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4(수) 김용택 시인 "공부 잘하는 아이 키우는 법"
2012.01.04
조회 48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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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시인 김용택


섬진강 시인 하면 떠오르는 분, 바로 김용택 시인이죠.
이분이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기도 한데요. 요즘 우리 아이들이 공부 잘하게 하는 방법, 이런 강연을 하고 다니신답니다. 반응도 뜨겁다고 해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 직접 모셨습니다. 연결을 해 보죠. 김용택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용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서울은 눈이 살짝 쌓여 있거든요.

◆ 김용택> 여기는 지금 눈이 계속 많이 왔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옵니까?

◆ 김용택> 네. 오다 말다 합니다.

◇ 김현정> 한 겨울에 정말 섬진강 바라보면 모습이 어때요?

◆ 김용택> 너무 썰렁해요.

◇ 김현정> 썰렁해요. (웃음)

◆ 김용택> 황량하고 삭막하죠. (웃음)
눈이라도 많이 내려서 산천을 덮으면 괜찮은데 농촌의 겨울은 썰렁하죠.

◇ 김현정> 그런데 요즘은 공부 잘하는 비법을 강연하러 다니신다고요?

◆ 김용택> 그게 아니고 공부 잘하는 비법이 아니고 이런 저런 강연을 다니는데 어떤 기자분이 그렇게 쓰셨더라고요, 보니까.
비법은 아니고 제가 얘기하는 것은 공부라는 게 점수 많이 맞기 위한 공부가 아니고 어떻게하면 인간이 되고 인격을 갖추느냐, 어떻게 하면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을 하며 사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러 다니지 점수 많이 맞기 위해서 하는 공부 이야기는 아닙니다.

◇ 김현정> 진짜 인생에서의 진짜 제대로 된 사람.
진짜 공부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런 얘기가 될 텐데. (웃음)

◆ 김용택> 너무 복잡해요, 그런 얘기하려면. (웃음)

◇ 김현정>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짧은 시간 안에 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 김용택> 그러니까요. 너무 시간이 짧은데 우리가 공부라는 게 우리 교육이라는 게 지금 학교 교육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 하면 학교에서 정답을 가르쳐주고 정답을 내어서 정답을 하나만 쓰게 하는 교육이죠. 점수 맞기 위한 교육이잖아요.
점수 교육이 아니고 지식인, 인간이 되고 인격이 되는 인간성을 갖추는 인생을 고양시키는그런 교육이 되어야 된다는 얘기죠.

◇ 김현정> 그럼 집에서 우리 부모들이 뭐부터 어떻게 해야 되나요?

◆ 김용택> 부모 문제가 아니고 복잡하죠. 정치적인 문제도 얽혀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특히사회적인 문제가 굉장히 여러 가지로 얽혀 있어서 그걸 풀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중요한 건 이제 우리나라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교육을 따로 떼어놓고 얘기할 수는 없는 거고 학벌위주의 교육이 가장 큰 문제죠.

◇ 김현정> 그런 이야기들 많이 하죠.

◆ 김용택> 그건 절대적입니다. 이걸 우리가 고치지 않고는 우리 교육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죠.

◇ 김현정> 그런 거 아니고 정말 우리 아이 감성도 풍부하게 해 주고 싶고 창의력도 키워주고 싶고 그래서 미래 시대에 맞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뭘 어떻게 해 줘야 될지.
그냥 다들 학원 보내면 같이 학원 보내게 되고 이렇다는 부모들이 많거든요.

◆ 김용택> 그렇죠. 그런데 절대 우리가 학벌위주 교육으로써는 절대 그걸 고칠 수가 없고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놔도 학부형님들이 절대 들썩하지 않습니다.
지금 왕따 문제가 엄청나게 크게 부각이 되고 있고 그런데 학부형들 전혀 끄덕 안 합니다. 학교에서 전혀 끄덕할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왜 그런가요?

◆ 김용택> 내가 학교에서 점수를 많이 맞아야 학교 평가가 많이 나와서 예산을 많이 따오고 이런 구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전혀 학부형들이나 학교에서는 끄덕하지 않습니다.
언론만 난리를 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제가 어디서 보니까 아이들 감성 풍부하게 해 주기 위해서 너의 나무를 정하라, 이러고서는 훈련을 시키신 적이 있는데 굉장히 아이들이 좋아졌다.
이게 무슨 얘기예요?

◆ 김용택> 훈련이 아니고 저는 학교에 있으면서 오후에 아이들이 집에 안 가요, 시골 아들이. 그래서 학교에서 데리고 놀면서 제가 글쓰기를 가르쳤죠.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가르치는데 2학년 아이들을 주로 오래 가르쳤기 때문에 2학년 아이들에게 글쓰는 방법, 기술을 가르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자연하고 놀게 해 주는 거죠.
자연 중에서 나무 한 그루를 정해서 1년 내내 자기 나무를 바라보면서 자기 나무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렇게 글로 쓰게 하고 그림으로 그리게 하는데 아이들이 나무 한 그루를 자세히보게 됨으로써 다른 것도 자세히 보게 되는 거죠.

이게 공부라는 것이 한 가지를 알아서 열 개를 아는 게 공부입니다.
옛날 어른들이 그랬잖아요.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알아라, 이렇게 하랬잖아요.
그런데 우리 교육은 한 개를 가르쳐주면 한 개의 정답만 쓰면 되는 교육이죠. 그러니까 아이들이 언제 주위에 있는 사물을 자세히 보는 그런 눈을 갖는 그 시간을 다 빼앗아버린 거죠.
그러니까 노는 시간, 사람하고 놀고 자연하고 놀고 친구들하고 놀고 이 사회하고 노는 시간을 전혀 단절시켜버렸기 때문에 아이들이 외통수로 갈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좋은 학교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은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다음에 그 아이한테 펼쳐질 인생이라는 게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얘기예요.

◆ 김용택> 절대 아니죠. 예를 들어서 아이들이 공부라는 게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과 살고 있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알려줘서 그것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줘야죠. 내가 좋아해야 열심히 하고 잘해서 사회에 나가서 풀어놓죠.

◇ 김현정> 결국은 그렇게 우리가 억압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까 학교폭력이라는 지금 이런 무시무시한 사태까지 벌어지는 거겠죠.

◆ 김용택> 그렇죠. 잘 산다는 것에 대한 가치판단 기준이 우리는 온통 돈에 매달려 있잖아요. 대통령도 그렇고 정치가들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다 돈 얘기만 합니다.
경제를 살리자고만 얘기하지 인간을 살리자고는 이야기 하나도 안 해요. 인간을 살리자고 얘기를 해야 되죠. 이게 교육의 가장 기본입니다.

◇ 김현정> 선생님, 오늘 이 짧은 시간 안에 그 많은 강연을 다 들을 수는 없을 텐테,
당장 오늘 집에 가서 아이와 함께 이것부터 실천하십시오. 작은 것 하나만 주신다면?


◆ 김용택> 저는 한 달에 두 번 정도라도 토요일, 일요일날 밖으로 나가지 말고 가족들이 집에서 놀자는 거죠. 아빠 체험하고 형 체험하고 가족 체험을 하는 시간을 한 이틀 정도 집에서 노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나가서 놀면 안 돼요?

◆ 김용택> 나가서 놀면 짜증나잖아요, 사람들 많이 모이고 왔다 갔다 차 안에서 싸우고 그러니까 집에서 노는 겁니다. 엄마도 엄마 고민, 우리 아들 딸들 고민, 아빠의 고민도 서로 얘기하고 라면도 끓이면서 뒹굴뒹굴하며 놀고 TV고 같이 보고 하는 그런 가족간의 행복한 맛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되죠.

◇ 김현정> 한 달에 두 번이라도 가족까지, 온전히 뒹굴어라 좋은 제안입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