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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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9(금)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 "故 장효조 형에게 띄우는 마지막 편지"
201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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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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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넥센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

'타격의 달인, 영원한 3할 타자. 거꾸로 쳐도 3할' 이런 화려한 수식어를 갖고 있는 프로야구의 큰 별이죠. 장효조 삼성 2군감독이 지난 7일에 별세를 했습니다. 올해 나이 쉰 다섯의 너무나 갑작스러운 죽음이라 더 가슴이 아픈데요. 지금도 추모의 물결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고 장효조 감독과 남다른 친분이 있는 한 분을 모셔보겠습니다. 넥센 히어로즈의 김시진 감독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프로야구의 한 시대를 함께 풍미했던 동료인데, 별세하셨다는 소식 접하시고는 어떤 심경이셨어요?

◆ 김시진> 뭐가 그렇게 바빠서 서둘러 갔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참 답답하네요.

◇ 김현정> 7월 23일 올스타전, 그때만 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나와서 방망이를 휘두르던 그 장면이 저는 아직도 생생하거든요. 그런데 위암과 간암으로 돌아가신 건데 본인도 그 당시에는 몰랐던 거죠?

◆ 김시진> 그렇죠. 본인도 몰랐으니까 그런 것인데요. 이게 돌이켜보면 저하고는 고등학교부터 시작해서 대학교, 또 육군경리단, 삼성 이렇게 쭉 있으면서 묘하게. 또 제가 89년도에 최동원 선수하고 트레이드 되고 난 이후에도, 바로 한 달 뒤에 장효조 선배가 롯데로 트레이드 되어서 왔고요.

◇ 김현정> 그냥 형님이 아니라 진짜 형님이시네요. 옛날 선수시절 얘기를 하셨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것저것 떠오르는 게 많으실 텐데요. 장효조 감독을 한마디로 우리가 설명하면 방망이를 거꾸로 잡아도 3할, 그야말로 최고의 타자 아니었습니까?

◆ 김시진> 그렇죠. 대한민국 프로야구 선수 중에 근성이라고 하면 누구도 그 형만큼 따라가지 못하죠. 그만큼 악바리 근성이죠. 투수한테 이기겠다는 어떤 악바리 근성, 또 그 형이 방망이를 치지 않으면 심판들이 볼로 다 판정을 할 정도로 선구안도 좋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타고났다고 봐야겠죠.

◇ 김현정> 장효조 감독은 노력도 대단했다면서요. 연습 벌레였다면서요?.

◆ 김시진> 그 형의 연습하는 스타일은 시합을 하러 갔다가 저녁을 먹고 나면, 같이 쓰는 룸메이트를 다른 방에 가서 하루 자라고 합니다. 침대를 다 옆으로 밀어놓고 방에서 혼자 팬티 하나만 입고 거의 한 서너 시간 이상을 방망이 돌리는 것을 제가 가끔씩 봤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운동장에 나갈 수는 없고, 호텔 안에서 새벽까지 방망이를 휘두르는 거예요?

◆ 김시진> 그러니까 남이 볼까 무서움을 가진지 몰라도, 그만큼 자기 자신이 철저하게 자신하고 싸워서 이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겠죠. 이만수 선수는 말 그대로 대외적으로 나 연습한다는 걸 표시할 정도라면, 장효조 선배는 남들이 봐서는 거의 노는 식으로, 시합 끝나면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인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혼자 숨어서 연습하고 그랬죠.

◇ 김현정> 우리가 학창시절에 나 공부 하나도 안 했어, 이러고 와서 1등 하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알고 보면 밤에 밤새도록 코피나면서 연습하는데 장효조 감독이 그런 스타일이셨군요. 조금 전에 이만수 감독 이야기 하셨는데, 이만수 감독님도 참 연습벌레고 노력형이시죠. 만약 이 두 명의 타자를 김시진 감독님이 투수가 돼서 상대를 해야 된다면 누가 더 까다로울까요?

◆ 김시진> 제가 봤을 때는 아무래도 교타자인 장효조 선배가 더 어려웠죠. 그렇게 보는 것은 그 형은 말 그대로 공 보는 선구안이 굉장히 좋습니다. 이만수 선수가 홈런타자에 가깝다면, 장효조 선배는 언제든지 안타 칠 수 있고 홈런도 칠 수 있는 두 가지 능력을 다 갖추고 있다, 저희들이 평가를 하거든요.

◇ 김현정> 정교한 타자, 대단한 타자네요. 후배들도 양성하고 할 일이 많으신 분인데 너무 일찍 가셨죠?

◆ 김시진> 그러게 말입니다.

◇ 김현정> 조금 전에 장효조 감독은 혼자 숨어서 연습하던 스타일이셨다, 말씀하셨는데 아마 마지막까지도 약한 모습을 보이기가 싫으셨던 모양이에요. 부산에서 치료를 받으셨는데 지인들이 찾아가도 면회를 잘 안 했다고요?

◆ 김시진> 면회를 사절했죠.

◇ 김현정> 그러다가 8월 30일에 한 분이 겨우겨우 면회를 허락받아서 들어갔더니 이미 복수가 굉장히 많이 차 있고 황달이 많이 와 있는 상태여서 “형님, 야구천재가 이 정도도 이기지 못하면 됩니까? 열심히 치료해서 얼른 일어 나이소.” 이렇게 말씀을 드렸더니, “노력해 볼게.” 이게 마지막 말이 됐습니다. 김시진 감독의 못다 한 말씀, 이번 면회에 가면 꼭 한 번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어떤 거였죠?

◆ 김시진> 이번에 가면 말 그대로 “형 이겨야 된다고. 이겨서 우리가 고생한 만큼, 그리고 야구가 좋아서 야구를 한 만큼 후배들을 좀 더 양성하고 가야 되지 않느냐.” 이런 이야기하려고 그랬는데 답답하네요, 그냥.

◇ 김현정> 저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그냥 팬으로서 봐도 이렇게 안타까운데, 옆에서 살 부딪치고 살던 혈육 같은 분을 이렇게 홀연히 떠나보내셨으니 얼마나 김시진 감독 마음도 아플까요. 김시진 감독님, 장효조 감독이 못다 이룬 꿈, 이 땅에 남겨놓은 미련들까지 열심히 잘해 주시고요.

◆ 김시진> 최선을 다하는 감독이 되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 김현정> 예,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