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6(금) 김지숙 보건복지부 공무원 임용자 "전신마비 극복하고 공무원 됐어요"
2011.09.16
조회 35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보건복지부 공무원 임용된 김지숙 씨


우리나라의 장애인이 얼마나 될까요. 전체 인구의 5%. 250만 명이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장애인이 취업하기 힘들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특히 중증장애인이라면, 그것도 여성이라면 더 힘들죠. 전신마비까지 겪었던 중증 장애인이고 여성입니다. 그리고 이혼해서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사회적 편견이 될 만한 요소들은 전부 가지고 있는 여성이 이번에 공무원으로 채용이 됐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행정안전부 장애인 특별 채용에 합격한 김지숙 씨입니다.

◇ 김현정> 축하합니다.

◆ 김지숙> 너무 감사합니다.

◇ 김현정> 9급 행정직 공무원으로 채용이 되신 거죠?

◆ 김지숙> 네.

◇ 김현정> 합격자 발표 보고 기분이 어떠셨어요?

◆ 김지숙> 처음 1차 발표 때도 그렇고 너무 너무 기뻐서요. 사실 제가 기대를 안 했었거든요. 자신이 좀 없어서. (웃음) 그랬다가 돼서 너무 너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 김현정> 경쟁률이 어느 정도나 됐어요?

◆ 김지숙> 예전보다는 좀 약했던 것 같아요. 16:1 정도.

◇ 김현정> 정말 축하할 일이네요. 라디오다 보니까 지금 장애 정도가 어느 정도신지를 좀 알기가 어렵습니다. 전신마비에서는 지금은 회복이 되신 거예요?

◆ 김지숙> 전신마비에서 보행은 어느 정도 좀 가능해지기는 했는데요. 아직도 보행할 때도 불편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앉았다 일어났다 이런 것들은 아직 많이 불편해서 그럴 때는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려고 부축을 하고 계시죠.

◇ 김현정> 사고를 언제 어떻게 당하신 거예요?

◆ 김지숙> 15년 전 정도에 학교에서 고향집에 주말에 갔다가 작전 중이던 탱크하고 부딪혔어요. 그래서 병원에서도 그것 때문에 좀 이슈가 됐고요. 그리고 저는 충돌하고 동시에 기절했기 때문에 잘 기억이 없고 그때는 무엇보다도 얼굴 쪽이 많이 다치고, 상처가 아주 많이 크게 나서 그것 때문에 마음이 많이 슬프고 그랬는데 그게 또 시작에 불과하더라고요. 그게 점점 마비가 오더니 그냥 눈만 깜빡일 수 있을 정도가 되어서 병원에서 다발성근육염 진단을 받게 됐어요.

◇ 김현정> 꽃다운 20대 아가씨가 눈을 떴더니 눈만 깜박이고 다른 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 그때 그 절망이라는 게 얼마 정도였을까요?

◆ 김지숙> 그렇게 되고 다시는 걸을 수 없을 거라고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야 될 거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정말 눈물이 비오듯 내린다는 말을 그때 좀 실감이 났는데 또 그 눈물을 닦을 수 없는 게 또 손이 안 움직이니까, 닦을 수 없는 게 또 더 슬퍼지더라고요. 그렇게 병원생활 시작하고 좀 저도 많이 처음에는 얼굴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 다음에 몸이 그렇게 되면서 몸 때문에 많이 힘들어서 좀 계속 울고 그럴 때 워낙 기력이 없이 누워있다 보니까 잠잘 때도 계속 시간마다 돌아 눕혀 줘야지 욕창 같은 것이 생기지 않는다고.

◇ 김현정> 아무것도 혼자는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예요?

◆ 김지숙> 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 김현정> 그런데 참 대단한 것이 김지숙 씨,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활치료를 열심히 하면서 서서히 회복을 했고 다시 방송통신대에 입학해서 공부하고 자격증도 몇 개 따셨다면서요?

◆ 김지숙> 6개. (웃음)

◇ 김현정> 그 사이에 결혼도 하고 뭐 물론 실패를 했습니다마는 그 얘기는 깊이 오늘 안 여쭐 것이고요. 여하튼 그리해서 아이를 혼자 키워야 되는데 취업을 꼭 해야 되는데 일반 기업이 아니고 어떻게 장애인협회에 취직을 하셨네요, 처음 직장이?

◆ 김지숙> 제가 장애인직업전문학교를 갔었어요. 그래서 거기를 가고 거기서 좀 생활하는 장애인분들을 보면서 좀 많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저보다 힘든 상황에서도 힘 있게 살아가시는 분들을 보면서 저한테 힘이 좀 돼서 자격증도 여러 개 따고 이러면서 직장을 가져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욕심을 좀 부리기 시작을 해서 인터넷이나 뭐 생활정보지 등을 찾으면서 취업을 하려고 했었는데 지역이 시골인 것도 시골이지만 무엇보다 전화로는 괜찮다고 한번 보자고 자격증이나 이런 얘기를 하면 보자고 이렇게 반응을 보이시다가도 또 가서 보면 이렇게 미안해하시고 얼버무리시고 그런 상황들이, 그런 상황들이 조금 많이 벌어지더라고요.

그런 상황들 때문에라도 좀 상처가 되고 또 저도 자신감이 더 없어지고 이러다가 우연히 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2년 연속 전자출판 부문에서 금상수상을 2년 연속하면서 거기 장애인협회 회장님하고 사무장님께서 간사 제의를 하시더라고요. 너무 운이 좋게 그곳에서 근무를 하고 이렇게 공무원까지.

◇ 김현정> 장애인 특별채용되셨어요. 어떤 포부랄까요? 꿈이 있으세요?

◆ 김지숙> 정말 누구나 다 너도 부모가 돼봐, 그래야지 부모 마음을 알 걸 뭐 이런 말 한마디쯤은 들어봤을 것 같은데요. 저 또한 엄마가 되어 보니까 이제 서야 부모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장애인 삶 또한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물론 제 경험 또한 비교도 못할 만큼 힘든 장애인분들이 많은 건 알지만 조금이나마 비슷한 입장에서 마음으로 공감하고 또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요.

특히 장애가 저처럼 끝이라고 절망했었던 분들한테 정말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해 드리고 싶어요. 저는 장애도 더 많은 걸 얻었다는 생각도 하거든요. 제가 불편한 면은 많이 있기는 했지만 또 많은 것을 얻었기 때문에 장애가 저한테는 또 고맙기도 하거든요. 그런 것도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언젠가는 장애인이 차별 받지 않고 마음껏 꿈을 펼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면서 김지숙 씨가 그 첫걸음 잘 떼셔야 됩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