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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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수원지법 정강찬 부장판사
판사라고 하면 딱딱하고 삶이 좀 건조할 것 같기도 하고 왠지 말을 붙이기도 어려울 것 같고 그런 고정된 이미지가 있죠. 그런데요, 낮에는 판사로 일을 하다가 밤이 되면 성악가로 변신하는 그런 분이 있어서 화제입니다. 신데렐라 이야기 같기도 한데 이분은 그냥 취미 정도가 아니고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이런 큰 무대에서는 정식 성악가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정강찬 부장판사 연결해 보죠. 정 판사님, 안녕하세요?
◆ 정강찬>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판사를 인터뷰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닌데 사건이 아니라 이렇게 음악을 주제로 인터뷰 하는 건 생전 처음입니다.
◆ 정강찬> 좋은 일입니다.
◇ 김현정>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신 지 얼마나 되신 거예요?
◆ 정강찬> 한 7, 8년 정도 됐나요?
◇ 김현정> 제가 사진을 하나 봤는데 책상에 사람 키만큼 서류가 쌓여 있는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바쁜 분이, 일이 많은 분이 어떻게 성악을 배우게 되신 거예요?
◆ 정강찬> 제가 저희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했어요.
그래서 나도 저렇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공포가 엄습을 했고 또 경쟁 속에서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결국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응급실도 여러 번 실려가고 죽음도 경험을 해 보고 그러다가 우연히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를 만났었고 그분께서 저에게 “반주를 해 볼 테니까 노래를 해 봐라” 이런 제안을 해서 그냥 그 즉시 한번 해 봤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저를 위해서 반주를 해 주시겠다는데요. 노래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 김현정> 서혜경 씨가 어, 노래 잘 하시네요, 이렇게 된 거예요?
◆ 정강찬> “의외네요, 하면서 한번 정식으로 배워보시죠?” 이렇게 먼저 권유를 해 주셔서 그렇게 입문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공황장애를 어떻게 보면 음악으로 치유를 지금 하신 거예요?
◆ 정강찬> 그렇죠, 바로 그겁니다.
◇ 김현정> 마치 약처럼?
◆ 정강찬> 맞습니다. 그 안에서 바동댈 때는 몰랐는데 뭔가 새로운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을 만나니까 저절로 극복이 되더라고요. 사람들한테도 그걸 알려주고 싶었고 극복한 마음을 전해 주고 싶었고 그게 계기가 됐습니다.
◇ 김현정> 판사님, 그때 서혜경 씨 앞에서 불렀던 노래가 어떤 거예요?
◆ 정강찬> 고등학교 때부터 불렀던 오 솔레미오. 그리운 금강산 이런 거 불렀죠.
◇ 김현정> 제가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오 솔레미오를 조금만 부탁 드려도 될까요?
◆ 정강찬> 제가 원래는 밤에 성악가로 변신을 하는데 아침부터 변신이 될지. (웃음)
◇ 김현정> 처음이시죠? 아침에 부르시는 거? (웃음)
◆ 정강찬> 네.
◇ 김현정> 괜찮으시겠어요? 한번 해 보시겠어요?
◆ 정강찬> 한번 해 보겠습니다. 즐거운 시간이 된다면.
◇ 김현정> 우와!
◆ 정강찬> 부끄럽습니다.
◇ 김현정> 잘 하시네요. 이게 사실 전화를 타고 음성이 들리기 때문에 음질이 좋지는 않습니다만, 정말 옆에서 들으면 전율이 느껴질 만큼. 문자가 들어오는데 “아침에 이렇게 목소리가 터지기 쉽지 않은데” (웃음)
◆ 정강찬> 저도 불안합니다, 이거 어떻게 들리셨을지 전화기에다 대고 해서.
◇ 김현정> 제가 그동안 어떤 무대에 서셨나 보니까 예술의 전당에서도 서셨고 오페라하우스, 세종문화회관.
음악가들도 쉽게 설 수 없는 무대에도 많이 오르셨네요?
◆ 정강찬> 영광스러운 자리였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노래할 시간이 되세요?
◆ 정강찬> 많이 부족하죠.
◇ 김현정> 많이 부족하시죠?
◆ 정강찬> 네, 더 시간을 쪼개고 노력을 해야 되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되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규칙적으로 선생님한테 레슨을 아직도 받고 있고요.
◇ 김현정> 지금도?
◆ 정강찬> 노래의 길은 정말 멀고도 험한 것 같습니다.
거기에 인생을 바치시는 성악가들, 음악인들 존경심을 갖고 있고요. 사실 아직 먼 수준이지만 대가들께서, 성악가들께서 많이 아껴주시고 돌봐주셔서 설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바쁜 시간을 쪼개서 노래를 할 정도라면 노래에 뭔가 놓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는 건데. 삶이 어떻게 변했습니까?
◆ 정강찬> 그 전에는 늘 쫓기고 그랬었는데 노래를 하고부터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행복하고, 우선 제가 행복하니까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행복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존중하게 되고 정말 이런 마음가짐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감사하게 되고.
◇ 김현정> 원래는 좀 날카롭고 이런 분이셨어요? 냉정하고.
◆ 정강찬> 그렇죠. 굉장히 날카로웠습니다. 남에 대해서 판단하기를 좋아하고 남을 재단하기 좋아하고 나와 비교하기를 좋아하고.
변했습니다. 내가 행복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런 쪽으로 바뀌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너그러운 사람이 되셨군요.
◆ 정강찬> 아, 맞습니다.
◇ 김현정> 혼자만 그렇게 느끼시는 거예요? 주변의 동료들은 뭐라고 그래요. 법원의 동료들?
◆ 정강찬> 주변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오랜만에 본 분들은 많이 변했다고 당황해하시기도 하고.
◇ 김현정> 그 정도로. 아예 그럼 테너로서 전향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세요?
◆ 정강찬> 아직까지는 생각을 못 해봤습니다만, 아무튼 노래를 사랑하기 때문에 계속 더 노래를 잘하고 싶기 때문에 계속 열심히 연습은 하고 또 더 들려드리는 노력을 더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 김현정> 그냥 주변분들만 듣기에는 너무 아까운 노래인 것 같고, 앨범, 정식앨범 한번 내시고 다시 한 번 만나죠.
◆ 정강찬> 한번 그렇게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아침에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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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6(금) 정강찬 수원지법 부장판사 "낮엔 부장판사 밤엔 테너 가수"
201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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