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스피드 스케이팅 이규혁 선수
‘노익장 투혼, 맏형의 선전, 한국 스피드스케이트의 전설.’ 이 선수 기사에는 늘 그의 나이가 강조가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이 뛰는 다른 선수들과 띠동갑만큼 나이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인데요. 바로 스피드스케이팅의 1세대, 이규혁 선수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규혁 선수가 최근 치러진 전국동계체전에서 500m 금메달을 차지해서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어요. 오늘 직접 만나보죠. 이규혁 선수, 안녕하세요?
◆ 이규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금메달 축하합니다.
◆ 이규혁>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도대체 몇 살인데 지금 노익장, 노익장 하는 거예요? (웃음)
◆ 이규혁> (웃음) 올해로 서른다섯 됐어요.
◇ 김현정> 서른다섯. 사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20대나 30대 중반이나 차이가 있기는 있어도 크게 나지는 않거든요. 운동선수들은 그게 아닌가 봐요?
◆ 이규혁> 아무래도 저희가 기록종목이잖아요. 그래서 체력을 좀 많이 이용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제 나이가 좀 많은 편에 속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럼 세계 선수들 다 통틀었을 때 몇 번째 정도로 이규혁 선수가 되는 건지?
◆ 이규혁> 저랑 같이 주니어 때부터 시작했던 선수 중에는 뭐 두세 명 정도 있고요.
그리고 그중에서 지금 메달권에 있는 선수는 저 말고 한 명 더 있는 것 같아요.
네덜란드 선수의 밥데용(Bob de Jong) 선수하고 이승훈 선수하고 같이 올림픽에서 메달 딴 선수.
◇ 김현정> 그 선수는 몇 살이에요?
◆ 이규혁> 지금 저보다 한 살 많습니다.
◇ 김현정> 한 살 많은. 그러면 세계에서 이제 메달권에 진출할 수 있는, 잘 뛰는 선수 중에는 두번째로 나이가 많은. 대단합니다, 대단해요.
보름 전에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스프린트선수권에서는 은메달 땄고 다시 말해서 세계 2위 인 거죠.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물론 최고고요. 도대체 이규혁 선수는 한계가 어디까지인 거예요?
◆ 이규혁> 한계는 계속 와 있는 것 같아요. 너무 힘들고요, 시합할 때마다.
◇ 김현정> 힘은 들어요?
◆ 이규혁> 네, 너무 힘들죠. 아무래도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희가 기록경기잖아요.
그래서 체력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힘든 건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10년 전부터 계속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응원해 주시는 분이 너무 많으니까요. 제가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모태범 선수가 금메달 땄을 때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때 “허벅지가 26인치다, 거기서 힘이 나온다.” 이렇게 답을 해서 당시에 대단한 화제가 됐었거든요. 이규혁 선수는 얼마나 됩니까?
◆ 이규혁> 저는 요즘 굉장히 많이 모태범 선수보다는 많이 얇아졌는데 저도 한창 때는 30인치까지 나갔던 적도 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실내경기가 많아져서 저희가 좀 체중도 많이 줄이고 몸이 많이 슬림해지는 그런 형태가 됐거든요. 그래서 다리도 많이 빠졌어요.
◇ 김현정> 요즘은 안 재보셨어요?
◆ 이규혁> 네, 요즘에는 겁나서 안 재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겁나서. 그럼 적어도 허벅지에서 나오는 힘은 아니고 비결이 뭡니까?
◆ 이규혁> 오래하다 보니까 좀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일단은 제가 이제 완전 20대 초반의 그런 체력이나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후배들하고 경쟁할 때 그 친구들이 운동을 열을 다할 수 있다면 저는 반 정도할 수 있으니까 그걸 적절히 이렇게 효과적으로 하는 게 제 우승 비결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조절할 수 있는 힘, 이게 경험이고 노하우고 맞아요. 연륜이고 그렇습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 있는 전설인데 세계 스프린트선수권에서는 통상 4번 맞죠, 우승 기록이?
◆ 이규혁> 네.
◇ 김현정> 그렇게 잘하는 선수인데 올림픽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어요, 이 선수.
◆ 이규혁> 네. 아침부터 올림픽 얘기하시는 거예요? (웃음)
◇ 김현정> 갑자기 슬퍼지시죠. (웃음) 몇 번 출전했죠?
◆ 이규혁> 94년도부터 출전해서 지금 5번 출전했어요.
◇ 김현정> 5번. 2010년 동계올림픽 때는 결국 우리 이규혁 선수가 울었어요.
그러면서 “안 되는 것에 계속 도전하는 게 슬펐다.” 이런 말을 해서 또 많은 사람들을 울렸습니다.
◆ 이규혁> 사실 올림픽이 끝날 때마다 저는 혼자 계속 울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너무나도 제가 간절히 원했던 대회였기 때문에 또 반면에 실패하면서 제가 또 여기까지 왔고 또 실패하면서 더 해 보려고 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 김현정> 왜 유독 전설인 이규혁 선수가 올림픽만 안 되는 걸까요?
◆ 이규혁> 뭐 실력이 부족하겠죠. 일단 실력이 부족하고.
◇ 김현정> 그건 겸손한 말씀이시고.
◆ 이규혁> 후배들이 이번에 올림픽 메달을 따면서 “올림픽을 즐겼다.”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올림픽을 나가면서 한 번도 즐기는 올림픽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너무 많은 부담도 있었고 그리고 또 당시에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자체가 비인기종목인데다가 메달을 노릴 수 있는 게 저뿐이었기 때문에 제가 메달을 못 따면 스피드스케이트 전체가 메달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저한테 좀 악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엄청난 부담감, 스트레스. 2010년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후배들 모태범, 이상화 , 뭐 이런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잖아요. 그때는 기분이 솔직히 좀 묘했을 것 같아요.
◆ 이규혁> 그냥 저는 부러웠어요. 그 친구들이 사실 제 올림픽을 시합하는 걸 보면서 제가 선수 어렸을 때, TV를 제 경기를 보면서 자라왔고 그리고 또 저하고 같이 운동하면서도 많은 얘기를 하면서 컸는데 어떻게 보면 이상화 선수 같은 경우에는 중학교 때 대표팀 처음 들어와서 저와 같이 있었거든요. 대학생이 돼서 올림픽에서 메달 따고 그런 걸 보니까 사실 같이 시합을 하면서 경쟁을 하기도 하지만 또 너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까 시기, 질투보다는 정말 대단하다, 나보다는 훨씬 낫구나 이런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이규혁 선수, 이제 와서 얘기지만 사실 2010년 금메달 실패하고 그 뜨거운 눈물 흘리는 걸 보고 이규혁 선수 이제 은퇴하나보다, 마지막인가 보다, 은퇴 슬퍼서 우는가 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결국은 이규혁이 살아 있음을 또 한 번 이렇게 입증을 했습니다. 다음 2014년 올림픽 또 도전하는 거예요?
◆ 이규혁> 요즘에 그 질문을 제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국내에서뿐 아니라 국제대회 나가도 기자분들이 “올림픽 한 번 더 나가냐?” 이런 것들의 관심이 많이 대상이 되어 있는 것 같은데요. 일단 저는 올림픽이라는 대회 2010년도 올림픽 끝나자마자 저는 다짐을 했어요. 더 이상 이제 안 나가겠다고. 너무 힘들게 준비했고 그리고 또 실패했을 때 슬픔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심적으로 추스르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을 해서 올림픽은 이제 안 나간다고 생각을 했는데 제가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잖아요.
하다 보니까 또 올림픽 이제 3년 남았네, 2년 남았네 카운팅을 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올림픽을 지금 최종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고요. 일단 제가 나이가 있어서 한 해, 한 해 제 경기력을 살핀 다음에.
◇ 김현정> 지금 하고 싶은 마음이 절절히 느껴져요. 그때까지 체력관리 잘해서 또 한 번 멋지게 뛰는 모습, 즐기는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 이규혁> 열심히 하겠습니다.
◇ 김현정> 이규혁 선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0(월) 이규혁 선수 (스피드 스케이팅) "동계체전 빙속 500m 역대 최고령 우승자
2012.02.20
조회 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