 이런 것들이 현대인들에게 많이 늘어났다는 거네요. 연령별로 살펴보면 어떻습니까?
◆ 조맹제> 기분장애나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는 10대, 18세에서 20세까지가 가장 많이 증가했고요. 그 다음에 여성의 경우 40대, 60대가 굉장히 증가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남녀로 볼 때 여성이 더 많습니까?
◆ 조맹제> 불안장애나 기분장애는 남, 여가 보통 여자가 2, 3배 많죠. 알코올리즘이나 약물남용은 남자가 한 30배 많고요.
◇ 김현정> 제가 조금 더 놀란 것이 18세에서 20세. 한창 혈기가 왕성하고 젊음의 청춘을 즐겨야 될 때 왜 18세에서 20세가 그렇게 불안을 많이 느끼나요?
◆ 조맹제> 우리 사회의, 현대 우리 사회의 모습이겠죠. 사회 문화적으로 급격한 환경의 변화. 산업화, 정보화, 또 이를테면 학업스트레스, 취직스트레스 20대가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입니다. 병역문제, 자기가 평생을 살아갈 커리어를 쌓아야 되는 문제. 이런 직업을 구하고 이런 문제들이 굉장히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이고요. 또 최근 들어와서 이런 학업 스트레스나 특히 직장, 취업. 이런 게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여자 40대는 왜 이 우울증 불안장애가 많은 거죠?
◆ 조맹제> 이게 좀 특징적인데요. 특히 이 시기에 자녀 교육, 그리고 노후에 대한 준비,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이런 데서 불안이 굉장히 가중된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40대가 고등학생, 중고등학생을 두게 되는 나이인데요. 여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틀림없이 입시경쟁에 대한 치열한 입시경쟁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머니한테 학생들뿐 아니라 어머니들이 굉장히 지고 가는 그런 스트레스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어머니들에게 교육문제, 부담이 집중되는 그 시기에 우울증, 불안이 많다는 말씀?
◆ 김두관> 그런 것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제대로 알고 치료를 받는 경우가 6명 중에 1명. 이분들이 정말 제대로 치료를 받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조맹제> 그렇습니다. 정신질환은 흔히 자기가 모를 수도 있고요. 정신분열환자들이나 알코올리즘 같은 경우 남편이 아니라고 생각하죠. 그런 경우도 있고 또 우울증이라고 하더라도 우울하더라도 이게 치료를 받을 대상이라고 생각 안 할 수가 있고요.
또 나쁜 것은 사회에 만연한 정신질환에 대한 어떤 편견과 정신과에 다닌다고 하면 뭔가 좀 안 좋게 쳐다보고 마음이 약하거나 성격이 안 좋은 사람, 뭔가 좀 떨어지는 사람.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은 정신과 가기를 꺼려하고 다른 데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또 실제로 병의 기준이 어느 정도 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는 그런 걸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거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이게 빠르게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요?
◆ 조맹제> 방치하면 장기화될 수 있고 사회적 기능이 더욱더 떨어지죠. 직업적, 사회적 기능이 떨어짐으로써 직장도 상실하고 가정도 붕괴되고 친구 관계도 소원해지고 점점 더 퇴행하게 됩니다. 만성화되고 이렇게 되죠.
◇ 김현정> 최악의 경우는 이 우울증이 자살로도 많이 이어지죠?
◆ 조맹제> 많이 있죠. 우울증에 자살에 많은 원인이 우울증이죠. 남자의 경우는 알코올리즘과 우울증, 여자는 우울증이 절대적이죠.
◇ 김현정> 그러면 내 스스로 자가진단법, 이게 궁금합니다. 경미한 정신질환은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아요. 정신분열이라고 할 정도로 과도하면 주변에서 알아서 병원 데려가겠지만 경미할 경우에는 잘 모른단 말입니다. 이럴 경우에 내 스스로나 혹은 주변에서 알아챌 수 있는 방법, 뭐가 있을까요?
◆ 조맹제> 우선 스스로 고통이 느껴진단 말이죠. 불면이라든지 힘이 떨어진다든지 의욕이 없다라든지 재밌는 게 없다, 만사 귀찮다, 피로하다, 집중이 안 된다, 죽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우선 자가 사인이 오는 거고요. 주위에서 봐도 그 사람이 평소의 그 사람과는 다른 뭔가 좀 쳐져 있고 의욕이 떨어진 것 같고 아무 이유 없이 결근이 있었다든지 또 학교에 잘 안 나온다든지 또는 여러 가지 일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이고 항상 표정이 좋지 않다든지 또 특히 뭘 정리하는 것 같은, 죽고 싶다는 말을 한다든지 이럴 때는 반드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권유를 해야 합니다.
◇ 김현정> 쳐져 있고 결근이 잦고 만사 귀찮고 이거는 보통사람들한테 많이 나타나는 증상 아닌가요?
◆ 조맹제>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것이 하루 정도는 그럴 수가 있어요. 하루 정도 무슨 특별한 일이 있었다, 어떤 누가 봐도 이해할 만한 상황이다, 이렇게 하지만 며칠씩 특별한 이유 없이 그럴 때는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 김현정> 식욕도 떨어지나요?
◆ 조맹제> 그렇죠. 중요한 게 불면, 식욕, 식욕이 또 과다하게 증가하는 수도 있어요. 그 다음에 지치고 피곤하고 집중이 안 되고 뭘 해도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만사 귀찮고 재미가 없고. 의욕이 없고 관심사가 떨어지고 안절부절하고 이런 여러 가지가 있죠.
◇ 김현정> 그런 경우에는 일단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이런 말씀이네요?
◆ 조맹제> 일단 상담을 받고 약물치료가 필요하면 약물치료도 받고요. 요즘 약물치료가 굉장히 잘 개발되어 있어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나 항정신약물들이 한 20년 동안 아주 세계적으로 급진적인 발전을 이루어왔습니다.
◇ 김현정> 약물로 우울증 같은 것도 약을 먹으면 좋아지는 거예요?
◆ 조맹제> 지금 우울증은 거의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스트레스가 작용하든 환경이 좋지 않든 이것이 오랫동안 이어온 스트레스나 호르몬에 변화를 시키고 우리 신경전달체를 변화시켜서 뇌에 어떤 이상이 있기 때문에 자주 뇌에 어떤 약물 특히 세라토닌이라든지 이런 에피네프린 같은 중요한 물질들이 우리 기분을 좌우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방법도 있습니까?
◆ 조맹제> 특수한 예방 방법은 없지만, 우선 개인적인 규칙적인 생활이라든지 운동, 여가활동을 잘 여가를 잘 즐기고 좋은 레저를 갖고 휴가를 즐기고 특히 가족이라든지 친한 친구의 모임, 이런 데 서로 정신적인 지주관계를 갖고 이런 게 개인적인 할 일이고요.
그러나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요. 정신질환, 신체질환이 달라서, 범정부차원에서 또 이런 도움이 굉장히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또 사회안전망의 구축. 이걸 통해서 서민들이 살아가는 데 어떤 두려움이나, 장애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을 갖지 않게 해 주는 게 중요하죠.
◇ 김현정>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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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목) 조맹제 서울대 정신건강과 교수 "6명 중 1명이 정신질환"
201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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